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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신념의 투사 맹자를 공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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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과거로부터 흘러와 현재를 거쳐 미래로 나아간다. 그리고 현재의 모순과 갈등을 지양한 새로운 현재를 우리는 미래라고 부른다. 즉 미래는 오래된 미래인 셈이다. 그렇게 볼 때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알고 미래와 소통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특히 동양고전, 그 중에서도 유가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현재를 규정하고 있기에 우리가 미래와 소통하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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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과거로부터 흘러와 현재를 거쳐 미래로 나아간다. 그리고 현재의 모순과 갈등을 지양한 새로운 현재를 우리는 미래라고 부른다. 즉 미래는 오래된 미래인 셈이다. 그렇게 볼 때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알고 미래와 소통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특히 동양고전, 그 중에서도 유가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현재를 규정하고 있기에 우리가 미래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번쯤 읽어야 할 고전이 아닐까 싶다. 흔히 우리는 유가를 이야기할 때 ‘공맹의 도’라 말한다. 공자와 맹자의 도(道)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공자는 제자가 3000여명이나 되었다고 하는데, 왜 공자가 죽은 지 100년도 훨씬 넘어 태어난 맹자가 공자의 도를 이어받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맹자하면 우선 ‘맹모삼천지교’와 ‘성선설’을 떠올린다. 그리고 맹모삼천지교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말로, 성선설은 인간의 본성을 논한 것으로 순자의 성악설과 비교하여 이해하고 있다. 학교 다닐 때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맹자는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을 맞을 때마다 그의 어머니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맹자의 어머니는 몸의 가르침과 말의 가르침을 통하여 항상 몸을 준칙으로 삼은 자신의 행동을 통해 맹자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전해진다. 기원전 372년에 태어나 전국시대 중기를 살았던 맹자는 공자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주장한 왕도정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세상을 주유하였다. 고전 [맹자]는 그런 맹자의 사상이 집대성되어 나타나 있다. [맹자]는 [논어]와 달리 문체가 일관적이어서 맹자가 직접 쓴 것이라는 설도 있고, 맹자사후 그의 제자인 만장과 공손추가 저술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고 한다. 사마천은 [사기]의 <맹순열전>에서 만장과 공손추가 맹자의 지도아래 저술했다고 말한다. 초기의 [맹자]는 양혜왕(梁惠王), 공손추(公孫?), 이루(離婁), 고자(告子), 진심(盡心) 등 7편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후한의 조기(趙岐)가 각 편을 상하로 나누어 14편으로 만들었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맹자]라고 한다. 이런 [맹자]는 한나라시절 유학이 통치이념이 된 이래 유학의 주요저작으로 중시되어 오다가, 남송의 성리학자 주희가 [논어], [대학], [중용]과 더불어 유가의 핵심저작으로 삼아 사서(四書)라 칭함으로써 전통시대 지식인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이 책 [맹자를 읽다]는 저자인 양자오의 ‘동양고전강의’ 시리즈의 하나로써 [맹자]의 독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 맹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말했는지, 무엇을 말했는지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맹자가 살았던 시대는 수많은 사상가들이 서로 충돌하고 논쟁하는 가운데 아직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군주와 백성은 전쟁으로 인한 현실의 불안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에 고심하고 있었지만, 왕관학으로부터 유래된 유가의 이념은 이미 낡아빠진 사상으로 치부되던 시대이기도 했다. 따라서 사람들이 유가의 이념에 귀 기울이게 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맹자는 공자와 마찬가지로 혼신의 힘을 기울여 당시의 흐름에 대항했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자 노력했다. 맹자가 끝없이 군주들을 만나고 다른 사상가들과 논변을 펼친 것은 다 그런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맹자를 두고서 저자는 언어와 신념의 투사였다고 평한다. 비록 맹자가 주장하는 핵심이 그 시기의 군주들이 뒤떨어지고 쓸모없다고 여긴 인륜이나 인의 등 주나라 문화의 전통가치였지만,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유가의 신념을 당시 환경에 가장 적합한 관념으로 바꿔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지 않은 맹자였기에 인간이 바라는 선을 정치에서 실천하면 모든 백성이 왕을 따를 것이고 그러면 그 왕이 바라는 천하통일도 이룰 수 있다고 설파한 것이다.

 

맹자가 주장했던 대표적인 사상 중 하나는 왕도정치이다. 특히 그는 성선설을 통해 왕도정치가 인간의 타고난 본성에 부합하는 정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맹자가 말했던 것은 사람의 본성이 원래 선하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의 본성 자체가 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사람의 본성은 선의 경향성이 있으며, 도덕적 행위는 본성의 자연스러운 발현으로 사람들이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나타내는 사단(四端)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맹자의 성선설을 오해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맹자는 그런 선에 머무르기 위해서 교육과 자기수양이 필요함을 강조하였고, 이것이 그가 끊임없이 요순의 도와 공자의 도를 인용한 이유라고 한다. 허나 맹자가 살았던 시대의 미덕은 부국강병을 추구하는 패도정치의 시대였다. 그래서 맹자가 혼신을 다해 설파한 유교의 신념은 천하가 통일되어 혼란이 종식된 다음에야 비로소 통치이념이 될 수 있었다.

 

지금도 유가를 바라보는 시선은 맹자가 살았던 그 때와 별 다름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로가 자신만이 옳다고 스스로 내세우기에 사람들은 말이 많아지고, 권력과 금력만이 최고의 가치라고 여기는 물질만능주의가 휩쓰는 시기이기에 인간이 선하다는 믿음은 발을 붙이기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유가, 특히 맹자의 말을 곱씹어본다. 우리가 동양고전을 읽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책은 또 하나의 독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래서 저자의 말처럼 맹자가 했던 말뿐만이 아니라 그가 어떻게 말했는지, 무엇을 말했는지를 찾아가며 [맹자]를 다시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k*****1 2020.04.13. 신고 공감 11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