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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많은 현대인들이 그리워하는 부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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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2002년,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축구 대표팀이 승승장구했으나 패배는 언제나 쓰라린 법이어서 마지막이 승리가 아니란 사실을 모두가 받아들이기 힘겨워 했다. 그런데 경쟁이라는 기본 질서 자체를 이해 못하는 듯한 경기를 시청했다. 한 팀은 부탄이었고 안타깝게도 다른 한 팀은 기억이 안 난다. FIFA 랭킹 꼴찌와 꼴찌에서 두 번째라고 했는데, 경기 열기만큼은 월드컵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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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2002년,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축구 대표팀이 승승장구했으나 패배는 언제나 쓰라린 법이어서 마지막이 승리가 아니란 사실을 모두가 받아들이기 힘겨워 했다. 그런데 경쟁이라는 기본 질서 자체를 이해 못하는 듯한 경기를 시청했다. 한 팀은 부탄이었고 안타깝게도 다른 한 팀은 기억이 안 난다. FIFA 랭킹 꼴찌와 꼴찌에서 두 번째라고 했는데, 경기 열기만큼은 월드컵 결승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상적이었던 건 승패와 상관없이 모두가 동네 잔치하듯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부탄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어디 있는 나라인지도 모를 정도로 나의 무지는 하늘을 찌르는 상황이었지만 가난하리라는 한 가지 확신만큼은 가지고 있었다. 역시나 내세울 게 별로 없어 보이는 나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부탄에 무한히 끌렸다. 책을 읽으면서 당시의 나를 떠올렸다. 조금의 부끄러움도 일었다. 많은 사람들이 부탄의 현 모습이 영원히 보존되길 바란다. 결코 서구화 되어서는 안 된다는 그들의 주장은 부탄 또한 사람이 살아가는 삶터라는 사실을 고려치 않은 것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들은 부탄을 마치 불교의 디즈니월드나 스미소니언박물관처럼 생각한다’. 마치 동물원 우리 안에 갇힌 원숭이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부탄을 대하진 않았는지를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부탄을 대하는 마음은 다분히 이중적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원시적인 무언가로부턴 너무도 멀어진 지금의 문명에 염증을 느낄 때마다 사람들은 부탄 혹은 그 비슷한 느낌이 나는 공간을 그리워한다. 짙은 그리움은 일종의 환상으로 번지기도 한다. 부탄의 모든 사람들이 때 묻지 않았고 부탄에서의 삶은 근심 걱정일랑 하나도 없으리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 이상적인 공간에서 거주하는 걸 실천하는 저자와 같은 이는 극히 드물다. 속내는 부탄에서 감수해야만 하는 온갖 불편함에 대한 두려움으로 들끓기 때문이다. 저개발국가. 가진 게 하나 없는 비루한 상태의 사람들. 아마도 부탄 인들을 만나면 우리는 측은지심을 넘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들을 쳐다볼 것이다. 내가 지닌 것들을 저들은 결코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우쭐함, 내가 누리는 이 문명이 저들만큼은 끝끝내 비껴가리라는 상상으로 나의 두 눈이 얼룩졌기 때문이다. 저들처럼 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기쁨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을 거다. 자신의 생각이 이토록 이중적이라는 사실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동화와도 같았고 드라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국경도 나이도 초월한다고 했지만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했으며 유럽과 아시아를 두루 섭렵한 이가 히말라야의 작은 불교 국가 부탄에 정착해 살아가게 된 것 자체가 특이했다. 근데 그녀는 심지어 부탄인 화가와 사랑에 빠졌고 그와 결혼했다. 둘은 너무도 달랐다. 마트에 가면 원하는 모든 것이 있고 돈만 있으면 그 모든 걸 구입할 수 있다는 건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허나 그녀의 부탄인 남편은 화려하기 짝이 없는 문명의 세계에 놀랐고, 무엇보다도 화폐를 매개로 한 교환경제의 작동 원리를 알지 못했다. 서구 세계에선 무식하다는 평을 들었겠지만 부탄에선 그래도 상관없었다. 없으면 없는대로 사는 게 가능했고, 굳이 소유하려 들지 않아도 삶은 흘러갔기 때문이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것들이 부탄엔 없었다. 심지어 우리가 진보라 여겨온 것 또한 그 곳에선 통하지 않았다. 은행에서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를 기다림을 하면서도 누구 하나 화를 내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성질 급한 한국인인 나는 이해가 쉽지 않았다. 짜증이 하늘을 떠받들 정도로 치솟을 법도 한데 뜨개질을 하며 그 순간을 즐겼다는 저자의 태도에서는 내공이 느껴지기도 했다. 왜 극도로 짧은 시간 안에, 그것도 우주의 모든 기운이 나서 나를 도와주어야만 한다는 식으로 사고해 왔던가! 혹 그와 같은 일종의 강박관념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부탄을 접하며 나는 내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됐다.

돈이 없어 다음을 기약하며 멋쩍게 돌아선 뒤로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은 이들의 선행이 이어지는 모습은 인상 깊었다. 부탄의 사람들은 우리가 시도 때도 없이 외치는 “인간존중” 따위의 구호를 알지도 못하겠지만 인간을 존중할 줄 알았다. 그들의 존중 대상에는 자기 자신도 포함돼 있었다. 현대 문명의 비정함을 말하면서 사람들은 타인을 대하는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을 주목한다. 그런데 정작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도 시름시름 앓을 수 있단 사실만은 간과하는 듯하다. 이 책에서도 언급되어 있듯 중요한 건 자신의 마음가짐이다. 상황을 인식하는 건 결국 자기 자신의 몫이다. 내가 받아들이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는 자신이 어떠한 마음을 지녔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안타깝게도 우린 우리 자신을 존중치 않음으로써 자기 앞에 놓인 세상을 왜곡하고 누구보다도 훌륭한 제 앞의 사람들을 못된 존재로 인식한다. 행복하지 않은 이들의 내면에는 스스로에게 몹쓸 게 굴다 입은 상처가 존재한다.

아마도 살면서 부탄에 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운이 좋다면 어쩌다 한 번씩 텔레비전을 통해 이 나라에 대한 정보를 접하지 싶다. 하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일은 굳이 부탄까지 가지 않더라도 가능하리라고 믿는다. ‘헬조선’. 사람이 살 곳이 아닌 곳이 되어 가고 있는 듯한 대한민국에서 나는 행복해지길 소망한다. 비록 그런 나의 태도를 유죄라 세상이 정의할지라도. 우리 모두는 행복해질 권리를 지닌 존재다.

이달의 사락 q*****2 2016.03.25.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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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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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를 배우다 나는 산을 오르내리며 숨 쉬는 법을 배웠다. 그랬다. 태어나면서부터 누구나 숨은 쉬지만, 숨을 쉬는 것이 잘 살아가는 것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또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부탄에서 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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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를 배우다

나는 산을 오르내리며
숨 쉬는 법을 배웠다. 그랬다.
태어나면서부터 누구나 숨은 쉬지만,
숨을 쉬는 것이 잘 살아가는 것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또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부탄에서 비로소 알았다.
부탄에서 걷는 일에는 체력이 필요하고,
다리를 단단히 내디뎌야 하며,
또 집중과 전념을 요한다.


- 린다 리밍의《어떤 행복》중에서 -


* '숨 쉬는 법'을 배운다?
산 사람이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숨쉬기인데, 이 숨 쉬는 법을 따로 배운다?
그렇습니다. '깊은 호흡법'을 따로 배워야 합니다.
길고, 깊고, 고요하고, 가는 호흡을 배우면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맑아집니다.
분별력도 좋아집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t***o 2017.03.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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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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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이 지닌 마법과도 같은 특성이 바로 이것이다. 세상의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아도 부탄은 오염되지 않은 지역이다. 피난처이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는 곳이다. 여기에 숨어들면 세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보호 받는다는 느낌, 상처가 치유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마음이 경주를 멈추고 제자리를 찾게 된다. 나를 둘러싼 ‘소음’이 잦아들면서 더 많은 생각들이 들어올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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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이 지닌 마법과도 같은 특성이 바로 이것이다. 세상의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아도 부탄은 오염되지 않은 지역이다. 피난처이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는 곳이다. 여기에 숨어들면 세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보호 받는다는 느낌, 상처가 치유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마음이 경주를 멈추고 제자리를 찾게 된다. 나를 둘러싼 소음이 잦아들면서 더 많은 생각들이 들어올 자리가 생겨난다.”(본문 315)

 

그녀가 실타래를 풀 듯 자신의 생활을 들여다보며 하나하나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바삐 바쁜 일상에서 놓치고 사는 것들이 무엇인지, ‘행복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면서 정작 잊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 오래된 문화 속에서 사는 것은 시간, , , 자연, 가족, 타인들, 삶과 죽음, 한 잔의 차, 친절과 관대함, 세탁기로 빨래하기, 깨어남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까지 모든 것을 다르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준다. 나의 행복은 여기서 기인한다.”

 

좀 더 단순한 존재가 되는 법을, 시간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유머와 품위를 갖고 살아가는 법을, 자신을 환경에 맞추는 법을, 통제하려는 습관을 버리고 지나치게 압박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물처럼 흘러가는 법을 배운 것이다. 이것이 부탄에서 살면서 내가 배운 것이다.”(본문 230)

 

속도와 효율성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부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저자는 오히려 그것이 우리 영혼에 유익한 방식이라고 깨닫는다. 은행에서 돈을 찾기 위해 하루 종일 줄을 서야 하고, 세탁기를 고칠 부품은커녕 신발 가게도 없으며, 한밤중에 낯선 짐승들과 집안에서 마주칠지도 모르는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시골 생활. 어찌 보면 심심하고 단조로운 생활이지만 그 속에는 서로를 마음 깊이 배려하는 친절이 생활 깊숙이 배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와 율창한 숲들에 둘러싸인 천연 요새와도 같은 부탄을 두루크에어Drukair(부탄의 항공사)를 타고 비행하는 것은 그 자체로 극도의 신뢰를 요하는 가슴 떨리는 모험이다. 이 시점에 내게 가슴 떨리는 모험의 도전은 무엇으로 귀결되어 가는가? 파로Paro 공항(부탄의 유일한 공항)은 세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산맥들 안에 산림 개간지처럼 닦여 있다. 앞으로 30년 동안 나는 나 자신에게 맞는 지혜를 찾아가야 한다. 마음을 가라앉히면, 우주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부탄에서 식료품 중 일부는 스스로 만들거나 없는 채로 살아야 한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가게 된다. 샐러리, 칠면조, 케일, 스타벅스 커피, 파마산 치즈, 시금치, 피칸9미국산 견과류), 잣 등 미국에서 흔히 먹던 것의 85퍼센트가 아예 구할 수가 없거나 공급이 되더라도 들쭉날쭉이다. 끊임없이 나를 힘들게 한 또 다른 요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려는 것이었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 우리 뇌는 하나 이상의 일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정신적·육체적 탈진 상태에 이를 때까지 이 일들은 수행해내야 한다고 끊임없이 몰아세운다. 부탄 사람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거의 대부분 내면화시킨다.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거나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우선 정신적·육체적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부탄에서 배웠다. 부탄으로 막 이사를 왔을 때는 정기적으로 은행 볼 일을 본 뒤가 아니면 최소한의 돈과 최소한의 만을 가지고 있었다. 역설적이지만, 나는 그때가 가장 행복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a 2020.05.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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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을 사랑하는 린다 리밍의 이야기
"부탄을 사랑하는 린다 리밍의 이야기" 내용보기
부탄이라는 나라의 매력에 빠져 부탄에 관한 책이라면 눈이 더 동그래지는 나에게 이 책은 안성맞춤의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있으면 책 모서리를 접는데 이 책은 내게 그런 모서리를 참 많이도 만들게 했다. 작가는 부탄 사람들은 단순한 삶에 만족하며 단순한 삶에 바탕을 두고 살아갑니다. 이것이 영혼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지요. 라고 말한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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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이라는 나라의 매력에 빠져 부탄에 관한 책이라면 눈이 더 동그래지는 나에게 이 책은 안성맞춤의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있으면 책 모서리를 접는데 이 책은 내게 그런 모서리를 참 많이도 만들게 했다. 


작가는 부탄 사람들은 단순한 삶에 만족하며 단순한 삶에 바탕을 두고 살아갑니다. 이것이 영혼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지요. 라고 말한다. (p.5 중) 


모든 게 갖춰진 미국에서 살던 그녀를 부탄으로 이끈 건 모험의 짜릿함과 행복이었다고 한다. 

다 갖춰진 환경에서 불편함 없이 살다가 부탄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살게 됐을 때 그녀처럼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녀의 삶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에게 맞는 나라가 있다는 말이 왠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부탄에서 살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아닌 확신이 든다.  


또, 작가가 들려주는 부탄 이야기를 듣고 부탄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부탄이라는 나라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꼭 부탄을 여행해보고 싶다!  

YES마니아 : 로얄 t********7 2017.03.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