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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때 몸은 여성이었지만 마음은 남자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혼란스러웠다. 남자아이들과 떠들고 놀았는데 여자라고 다소곳하게 하라는 말도 힘들었다. 외계에서온 생명체도 아닌데 자신의 참 모습을 감추었다. 그렇게 살다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자 했다. 그래서 원하는 외모로 바꾸었고 기억을 조작했다. 군중속에 보이지 않는 광대가 되었고 자신만의 한 편의 드라마를 찍었다. 그들의 삶이 연기가 되었고 연기가 그들의 삶이 되었다. 우리는 그들의 선택이 옳다 그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의 삶 자체도 한편의 드라마이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주인공인 세상이다. 우리는 그런 삶을 살아가지만 누구가는 그런 삶을 고통스러워한다.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 자신을 감추어버린다. 솔직한 것이 좋다고 이야기하지만 누군가의 솔직함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그래서 트레스젠더인 그들은 솔직해질 수가 없었다.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끼니까. 그것을 알면 멀어지니까. 그래서 자신의 과거를 숨기는 이유일 것이다. 호적때문만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열등감이 생기고 그 열등감으로 인해 과하게 행동하게 만들기도 한다. 더 소극적으로 변하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3명의 FtM(Female to Male)인 이들의 이야기. 태어나면서 그대로 삶이었다면 사회에 섞이고 좋았을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 저런 사람으로 구별되어지다보니 그들은 평범의 의미에 큰 무게를 두게 된다. 그런 삶을 사는 것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까? 정말 남자가 되고 싶어서, 꿈이라서, 남자로 변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단지 사람 안에 살고 싶다고 한다. 여자이면서 남자처럼 행동할 수도 있고 남자이면서도 여자의 감성을 지닐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사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들을 용감하게 만든다. 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게 된 이유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사회의 고정관념이 그들을 그렇게 힘들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사람들 나름대로의 삶의 무게가 있다. FtM이나 MtF나 마찬가지다. 남자가 되든 여자가 되든 자신의 어깨에는 보이지 않은 삶의 무게를 지고 간다. 그러니 성역할이 바뀌었다고 해서 삶의 무게가 적어지거나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그것을 안다. 다만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 주기를 바랄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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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게 참 신기하지요. 레즈비언 친구가 있음에도 트랜스젠더라는 정체성에 대해서는 낯설게 느껴졌고, MTF(MALE TO FEMALE)이신 분들이나 텔레비전을 통해서 가끔 접했을 뿐 FTM에 대해서는 존재 자체가 별로 없다는 풍문만 들어왔는데, 비슷한 또래의 FTM 친구가 생겼습니다. 이럴 때 인터넷이라는 공간의 힘을 느끼게 되네요. 오프라인에서 서로의 '몸'을 이끌고 만났더라면 양쪽 모두 긴장감을 느꼈을지도 모르는데 온라인 상에서 만나게 되어 서로의 정신적인 고민을 이야기하다보니 그냥 인간 대 인간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친구에게는 미안한 얘기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남자라는 의식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얘기를 하다보니 친구가 '나는 남자애고 너는 여자애'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20대 후반에 애라는 말을 붙이는 게 민망스럽기도 하지만 친구가 저보다는 좀 연하인듯하니 너그러운 양해를 구합니다^^ 그 때 새삼 의식을 하게 되었던 것 같네요. 얘가 남자라는 것을 의식하고(?) 대해야 하나? 내가 FTM의 경험이라든지 예민한 부분을 잘 몰라서 말실수를 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 들어서 트랜스젠더, 혹은 FTM의 키워드로 자료를 검색하던 중 이 책을 찾게 되었습니다. FTM 세 분의 인터뷰로 구성된 책이라니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책을 읽다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만일 사회적으로 젠더의 구분, 남성의 역할과 여성의 역할 구분이 엄격하지 않았더라면 많은 비용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술을 감행할 FTM 혹은 MTF 분들이 보다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친구가 고민하는 것 중에 제일 가슴 아픈 부분이 이 부분이기도 하거든요. 20대에게는 상당히 크게 느껴지는 수술비용과 더불어, 수술을 한다고 해도 일반 남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는 절망감이요. 어떤 면에서 트랜스젠더의 존재는 기존 사회에 대한 큰 도전처럼 느껴질 것 같기도 합니다. 솔직히 저부터가 머리를 짧게 치고 남성처럼 옷을 입은 분들에게는 아직도 약간의 이질감을 느끼거든요. 여성스러운 게이 분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평범한 남성처럼 느껴지는 게이 분들이나 역시 평범한 여성처럼 느껴지는 레즈비언 분들에게는 이질감이 안 들고 그냥 인간적인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봐서는 성 역할에 대한 관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성 역할관이 때로는 저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데도 말이죠. 이를테면 여자는 여자다운 용모를 갖추어야 하고 남자는 남자다운 용모를 갖추어야 한다는 관념은 일단 저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에서 마지막 학기를 다니면서 졸업논문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살이 엄청 쪘습니다. 그래서 여성스러운 옷을 입기가 상당히 힘들어졌지요. ㅎㅎ 그런데 허리선이 들어가지 않은 옷, 남자 옷처럼 보이는 큰 사이즈의 옷, 일자로 된 옷을 입을 때마다 주위의 시선을 살피게 됩니다. 내가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꼭 살 때문은 아니지만 평소 옷차림이 여성스럽지 않다고 구박을 받은 기억도 있어요. 너 이렇게 투박한 신발 신지 마라. 왜 이런 걸 신느냐. 이거 남자 옷이지? 너 입지 말고 나 줘. 마지막은 좀 웃긴가요? 그렇게 말씀하신 분이 제 옷을 은근히 탐내시더라구요. 하필 탐내시는 옷마다 가격이 좀 나가는 옷들이라 기꺼이 드리지는 못했습니다만... 아무튼 저는 그런 얘기를 들을때마다 상대방이 보수적이려니 하고 넘겨버리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돌아서면 은근히 신경이 쓰이긴 하더라구요. 나쁜 뜻으로 그러는 게 아닌 건 알지만 신발 하나 고르고 옷 하나 입을 때도 남성적인 거, 여성적인 거 따지려니 좀 피곤하긴 한 것 같아요. 이야기가 조금 곁다리로 샌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제 친구를 포함해 트랜스젠더의 경험과 정체성을 가지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너무 고생을 하시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수술을 받은 후에도 트랜스젠더에 대한 차가운 눈초리 때문에 긴장감 속에 살기도 하고, 사회에서 일반 남성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 자신의 본 모습이나 과거, 그리고 수술 경험을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들이 참 많이 힘들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파요. 그런 한편 책에 등장한 FTM 분들은 수술을 받으신 뒤 그래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시고 잘 살아가시는 것 같아서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친구가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모르겠는데 책을 읽으면 좀 희망을 찾을수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치만 괜히 제 쪽에서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게 친구에게 불편하게 느껴질것 같기도 하네요. 다음에 친구가 미래 걱정을 하면 수술 후 남성 사회에 적응해서 나름대로 잘 살아가시는 분들의 사례도 있다고 참고하라고 이야기를 해 줘야 겠어요. 3XFTM이라는 책이 있어서 참 감사하고 용기를 내서 자신의 경험을 말씀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해 집니다. 금기가 너무 많고 말해서는 안 될 것들의 목록이 너무 많아서 살기 힘든 세상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답답하게 숨죽이고 있던 누군가의 목소리를 대변해주시고 숨통을 조금이나마 틔워주신 저자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의 삶이 어떤 모습이건간에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