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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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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뜸을 들이다 읽은 소설이다. 허나 막상 읽기는 했는데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를 몰라 또 시간을 흘려보냈다. 분명 사랑이야기임에는 틀림없는데 그 사랑이란 것이 덧없게 느껴졌다. 사랑이 아무리 움직이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변할 때마다 누군가는 기쁨보다 슬픔을, 행복보다 불행한 마음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 한다. 사랑이 찾아온 사람에겐 행복으로 기쁨으로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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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뜸을 들이다 읽은 소설이다. 허나 막상 읽기는 했는데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를 몰라 또 시간을 흘려보냈다. 분명 사랑이야기임에는 틀림없는데 그 사랑이란 것이 덧없게 느껴졌다. 사랑이 아무리 움직이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변할 때마다 누군가는 기쁨보다 슬픔을, 행복보다 불행한 마음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 한다. 사랑이 찾아온 사람에겐 행복으로 기쁨으로 귀결되지만, 떠나보낸 사람에게는 결국 가슴앓이로 시작해서 가슴앓이로 끝나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일 것이다.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은 이 작품에서 서른아홉의 폴을 사이에 두고 로제와 시몽 세 사람이 벌이는 사랑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폴과 로제의 사랑이 일상이 되어버리자 폴은 권태를 느낀다. 그때 그녀 앞에 다가온 것은 스물다섯의 풋풋한 청년 시몽이었다. 로제를 사랑하면서도 자신이 고독하다고 느끼는 폴은 모성애를 불러일으키는 시몽에게 마음이 끌리지만 주저한다. 자신이 로제와의 관계를 끝낼 수 있을지, 그리고 시몽을 끝까지 사랑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이다. 반면 로제 역시 폴과의 사랑이 일상의 반복으로 자리 잡으면서 일탈을 꿈꾼다. 그의 일탈이 폴로 하여금 시몽에게 다가가도록 만들었지만, 그것보다는 시몽의 헌신적인 사랑이 폴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폴은 그녀가 시몽에게 느끼는 감정이 영원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가 주저했던대로 순간적인 감정이란 덧없다는 것을 살아오면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국 폴은 자신을 그리워하는 로제에게로 돌아간다. 사강은 로제와 시몽사이에서 방황하는 폴의 심리를,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서 일탈을 하면서도 그 사랑은 영원하리라 믿는 로제의 심리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고서도 무모하리만치 집착하는 시몽의 심리를 통해 남녀간의 사랑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헌데 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이 붙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것도 물음표가 아닌 말줄임표를 사용해서. 시몽이 연주회에 폴을 초대하면서 보낸 편지에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였다. 작품해설을 읽으면서 요하네스 브람스가 열네살이나 연상인 스승의 부인 클라라 슈만을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단순히 그 때문에 사강이 제목을 그렇게 정했으리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물론 폴과 시몽의 나이차이가 열네살이고 폴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작가는 제목에 말줄임표를 사용함으로써 그 사랑이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나타내고자 했던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물음표가 아니기에 딱 부러지게 대답할 필요를 못 느끼듯, 사랑은 언제고 변할 수 있는 덧없는 것이라고...

 

사실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느낌이 모두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랑을 했고 어떻게 사랑했는지에 따라 느끼는 생각이 다를지라도 나는 시몽의 사랑에 가슴이 시림을 느낀다. 사랑을 하다보면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이 시시각각으로 교차된다. 그리고 그런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절망감이란... 남들은 보다 젊었을 때 읽는다는 소설을 이제야 읽으면서 나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랑을 해왔고 또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본다. 문득 어렸을 때 했던 사랑이 생각나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k*****1 2020.10.04. 신고 공감 27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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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1회차]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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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브람스를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당신이 브람스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제겐 큰 상관이 없어요." 실토하자면, 나의 인생 전반을 통틀어 '연애 중'이었던 적은 단 사십 일밖에 되지 않는다. 그조차도 미련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사랑이었으므로.. 사실상 연애 경험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인지 대학교 새내기일 적에 접한 「브람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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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브람스를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당신이 브람스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제겐 큰 상관이 없어요."

 실토하자면, 나의 인생 전반을 통틀어 '연애 중'이었던 적은 단 사십 일밖에 되지 않는다. 그조차도 미련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사랑이었으므로.. 사실상 연애 경험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인지 대학교 새내기일 적에 접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는 시몽이라는 캐릭터가 그토록 매력적일 수가 없었다. 저자가 수시로 시몽의 외모를 근사하게 묘사하는 탓에 더더욱 그랬다. 그때의 나에게는 '당신이 브람스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제겐 큰 상관이 없어요.'라는 말이 무척 로맨틱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취향이나 가치관의 차이 따위 사랑하는 일에는 문제 될 것 없다는 말이 참으로 시몽다운 것이지 않은가. 모임에서 정확히 그 말이 시몽의 자기중심성을 엿보이는 부분 같다는 말을 듣고 가벼운 충격을 받았다. 으레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불완전하지만 열정적인 사랑을 동경한 것이리라. 



 이 년이 흘러 독서모임을 계기로 재독을 하고 나서야 시몽이 아닌 로제와 폴의 관계가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로제는 바람둥이지만(..) 폴이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것을 보고 견딜 수 없어한다. '상대를 자기 자신만큼 소중히 여기는 건 폴과 나의 경우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로제는 폴을 사랑한다고 여겼다. 폴 역시 로제가 자유라는 미명 아래에 끊임없이 다른 여자를 만들고 자신을 고독하게 만든다는 것을 무의식 중에 알고 있음에도, 로제라는 인간을 그리워하고 사랑한다. 

 독서모임 중 인상적이었던 표현 중 하나가 '사랑의 양 극단을 보여준 것 같다'는 말이었다. 사랑이 시작될 때에는 격정적인 통증을 유발할지라도 안정기에 접어들면 또 다른 형태로 변용될 수 있고, 그 또한 그것이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비록 통제욕과 안일함으로 점철된 것처럼 보이는 사랑이라도 말이다. 친구들의 입으로 전해 듣기에는 지긋지긋해 보이는 사랑이 의외로 오래 지속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은 결코 흑과 백으로만 결론지을 수 없으리라. 회색의 사람들을 그런대로 바라보고 함구하는 것이, 어쩌면 어른이 되어감에 따라 가능해지는 이해의 영역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사랑을 정의 구현하듯 분출한 시몽이 아니라, 자신을 방에 홀로 남겨둔 로제 자체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폴처럼 말이다. 



"그리고 당신,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이 년이 지나 무언가 이해하게 되었다고는 했지만 사실 여전히 나로서는 로제를 사랑하는 폴에게 이입하는 일이 무척 어렵다. 직접 경험하고 체화하는 것과 강 건너 있는 삶의 논리를 더듬어보는 건 크나큰 차이가 있을 테니 말이다. 아무리 사랑이 습관이 되어버린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폴이 되어야만 한다면너무도 절망적인 기분일 것 같다. 사랑이 그렇게 싱겁고 질긴 것이라면 별루 안 하고 싶다.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고 내가 시몽이 아니라 폴이나 로제의 나이가 되어 다시 이들의 사랑을 읽는다면 또 다른 감상을 얻을지도 궁금하다. 지금의 내가 이 년 전의 나를 보고 비웃듯, 40대가 된 나는 그들의 사랑을 흔한 모습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게 될까? 재독할 때마다 감회가 새로운 걸 보면 역시 고전은 고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 내 몸이 있어요. 내 열정과 애정이 있어요. 이것은 내게는 아무 소용이 없지만 당신에게 준다면, 나로 하여금 다시 사는 맛을 느끼게 해 줄지도 모르죠."


그날 밤 그는 그녀의 어깨에 기댄 채 그녀 곁을 떠나지 않았다.


 저자는 인물들의 사랑을 표현할 때 '사는 맛'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시몽이 '그녀를 행복하게 해 주고 그 자신도 행복해지리라'라고 다짐한 순간, 로제가 메지와 있음에도 폴에 대한 사랑을 떠올리는 순간 등에서 말이다. 세 사람에게 사랑이란, 어쩌면 무의미의 연속 위에 살아갈 맛을 느끼게끔 하는 것, 끔찍하기 짝이 없는 허무 속에서도 없는 것을 없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폴을 만나기 전 만사가 지루했던 시몽처럼, 이들에게는 사랑하고 증오하길 반복하는 과정이 곧 삶 그 자체이자 의미를 생성하는 동력이 될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라면, 당장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도 없으니 말이다.



⭐: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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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자리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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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자리<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고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책 제목을 보고 문득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어느 봄날의 끝에서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묻는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그럴 수도 있다는 여자와 달리, 남자는 물음표가 아닌 말줄임표의 늬앙스로 사랑이 변할 순 없다고 여긴다. 소설은 남녀의 삼각관계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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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자리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고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책 제목을 보고 문득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어느 봄날의 끝에서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묻는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그럴 수도 있다는 여자와 달리, 남자는 물음표가 아닌 말줄임표의 늬앙스로 사랑이 변할 순 없다고 여긴다. 소설은 남녀의 삼각관계를 조명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만일 주인공들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들 뿐 아니라 사랑이란 무엇인가 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서른아홉 살로 실내장식가이면서 이혼 여성인 ‘폴’과 중년 남성 사업가로 종종 다른 여자들과 사귀기를 서슴지 않는 ‘로제’는 말 그대로 ‘오래된’ 연인들이다. 두 사람 사이에 스물다섯 살의 젊고 잘생긴 수습변호사 ‘시몽’이 나타나면서 각자 몸과 마음에 동요가 일어난다.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 고독형을 선고합니다(56쪽).” 시몽은 폴에게 ‘고독형’을 선고하는 동시에 자신과 사랑하면 사면(赦免)될 수 있음을 호소한다.

 

  로제와 연애하면서도 그의 사랑에 연연하는 폴에게서 고독보단 익숙한 외로움이 느껴진다. 둘 다 속내를 드러내진 않으나 권태로움은 인정한 듯하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노랫말처럼 로제는 폴에게 닻을 내린 채 또 다른 자유를 갈망하며 돛을 올리고, 폴은 그런 로제를 모른 척 애써 품어준다. 계속되는 시몽의 구애가 로제라는 감방문을 여는 열쇠로 기능하여, 폴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한다고 여기는 것뿐인지도(61쪽)” 모른다는 생각에 이른다.

 

  그럼에도 폴은 시몽에게 옆자리를 내주기가 망설여진다. 사회적 편견(혹은 통념), 그러니까 당대 프랑스인들이 나이든 남자와 어린 여자의 연애는 자연스러운 것이나 그 반대는 부자연스럽게 바라보는 잣대 때문이다. “그녀는 그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재빨리 차를 출발시켰다.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릿했다. 그녀는 기계적으로 와이퍼를 작동시켰고 자신의 그런 행동에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122쪽)” 시몽과의 ‘나이 차’에 대한 타인의 시선이 불러일으키는 두려움과 모욕감이 저자의 위트로 잠시나마 해소되기도 한다.

 

  세 인물의 얽키고설킨 감정들을 따라 가노라면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가 연상되기도 한다. 폴과 시몽이 놀이기구 위에서 돌고 있고, 로제가 그 모습을 지켜본다. 회전목마는 언젠가 멈추기 마련이다. 돌고돌아 멈춘 목마에서 내린 폴이 로제에게로 간다. 어쩌면 시몽은 폴과 함께 어디로든 달려 나가고 싶었으나 ‘제자리’에서만 맴도는 목마이지 않았을까. 시몽뿐 아니라 폴과 로제 역시 제자리에 있던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은 안정과 억압 혹은 해방과 귀환이라는 욕망이 뒤섞인 상태를 의미하는 까닭이다.

 

  책을 덮으며 지겹고도 지고한 질문으로 다시 돌아간다. 뻔(뻔)한 답이지만, 사랑은 변할 수도 있고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변하건 변하지 않건 확실한 한 가지는, 사랑이란 우리의 삶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거나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삶의 의미를 더해주는 존재이자 가치라는 것이다. 끝으로 사랑의 안팎에 머물면서 삶의 기쁨과 슬픔을 홀로 또 같이 나누고 사랑에 관하여 사유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혹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좋아하세요?


이달의 사락 k*****o 2026.06.19. 신고 공감 17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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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두 사랑 앞에서 폴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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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떠나 보내기가 아쉬운지 잎을 떨구지 않은 나무들이 종종 보인다. 얼마 전 첫눈도 내렸고 겨울이 다가왔지만 나역시 가을이면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즐겨 듣던 브람스의 곡들을 아직까지 듣고 있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듣다가 문득 책장에 꽂혀있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생각나서 꺼내 들었다. 개정판 책표지는 저자인 프랑수아즈 사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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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을 떠나 보내기가 아쉬운지 잎을 떨구지 않은 나무들이 종종 보인다. 얼마 전 첫눈도 내렸고 겨울이 다가왔지만 나역시 가을이면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즐겨 듣던 브람스의 곡들을 아직까지 듣고 있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듣다가 문득 책장에 꽂혀있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생각나서 꺼내 들었다. 개정판 책표지는 저자인 프랑수아즈 사강의 모습이지만 내가 읽은 책은 프랑스의 화가 마르크 샤갈이 그린 <생일>이 책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초판본이다. <생일>은 마르카 샤갈이 아내이자 평생의 뮤즈인 벨라와 사랑의 감정이 불타오를 때 그린 그림으로 소설의 주제와 더 잘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저자인 사강이 24살에 집필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세 남녀의 사랑에 대한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19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집필한 첫 작품  「슬픔이여 안녕」이 문단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성공을 했다지만 오년 후 내놓은 이 소설에서 사랑에 대한 심리를 이렇게 섬세하게 묘사할 수 있다는 것에서 일찍 꽃 피운 저자의 문학적 역량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너무 이른 나이에 성공한 탓에 평생을 도박, 약물, 낭비, 알코올 등에 증독되어 살았지만...).

 제목에서 느껴지지만 소설에서 세 주인공의 사랑은 브람스와 슈만, 클라라와의 삼각 관계가 떠오른다. 브람스가 평생을 사모했던 클라라와 14살 차이인데 소설의 주인공 폴(39살)과 폴을 사랑했던 연하남 시몽(25살)의 나이차가 14살이다. 아마도 저자 사강이 브람스의 삼각 관계를 이 소설의 모티브로 하지 않았나 싶다.

 소설의 주인공은 실내 장식가로 일하고 있는 서른 아홉살의 이혼녀 폴이다. 이혼 후 오랜 연인 로제와 안정적인 사랑을 이어오고 있지만, 로제에 대한 폴의 일방적인 사랑과 달리 로제는 사랑의 구속을 싫어해 다른 여자와 유흥을 즐기고 필요할 때만 폴에게 다가온다. 당연히 이런 로제의 행동으로 인해 폴은 감정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다.  어느날 반 덴 베시 부인의 아파트 실내장식을 하기 위해 그녀의 아파트에 찾았다가 매력적인 연하남 시몽을 만나는데, 변호사인 시몽은 폴에게 한 눈에 반해 폴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하기 시작한다. 처음에 폴은 당연히 시몽의 구애를 거부하지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연하남 시몽에게 마음이 가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되는데...

 "그리고 당신,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이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잘생기고 매력적인 연하남이 이런 말을 한다면 어떤 여자가 넘어가지 않을 수 있을까? 폴은 시몽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고 시몽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며 함께 가길 권한 연주회의 초대에 응하면서 폴과 시몽의 관계는 점점 가까워진다. 처음에는 타기가 불편했던 시몽의 작은 차가 점점 익숙해지는 것처럼...

 한편 폴을 두고 메지라는 젊은 여자와 유흥을 즐기던 로제는 폴이 시몽과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다시 폴에 대한 사랑을 강구하게 된다. 과연 폴은 안정적이지만 구속을 싫어하는 로제에게 다시 돌아 갈 것인가? 아니면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연하남 시몽과의 새 사랑을 이어갈 것인가? 소설은 폴의 심리를 중심으로 세 남녀의 사랑을 결말까지 세밀하게 묘사하며 독자의 마음을 시종일관 흔든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제목이 물음표가 아니라 말줄임표로 끝나는 것은 두 사랑 앞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고민하는) 폴의 감정을 대변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스포일러지만 브람스가 끝내 클라라와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한 것처럼 폴도 연하남 시몽과 결국은 헤어지게 된다. 소설이 우리가 꿈꾸는 판타지적(?) 결말이 아닌 현실적인 사랑의 결말을 그리고 있는 것은 저자 사강의 사랑관"사랑에 대해 세월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을 견디게 해 주는 것뿐"이다(작품해설)."이 투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덧없고 변하기 쉬운 감정이라는 것을...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연애와 사랑에 중독되었던 저자 사강처럼 말이다.


그녀는 좀 더 울고 싶기도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싶기도 했다. 익숙한 그의 체취와 담배 냄새를 들이마시자 구원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울러 길을 잃은 기분도. -156쪽



#브람스를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사강 #김남주 #프랑스 #소설 #브람스 #연말리뷰

 

 

 


YES마니아 : 로얄 s****6 2025.12.14. 신고 공감 15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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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영원하지 않음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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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 편 잔잔한 드라마를 만났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동명의 그 드라마는 음악을 전공한 젊은이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였다. 어쩌면 이 책도 그럼 이런 잔잔한 사랑 이야기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겨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책을 드디어 만났다. 책 표지에 실린 그림인 샤갈의 <생일>이란 작품이 아마도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더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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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 편 잔잔한 드라마를 만났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동명의 그 드라마는 음악을 전공한 젊은이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였다. 어쩌면 이 책도 그럼 이런 잔잔한 사랑 이야기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겨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책을 드디어 만났다. 책 표지에 실린 그림인 샤갈의 생일이란 작품이 아마도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더 높이기도 했다. 브람스가 슈만의 부인인 클라라를 짝사랑했다는 이야기는 워낙 유명한 이야기이니 아마도 책의 제목만 봐서는 짝사랑 이야기가 나오는 거라는 짐작으로 책을 읽었다.

 


 

39살의 폴은 로제와 6년간의 연애를 하고 있지만 로제는 하룻밤 여인들과 보내는 시간이 잦았고 근간에는 다른 여인에게 빠져 폴과의 저녁을 먹는 것도 주말을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줄어들었다. 그런 둘의 관계에 대해 회의를 느낀 폴은 마음속으로는 이별을 고하는 말들을 되새기지만 정작 그에게는 이별을 말하지 못한다. 폴은 고객의 아들인 25살의 청년 시몽이 자신에게 호감을 드러내며 자신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느끼면서도 선뜻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14살이나 연하인 남자를 만난다는 것을 스스로 받아들이기엔 주위의 시선을 두려워했고 그가 그 또래의 여인을 만나는 것이 정상적일 거라는 생각을 한다.

 

'오늘 6시 플레옐 홀에서 아주 좋은 연주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제 일은 죄송했습니다.' 시몽에게서 온 편지였다. (중략) 그러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갑자기 거대한 망각 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자기 자신 이외의 것, 자기 생활 너머의 것을 좋아할 여유를 그녀가 아직도 갖고 있기는 할까? (p.59~60)

시몽의 연주회에 같이 가자는 초대에 응하며 폴은 자신이 잊고 살았던 자신 스스로를 위한 것들을 떠올리며 로제의 곁에서 떠나야 하는 이유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다. 결국 로제가 일을 위해 파리를 떠난 동안 시몽과 같이 지내게 된다. 그녀는 시몽이 보내오는 순수한 사랑과 열정은 느끼지만 둘 사이가 비정상적인 관계라는 생각에 둘 사이의 관계가 언젠가는 헤어질 거라고  짐작한다. 로제는 이미 떠난 폴을 되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고 폴 또한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는 시몽이 아닌 로제의 옆자리가 더 정상적이라 생각하며 둘은 서로를 선택한다. 시몽을 떠나보내고 로제를 선택한 폴은 결국 로제 옆에서의 외로움을 선택한 것이다.

 

저녁 8.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들기도 전에 그녀는 로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미안해. 일 때문에 저녁 식사를 해야 해. 좀 늦을 것 같은데 ……." (p.158)

작품의 결말 부분이다. 너무 허망하다는 느낌이 들어 폴에게 이런 선택이 최선이었는지 묻고 싶었다. 언젠가는 시몽과의 사랑도 너무나 일상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로제와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일까. 이렇게 우리는 사랑을 통해 설렘임과 희열을 느끼기도 하지만 허망함도 느끼게 된다. 사랑 그 영원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이다.


 

작품 해설에서 이 마지막 부분에 대해 '머릿속에 빨간 불이 켜지는 각성의 엔딩'이라고 말한다. 폴이 로제의 곁으로 결국 돌아가게 된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했지만 로제는 또다시 하룻밤 여인들을 만나기 위해 폴을 홀로 두는 이런 결말이 좀 충격적이긴 하다. 하지만 이런 로제를 예상하고도 폴은 그를 선택했을 거라는 생각에 폴이 아직은 이해가 되지 않지만 폴은 오히려 어린 시몽과의 불편함 보다는 로제와의 관계에서의 외로움이 오히려 더 받아들이기 쉬웠을 거라 짐작해 본다. 브람스가 14살 연상의 클라라를 짝사랑했던 것처럼 14살 어린 시몽의 폴을 향한 사랑 또한 작품의 제목과도 연결이 된다. 이 작품을 읽을 때 아마도 프랑수아즈 사강이 중년의 나이에 자신의 경험담을 어느 정도 담았을 거라 추측하면서 읽었는데 이 작품은 그녀가 스물다섯 살에 쓴 작품이라고 해서 놀라웠다. 스물다섯에 이런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던 그녀에 대한 찬사를 아낄 수가 없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프랑수아즈 사강을 만나 그녀의 매력적인 필력에 감탄하며 그녀의 처녀작인 슬픔이여 안녕을 꼭 만나보아야겠는 생각으로 책을 덮었다. 세상의 모든 사랑이 다 아름답고 행복하다면 그 또한 진부한 사랑일까?

 

 

l*****6 2021.06.11. 신고 공감 1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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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사유와 교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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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잘생기고 다정하고 멋진 남자한테 끌린다는 것그거 하나로 충분늙고 주제도 모르고 바람이나 피는 쵕럼이 바그너고우리 잘생긴 시몽이 브람스이고 하는 비유는 잠시 접어두겠다우리 시몽이 어쩜 말도 이렇게 로맨틱하게 하지요? 오래 전 쓰여진 책임에도 불구 전혀 촌스럽지 않다핵심은 현재에도 유효하다잘생기고 어리고 큰 남자가 최고좋은 왁구에 좋은 정신정신줄 놓고 줄줄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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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잘생기고 다정하고 멋진 남자한테 끌린다는 것
그거 하나로 충분
늙고 주제도 모르고 바람이나 피는 쵕럼이 바그너고
우리 잘생긴 시몽이 브람스이고 하는 비유는 잠시 접어두겠다
우리 시몽이 어쩜 말도 이렇게 로맨틱하게 하지요?
오래 전 쓰여진 책임에도 불구 전혀 촌스럽지 않다
핵심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잘생기고 어리고 큰 남자가 최고
좋은 왁구에 좋은 정신
정신줄 놓고 줄줄 쓰는 중
읽은지 오래되서 이런거 밖에 못쓰겠음...
나중에 다시 읽고 수정할게여..
아무튼 잘생기고 어리고 조신한 남자가 짱이다.
o****w 2020.06.23. 신고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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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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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설렜어요.나한테 하는 말도 아닌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쿵!어쩌다 본 드라마... 이그, 주책이다 정말..."브람스를 좋아하세요?"클래식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미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네요.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말이에요.그는 자신의 스승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평생 사랑했어요.클라라는 브람스보다 14세 연상이었고, 당대 최고의 여류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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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설렜어요.

나한테 하는 말도 아닌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쿵!

어쩌다 본 드라마... 이그, 주책이다 정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미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네요.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말이에요.

그는 자신의 스승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평생 사랑했어요.

클라라는 브람스보다 14세 연상이었고, 당대 최고의 여류 피아니스트였어요.

브람스가 클라라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는 슈만이 죽기 직전까지 계속되었다고 해요.

그러나 슈만이 죽고 난 후, 둘의 관계는 더 발전되지 않았어요. 

클라라의 가슴 속엔 여전히 슈만이 살아 있었고, 브람스 또한 스승 슈만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유능한 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는 연주여행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슈만의 작품들뿐 아니라 브람스의 곡들을 널리 알렸어요.

둘의 마지막 만남은, 63세의 브람스가 불쑥 찾아가 77세의 클라라에게 연주해달라고 부탁했던 때라고.

클라라는 계속 거절하다가 결국 브람스의 피아노 작품 op.118을 들려주었고, 브람스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대요. 

연주가 끝나고 브람스가 클라라의 가늘고 주름진 손을 잡아주자 클라라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대요.

이듬해 봄, 클라라가 세상을 떠났고, 1년 뒤 브람스도 죽음을 맞았다고.

슈만과 클라라의 결혼생활은 16년, 브람스와 클라라의 관계는 클라라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40여 년.

과연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여기까지는 드라마 때문에 찾아본 클래식 예술가들의 러브스토리였어요.


프랑스 문단의 "매력적인 작은 괴물" 이라고 불렸던 프랑수아즈 사강이 스물네 살에 쓴 소설.

1959년에 발표된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소개할게요. 


실내장식가인 서른아홉의 폴은 오랫동안 함께 지내 온 연인 로제에게 완전히 익숙해져 앞으로는 다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구속을 싫어하는 로제는 폴과 달리, 마음 내킬 때만 그녀를 만나면서 동시에 젊고 아름다운 다른 여자와의 하룻밤을 즐겼어요.

로제를 향한 폴의 일방적인 감정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그녀에게 더욱 깊은 고독만을 안겨줬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일을 의뢰한 미국인 반 덴 베시 부인의 집을 방문한 폴은 몽상가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의 시몽을 만났어요.

시몽은 폴에게 첫눈에 반해 수줍지만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퍼붓기 시작하고, 그런 시몽의 태도에 폴은 불안감과 신선한 호기심을 느꼈어요.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소개글 발췌.


시몽이 폴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어요.

"오늘 6시에 플레옐 홀에서 아주 좋은 연주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제 일은 죄송했습니다." (56p)

폴은 미소를 지었어요. 두 번째 구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구절이 그녀를 미소 짓게 했어요.

그것은 열일곱 살 무렵 남자아이들에게서 받곤 했던 그런 종류의 질문이었기 때문이에요. 사실 시몽이 사과의 편지를 보내게 된 '어제의 일'은, 어떻게 묘사하느냐에 따라 완전 다른 상황이 될 수 있어요. 로맨스냐, 공포물이냐.


이 소설은 전혀 다른 두 남자, 두 가지 사랑 앞에서 방황하는 폴의 심리 묘사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다들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나요?

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사랑한다고 믿고 싶은 걸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그 짧은 질문이 이토록 마음을 간질거리게 하다니!

솔직히 그냥 소설을 읽었다면 그 느낌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미리 고백했던 거예요. 드라마에 푹 빠졌다고.

드라마 때문에 클래식을 찾아 듣게 되었고, 동일 제목의 소설까지 읽게 되었노라고.

현실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로맨스에 잠시 취했노라고.

그리하여 오늘도 내 심장은 벌렁벌렁 설레었노라.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a*****7 2020.09.22.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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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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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 사랑할 때 겪게 되는 온갖 희노애락을 섬세하게 그려넣은 소설.. 짧은 소설인데다가 소재자체가 대단한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읽는 내내 시몽과 폴, 로제의 감정선을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읽으면서 상상했던 뻔한 결말이 아닌지라, 뒷 부분 작품해설에 있던 셰익스피어 인용구인 '성격이 팔자다'라는 문장과 함께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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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 사랑할 때 겪게 되는 온갖 희노애락을 섬세하게 그려넣은 소설..

짧은 소설인데다가 소재자체가 대단한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읽는 내내 시몽과 폴, 로제의 감정선을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읽으면서 상상했던 뻔한 결말이 아닌지라, 뒷 부분 작품해설에 있던 셰익스피어 인용구인 '성격이 팔자다'라는 문장과 함께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s*******8 2022.02.02.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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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정답은 종착역이다. 순환선은 삐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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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CMXCII / 민음사 22번째 리뷰] 목련꽃이 아직 지지도 않았는데 벚꽃이 만개했다. 그 사이에 개나리가 노랗게 물들이고 매화도 드문드문 꽃망울을 피우더니 요사이에는 철쭉까지 꽃봉오리가 솟아올랐다.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이 찾아왔다는 말이다. 물론 나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홀로 독수공방을 하고 있을 때 읽으면 딱 좋은 책이 바로 '사랑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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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CMXCII / 민음사 22번째 리뷰] 목련꽃이 아직 지지도 않았는데 벚꽃이 만개했다. 그 사이에 개나리가 노랗게 물들이고 매화도 드문드문 꽃망울을 피우더니 요사이에는 철쭉까지 꽃봉오리가 솟아올랐다.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이 찾아왔다는 말이다. 물론 나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홀로 독수공방을 하고 있을 때 읽으면 딱 좋은 책이 바로 '사랑이야기'다. 그 가운데 유독 '자신'을 지독하게 사랑한 작가가 있다. 바로 프랑스와즈 사강이다. 그녀의 책과는 별개로 그녀의 인생 자체가 온통 '독선, 그 잡채'이기 때문이다. 금지된 것들을 즐긴 댓가로 법정에 선 그녀는 자기 자신을 문학적으로 변론하고 만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정말 멋들어진 문구 아닌가. 그런데 그녀는 그런 말할 권리가 없다. 이미 저 말을 할 당시에나, 그 후에나 '주변 사람들'을 너무나도 힘들게 했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없이는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지경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그녀가 20대 초반에 쓴 <슬픔이여, 안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과 같은 작품들은 어떤가? 지독히도 아름답다. 물론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뭐, 개인적인 아픔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버지니아 울프'도 있는데, 새삼스레 '프랑스와즈 사강'이 겪은 고난 정도는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격일 것이다. 암튼, 작가의 생애와는 별개로 '사랑이야기'에 푹 빠져본다.

여기 한 여자가 있다. 서른아홉 살의 폴은 한 차례의 이혼 경력이 있지만, 아주 오랫동안 로제라는 남자와 사귀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권태기'에 빠졌는지, 둘의 사랑이 영 시원치 않다.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둘 만의 저녁시간인데도 로제는 '회사일'을 핑계로 저녁을 먹고 오거나 약속시간에 늦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처하자 폴은 심드렁해진다. 더구나 로제는 '다른 여자'와 바람까지 피우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뭐, 그것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로제는 꼬박꼬박 다시 돌아오긴 했으니까. 그런데 정작 문제는 폴이 '고독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분명 연인이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던 어느날 폴은 사업차 젊은 남자를 만났는데, 이 젊은 남자가 좀 잘 생겼다. 그리고 대놓고 폴에게 '플러팅'까지 갈기면서 폴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있다. 그 존잘남의 이름은 '시몽'이고, 나이는 '스물다섯 살'이다. 무려 14살이나 어린 남자가 대놓고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여기서 폴은 고민에 빠진다. 분명 자신은 사랑하는 남자가 있으니 '철벽'을 쳐야 마땅한데, 존잘남의 사랑고백이 싫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폴이 로제가 싫어진 것도 아니기에 시몽의 대쉬를 살짝 밀어내긴 하지만, 젊은 남자는 거침이 없다. 그는 첫 눈에 사랑에 빠졌다며 폴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기꺼이 하겠다고 말한다. 이건 정말 너무 달콤하잖아!

한 여자를 두고서 두 명의 남자가 서로 밀고 당기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로제는 그런 '밀당 사랑'을 하기에는 너무 늙었다. 로제는 그런 밀당보다 '단 한 번의 유혹'에 섹스까지 오케이하는 헤픈(?) 여자와의 육체적 놀음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메지라는 여자가 그렇다. 물론 로제 입장에서는 절대 '사랑'이 아니다. 로제가 사랑하는 여자는 '폴' 뿐이다. 그런데 폴은 이미 '잡힌 물고기'이기 때문에 굳이 애정공세를 할 필요가 없는 여자가 되어 버렸다. 로제에게 폴은 그런 여자였다. 언제고 '다시 돌아갈 수 있는 편안하고 안락함을 주는 여자'말이다. 약속시간에 늦어질 것 같으면 전화를 걸어서 '회사일'을 핑계 삼아 이야기할 수 있는 편한 상대 말이다.

그런데 로제도 위기감을 느꼈다. 폴이 시몽과 함께 지내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과 결별한 것도 아닌데, 새로운 남자를 받아들인(?) 폴에게 배신감마저 들 정도지만, 로제는 폴에게 화를 낼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저 '편한 여자'를 잃어버렸다는 '상실감'에 빠졌을 뿐이다. 물론 그런 상실감을 회복하려 '섹스파트너(메지)'를 찾아가 서로의 몸을 밀착하지만, 로제도 결코 회복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로제는 폴을 찾아간다. 둘의 사랑을 재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자, 이쯤 되면 '상황파악 완료'다. 독자인 당신은 어떤 결론을 내렸는가? 폴의 사랑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야 '정상'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옳다'고 생각하는가? 나라면 당연히 '시몽'을 선택해야 옳다고 본다. 바람을 피운 것은 둘째치고, '편한 여자(?)'라니 이건 정말 최악 아닌가? 언제고 다시 돌아가면 항상 받아줄 게 확실한 '사랑'만큼 안심이 되는 것도 없겠지만, 그건 '연인 사이의 사랑'이 아니다. 99.9% '모성애'일 수밖에 없다. 자기가 낳은 아들이 아니고서야 '잘못'을 저지른 연인을 무조건 용서하고 다시 받아줄 수 있느냔 말이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

근데 이 책의 후반부를 읽다보면 의아해진다. 폴이 다시 로제를 받아들이고, 폴도 로제에게로 다시 돌아가기 때문이다. 어째서 '시몽'이 아니라 '로제'가 결론이란 말인가? 이건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폴의 수많은 '변명'과 '핑계'를 읽고 또 읽어야 한다. 그 첫 번째 이유로 '시몽'이 너무 어리다는 점이다. 둘째는 뚜렷한 직업이 없이 빈둥거린다는 점, 셋째는 로제가 자꾸 주변에서 알짱거린다는 점이다. 그 결과, 폴은 다시 '로제'에게도 돌아간다. 시몽과는 이별을 통보하고 말이다.

근데 여기서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폴은 로제에게 '이별'을 통보한 적이 없다. 그냥 시몽과 사귀기 '시작'했고, 잘 사귀다가 '싫증'이 나서, '이별'을 통보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로제와는 그런 것이 없다. 그냥 저냥 지내다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예전처럼 둘은 다시 사귄다. '폴의 마음에는 변화가 있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로제와 '이대로'는 안 돼! 시몽으로 갈아탈거야! 근데 시몽은 너무 어려! 로제랑 있을 때가 마음 편했는데...다시 로제와 함께 있어야겠다! 시몽, 잘 가! 로제와 다시 '뜨밤'...다음날 저녁, 로제는 또다시 '회사일' 핑계를 대고 저녁약속을 펑크낸다!! 아마도 폴은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갔을 것이다. 로제와 사귀고 있겠지만, 다시 '고독'을 느끼는 관계로 말이다.

이걸 무슨 감정이라고 해석해야 할까? 폴의 사랑을 과연 '정답'이나 '옳은 결정'으로 볼 수 있을까?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이런 사랑을 지속하는 커플들이 꽤나 많다. 뜨겁게 사귀다가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다시 식고...결국엔 '사랑'이 아닌 '우정'보다도 못한 '믿음'으로 유지는 하는데, '새로운 사랑'이 나타났더라도 다시 '컴백홈'을 하는 일이 무한도돌이표 사랑을 하는 커플들 말이다. 이런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가 <사랑과 전쟁>, <이혼숙려캠프> 같은 방송에서 꾸준히 회자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은 아닐런지 의심해본다.

나는 이런 사랑을 감당하지 못한다. '감정소모'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사랑만 하고 살기에도 충분히 모자란 시간인데, 왜 저런 바보같은 짓을 한단 말인가? 그런데 '사랑의 유효기간'이 아무리 길게 잡아봐야 3년이라고 주장하는 '유경험자들의 증언'을 참고해보면, 또 말이 된다. 안정적인 사랑은 결코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이 '진리'라면, 주기적으로 '사랑의 위기'를 조장해야만 한다. 바람도 피우고, 불륜도 저지르고, 지지고 볶고 싸우고 해야 '찐사랑'이 새록새록 솟아나면서 '짧기만한 사랑의 유효기간'을 연장하고 또 연장할 수 있다고 본다면, 또 이게 맞는 말이다. 이렇게 보면, 폴의 결정이 또 이해가 되기도 한다. 로제와 오랫동안 사귀는 동안 시들해진 '사랑의 감정'을 시몽이라는 젊은 남자를 통해서 '재확인'하고 난 뒤에, 시몽의 쓸모는 다 했으니 갖다버리고, 다시금 로제와 안정적이고 불같은 사랑을 이어갈 수 있었노라고 말이다. 그래서 작품의 후반부에 '희생양'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언급된다. 결국 시몽은 '폴과 로제의 사랑'을 위한 희생제물에 불과했던 것이다. 젊은 남자의 순수한 사랑을 짓밟으면서 말이다.

사랑, 너무 어렵다. 시들해진 사랑을 다시 '소생'시키기 위해서 풋풋한 사랑을 뗄감으로 삼고서 하얗게 불태운 뒤에 재만 남게 되면 버리고, 둘의 사랑은 소생되어 다시 뜨겁게 온기를 나누고, 또다시 '소생'이 필요할 때쯤에 또 다른 '희생양'을 찾으면 그뿐이라는...어째 점점 '사기공갈단'으로 보이지만, 폴과 로제, 그리고 시몽, 이 세 등장인물 모두는 '사랑'에 진심이었을 뿐이다. 그래서 이게 '문제작'이란 것이다. 프랑스와즈 사강이 고작 '스물네 살'에 써낸 소설 한 편이 '평단'을 들썩이게 만들고 '천재작가의 등장'이란 수식어가 난무했던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결론은 '시몽'을 선택했어야 한다. 그게 옳다. 그래야 '사랑의 종착역'이 보인다. '로제'를 선택하는 것은 '순환선'을 탄 것과 다를 바가 없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z******8 2025.04.0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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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현'이 울리는 소설
"'마음의 현'이 울리는 소설" 내용보기
제목이 상당히 매력적인 소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호기심과 설렘이 동시에 느껴지는 말인데다가 문장부호가 물음표가 아닌 '...'로 끝나는 것마저도 절묘하다. 뻔한 소재의 애정 소설 같으면서도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전달하는 이런 작품을 24세의 나이에 쓸 수 있었다니 굉장한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언젠가, 인생의 화양연화에 이따금 들었던 "***를 좋아하세요?"라는
"'마음의 현'이 울리는 소설" 내용보기

 

제목이 상당히 매력적인 소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호기심과 설렘이 동시에 느껴지는 말인데다가

문장부호가 물음표가 아닌 '...'로 끝나는 것마저도 절묘하다.

뻔한 소재의 애정 소설 같으면서도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전달하는 이런 작품을

24세의 나이에 쓸 수 있었다니

굉장한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언젠가, 인생의 화양연화에 이따금 들었던

"***를 좋아하세요?"라는 참 진부하게 느껴지던 그 질문이

이제는 소중하고 그립기마저 한데

그때는 몰랐지...

 

 

 

 

 

YES마니아 : 로얄 b******l 2023.03.12.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