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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먹을거리로 행복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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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 나는 그곳을 모른다. 하지만 그 이름에서부터 고소하고 찰진 음식 냄새가 솔솔 풍겨 나오는 건 어찌된 일일까. 어쩌면 그건 내가 이미 공선옥의 글을 알고 전라도 음식의 유명세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친구들끼리, 가족끼리 그런 소릴 한다. 전라도에서는 아무데나 들어가서 음식을 먹어도 맛있고 경상도에서는 맛있다고 사람들이 데려간 곳도 맛이 별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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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 나는 그곳을 모른다. 하지만 그 이름에서부터 고소하고 찰진 음식 냄새가 솔솔 풍겨 나오는 건 어찌된 일일까. 어쩌면 그건 내가 이미 공선옥의 글을 알고 전라도 음식의 유명세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친구들끼리, 가족끼리 그런 소릴 한다. 전라도에서는 아무데나 들어가서 음식을 먹어도 맛있고 경상도에서는 맛있다고 사람들이 데려간 곳도 맛이 별로라고. (경상도 사람들아, 용서하시라. 어쩌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전라도로 놀러갈 땐 한번도 도시락을 싸거나 먹을거리를 준비해가지 않는다.

 

공선옥이 우리에게 차려주는 행복한 만찬은 소박하기 이를 데 없다. 어찌 보면 미쳐가는 요즘 세상의 먹을거리에 대한 일침이자 외침이고 또 어찌 보면 가난했던 그 시절에 먹었던 것들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과 향수이다. 먹을 것도 많지 않았고 늘 허기졌기에 그것들이 더 맛났던 걸까. 그것들은 다만 과거의 전유물이었을까. 지금은 먹을 것도 많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늘었다. 하지만 우린 왜 더 해피하지 않은 걸까. 이 글을 읽으면 그 이유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부뚜막에 걸터앉아 물에 만 찬밥을 먹어도 해피했던 시절이 우리 누구나에게 있었던 것이다.

 

‘한 그릇의 쌀밥 속에서 나는 찔레꽃 향기를 맡는다. 쌀밥 속에 들어 있는 게 어디 향기뿐인가. 쌀밥을 보면서 나는 뻐꾸기 소리도 듣는다. 내가 밥을 먹으면 찔레꽃 향기와 뻐꾸기 소리도 함께 내 속으로 들어온다. 만날 여름만 계속되는 베트남 쌀보다 우리나라 쌀이 맛있는 이유는 아마 봄의 찔레꽃 향기와 뻐꾸기 소리, 여름의 매미 소리와 칡꽃 향기, 가을의 국화꽃 향기와 바람 냄새, 쓰르라미 소리들이 모두 그 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 글 속엔 그 옛날 우리 부모님의, 우리 시골의 모든 세월이, 시절이 녹아 있다. 고구마 밥에도 그 이름도 예쁜 보리밥에도 백날 묵어도 탈나지 않는 무시에도 가장 마음이 정갈해지는 가죽나무 잎 부각이 놓인 밥상에도 무욕의 음식 대사리탕에도 시커먼 토란잎 무침에도 짜고 짜진 시래기 된장국에도 세상에 쓴 것도 맛있다는 걸 제대로 알려준 머구에도 ‘꽃밭에 방애잎’에도 정다운 님에게 주고픈 솔들에도 밀가루 반죽을 도르르 말아 총총 썰어 끓인 돈부죽에도 열매도 맛있지만 잎도 맛있는 호박에도 달래 냉이 씀바귀 등의 봄나물에도 어린 시절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추어탕 메밀 딱주에도…

 

그게 바로 공선옥이 우리에게 차려주는 행복한 만찬이다. 공선옥의 펜 아래에 펼쳐지는 맛난 음식들이 맛나다. 그의 기억 속에서 나오는 음식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차곡차곡 떠오르는 추억이고 향수이다. 그 시절, 가난했지만 가난하지 않았다. 그 시절, 먹을거리가 없었지만 먹을거리가 없지 않았다.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계시고 그런 집에 나도 살고, 우리 모두가 살아서 우리 집 마당이 저리도 풍성한 것이로구나, 살아 있는 것은 참으로 고맙고, 눈물 나고, 가슴 뻐근하고 그런 것이로구나. 그리하여 나는 마당의 풍경들을 앞으로 보고, 옆으로 보고, 뒤돌아보고, 그러다가 다시 훔쳐보듯이 보고, 또 보고 하였던 것이다.’

 

고소하고 찰진 음식과 이렇게 따스하고 자연스러운 글에 또한 잔잔한 공선옥식 유머는 덤이다. 읽다 보면 눈가가 촉촉해지고 입안에 침이 고이는 동시에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도 공선옥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호박꽃도 꽃이냐고 하는 사람이 있다. 호박꽃이 꽃이지 그럼 풀이냐? 나무냐? 좋은 일 생길 때 호박이 넝쿨째 굴러왔다고 좋아할 때는 언제고, 호박씨 깐다느니, 호박꽃도 꽃이냐느니 한단 말인가. 그런 사람은 앞으로 호박은 먹을 생각도 말아야 한다고 이 연사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인데 하여간…….’            

g******i 2008.06.04. 신고 공감 3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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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생장의 먹거리들과 함께 한 행복한 추억,행복한 만찬
"행복한 생장의 먹거리들과 함께 한 행복한 추억,행복한 만찬" 내용보기
'행복한 만찬'은 어떤 밥상을 가지고 행복한 만찬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음식이란 맛에 담긴 어릴적 추억이나 엄마에 대한 혹은 가족에 대한 추억이 함께 하면 더욱 행복한 음식,맛있는 음식,잊을 수 없는 음식이 되곤 한다. 나 또한 어릴적 시골에서 넉넉하지 못한 생활이지만 그때는 너무 질리도록 먹어서 싫었던 음식들이 성장을 하고 아이들의 엄마가 되고나서부터는 어릴적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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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만찬'은 어떤 밥상을 가지고 행복한 만찬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음식이란 맛에 담긴 어릴적 추억이나 엄마에 대한 혹은 가족에 대한 추억이 함께 하면 더욱 행복한 음식,맛있는 음식,잊을 수 없는 음식이 되곤 한다. 나 또한 어릴적 시골에서 넉넉하지 못한 생활이지만 그때는 너무 질리도록 먹어서 싫었던 음식들이 성장을 하고 아이들의 엄마가 되고나서부터는 어릴적 기억속에 머문 그 음식과 맛을 찾아 요리를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수제비를 하나 해도 어릴적 친정엄마는 이것을 이렇게 해주었고 또 어떻게 함께 모여 먹게 되었는가,그 모든 것들은 음식에 가미되는 복합적인 맛이 되어 맛이 없던 것들도 더 맛있게 기억되는,기억속의 맛을 요즘은 자주 되새겨보곤 한다.

 

나 또한 시골에서 자라서 늘 먹거리는 주변에서 충당하고는 했다. 냉장고나 마트에서 혹은 시장에서 구매하는 먹거리가 아닌 직접 가꾸고 뜯거나 채취한 것들을 가지고 그자리에서 직접 엄마가 해주신 음식들을 넉넉하진 못해도 가족이 모두 모여 혹은 이웃과 함께 모여 먹는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무얼 먹어도 꼭 나누어 주고 받고 그렇게 정을 나누며 함께 먹는 음식은 맛도 그렇지만 모두의 정이 담겨 있어 더욱 맛있었다.우리집은 시골 동네에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어 늘 사람들이 붐볐다. 그러면 엄마는 울집 막내인 나에게 가마솥에 고구마를 한 솥 닦아서 넣고 불을 때라고 했다. 그렇게 삶아진 고구마를 이웃이 모두 모여 뜨듯한 아랫목에 모여 앉아 김치 한사발과 함께 나누어 먹는 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우리집은 다른 집보다 고구마 농사를 더욱 많이졌다. 아버지는 산밭 황토흙에 고구마를 심고 가꾸고 늘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개금이며 산딸기며 가을엔 알밤을 주우며 함께 한 기억들이 더욱 고구마를 맛있게 하기도 한다. 고구마를 캘 때 쯤이면 아버지는 보릿대로 커다란 발을 만들어 건넌방에 고구마도가니를 만들듯 하여 그곳에 저장을 했다. 무척 많은 고구마는 팔려고 하는 목적이 아니라 식구들이 겨울을 나는 요긴한 것이었던 것, 모두가 모이면 가마솥에 쪄먹기도 했지만 고구마밥에 찐고구마를 말린 것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아궁이에 구운 고구마,늘 아버지가 군불을 때면 날 위해서 고구마를 구워 주시곤 하셨다. 그 고구마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다.

 

그런 시골에서의 행복한 생장을 한 먹거리들로 없던 시절을 배곯지 않게 보내기 위하여 먹었던 '행복한 음식'들에 대한 '행복한 추억'이 가득 담긴 저자의 지난 시절 이야기들은 음식과 먹거리에 담긴 이야기라 그런가 내 지난 시절을 들여다 볼 수도 있고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다. 나 또한 어린시절 책가방을 툇마루에 놓기가 무섭게 바구니와 무딘 칼을 들고 들로 나가 논두렁에서 나물을 캐는 것이 일과였다. 그것이 놀이였고 저녁 한끼 배부른 밥상을 위한,아니 들일로 늘 바쁜 부모님을 도와 내 일을 찾아 하는 한가지 임무이기도 했다. 철마다 바구니에 철철 나물을 뜯고 텃밭에 나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렇게 함께 모두 모여 먹는 저녁은 맛있었다. 여름엔 늘 앞마당에 멍석을 펴고는 두레반에 갖은 반찬과 금방 가마솥에 한 밥과 음식들로 가득 차려 놓고 먹다보면 모기가 달겨 들어도 맛있는 만찬이었다. 그런 시간들은 다시 오지 않기에 뒤돌아보면 더욱 맛있고 행복하고 정말 행복한 만찬이었다.

 

그때의 습관들이 몸에 베어 있어서일까 시골에 가면 먼저 밭에 들어가 무슨 먹거리가 없는지 아니면 밭에서 뜯을 나물이 혹시나 없는지 살피고는 한다. 지난번 시골에 내려가서는 텃밭에 몇 개 있는 비름나물을 뜯겠다고 했더니 친정엄마가 그런것도 예전에는 많았는데 지금은 얼마 없다면서 뜯어도 한줌도 나오지 않을 거라며 그만두란다. 넉넉한 인심에 밥 때만 되면 마당에서 놀던 아이들은 자신들의 집에 가는 것이 아니라 먹을 것이 있는 곳에서 해결하고 다시 놀기도 하던 그때, 지금은 그럴 아이들도 없다.저자의 기억속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내가 놀던 동네의 골목골목 아이들과 그리고 먹거리들 맛있는 냄새,삶의 경쟁보다는 하루하루가 가진것보다 더 행복함에 젖어 보내던 그때가 그립고 친구들이 그립고 그때의 시간들이 그립고 지금은 곁에 없는 아버지가 그립고.넉넉하지 않아도 양푼에 보리밥 넣고 텃밭에서 뜯은 푸성귀 넣고 고추장 한 숟갈에 쓱쓱 비며 모두가 숟가락 하나씩 들고 달겨 들어 먹어도 정말 맛있는 시간이었다. 우린 모이면 가끔 그 시절의 이야기를 하며 엄마가 텃밭에서 뜯어서 금방 무쳐준 먹거리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런 음식들을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하고 있다. 추억속에서 끄집어 낸 음식들은 내 아이의 밥상에서 다시금 추억으로 이어지고 있다.하지만 그때 느꼈던 행복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먹는 것도 무언가에 쫒기듯 허덕이며 먹어야 하고 성인병이나 그외 영양적인 것이나 재료의 믿음에 대하여 골똘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지금과 그 시절은 많은 차이가 있다.

 

요즘 맛집기행이나 소문난 맛집들을 보면 추억의 먹거리들이 많다.음식은 그 음식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하는 '추억과 사람'도 참 중요하다. 싫은 사람과 먹는 맛있는 음식은 결코 맛있지가 않듯이 음식은 좋은 사람과 함께 할 때 더 맛있고 시너지효과가 더 있다. 어린시절은 넉넉하진 않지만 모두가 함께 모여 함께 맛을 나누고 정을 나누었기 때문에 더 맛있고 그것이 텃밭에서 직접 가끈 행복한 생장을 한 재료들이기 때문에 더욱 맛있는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올 수 없는 시간속에 있기 때문에 기억속에서만 있기 때문에 더 맛있는 음식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도 변했지만 먹거리도 변했다.지금 아이들이 보리개떡을 알까? 지난주에 친정엄마를 만나고 왔는데 엄마는 '보릿가루'이야기를 하신다. 지금은 선식 혹은 미싯가루라고 하지만 그때는 순전히 보리가루였다. 꺼끌꺼끌한 가루가 잘 넘어가고 맛있게 하기 위하여 설탕을 듬뿍 넣어서 시원하게 타 먹기도 하고 그냥 가루를 입에 넣고 먹기도 하던 보릿가루,추억의 음식들은 지금은 많이 해먹지 않기에 더욱 맛있는 추억으로 간직된 것이 아닐까.내가 직접 가꾸거나 직접 하지 않고 사먹기에 더욱 그 맛이 그리운 것이다. 그런가하면 넉넉하진 않았어도 그 많은 기억과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것이다.오늘 난 무엇을 먹어야 훗날 행복한 만찬으로 기억할까.

 



y******2 2012.07.26. 신고 공감 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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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여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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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먹는다는 일은 어떤 일일까. 이 책을 보고 있으니 먹는다는 일이 참 거룩하고 귀하게 느껴져서 평소 먹는 일에 둔한 내가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먹을거리, 먹는 일에 대한 지극한 관심이나 넉넉한 추억이나(먹을 게 넉넉했다는 뜻이 아니라, 먹을거리에 대한 기억이 넉넉하다는 뜻) 애정깊은 식탐이 있어야만 가능한 글들. 정작 써 놓은 먹을거리보다 그에 대한 글이 더 맛있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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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먹는다는 일은 어떤 일일까. 이 책을 보고 있으니 먹는다는 일이 참 거룩하고 귀하게 느껴져서 평소 먹는 일에 둔한 내가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먹을거리, 먹는 일에 대한 지극한 관심이나 넉넉한 추억이나(먹을 게 넉넉했다는 뜻이 아니라, 먹을거리에 대한 기억이 넉넉하다는 뜻) 애정깊은 식탐이 있어야만 가능한 글들. 정작 써 놓은 먹을거리보다 그에 대한 글이 더 맛있게만 보였으니.

그러고 보면 나는 보통 무심한 게 아닌 모양이다. 작가가 말해 놓고 있는 먹을거리들과 그에 얽힌 추억들 대부분이 내게도 고스란히 떠오르는데, 애타도록 그리운 음식은 없는 것이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우리집에도 쌀이 모자라서, 밥이 없어서 하루 한번은 밀가루 수제비를 먹었노라고, 그때 내가 수제비를 안 먹겠다고 하더라고 엄마가 말씀하신 적이 있었는데,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하물며 지금은 내가 수제비를 또 얼마나 좋아하는데. 다만 고구마빼때기(고구마를 썰어 말린 것을 우리는 이렇게 불렀다.)를 먹은 것과 메주를 만들 때 옆에서 삶은 콩을 숟가락으로 퍼 먹었던 기억은 난다.

지금도 나는 굳이 맛있는 것을 찾아 다니는 스타일은 아니다. 맛집 찾아 다니는 사람들이 참 신기하게 생각되는 사람이다. 남편은 내가 음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없어서 요리를 못하노라고 구박을 하는데, 별로 변명하지 않는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으니까. 이런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니, 얼마나 신기하랴.  

관심과 추억과 사건이 없다면 결코 쓰여지지 못할 글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작가는 가진 추억이 참 많은 사람이다. 비록 경제적으로는 넉넉하지 못했을지 모르겠으나(배고픈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돌이켜보아 그 배고팠던 기억으로 이렇게 어여쁜 글을 써 낼 수 있었으리라. 작가의 힘들고 고단했을 삶이 나같은 무심한 독자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되살아난 것만 같아 고맙고도 고맙다.(사실, 작가보다 내가 불과 몇 살 아래일 뿐인데, 어린 날에 대한 기억력의 차이는 이다지도 크단 말인지.) 

돌아가신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아버지께 이 책을 드렸으리라.

 


YES마니아 : 로얄 j***6 2008.07.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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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지탱해주는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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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시에서 자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어디에나 그러하듯, 근교엔 물론 논밭이 있었다. 논밭을 가꾸는 나의 할머니도 있었고, 할머니의 윗입술 주름처럼 쪼그라든 감이 무성한 늦가을 감나무도 있었고, 감나무에 둥지를 튼 까치도 있었다. 나는 도시에서 자랐고, 지금도 도시에서 산다. 그러나 문명의 중심에서도 내 몸은 늘 대지와 대지의 언어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을 한 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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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시에서 자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어디에나 그러하듯, 근교엔 물론 논밭이 있었다. 논밭을 가꾸는 나의 할머니도 있었고, 할머니의 윗입술 주름처럼 쪼그라든 감이 무성한 늦가을 감나무도 있었고, 감나무에 둥지를 튼 까치도 있었다. 나는 도시에서 자랐고, 지금도 도시에서 산다. 그러나 문명의 중심에서도 내 몸은 늘 대지와 대지의 언어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을 한 권의 책으로 느꼈으니, 고맙다는 말로 차마 표현할 수 있을까.

 

'행복한 만찬'이라는 제목 때문에 풍성한 식탁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글이 내게 준 건 '궁핍했지만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또 그것이 어떤 고급 메뉴보다 풍성한 식탁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소설가 공선옥의 식탁에는 어떤 메뉴가 있을까.


고구마, 쑥, 감자, 보리, 무, 콩, 토란, 시래기, 고들빼기, 초피, 메밀...


그래, 이름만 들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것들. 지금 내 몸을 만들어주고, 내 정신을 지탱해주는 것들. 고맙다, 고맙다는 마음이 먼저 생기는 것들. '음식'이라고 얘기하기 차마 아까운 것들.

 

공선옥 선생님, 고맙습니다.
당신 덕분에 오늘 내 마음 속을 헤집어 푸릇푸릇한 푸성귀 한 잎을 찾아 내었습니다. 서걱거리는 것들, 둥글둥글한 것들, 잘 여물어 행복하게 자라있는 것들, 오늘 다 만나 보았습니다. 선생님이 차려주신 마음밥상을 잘 먹었습니다.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b*********o 2008.06.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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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음식, 행복한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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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독일로 간 이모가 잠시 고향에 다니러 온 적이 있었다. 그 이모를 모시고 고향으로 내려가며 이런저런 고향의 먹거리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는데 문득문득 내뱉는 이모의 말에 잊고 지내던 고향의 사투리와 먹거리들이 나와 참 신기했었다. 아니! 이모는 아직도 그런 걸 기억해요? 하니 그걸 우째 잊고 살겠노! 하셨다. 나 역시 고향을 떠난 지 꽤 오래되어 고향의 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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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독일로 간 이모가 잠시 고향에 다니러 온 적이 있었다. 그 이모를 모시고 고향으로 내려가며 이런저런 고향의 먹거리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는데 문득문득 내뱉는 이모의 말에 잊고 지내던 고향의 사투리와 먹거리들이 나와 참 신기했었다. 아니! 이모는 아직도 그런 걸 기억해요? 하니 그걸 우째 잊고 살겠노! 하셨다. 나 역시 고향을 떠난 지 꽤 오래되어 고향의 찐한 사투리들은 거의 다 잊어버렸고 그것들 중에서도 어릴 때 쓰던 말들은 사라진지 오래인지라 그런 단어가 있었는지조차도 가물거리는 판에 이모의 말투에서 내 어릴 때 많이 듣던 사투리들을 듣게 되었으니 그 얼마나 신기하고 정겨웠던지. 한참을 그 사투리들을 써 먹으며 소녀들처럼 즐거워했었다. 이모에겐 그 오래 전에 한국을 떠날 때 기억하는 단어들이 몇 십 년이 흐르는 동안 정지되어 있다가 자연스레 나타난 것뿐이었는데 우리에겐 이미 사라져가고 있는 사투리이며 고향의 단어들이었던 거다.

 

공선옥의 『행복한 만찬』을 읽으면서 나는 이모 생각이 많이 났다. 공선옥 작가만큼 ‘촌가시내’는 아니지만 그래도 촌이라고 말하는 작은 도시에서 자랐기 때문이고 공선옥 작가가 보여주는, 비록 전라도와 경상도의 사투리가 다르다 하더라도 비슷한 '추억의 음식'들과 사투리들이 무척 정겨웠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우리 집에서도 여름날이면 보슬보슬한 속살이 터진 하지 감자를 간식으로 하여 여름 내내 쪄 먹었으며 ‘짱깸뽀’를 하면서 “감자에 싹이 터고 잎이 나서 감자감자 숏, 감자감자 숏”하며 노래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또 엄마가 마당 빨래줄에 널어 말리던 구덕구덕한 가죽부각이 그땐 정말 별로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주 먹지 못하게 되자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물론 가죽 나물의 향이 나는 가죽부각보다는 김부각 더 생각나지만 말이다.


또 한겨울, 전날 술을 마셔 해장을 제대로 못하신 아버지가 ‘무시’를 통째로 깎아 시원하다며 베어 드시는 걸 보며 너무 먹고 싶어 따라서 베어 물었다가 그 매운 맛에 혼이 났던 기억이며, 요즘도 집에만 가면 엄마에게 졸라 끓여 달라하는 ‘씨래기’국은 그야말로 어릴 때 가 생각나는 추억의 음식이다. 어디 그 뿐인가? 공선옥 작가가 들려주는 많은 이야기들이 낯설지 않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걸 보며 헉! 나도 늙었나보다! 공감이 가네! 하는 생각을 했다나;;;


 뱃속의 ‘거시’, 비오는 날이면 해주던 ‘정구지’부침, 팥죽을 만들 때마다 돌 가려내기 위해 흔들어대던 ‘얼기미’, 서울에 와서야 이런 말을 쓰면 안 된다는 걸 알만큼 너무나 자연스럽게 불러댔던 ‘가시내(경상도에선 가시나 라고 했다)’, 정말 오래된 외래어인 ‘쓰봉’, 이젠  피도 안통하고 다리도 아픈 ‘쪼글치고’(경상도 말로는 ‘쪼글씨고‘이지만;)앉기. 이와 같은 단어들은 듣기만 해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웃음부터 나온다. 특히 ‘미나리 반찬 개반찬’이란 노래를 읽을 땐 눈물이 찔끔 났다. 맞아! 이런 노래도 곧잘 불렀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고향에 내려가는 빈도가 낮아질수록 자꾸만 잊혀져가는 사투리와 음식들. 어릴 때는 정말! 지겨워서 먹기 싫었던 음식들이 이제는 공선옥 작가의 말처럼 웰빙 바람을 타고 돈 주고 사 먹어야만 먹게 되었으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인지. 책을 덮으면서 혼자서 다짐을 한다. 나도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울엄마표' 음식들을 반드시! 전수 받아야겠다고. 칼칼한 '무시국!'부터!!!! 


  

j****o 2008.06.02. 신고 공감 1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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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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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때문에 정국이 시끄러운  요즘 이런 글을 마주하고 있단 사실만으로도 행복해지는것은 무엇일까 ?  이런 소중함을 간직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찌하라고 이토록 쫄깃쫄깃 맛갈쓰런 맛이 풍겨나오는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는걸까 원망아닌 원만을 가지게도 된다.   나의 궁핍한 시절이 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는 그녀의 선택은 너무도 탁월했던듯 어린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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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때문에 정국이 시끄러운  요즘 이런 글을 마주하고 있단 사실만으로도 행복해지는것은 무엇일까 ?  이런 소중함을 간직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찌하라고 이토록 쫄깃쫄깃 맛갈쓰런 맛이 풍겨나오는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는걸까 원망아닌 원만을 가지게도 된다.

 

나의 궁핍한 시절이 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는 그녀의 선택은 너무도 탁월했던듯 어린시절 누구나 그러했던 가난한 삶속에서 살기 위해 먹고 자란것 그것을 둘러싼 환경 고단했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던 스물여섯가지 소박한 만찬은 당장 그것들을 마주하고 싶어지는 간절함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똑같은 음식을 대하고 있는데 생각하게되는 사고는 너무도 천양지차이다. 예전엔 먹을것이 없어서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한것들이었는데 봄이되면 돋아나는 봄나물이 반가웠고 부족한 쌀을 메꾸어주던 고구마가 있어 다행스러웠으며 까끌까끌한 보리밥과 궁합이 잘맞았던 감자가 있어 그나마 소박한 밥상을 마주할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그들은 어떠한가 차고 넘치는 먹거리들 속에서 웰빙이란 이름으로 격상하여 건강식으로 챙기게되는 대접받는 음식들인것이다. 매끼니마다 당연하게 하얀 쌀밥을 마주하는 요즘아이들에게 " 쌀이 없다면 생일도, 명절도,제사도 없을것이다. 한미디로 쌀이 없으면 사는것이 아무 재미도 없을것이다."라는 말을 이해하라면 너무도 가혹한 처사가 아닐까? 하지만 그 말 앞에 숙여해질만큼 아련해지는 마음을 갖지 못하는 그들이 너무도 불쌍해지는게 진심이다.

 

전라도의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그녀의 어린시절을 돌아보며 아련한 향수에 빠져들다보니 내겐 이렇듯 아름다운 추억이 왜그리 부족하게 느껴지는건지 안타까울 정도이고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지 못했던 내 자신이 참으로 초라하게 느껴져온다. 그녀는 아름다운 시선을 타고난것일까 아님 작가만의 매력인걸까 그냥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무심한 일들이 그녀의 글속에선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으며 사라져가는 풍경을 부여잡게 만드는 마력이 담겨있었다.

 

봄이 되면 그자리에 저절로 생겨나는 쑥 거기있기에 그저 조선쑥을 캣을뿐이었고 쑥을 캣기에 국을 끓여먹고 먹을 밥이 없으니 쑥버무래기를 해먹었고 쑥개떡을 해먹었다. 종국엔 무언가를 해먹어야한다는 생각도없이 캐고 또 캣을뿐이었다.

 

지금도 이런생활을 하고있다면 광우병도 AI도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을텐데

이토록 좋은 것을 버리고 맛있는것과 몸에 좋은것만을 찾아가는 얄미운 세상인심으로 인해 지금 우리의 모습을 자초했구나 안타까워진다. 지금 어딘가에는 분명 이런 모습이 남아있지 않을까 알수 없는 그곳이 그리워져온다.

 

d****0 2008.05.29.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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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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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소풍가는 날이면 아빠는, 김밥을 말고 있는 엄마 옆에서 당신의 어릴 적 소풍의 추억담을 이야기하시면서 고추장을 넣었던 김밥이 그립다고 말씀하셨다. 소시지도, 시금치도 들어가지 않은 그 맛없는 김밥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빠는 늘 행복하게 그 김밥을 드셨다.   고구마에 대한 추억은 또 어떠한가. 요즘 오븐에 구우면 예전에 먹던 것 이상의 군고구마 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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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소풍가는 날이면 아빠는, 김밥을 말고 있는 엄마 옆에서 당신의 어릴 적 소풍의 추억담을 이야기하시면서 고추장을 넣었던 김밥이 그립다고 말씀하셨다. 소시지도, 시금치도 들어가지 않은 그 맛없는 김밥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빠는 늘 행복하게 그 김밥을 드셨다.

 

고구마에 대한 추억은 또 어떠한가. 요즘 오븐에 구우면 예전에 먹던 것 이상의 군고구마 맛이 나지만 어린 날 외갓집 화롯불에서 더디게 구워지는, 지루한 그렇지만 설렜던 달콤한  시간을 나는 늘 고구마와 함께 추억한다.

 

그런데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음식에 대해 추억할 때 이차적인 느낌이라서 맛에 대한 추억만을 가지고 있었다면, 저자는 몸소 쑥도 뜯고 감자도 심어보고 그래서 몸에  배어있는 일차원적인 추억이 함께하는 듯 했다.

 

 

제목만 들어 본다면 맛있는 음식들이 나온다거나, 웰빙에 가까운 식단이 들어 있지는 않을까 기대를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기대감은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걸 깨달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바로 자연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


웰빙이나, 건강식이라는 음식의 식단에도 제철이 아닌 음식이 너울거리는 걸 볼 때면 저자는 당혹스럽다고 했다. 그 당혹스러움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참외가 어느 계절의 과일인지, 메밀을 언제 먹어야 좋은 것인지, 우리는 메밀에서 나는 소리, 쑥에서 나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그저 웰빙이란 이름으로 먹고 있었던 건 아닐지...

 

진정한 웰빙은 아마도 자연과 함께 하는 음식을 먹을 때 이를테면 부추의 향을 느끼며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음식으로 차려지는 식단이 소박하지만 그래서 행복한 만찬이라고 저자는 말하지 않았을까.

 

책을 읽는 내내 침이 고였다. 쌀밥에 대한 추억이 비슷하여 한참을 웃고, 행복한 만찬이란 제철의 음식을 느끼고 공감하며 먹을 수 있는 먹거리와 함께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저자로 부터 배웠다

w*******i 2008.05.22. 신고 공감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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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만찬, 거하게 한 상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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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침을 뚝뚝 흘렸다. 무슨 음식이 저렇게 맛나게 생겼는지. 그 음식을 어찌나 맛나게 써댔는지.  이 책을 읽다 보니 자동적으로 어릴 적 할머니 댁을 가야지만 먹을 수 있었던 음식들이 떠올랐다. 미숫가루에 우뭇가사리를 묵처럼 만들어 넣어 먹었던 여름의 별미 음료, 시큼한 초장에 푹 찍어 입 속에 한 가득 넣었던 삶은 문어, 고소하고 달달해 밥 위에 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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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침을 뚝뚝 흘렸다. 무슨 음식이 저렇게 맛나게 생겼는지. 그 음식을 어찌나 맛나게 써댔는지.  이 책을 읽다 보니 자동적으로 어릴 적 할머니 댁을 가야지만 먹을 수 있었던 음식들이 떠올랐다. 미숫가루에 우뭇가사리를 묵처럼 만들어 넣어 먹었던 여름의 별미 음료, 시큼한 초장에 푹 찍어 입 속에 한 가득 넣었던 삶은 문어, 고소하고 달달해 밥 위에 얹어 먹으면 맛이 기가 막혔던 김가루.

 

 요즘 아이들은 인스턴트 음식에 심히 물들어 공선옥의 '행복한 만찬'이 풍기는 향과 맛을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스크림 하나에 백 원이고 새우깡 한 봉지에 이백 원 하던 어린 시절에는 -물론, 내 어린 시절이 수도권이 아닌 지방이어서 시골 입맛이었을 수도 있지만- 쑥이나 달래 향기가 낯설지 않고 풀들이 내는 향기와 시장에 널린 과일들로 계절이 변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 제철 음식으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했고, 그 계절이 지나가버리면 먹지 못하기에 흐르는 시간이 몹시 얄밉기도 했다.

 

 공선옥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짚어가며 그 때의 음식들을 하나씩 꺼낸다. 그 음식에는 아련한 추억이, 잊을 수 없는 맛과 향기가,  너무 많이 변해버린 현실에 대한 서운함이 담겨 있다. 저자의 고향은 전라도, 때문에 저자의 어투는 전라도의 거시기다.

 

 저자의 글과 맞물리는 내지의 그림과 사진, 그것들의 궁합은 어마어마하다. 안 그래도 입 안에 고이는 침, 끝내 입 밖으로 흐르게 만든다. 한없이 배고프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책이 아닐 수 없다.  

s*****5 2012.02.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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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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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포르노 중독자로서, 언제나 자극적인 음식을 소재로 다룬 소설들만 읽어오다가 한없이 시골스러운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매일같이 패스트 푸드를 먹다가 집에서 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를 먹는 기분이 든다.. 작가 공선옥의 음식 자서전 라고 하면 될까 ? 가난한 시골동네에서도 더 가난했던 사람들의 만찬.. 떠올리기만해도 눈물나지만 미워할수도 없는 그 시절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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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포르노 중독자로서, 언제나 자극적인 음식을 소재로 다룬 소설들만 읽어오다가

한없이 시골스러운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매일같이 패스트 푸드를 먹다가

집에서 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를 먹는 기분이 든다..

작가 공선옥의 음식 자서전 라고 하면 될까 ?

가난한 시골동네에서도 더 가난했던 사람들의 만찬.. 떠올리기만해도 눈물나지만

미워할수도 없는 그 시절의 이야기.. 나는 겪어보지 못한 시절이지만,

우리엄마에게 들은 엄마의 어릴적 이야기를 책으로 옮겨놓은듯한 ..

시골 외할머니가 건강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 그 맛난것들 펼쳐놓고 먹고싶다.

y*****g 2010.12.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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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엄마와 아빠와 할머니들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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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만찬. 말만 들어도 배가 불러오는 기분을 안겨주는 제목.   나에게 있어 먹는다는 행위는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같은 값이면 양이 적더라도 맛있고 건강한 식사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햄버거나 미국식 피자 혹은 거리의 포장마차에서 파는 떡볶이나 튀김 오뎅 같은 음식이 먹고 싶은 순간도 인생에는 종종 찾아오기에 언제나 그렇게 건강하고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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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만찬.

말만 들어도 배가 불러오는 기분을 안겨주는 제목.

 

나에게 있어 먹는다는 행위는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같은 값이면 양이 적더라도 맛있고 건강한 식사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햄버거나 미국식 피자 혹은 거리의 포장마차에서 파는 떡볶이나 튀김 오뎅 같은 음식이 먹고 싶은 순간도 인생에는 종종 찾아오기에 언제나 그렇게 건강하고 질 좋은 음식만을 먹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과연 소설가 공선옥이 생각하는 그 '행복한' 만찬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책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내가 어렸을 때 먹었던 추억의 음식과 요즘도 먹는 음식,

(어렸을 때부터 가족 농장이 있어서 그곳에 농사를 지어서 야채나 과일을 먹곤 했고 봄이면 쑥이네 취나물이네를 캐러 다니라 바빴더랬지..더이상 큰 규묘의 농장은 아니지만 요즘도 아빠는 텃밭에서 신선한 채소들을 열심히 기르시곤 한다)

 

엄마 아빠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길래 해달라고 하면 "엄만 못해"하는 대답만 돌아와서 왜 난 그 때 태어나지 않아서 저 맛있을 것 같은 음식을 못 먹어본담? 한탄했던 음식,

(부모님 모두 전라도 출신이라 그런지 곡성 가시내 출신인 공선옥의 만찬 이야기에 등장하는 음식들 모두 나에겐 꽤 낯이 익었다)

 

가끔 할머니 댁에 놀러가면 먹을 수 있던 '이거 특이한데' 생각했던 음식의 이야기들이 가득했던 것이다.

 

생생한 사진과 정감 있는 삽화, 거기에 곁들여진 구수한 작가의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작가는 가난했던 시절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아름답다고 내가 느낀 이유는 그 이야기들이 내가 어렸을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온 우리 엄마 아빠 할머니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일 게다.

내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집의 뒷마당에 심어졌던 커다란 감나무를 떠올리게 하고, 엄마랑 할머니가 쑥을 캐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 옆에 앉아 돕겠다고 쑥을 뿌리까지 쑥쑥 뽑아대던 내 유년과, 처음으로 상추를 따는데 하얀 수액을 보며 상추가 아프다고 했더니 큰 소리로 웃던 아빠의 웃는 얼굴과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앉아 신선한 밥상 위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던 기억이 모두 생생하게 내 곁으로 돌아왔기 때문일 게다.

 

알이 토실하게 영근 고구마, 감자, 토란을 뽑으며 느꼈던 희열과-

먹음직스럽게 익은 옥수수를 따서 삶을 때 솥 옆에 앉아 아직 멀었냐고 몇 번이고 물으면 조금만 더 기다리라는 엄마의 정다운 목소리-

보리밥이라면 지겹다고 흰 쌀밥을 먹을 수 있게 된 뒤부터는 입에도 대시지 않으셨던 할머니-

똑똑 떨어지던 빗소리를 들으며 옹기종기 모여앉아 맛있는 닭백숙을 먹다가도 그 닭이 우리가 키우던 닭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엉엉 울며 닭 안 먹는다고 빗속으로 달려나가던 내 모습-

 

생각만해도 마음 찡하고 따뜻해지는 그 모든 추억이 이 책 속에 있었다.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면,

먹음직스러운 사진들과 생생한 묘사 때문에 자주 배가 엄청 고파졌다는 사실.

그러니 잠 안 오는 밤에는 이 책을 감히 펴지 말기 바란다.

 

'에라 모르겠다.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먹고 자자.'

 

파 송송 달걀 하나 탁!

 

후후 불어가며 신김치 죽죽 찢어 얹어 국물까지 싹싹 비우고 어떤 사람은 찬밥까지 말아 먹고 잠들었다가 땡땡 부어버린 얼굴과 부은 것인지 살이 오른 것인지 모를 좀 더 둥그렇게 변한 배를 내려다보며 뼈를 깎는 후회를 하게 될 지도 모르니 말이다.

 

 

 

뱀다리: 믿거나 말거나 라면 이야기는 본인 이야기 절대 아님. ㅋㅋㅋ

s******y 2009.02.18.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