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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남명조식 선생님의 시선을 다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제목 그대로였습니다. 거칠고 답답하고 익숙한 느낌. 책을 오래 읽으면서 가끔 느끼는 기시감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작품에서 다른 이의 느낌을 받는 것. 가장 먼저 든 느낌은 당송팔대가의 작품들이었습니다. 조선 사대부의 시에서 당송팔대시인의 느낌을 받기란 흔한 일일수도 있지만 그 향이 좀 깊습니다.
허난설헌의 작품에서도 당송팔대가의 느낌이 살아있다고 느꼈는데 느끼는 작가가 다르긴 합니다. 이전 허난설현의 시를 읽을 때에는 무척이나 화려한 자수가 놓인 비단 한 필을 펼쳐보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시선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결이 좋은 미백색의 고운 면을 펼쳐보는데 아주 드물게 거친 느낌이 살짝 감도는 느낌입니다. 당송팔대가의 작품중 오래전 아주 설핏 읽었을 때 읽은 어느 작품과 비슷한 느낌을 이토록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결핍감과 허전함, 아쉬움을 시 전반에서 느낍니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대하는 듯 하달까요? 아! 생각해보니 갈증과도 닮아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힘들었던 것은 한글로 된 부분만 읽으며 아주 드물게 한 두 구절의 운을 맞추어보고 한자를 찾아보면서 나름의 해석을 해보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이 행위만으로도 위의 감장이 진하게 느껴져 나왔습니다. 어째 집어드는 한시집마다 이토록 제 예상을 깨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독서였습니다. 그리고 한국 고전들은 정말 읽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한문을 모르는 탓이겠지요. 정말 천자문부터 다시 공부해야할까봅니다. 다음 남아있는 한시집은 목은 이색 선생님의 한시집인데 이 작품에 대해서는 선입견을 가지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