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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갈등의 에너지가 가득한 텍스트
"마음 속 갈등의 에너지가 가득한 텍스트" 내용보기
지금 정신이 산란하고 가슴이 요동치며 술렁대는 일이 종종 있다면 과거 어느 시기, 어느 즈음에 분명 내가 널어 놓고 거두어 들이지 않은 그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줄 알았던 그 일들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분노와 내면의 고통으로 작용하여 내게 어느덧 다가와 영향을 미치는 것일런지도 모른다.  그렇게 살아가고 싶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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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신이 산란하고 가슴이 요동치며 술렁대는 일이 종종 있다면 과거 어느 시기, 어느 즈음에 분명 내가 널어 놓고 거두어 들이지 않은 그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줄 알았던 그 일들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분노와 내면의 고통으로 작용하여 내게 어느덧 다가와 영향을 미치는 것일런지도 모른다. 

그렇게 살아가고 싶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고, 인간관계란 없어도 되는 것이라고 지독하게 홀로 독방살이하며 투명인간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도 안되면 이 땅에서 꺼져주면 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르는 법이다.

선하고 참하다가도 궁지에 몰리면 간악해지고 위선적이며 아예 배신하는 것이 인간이다. 누더기처럼 비천해진 마음으로 살아왔던 한 사람(선생님)의 유서가 보여주는 유약함과 소심함은 스피드와 럭셔리가 행복의 기본이며 무심코 뱉어내는 혀의 장난질에 익숙한 우리에게도 분명히 들어있는 성격의 한 부분이다.  

 

사람은 다급해지면 누구나 악인이 된다.

예전에 그 사람앞에 무릎을 꿇었던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다리를 올려놓게 만든다네. 나는 훗날 모욕을 당하지 않으려고 지금의 존경을 물리치려는 걸세. 훗날 지금보다 더한 외로움을 참기보다 지금의 외로움을 참으려고 하네. 자유와 독립의 자아로 가득 찬 시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 이런 외로움을 감수할 수 밖에 없네.

 

주인공인 나는 대학을 졸업했고 불투명한 자신의 앞길에 고민은 되지만 부모님이 생각하는 체면 구겨지는 것만큼은 아니고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나 직업에 대한 절실함도 없다. 속을 알 수 없는 한 사람,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은 그에 대한 알 수 없는 호기심이 만들어 놓은 관계가 결국에는 세상과의 단절이라는 극단의 결과를 초래하는데, 이는 지나온 사건들을 되짚어보면 평범했던 한 사람이 인간에 대한 배신과 모욕을 당하면서 누구도 섬길 수 없게 되고 누구도 존중할 수 없게 되어버린 패배주의의 트라우마와 인간의 부조리한 정신세계의 극단의 형태이다. 사람은 다급해지면 누구나 악인이 된다. 이 말이 주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평범했던 선생님의 청춘은 그가 마음으로 겪었던 배신의 덫에 걸려 친구를 자살케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양심의 가책과 모멸감으로 자살을 하고 그 유서를 주인공인 나에게 보낸다. 자살의 시기만을 계산했던 선생님은 일본을 풍미했던 메이지시대의 마감과 함께 자신의 숨겨놓은 더러운 양심과 자괴감을 드러내며 깨끗하게 무너진다.

 

눈에 괄목할 만한 사건 전개없이 마음속 갈등의 에너지가 가득한 텍스트이다. 읽고 나면 무척 던적스러운 인간의 원초적 고뇌가 되살아난다. 과거에 해결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일이나 그 고통으로부터 스스로를 도피시켜 혹시나 남에게 해를 입힌 일이나 해를 당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다면 나쓰메 소세키가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의 치유를 경험해 볼 일이다. 누가 아는가. 극단의 결과만 아니라면 고뇌의 카타르시스로 일상이 변화할지도 모른다.

 

 



b*******e 2011.01.23. 신고 공감 5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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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마음- 나쓰메 소세키(서울대추천도서)
"[서평]마음- 나쓰메 소세키(서울대추천도서)" 내용보기
마음- 나쓰메 소세키 서울대추천도서 분문중에서 “젊다는 것만큼 외로운 것도 없지. 그게 아니라면 왜 이렇게 자주 나를 찾아오는 건가? 자네는 나를 만나도 아마 여전히 외롭다고 생각할 걸세. 내게는 자네의 그 외로움을 뿌리째 뽑아줄 힘이 없으니까. 자네는 머잖아 바깥을 향해 팔을 벌려야 할 걸세. 그러면 더는 내 집 쪽으로 발길을 향하지 않겠지.
"[서평]마음- 나쓰메 소세키(서울대추천도서)" 내용보기

마음- 나쓰메 소세키

서울대추천도서


분문중에서


젊다는 것만큼 외로운 것도 없지.

그게 아니라면 왜 이렇게 자주 나를 찾아오는 건가?

자네는 나를 만나도 아마 여전히 외롭다고 생각할 걸세.

내게는 자네의 그 외로움을 뿌리째 뽑아줄 힘이 없으니까.

자네는 머잖아 바깥을 향해 팔을 벌려야 할 걸세.

그러면 더는 내 집 쪽으로 발길을 향하지 않겠지.


저자는 두 사람간의 마음의 소통을 아주 섬세한 문체로 표현하는데 천재이다. 여기서 주인공은 나와 선생님이다. 그 외에 선생님의 절친한 친구와 선생님의 부인이 나온다. 왜 선생님인지는 잘 나오지 않는다. 그저 선생님이라고 불러왔기에 그렇게 부를 뿐이라고 한다.


선생님은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지식을 많이 쌓음에도 불구하고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는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사는 사람이다. 그 누구도 그 어떠한 인간도 믿지 못하는 사람.. 그 불행한 사람인 것이다. 실제로 초반주의 이 대목이 없었다면, 작가의 의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현실에 살지 않는 이 선생님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난 이 책을 손에서 놓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나 자신도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사람을 믿을 수 있겠느냐 면서 반문한다. 나도 반문하게 되는 곳이다.


예전에 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던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위에 다리를 올려놓게 만든다네. 나는 훗날 모욕을 당하지 않으려고 지금의 존경을 물리치려는 걸세. 훗날 지금보다 더한 외로움을 참기보다 지금의 외로움을 참으려고 하네. 자유와 독립과 자아로 가득 찬 시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 이런 외로움을 맛볼 수밖에 없네


모두가 그렇지 않은가? 살기 편한 세상인 21세기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외로워한다. 나조차도... 선생님의 부인은 말이 별로 없다. 이런 말을 하는 남자를 만나서 그런지 그 여자의 말 또한 예사롭지 않다.


논쟁은 싫어요. 남자들은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툭하면 논쟁을 벌이더군요. 아무런 결론도 없는 얘기를 어쩜 그렇게 지치지도 않고 주고받을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 대목에 난 웃음을 찾지 못했다. 남자들이란 다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여기나오는 이 부부에서 선생님은 모든 인간을 증오한다.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다는 선생님. 복수 이상의 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그 사람.. 부인은 인간에 속하는 자신도 선생님의 미움을 받고 있겠구나...생각하며 슬픈여인으로 살아간다. 헌데 여기서 이렇게 말하던 선생도 뒷부분에 가서는 정말 예사롭지 않게 뒷통수를 친다. 무척이나 씁쓸한 책이다.


“정신적으로 발전하려는 마음이 없는 자는 어리석은 자”


이 말도 안되는 격언 한마디에.. 이런 주장을 피는 주인공들에 의해 난 깨닫는다. 정말 인간들은 다 모순적인 존재이며 지식인이라고 해도 선생님은 스스로 비겁하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여기서 선생님은 예전에 당했던 배신으로 인해 나만큼은 정직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결국엔 자신의 욕심이 부족함이 잘못된 생각이 친구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 후로 선생님은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이 싫어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선생님은 자신의 이런 사실을 부인만은 알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현실과 이상을 부딪히며 자살하는 지식인들의 삶을 표현한 <마음>. 당신의 마음속에도 현실과 이상이 매순간 충돌하고 있지 않나요?

 

 

 

r********i 2009.12.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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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_나쓰메 소세키
"마음_나쓰메 소세키" 내용보기
단 3장으로 된 소설이다.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 선생님 이야기를 해야할터다. 그런데 이 선생님이 하는 일이라곤 매달 친구의 묘에 참배 가는 일과 소소한 일거리들 뿐이라 그다지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 선생님의 사상은 '나'를 깊이 매료시킨다. '나'는 선생님께 의지하고, 마지막에 선생님은 '나'에게 오직 '나'에게만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마음_나쓰메 소세키" 내용보기

단 3장으로 된 소설이다.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

선생님 이야기를 해야할터다.

그런데 이 선생님이 하는 일이라곤 매달 친구의 묘에 참배 가는 일과 소소한 일거리들 뿐이라 그다지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 선생님의 사상은 '나'를 깊이 매료시킨다.

'나'는 선생님께 의지하고, 마지막에 선생님은 '나'에게 오직 '나'에게만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나'와 선생님은 많이 닮아 있다. 그리고 나와도.

그들은 뭐랄까 두려워하고 있다.

무엇보다 거절과 거부당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

나 또한 거절과 거부는 무척 두렵다.

떠올려보면 이 소설엔 두가지 형태의 죽음이 등장한다.

하나는 병사,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자살이다.

선생님의 부모님은 장티푸스로 돌아가신다.

어쩌면 그 죽음이 계기가 되어 선생님의 자살을 불러들이게 되었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다.

선생님의 사모님의 어머니도 병사한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도 병으로 생사를 오간다.

선생님의 절친했던 친구는 오래전 자살했고 이 죽음 또한 선생님의 '자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 된다.

결국 두 가지 형태의 죽음이 선생님의 죽음을 불러들인 결과가 되었다.

안타까워하는 이유는 홀로 괴로워하고 고민하다 홀로 죽어가야 했다는 점이다.

선생님의 친구도, 선생님도 타인에게 자신의 고민을 죽음에 대한 결심을 내비치지 않은 채 느닷없이 죽음을 선택하고 만다.

그 이유는 아마 두려움 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혹은 '그들에게 나의 어둠을 나누어 지게 할 수는 없다.'는 마음.

그 마음들이 너무나 가련하고 안타까웠다.

죽음을 선택했을 때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자유를 얻었으니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자유는 다시 영원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가엾고 가련한 마음에게 어떤 위로를 건네야만 했을까?

남자라는 이유로, 혹은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죄의식을 나누어주지 않기 위해, 그들에게 책임지우지 않기 위해 홀로 죽어가기로 결심한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난 감상적인 사람이다.

그의 떨림, 두려움, 슬픔과 괴로움, 아픔과 후회, 절망과 망설임이 긴 유서에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선생님의 바램은 참 단순했다.

'나'만이 알고 다른 이는 모르게 하는 것.

자신의 죽음의 원인을 남에게 알리지 마라. 였다.

173쪽

나는 지금 스스로 내 심장을 가르고, 그 피를 자네의 얼굴에 끼얹으려고 하는 것이네. 내 심장의 고동이 멈췄을 때.

자네의 가슴에 새로운 생명이 깃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네.

또 하나의 바램.

자신과는 다른 삶을 '나'에게 당부하는 것이다.

'나'의 아버지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주지 않은 채, 선생님의 죽음 이 후 '나'는 어떻게 행동했는지 이야기하지 않은 채 이야기는 끝이 난다.

가엾은 한 영혼의 가련한 마음.

그것만으로도 내겐 너무나 아프고 슬픈 이야기였다.

하지만 내 가슴에 새로운 생명 하나도 함께 깃들었던 것 같다.

선생님의 삶과 '나'의 삶은 다르리라. 그리고 나의 삶도 다르리라.

그의 죽음에 애도와 경의를 담아 보낸다.



c*********p 2012.03.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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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음, 나츠메 소세키
"[서평] 마음, 나츠메 소세키" 내용보기
나쓰메 소세끼. 국내 표기법으론 그렇고 저는 그냥 나츠메 소세키라고쓰렵니다. 제대로 심취해서 이 작가의 책을 다 읽은 건 '마음'이 처음 인것 같습니다.책을 읽을 때 단순히 그 작품에 매료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당시 심적 상태나주위 환경 같은 의외의 문제들과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매번 읽으려고 마음 먹으면 읽지 못하게 되는 것이랄까요.'마음'은 제목
"[서평] 마음, 나츠메 소세키" 내용보기
나쓰메 소세끼. 국내 표기법으론 그렇고 저는 그냥 나츠메 소세키라고
쓰렵니다. 제대로 심취해서 이 작가의 책을 다 읽은 건 '마음'이 처음 인것 같습니다.
책을 읽을 때 단순히 그 작품에 매료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당시 심적 상태나
주위 환경 같은 의외의 문제들과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매번 읽으려고 마음 먹으면 읽지 못하게 되는 것이랄까요.

'마음'은 제목이 주는 상당히 단순한 느낌과 달리, 이 작품을 다 읽고 나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나츠메 소세키가 살아있을 당시
대략 1912년 쯤 이전의 이야기 입니다. 메이지 시대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화자는 전반부에는 대학생이고 후반부에는 이 대학생이 선생이라고
부르는 사람입니다. 후반부는 그의 편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골에서 도쿄로 와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주인공은 우연히 이 선생과 만나게
되면서 관계를 이어옵니다. 그러나 그 선생이란 사람은 참으로 독특해서
일도 하지 않고 지내며 그렇다고 딱히 무슨 다른 것을 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결혼을 했는데 부인과 사이가 좋아보이면서도 이 선생이란 자는 인간을 싫어합니다.
부인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무언가 알 수 없는 그의 고뇌가 숨겨져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인도 이 화자인 대학생도 선생의 의중을 파악할 수는 없으나 무언가 필시
숨겨진 것이 있다고 추측은 하고 있습니다. 그는 매달 누군가의 무덤에
들리곤 하는데 상당히 진지합니다. 산책 겸 동행하겠다는 것도 마다하고
절대 산책 겸으로 갈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이 대학생은 졸업을 맞이하고 선생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취직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병세가 급히 안좋아졌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잠시 돌아갑니다. 도쿄는 너무 더워서 9월에나 돌아올
심산으로 그렇게 인사를 하고 떠납니다.

아버지는 대학 졸업 한 아들의 그럴듯한 출세를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고
어머니 또한 그런 아버지에게 희망이나 안심을 주기 위해 아들을 채근합니다.
일전에 말해뒀던 그 선생의 실제 생활은 알지 못하고 어느 대학의 선생 정도로
여긴 어머니는 직장을 추천이라도 받으라고 얘기를 합니다.

화자는 어머니를 안심시킬 요량으로 선생에게 편지를 보내지만 답은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돌아오라는 전보가 오지만, 아버지 병세가 위독해서 갈 수
없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그 때에 바로 두꺼운 선생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그는 마지막의 내용을 보고 놀래서 도쿄에 서두릅니다.

그리고 그 기차 안에서 읽게 되는 편지의 내용이 후반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선생은 왜 그런 마음이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소상히 적혀 있었습니다.

소설 중간 중간 공부를 좀 했다는 사람들은 돈을 쓰려고만 한다고 당시
지식인 층의 젊은이들을 비판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이러한 어른들의
비판은 세대를 거듭해도 아랫 세대에 대한 비판과 다름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당시 지식인 층은 더더욱 출현이 시작되던 때이기 때문에 그 괴리감이
꽤 컸을 것 같습니다. 이런 모습이 '선생'과 그 선생은 좋아하는 '나'와
세상 사람들의 시작으로 나눠져 다르게 평가되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선생'은 죽은 것처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이고
'나'는 보잘 것 없는 것이 아닌, 선생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그의 본질을 봅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은 세간에서는 형편없다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평가는 직접적으로는 나오지 않습니다.)

'선생'은 자신의 철학대로 살아가는 한 지식인의 전형적인 단면이며
'나'는 그런 선생의 모습을 통해서 자신도 지식인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겪는 젊은이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보통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의 인간에 대한 불신이 생겨나게 된 그 일 또한 지독했었지만
- 찾아보면 책 소개에 충분히 나오는 내용이지만 스포일러가 될 내용들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로 인해 자신만을 믿을 수 밖에 없게된 한 인간이 자신의 마음을 위해서
누군가를 기만했고, 그것으로부터 오는 결과를 감당해내지 못했으며
그러나 부인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그녀만을 위해서 살아왔던,
그렇지만 천황의 죽음을 통해 메이지 시대는 끝났다고 결론지은 한 지식인의
마음을 소상히 다루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일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어떤 결과를 내었든지 간에
멀쩡히 살아가고 있을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글의 화자가
자신이 그 어떤 학자들보다 선생에게 배우는 것이 더 많았다고 적었듯이
이 선생은 인간에 대한 비뚫어진 본성을 꿰뚫는 시선을 가지고 있었기에
염세적이 아니라 더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므로 순진한 사람에게 조언도 할 수 있었던 것이고, 거드름을 피우지도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가 싫어했던 그 인간의 본성에 자신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도 외롭고
괴로웠지만 사랑했기에 살아왔고 그러나 그것도 순수히 행복해하지 못했습니다.

지식인은 너무 이론적이라는 어느 인물의 비꼼처럼 단순히 생각해보면
훌훌 털어버리고 나 자신을 위해 살 수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너무도 잘 들여다보고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던 선생은,
바로 그 너무 이론적이기만한 자신의 추악함을 결국은 내 던짐으로
결단을 내립니다.

그가 그냥 그대로 결단을 내렸다면 그의 선택은 그저 죄책감 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는 이 화자에게 이렇게 적습니다. 자신의 심장을 찔러 이 화자의 얼굴에
끼얹고 그래서 화자의 가슴에 새로운 생명이 깃들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말입니다.

그는 자신의 선생이라 부르며 따르는 한 학생의 의문에 일주일이 걸려 소상히
알려주었으며 단순히 자신은 이런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나는 비록
순간 순간 잘못된 선택으로 이런 고통을 당하는 삶을 살아왔지만 자네는 그러지
말라는 그의 스승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너무도 사람의 마음을 생각지 못하고 행해지는 범죄들이 있습니다.
큰 범죄만이 그렇겠습니까만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선생의 우정과 사랑과
신의 같은 것들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것들을 단순히
자신의 이기심이나 사랑이라는 마음 때문에 정당했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 자신의 잘못을 평생을 놓고 곱씹으며 괴로워한 것입니다.

일본의 세익스피어로 불리워져 한 때 지폐에도 얼굴이 들어갔던
그의 소설은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것이 현대 소설의 소재였다면 좀 더 진흙탕 싸움 같은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혹은 그의 사랑도 현대문학에서는 그렇게 지고지순한 느낌으로
그려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랬기에 참으로 '지식인'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글이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e*******d 2010.12.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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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고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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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7년, 도쿄 출생, 본명 킨노스케 일본 메이지 유신(1868)이 일어나기 직전 해에 태어난 나쓰메 소세키(1867)는 우리와 상당히 먼 시대의 사람이지만 그의 작품들을 읽다보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작가처럼 느껴진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은 담담한 문체와 간결한 문장, 너무 길거나 짧지도 않은 호흡이 소세키의 문인으로서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삶에 너무 깊이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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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7년, 도쿄 출생, 본명 킨노스케


일본 메이지 유신(1868)이 일어나기 직전 해에 태어난 나쓰메 소세키(1867)는 우리와 상당히 먼 시대의 사람이지만 그의 작품들을 읽다보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작가처럼 느껴진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은 담담한 문체와 간결한 문장, 너무 길거나 짧지도 않은 호흡이 소세키의 문인으로서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삶에 너무 깊이 관여하지 않고 타인 또는 자신과도 거리를 둔 채 살아갔던 것처럼 상상이 되지만, 누구보다 인간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 많은 생각을 했음을 단언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소설 때문이다.

 

'마음'은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이 작품에 대한 대표적인 평들이 지식인의 고뇌를 표현했다는 식으로 내려지고 있지만 '마음'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런 대중적인 평가야말로 안이하고 겉핥기식의 감상임을 깨닫게 된다. 그르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한 젊은 청년이 '그 분'을 선생님이라고 회상하면서 시작하는데, 당연하겠지만 주인공은 회상하는 젊은이가 아니라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메이지유신이 시작된 이후 근대사회 아래서 살아왔고 누구보다 유신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지식인이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도 믿지 않으며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방관자, 염세주의자의 입장을 취한다.

 

청년이 처음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여름날 어느 바닷가에서이다. 그가 선생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선생님이 어느 서양인과 함께 수영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선생님이 서양인과 있지 않았더라면 청년의 눈에 띄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 번 눈에 띄었다고 해서 사람에게 끌리기는 쉽지 않다. 청년이 선생님에게 계속 끌렸던 것은 선생이 지니고 있는 세상을 밀어내려는 듯한, 어찌보면 세상을 초월한 듯하면서 염세적인 눈빛과 태도 때문이었다.

 

도쿄로 돌아온 이후에도 청년은 선생님의 집을 자주 찾아간다. 그러는 사이에 청년은 대학생이 되고 졸업도 하게 된다. 그러나 청년의 역할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취하는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객관적으로 비춰주는 데에 불과하다. 만약 이 이야기가 선생님 혼자만의 독백으로 이뤄졌다면 선생이 지니고 있는 태도가 고상하게만은 비춰지지 않았을 것이다. 청년이 아무 사심없이 그를 존경했기 때문에 독자는 선생을 다소 비현실적이고 고상한 정신의 소유자로 인식할 수 있다.

 

물론 청년은 또 다른 역할을 한다. 이미 세상에서 아무도 믿지 않는 선생님에게 죽기 전에 단 한 사람만이라도 진실로 믿어보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사람을 믿지 않는 선생이었지만, 청년이 너무도 어렸고 그래서 오히려 더 사심없이 단순히 친해지고 싶다는 어린 아이같은 (어쩌면 강아지같은) 태도가 의심으로 가득찬 마음을 열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청년은 선생이 죽기전에 자신의 과거를 전부 적은 유서 편지를 받는 유일한 사람이 된다.

 

선생이 세상을 싫어하게 된 계기, 사람을 믿지 않게 된 계기, 그 어느 것에서도 의욕을 느끼지 않게 된 계기 등은 전부 그 유서에 들어있다. 그런 발단이 된 사건들은 그리 획기적인 일들은 아니다. 숙부에게 배신을 당하여 재산을 상당히 빼앗기고 도쿄로 올라와 홀로 공부를 하는 선생은 어느 하숙집에 들어간다. 그 하숙집은 군인의 미망인과 그의 딸이 살고 있는 집이며 (누구든 예측할 수 있듯이) 그는 그만 딸을 사랑하게 되고 만다. 그렇게 마음을 키워갈 무렵 그는 가난한 친구 K를 자신의 하숙집에 데려온다. 배울점이 많은 강직한 성격이지만 가난한 K를, 존경의 마음과 인간을 구제하겠다는 묘한 감정이 뒤섞여 데려왔지만, 결국 K도 미망인의 딸을 사랑하게 되고 선생은 질투심에 휩싸여 괴로워한다.

 

끝내, K보다 한발 앞서 미망인에게 딸을 달라고 하게 되고 그녀는 흔쾌히 허락한다. K에게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미안함을 감출수 없지만 오히려 K는 초월적인 자세로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을 대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후 결국 K는 자신 목 부분의 경동맥을 그어 자살을 한다. 그러나 K의 유서에는 그 어느 부분에도 선생을 질타하거나 원망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단지 진작 죽었어야 할 자신이 왜 그때까지 살아있어야 했는지 알 수 없다는 절망감 뿐이다. 그 이후로 선생은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검은 그림자를 안고 다니며 행복해야 하지만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다가 그도 자살을 하고 생을 마친다.

 

행복했지만 온전히 행복하지는 못했던 삶, 행복했어야 할 삶을 그리워하며 결국엔 양심의 가책을 떨쳐버리지 못한 선생. 그는 결국 자신이 혐오했던 숙부와 같은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절망감에 허덕이며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고, 자신을 믿지 못하는 만큼 타인도 믿지 못한 채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한다. 지나친 양심 때문에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여 스스로의 행복한 삶은 물론 주위 사람에게까지 완벽한 행복을 선사하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선생이 조금만 '덜 인간적이었다면' 그렇게까지 자신을 몰아붙이지는 않았을 텐데. 아니면 '더 인간적이어서'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아량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선생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건, 겉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듯 보여도 내부적으로는 끊임없이 자신과 투쟁을 하는 지식인의 삶이다. 그 시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스스로와의 싸움'을 벌이며 세상을 살아갔을까.

 

선생과 같은 방식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 수 많은 사람들은 각자 자신 내부와의 싸움을 벌이며 살고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나'와 현실에 적응하며 '이상에 모순될 수밖에 없는 나' 사이에서 고민하고 투쟁하며 살아간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선생과 같이 '이상에 모순될 수밖에 없는 나'를 사랑하고 용서하며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다행스럽다. 그렇지 않다면 모두 선생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것이다.

 

무엇보다 인간의 내부 마음을 이렇게 정확하고 섬세하게, 자칫하면 경박할 수도 있는 인간의 추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보듬어 안듯 묘사한 것이 '마음'의 백미다. 인간 마음에 대한 관심와 애정이 없다면, 그리고 그것을 따듯하게 감싸듯이 표현해보겠다는 의지가 없었다면 소세키가 이런 작품을 그려낼수 있었을까.

h******0 2009.06.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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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나츠메 소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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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 장 이후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우선, 책 내용과 상관없는 주변 이야기^^현지에서 구입하는 현지 책(?)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꽤 유명해진 장소가 된 것 같은데, 포르투갈의 포르투에 있는 렐루서점. 해리 포터를 쓴 작가가 이 책방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 장소이다. 요새는 유명해져서 입장료를 받고, 책을 구입하면 입장료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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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 장 이후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선, 책 내용과 상관없는 주변 이야기^^

현지에서 구입하는 현지 책(?)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꽤 유명해진 장소가 된 것 같은데, 포르투갈의 포르투에 있는 렐루서점. 해리 포터를 쓴 작가가 이 책방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 장소이다. 요새는 유명해져서 입장료를 받고, 책을 구입하면 입장료를 돌려준다고 한다. 나는 운이 좋게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에 다녀왔기 때문에 나름의 뿌듯함과 함께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장소이다. 다만 그때 책을 구입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그런 아쉬움 때문일까, 나츠메 소세키(한국 책에서는 나쓰메 소세키라고 하는데, 내 귀에는 일본인들 발음이 쓰보다는 츠에 가깝게 들려서 그냥 내가 쓰고 싶은 대로 나츠메로 쓰려고 한다.)의 도련님과도 관련이 깊은 시코쿠 여행을 하면서 나츠메 소세키의 책을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책을 살까, 생각해둔 책은 '마음'이었다.

책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을 찾아다니지는 않았다. 우연히 고치에서 발견한 서점. 자연스럽게 들어갔지만, 서점의 풍경은 한국과 유사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였다. 문구류의 비중보다 높은 책의 비중, 그리고 작은 사이즈의 책이 알차게 들어서 있어서인지, 작은 규모임에도 실속 있고, 다부진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다.


 

 



나츠메 소세키의 책을 찾고 싶은데 어리둥절, 그래서 직원분께 도움을 청했다. 나쓰메 소세키 책은 어디 있는지, 내가 나'쓰'메로 말하니까 못 알아듣고, 나'츠'메로 따라 말하더니,

「こころとか」

나의 해석 : 마음을 쓴 작가를 말하는 건가요?

'책 제목을 말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염두에 둔 책을 말하다니, +_+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지?'

以心傳心

책 제목과 어울리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こころとか」

나는 그렇다고 했고, 작은 책들이 나란히, 빼곡히 진열되어 있는 책장을 재빠르게 훑어보더니, 곧바로 안내를 해주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책이 많지 않았고, 부끄러워서 질문하기 싫었는데, 그래도 '마음'이 궁금했기 때문에, '마음'은 없냐고 물었다. 그러자 직원은 컴퓨터로 자료 검색을 하고, 다른 책장에서 책을 꺼내 가져다주었다. 아마도 출판사별로 책이 진열되어 있었던 것 같았다. 친절하고 성의 있는 직원의 모습에 여기서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다른 책 에쿠니 가오리의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도 같이 구입했다.

원서를 구입한 것은 읽기 위함이 아닌, 일종의 예쁜 소유물쯤 된다.^^ 내 의도에 화답하듯, 서점에서 서비스로 책 커버까지 씌워주었다.

 


내 돈 주고, 내가 산 건데 마치 선물을 받은 기분^^ 게다가 책값도 저렴해서 조금 놀랐다. 화려함과 무게를 덜어내고 이렇게 책을 팔면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 팔릴까?


정겨운 추억이 담긴 일본어 책은 책꽂이에 소중하게 꽂아두고, 번역본을 읽어보기로.
 스타트~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

 

이 책을 읽으면서 신기한 감정에 휩싸였다. <선생님과 나> 부분을 늦은 밤에 몰두해서 읽었다. 그 영향인지 아침에 눈을 떴는데, 밤새 누군가와 긴 대화를 하다 잠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새벽에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신기해서 핸드폰 메모장에 그 기분을 적어두기까지 했다.

책 제목이 '마음'이니까, 제목과 어떤 연관이 있는 소설일까를 계속 염두에 두면서 읽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내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마음은 꽤 추상적인 단어이기 때문에 정의 내리기 힘들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은 '쓸쓸함'과 '외로움'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책의 결말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중간에 결말을 눈치채기는 했다. 그래도 충격이었다. 내가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은 딱 한 단어

<각오>

그런 점에서 보면 K는 상당히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문득 그가 말했던 '각오'라는 단어가 떠오르더군. 그러자 이제껏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그 두 글자가 묘하게 내 가슴을 짓누르기 시작했네.
<281쪽>

 

 



마지막 장까지 책을 덮은 후 인상적인 저 부분을 다시 읽었다. 충격적이었는데, 무언가 더 큰 충격을 느껴보고 싶었던 걸까, 원서에서 저 부분을 찾아 읽었다. 그리고 충격을 달래기 위해 예쁘게 커버가 씌워진  원서를 바라본다.

 
 

 


 

YES마니아 : 로얄 f******u 2018.06.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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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쓰메 소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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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복잡한 내 머릿속에서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며 나를 간질여, 결국은 마음까지 빼앗아 가버린다. 일본 문학의 빛나는 별이라고 칭하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세계가 그러하다. <마음>은 그가 쓴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20세기 일본근대 문학의 최대의 정전으로 불린다. 책은 선생님과 나의 이야기, 부모님과 나의 이야기, 선생님과 선생님의 유서 내용을 전달하면서 관계 속에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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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복잡한 내 머릿속에서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며 나를 간질여, 결국은 마음까지 빼앗아 가버린다. 일본 문학의 빛나는 별이라고 칭하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세계가 그러하다. <마음은 그가 쓴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20세기 일본근대 문학의 최대의 정전으로 불린다. 책은 선생님과 나의 이야기, 부모님과 나의 이야기, 선생님과 선생님의 유서 내용을 전달하면서 관계 속에 존재하는 마음을 끌어낸다. 그 마음이 궁금하다 

 

책에는 등장인물이 많지 않다. 아니, 인물들의 성격이 조용해서인지 사람들이 북적대는 느낌이 없다. 세상과 대화하는 것이 지루한 이지만 휴가지에서 만난 선생님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관심이 생기고 친해지고 싶어한다. 마찬가지로 세상과 소통하지 않고 사는 선생님은 자신에게 마음으로 다가오는 젊은 청년에게 자신을 믿지 말라고 경고한다. 선생님 자신도 사람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신도 믿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상처가 있기 때문일까…… 책을 읽는 동안에 나는 작품 속 와 시각이 같아지면서 선생님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간다.

 

그러는 동안 는 아버지의 병으로 시골집으로 내려가 선생님과 떨어져 있게 되었다. 그래서 는 부모님과 마음을 맞대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의 병이 심해져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 선생님으로부터 장문의 편지가 날라온다. 선생님의 유서이다. 유서에는 선생님의 인생이 담겨 있었다. 선생님이 어떻게 자라왔고 부모님을 여의고 숙부에게 속임을 당하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는 과정까지 상세하게 적혀있다. 그리고 선생님의 절친한 친구 K의 죽음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나는 어쩌면 K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 지금 선생님을 같은 곳으로 이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흐르고 시대는 변하지만 여전한 것들이 있다. 인간이 그러하다. 여전히 태어나고, 사랑하고, 상처받고, 생각하고, 치유하고…….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상처를 후벼내는 우울한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의 제목이 왜 마음인지 알겠다. 책에서 작가는 급변하는 환경에 너무나 유약한 인간의 마음을 고통 받는 지식인의 모습을 빌어 내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선생님의 유서를 받고 기차를 타고 도쿄로 향하는 주인공 를 보면서 나도 누군가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늦지 않기를 바라며.

s****h 2011.12.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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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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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죄악인가? 부자연스러운 죽음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죄악의 댓가를 치루고 있던가. 쇼펜하우어의 이성으로 여자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고 사랑이라는 분쟁속에서 이성과 감성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여성의 심리는 무엇이라 명해야 할까.   그것이 무엇이든 순응하고 포용하는 사람은 사랑의 감정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안에 쌓아놓은 그많은 옹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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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죄악인가?

부자연스러운 죽음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죄악의 댓가를 치루고 있던가.

쇼펜하우어의 이성으로 여자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고

사랑이라는 분쟁속에서 이성과 감성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여성의 심리는

무엇이라 명해야 할까.

 

그것이 무엇이든 순응하고 포용하는 사람은 사랑의 감정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안에 쌓아놓은 그많은 옹벽이 단단해질 수록 무너뜨리기 어려운

것이라면 또 그것이 무너짐으로 인한 파괴의 상처가 큰 것이라면

차리리 파편이 적은 부드러운 흙먼지를 뿜어내는 토벽을 쌓는게 옳지 않을까.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양극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피해자로 서있던 기억을 강하게 분출하는 것이 때론 사람을 움츠려들게 할 수 있고 염세적인 마음을 갖게 할 수 있지만 가해자의 편에 서서

당당히 자신을 변호하거나 자신의 죄악을 끊임없이 반성하고 뉘우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철학과 명상과 이상과 때론 거친 세상으로 자신을 내몰아 단단한 인간이 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늘상 겪어야 하는 인간안의 어찌보면 가볍고 부질없는 돈과 이성으로 인한 갈등앞에서 자존심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는 존재인가.

 

우리라는 작은세계안에 얼마나 많은 마음의 조각들을 가지고 있던가.

흩어진 마음의 조각으로 고민하고 번뇌하기도 하고 그 마음의 조각들이 잘 맞추어져 때론 완성된 인간으로 착각하기도 하며 추스릴 수 없이 무너지는 마음앞에서 한없이 파괴되는 자아로 고통받기도 한다.

 

때론 부딪치고 갈등하고 감정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간 세상속에서 우리안에 있는 마음을 잘 가늠하고 그 사소한 사건들앞에서 상처가 곪아가지 않도록 치유할 수 있는 각자의 마음의 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j****i 2009.02.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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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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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다. 입으로 말한 마음은, 과연 진실한 마음일까? 거짓된 마음일까?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오로지 자신만이 느낄 뿐.'선생님'은 어릴 적 부모님을 갑작스럽게 여의고 믿었던 숙부에게 부모님의 유산마저 빼앗긴다. 세상에 홀로 선 '선생님'은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상처를 받기 싫어 에고이즘으로 똘똘 뭉친 인간으로 변한 '선생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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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다. 입으로 말한 마음은, 과연 진실한 마음일까? 거짓된 마음일까?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오로지 자신만이 느낄 뿐.

'선생님'은 어릴 적 부모님을 갑작스럽게 여의고 믿었던 숙부에게 부모님의 유산마저 빼앗긴다. 세상에 홀로 선 '선생님'은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상처를 받기 싫어 에고이즘으로 똘똘 뭉친 인간으로 변한 '선생님'은 사랑을 쟁취하고 결혼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친구인 K에게 상처를 주고 자살로 내몰게 된다. 사랑하는 이와 결혼은 했지만, 그때의 충격으로 자신의 내면에 갇혀 살게 되는 '선생님'과 '내'가 만나게 된다. 언제나 알쏭달쏭한 말을 하는 선생님. 

"나도 외롭지만 자네도 외로운 사람인 것 같군. 나야 나이가 있으니 외로워도 흔들리지 않고 견딜 수 있지만, 아직 젊은 자네는 그러기 어렵겠지. 흔들릴 만큼 흔들리고 싶겠지. 그러다보니 뭔가에 부딪혀보고 싶을 걸세."
"저는 전혀 외롭지 않습니다."
"젊다는 것만큼 외로운 것도 없지. 그게 아니라면 왜 이렇게 자주 나를 찾아오는 건가?"
- p 27 중에서 - 

사랑하는 아내와 사는 '선생님'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삶이야말로 고립되고 고독의 극치로 몰아넣는 극한의 상황. 내면은 황폐해지고 허약하지만, 버티고 살아가는 '선생님'의 앞에 얼쩡대는 '나'는 가장 가까운 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자신의 비밀과 내면의 사악함을 털어놓고 싶은 대상이 된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특별히 취직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시골에서 세상물정 모르고 사시는 부모님에게는 자랑의 대상이다. '나'는 그저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게 좋다. 부모님의 기대는 부담스러울 뿐이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에서 한참을 있게 된 그는 '선생님'의 긴 편지를 받는다. 

자신의 내면이 얼마나 추악하고 보잘 것 없는 것인지, 그 때문에 얼마나 괴로웠는지. 담담하지만 생생하고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가족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우연히 들어가게 된 하숙집의 아가씨를 사랑하게 된 '선생님'. 고향 친구인 'K'를 자신의 방에 불러들여 살기 시작하면서 이상한 기운이 감돈다. 철저하게 자신을 고립시키며 살아온 'K'는 어느 날 '선생님'에게 '아가씨'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친구 'K'의 성격으로 봐서는 털어놓은 감정 자체가 큰 것이었을 것이다. 또한, 믿는 친구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용기를 보였던 것. 하지만 '선생님'은 그의 고백을 듣고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선생님' 또한, 오래전부터 '아가씨'를 좋아했던 것. 'K'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가씨의 어머니에게 미리 선수를 쳐 결혼 약속을 받아낸다. 'K' 혼자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친구에게 뒤통수를 맞은 셈.

'선생님'은 믿었던 숙부에게 배신을 당한 이후로 인간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었고, 자신은 피해자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자신이 가해자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것도 교묘하게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사랑을 낚아채며 우정을 저버렸다.
'K'는 결국 자살을 해버린다. '선생님'도 예상 못 했던 사건. 친구의 자살에 자신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실마저 은폐하고 만다. 그렇게 '아가씨'와 결혼한다.

"유서의 내용은 간단했네. 그리고 약간 추상적이었지. 자기는 의지가 약해 어려움을 이겨낼 자신도 없고 앞날에 대한 희망도 없기 때문에 자살한다는 내용이었네. 그리고 지금껏 내게 신세 진 것에 대해 간략하게 고맙다는 말을 덧붙였네. 신세진 김에 사후 처리도 부탁한다고 적혀 있었네. 사모님에게 폐를 끼쳐서 죄송하니 대신 사과해 달라는 말도 있었지. 내게 고향에 연락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네. 필요한 말은 한마디씩 전부 씌어 있는데, 아가씨의 이름만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네. 유서를 다 읽고 나니, K가 일부러 아가씨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네. 하지만 가장 내 가슴을 울렸던 부분은, 먹물이 남아서 마지막에 한 줄 덧붙여 쓴 것 같은, 좀 더 일찍 죽었어야 하는데 왜 지금까지 살아 있었던 걸까, 하는 대목이었네." - 294p 중에서
 
좀 더 일찍 죽었어야 하는데 왜 지금까지 살아 있었던 걸까, 라는 대목은 '선생님'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다. '선생님'은 자신만의 행복을 얻으려 친구에게 불행을 주었다.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결국 죄책감과 자책감으로 '사랑'을 얻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마음속의 짐을 사랑하는 아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다. 그 괴로웠던 '마음'을 '나'에게 털어놓는다. 누구에게도 못했던 말을 차곡차곡 꺼내어놓고 그도 '자살'을 선택한다.

'마음'.

더 없이 괴로운 마음. 그 마음 때문에 상처를 받고, 그 마음 때문에 상처를 주었다. 그 고통은 아무리 노력해도 씻겨지지 않았고, 결국 그 마음을 이기지 못해 최후의 선택을 한다.

그 내면의 고백이 가슴을 울린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j******e 2010.09.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