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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w or Gent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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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작품에는 재치 있는 대사가 많이 등장한다. 물론, 그 중에는 해학의 효과를 노리고 과잉 구사된 것도 제법 있어서, 혹은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소화하지 못한 게 꽤 되어서, 보는 이들에게 매번 무릎을 치게 하거나, 전체로서 마법과 같은 흡인력으로 한층 기분을 북돋우거나 하는 데에는 실패했다(잘 짜여진 코미디는 언제나 이런 붐업 무드로 관객들을 전송할 수 있음). 여튼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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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작품에는 재치 있는 대사가 많이 등장한다. 물론, 그 중에는 해학의 효과를 노리고 과잉 구사된 것도 제법 있어서, 혹은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소화하지 못한 게 꽤 되어서, 보는 이들에게 매번 무릎을 치게 하거나, 전체로서 마법과 같은 흡인력으로 한층 기분을 북돋우거나 하는 데에는 실패했다(잘 짜여진 코미디는 언제나 이런 붐업 무드로 관객들을 전송할 수 있음).

여튼 결과로서 남은 기대 흥행은 가성비로 따지자면 1편이 최고였고, 이 3편이 그 다음쯤이며, 2편이 꼴찌라고 할 수 있다(이후에 나온 4, 5편은 논외- 물론 늦게나마 후속작이 나와 반갑기는 했으나[또, 그런 취지로 리뷰를 당시에 남기기도 했으나] 이 프랜차이즈는 트릴로지로 완결이 이미 되었다고 봄). 소재가 시의적절하게 채용되기도 했고(어제 언급), 당시 한창 뜨기 시작하던 새뮤얼 L 잭슨이 (우리 보기에는 잘 모르겠어도) 그 특유의 엄청난 활력과 개인기로 특히 흑인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엄청 큰 몫을 했겠다.

아마, 등장하는 총 시간을 다 합계해 봐도 새뮤얼 L 잭슨의 비중이 좀 더 클 것이며, 팽팽한 긴장이 지배하는 이 액션물에서 의외로 가슴 뭉클하게 해 주는 몇몇 씬에서 그가 담당하는 몫은 어느 정도는 대체불가능이라고 해 줘도 된다. 우선, 영화가 다 끝나갈 무렵 그루버 일당이 버리고 간 모선에 엄청난 용량의 폭탄과 함께 묶여 있던 그 장면에서, 주스(잭슨 扮)는 일이 틀려지자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날 버리고 탈출하라."며 매클레인을 독려한다. 종래 그렇게나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던 듀오였고, 더군다나 일이 망쳐진 건 그 직전 매클레인이 서두르다 도구를 놓친 엄청난 과실 탓이었던데도 말이다. 여기서 매클레인이 내뱉는 한 마디도 걸작인데, "안 그래도 떠안고 사는 짐이 많은데 너에 대한 죄책감까지 이제 더 걸쳐야겠냐?"이다.

다음으로는 제레미 아이언스가 어울리지도 않는 쎈척 연기를 선보이는 씬보다(솔직히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만능 유틸리티인 줄 알았던 그가 이런 역을 얼마나 못하는지 깨달았다. 이분은 그저 엉큼하게 복수의 여성들에 접근하고 나도 못 이기는 척 간 좀 보다 막판에 "미안해, 내 뜻은 그게 아니었어"라며 위선적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그런 역이라야 제격), "인간적으로는 차마 못 할 짓이지만 나를 따르는 수많은 입을 먹여살려야 하니 어쩔 수 없다"며, 이 와중에 불필요한 희생(소위 콜래터럴 대미지)은 최소한으로 줄여 주는 몇몇 고독한 결단을 내리는 그런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보자. 주스가 현재 그루버 일당에 의해 장악(영어로는 이걸 siege라고 한다. 이 단어를 일괄적으로 '계엄령'으로 번역하는 건 타당치 않다고 내가 한 달 전쯤에 어느 리뷰에 적었음)된 연준 건물에 접근하자, 경계 근무 중이던 부하들이 그루버에게 문의한다. "그 깜둥이가 오고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잠시 생각하던 그루버는 "보내 줘라."고 최종의 지시를 전달한다. 그런 말은 극중에 안 나오지만, "알고 보면 선량한 시민의 책무를 다하느라고 이 난장판에 끼어들었을 뿐인데 저 깜둥이야 뭔 잘못인가?" 같은, 분명한 인식, 지극히 이성적인 사고가 이 순간 발현된 것이다. 실제로 매클레인을 혼내 주기 위해 꾸민 음모에 이 주스가 느닷 개입하여 일이 처음으로 꼬였을 때도, 그루버는 시종 그를 '굿 사마리탄'이라 부르며 지성인의 여유와 인문적 성찰의 흔적을 감추지 못 한다(정통 나치의 관점에서라면 그자리에서 폭사시켜야 할 일개 장애물일 뿐인 흑인인데도 그루버는 매클레인보다 이 사람에게 더 관대한 조건으로 게임에 임함). 속으로는 얼마나 낭패의 탄식을 연발했겠는가. 아무리 우월한 두뇌라도 모든 변수를 통제하며 상황을 교통지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목숨 걸고 임해야 할 작전에 쓸데없이 장난질과 낭만을 개입시키니, 부하들로부터의 불평(원래 나치에는 이런 게 절대 있어선 안 됨)도 이만저만이 아닌데다 헝가리 출신 동업자인 타르고가 특히나 동요하는 기색을 보인다. "그만 좀 하자고 젠장!" 겉모습으로 봐선 전혀 아닐 것 같아도(즉 , 무슨 스위스 귀족 학교에나 다니면서 유년기를 다 보냈을 것만 같아도) 제레미 아이언스는 영국의 노동자 계급 출신이다. 반면 타르고 역의 닉 와이먼은 하버드를 졸업한 초 엘리트며, 원래 미국에는 많이 배우고 윤택한 가문 출신이 이런 진지한 정극 배우 직업을 갖는 예가 많은데, 사실 알고보면 1950년대의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게 놀라운 점임. 닉 와이먼이 애써 되지도 않는 영어를 기계가 낭독하듯 한 음절 한 음절 끊어 읽는 대사 연기가 관객 입장에서는 또하나의 볼거리며(그는 하버드 출신입니다요), 반대로 아이언스의 그것은 대단히 어색한데도(독일인으로 설정되어 있음) 워낙 고정팬들이 아우라를 덧씌우며 열광하다 보니 저게 잘하는 연기인지 뭔지 냉정히 판단하기가 당시로선 어려웠다. (계속)

s****o 2016.05.26.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