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기억속에 있는 계절은 사계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저마다의 독특한 색으로 우리를 찾아오곤 한다. 하지만 그의 기억속에는 또하나의 계절이 있다. 천둥의 계절, 신의 계절이다. 겨울과 봄 사이에 찾아오는 짧은 계절을 신계神季, 혹은 뇌계雷季라 불러 봄과 겨울과는 확연하게 구분지었다는 온穩의 사람들... 이름 그대로 천둥계절인 그 때가 오면 온의 세상은 무언가 알 수 없는 일들이 찾아온다. 그 짧은 계절속에서는 그동안 어긋났던 일들에 대한 심판이 이루어진다고 그들은 믿었다. 그래서 그들은 천둥계절동안 꼼짝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과 관계없이 그들은 그 천둥계절에 모든 것들이 정화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천둥계절속에는 새로운 세계가 잉태되어져 있다고 그들은 믿는다. 그들은 말한다.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세상은 하계라고.. 그렇다면 그들은 신神일까? 아니 내가 보기에 그들은 결코 신이 아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다. 단지 살아가는 모습이 약간 다를 뿐...
쓰네카와 고타로의 작품 《야시》가 출간되었을 때 알 수 없는 매력에 이끌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책을 읽지 못했다. 그 흔한 편견의 벽을 넘지 못한 탓이다. 호러물 혹은 환상소설이라 불리워졌던 책들이 나에게 안겨 준 느낌이 그리 산뜻하지만은 않았던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너무 허무맹랑한 환상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었고,가끔씩 이런 설정은 너무 찜찜하다 그냥 넘어가고 싶다고 생각되어지는 대목들이 내게는 마치도 기어가는 벌레를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던 탓도 있었다. 하지만... 이 소설 《천둥계절》은 판타지물임에도 불구하고 산뜻하게 다가왔다. 책속의 세상으로 발을 들여놓고 한걸음씩 걸을 때마다 '참.. 맑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포장지를 뜯는 순간부터 그 자리에 주저앉은 채로 읽게 된 책이다. 온의 세상에서 살게 된 하계의 소년 겐야를 따라가며 이야기는 시작되어지지만 어쩌면 그 소년속에 내가 들어가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소설은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로 구분되어져 있다. 가상의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다시 돌아오는 나와 그 현실의 세계에서 가상의 세계로 들어가버린 나를 찾기 위해 가상의 세계를 찾아 나서는 내가 만나는 지점에서부터는 그야말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한다. 소설의 구성을 살펴보면서 나는 각 나라의 신화를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북유럽신화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인간이 사는 하계와 신들이 사는 천상, 그 사이 중간세계.. 소설속의 온은 어쩌면 바로 그 중간쯤인 세상일 것이다. 중간중간에 느껴졌던 일본의 무속신앙에 대한 것들은 차라리 정겹게 다가왔다. 어느 나라든 그나라만의 무속신앙은 존재한다. 특히나 아주 작은 것들에게까지도 그들만의 의미를 갖게해주는 일본의 토테미즘과 애니미즘은 볼 때마다 참으로 신비롭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인간과 자연의 끈을 이어주는 것이 무속신앙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에 그런 것들이 내게는 가끔씩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하니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온穩은 어쩌면 우리의 정신세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정신세계와 육신의 세계를 넘나드는 의식은 바로 영혼일게다. 정신이 추구하는 바는 끝도 없이 넓고 깊지만 육신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은 모든 것들이 제한적이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아마도 환상적인 이미지에 매달려 사는지도 모르겠다. 영원한 삶을 꿈꾸고, 내가 찾아 헤매이던 그 꿈과 이상이 모두 이루어지는 세상.. 아무런 근심과 고통없는 평온을 꿈꾸는 그곳.. 바로 그곳이 이 소설속의 온처럼 느껴지는 까닭이 무엇일까?
우리가 살면서 힘들지 않을때가 있을까? 오로지 평온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면 그 순간들이 정말 행복하게 느껴질까? 삶의 여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기에 신의 존재도 필요할지 모른다. 힘겨울 때, 넘어져서 울고 싶을 때 생각지도 않게 신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의 존재를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문제는 종교관을 떠나서이다. 정말 무의식중에 나도 모르는 새 간절한 마음으로 신을 원할때가 있다. 감히 말하지만 우리의 삶이 평탄하고 원만할 때 신을 찾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왜 그럴까? 그만큼 나약하고 그만큼 미미한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은 아닐까? 소년 겐야에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찾아온 불행의 씨앗.. 그것은 진정 불행이었을까? 아닐 것이다. 저 왔던 자리로 되돌아가기 위한 하나의 분기점이었을 것이다. 동기가 되어주는 것은 많다. 소년 겐야에게로 바람의 새가 날아들었던 것도 자신이 알 수는 없었으나 그가 절실한 마음으로 원했던 까닭이리라.
소설속의 바람와이와이는 정령이다. 어떤 책에선가 본 것 같다. 아주 맑고 흔들림없는 영혼의 소유자에게 정령이 찾아온다고.. 소년 겐야에게 찾아와 자리잡은 바람의 새가 말했었다. 이 아이의 샘물은 마음을 편하게 한다고.. 우리가 지금 잃어가고 있는 순수純粹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신화적인 의미로 볼 때 신과 인간의 세상을 넘나들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존재.. 그 정령이 새의 모습으로 소년에게 찾아와 잃어버린 소년의 기억을 되찾아가는 여정길에 동행해주지만, 바람의 새 역시도 그 소년을 통하여 해야 할 숙제가 있는 것을 보면 신은 절대로 자신의 힘을 거저 주지 않는 모양이다.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만난 후 다시 현실의 세계로 돌아 온 소년은 이미 소년이 아니다. 어쩌면 그 천둥계절이 가리키는 모든 것들이 우리의 일상은 아니었을까? 우리가 치열하게 살아내야 할 순간들이 머물렀던 시공간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이미 정해진 운명대로 살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소설속에 등장하는 여럿의 화자들은 서로 씨줄 날줄처럼 엮여진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다면 서로의 기억속을 더듬어보면 된다. 그래서 나는 잠시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지만(사실 뒷부분에서 약간은 뒤엉킨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탓에 나는 화자들의 기억속을 여러번 들랑거려야만 했었다) 소년 겐야가 살아내야 했을 그 천둥계절속의 시간들은 내게 참으로 신선한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소설속에서 무시무시한 느낌으로 등장했던 도바 무네키의 전설.. 그 도바 무네키가 안고 있었던 것은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힘겨운 장애물일수도 있고, 우리가 내려놓지 못한 채 짊어지고 가야할 등짐일수도 있을 것이다. 도바 무네키는 자신이 점찍은 사람에게는 기어코 찾아가 절망을 안겨주고 있지만 그에 대응하는 바람와이와이가 내게 있어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의 삶이 나를 힘들게 하고, 길을 잃어 지쳐 있을 때 절망을 알게 해주는 귀신조 도바 무네키가 나에게도 찾아오겠지.. 그런 때 나도 바람와이와이를 외쳐 불러보고 싶다. 나에게 내려와 줘... 그러면 '당신이 필요한 힘을 나누어주겠습니다' 라고 말해주는 그런 바람의 새가 내게도 날아와 줄까? 그런데 이쯤에서 나는 생각해보지 않을수가 없다. 내가 그만큼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졌는가? 묻고 있는 지금 느닷없이 가슴이 뭉클해지는 까닭을 알 수가 없다. /아이비생각
|
|
기억속의 그 땅 온에는, 봄여름가을겨울 외에 또 하나의 계절, 신의 계절이 있다. 쓰네카와 고타로. 새로운 이름이 나의 머릿속 깊이 각인된다. 오쿠다 히데오, 가네시로 가즈키, 호시 신이치, 요시모토 바나나, 츠츠이 야스타카, 에쿠니 가오리...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일본 작가와 작품들 속에서 새로운 작가와 충격적인 작품을 만났다. 인간의 상상력은 도대체 어디까지 일까? SF와 판타지 소설의 작가들은 정말 그 세계를 보았 거나 먼 미래에서 온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충격이다. '천둥의 계절'과의 만남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작가의 두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야시'라는 작품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그 작품에서 진화한 작품이 바로 <천둥의 계절> 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야시]를 만나보지 않았던 나에게 이 작품은 진화와 발전이 아닌 충격적인 작품 이라고 말하는게 맞을것 같다. 현실세계와 다른 독립적인 세계, 격리된 세계 '온(穩)'. 혼돈과 환상이 가득한 그 세계의 매력에 휩싸여 버리고 말았다.
평범한 소년, 아니 가족 모두를 끔찍하게 잃어버린 어린 소년이 현실세계와 다른 온 이라는 세계와 현실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환상적인 모험이 그려진다. 穩. 평화로울 온 그렇게 평화로운, 바깥세계에 알려지지도 보이지도 않는 세계에 사는 겐야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누나와 함께 바깥세계에서 건너온 겐야는 한 노부부의 품에서 성장한다. 온에 찾아오는 겨울과 봄 사이 천둥의 계절, 어느 뇌계에 누나는 사라지고, 혼자가 된 겐야. 아이들은 바깥세계에서온 겐야를 따돌리지만 그의 곁엔 호다카가 있다. 어느날 바람의 와이와이라는 바람의 정령이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오게 되고... 바깥세계 와의 경계인 무덤촌을 지키는 오도 아저씨와 만나면서 바깥세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이후 천둥의 계절에는 어김없이 실종 사건이 벌어지고, 귀신조와 온마을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건들의 실체가 밝혀지고, 그에게 닥쳐온 사건으로 인해 '온(穩)' 을 떠나게 된다.
<천둥의 계절>은 '온(穩)'에 사는 겐야의 시점과 바깥 현실세계에 사는 열네살 아카네의 시점으로 구분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카네는 친엄마가 죽고 계모의 시달림 속에서 살아가는데, 단짝 친구 이토 시오리를 통해 '온(穩)'과 바람의 새, 풍경조에 대한 환상을 듣게된다. 계모의 폭력에 가출을 하게된 아카네는 살인 청부업자 도바 무네키의 손에 죽음의 순간을 맞게된다. 한편 '온(穩)'을 떠난 겐야는 얼마후 호다카를 만나고 하계세상 을 향한 그들의 모험과 아카네의 생사를 건 사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온(穩)'의 귀신조, 천둥계절에 일어난 실종의 비밀, 살인사건, 도바 무네키, 스가와라 에리, 겐야의 비밀과 아카네, 풍령조(風靈鳥) 와 바람의 정령... 특별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인 이야기와 겐야의 모험, 그리고 미스터리를 담은 비밀의 문이 열린다. ![]()
쓰네카와 고타로의 첫 작품 <야시>를 만난 독자라면 조금은 익숙한 장면들과 전개방식 이 낯익을 지도 모르겠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작품속에 등장하는 '온(穩)'이나 동자귀신, 다카마가하, 그리고 귀신조 등 일본의 신화나 설화, 민속이 많이 차용되었 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낯선 이런 환상적인 소재들이 이 소설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것 같다. 겐야와 나기히사, 도바 무네키, 아카네로 이어지는 시점의 변화를 통해서 하나의 이야기를 다양하고 다각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재미를 준다. 수호천사를 연상시키는 풍령조, 바람의 와이와이는 책의 표지에서 처럼 화려한 모습을 하고 우리를 환상적인 상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온(穩)' 이라는 독특한 세계와 바깥 현실 세계를 연결하면서 마지막에 등장인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연결고리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가을이 찾아오고 겨울이 끝났을 때, 이 땅에는 천둥계절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한편 <천둥의 계절>은 겐야의 모험을 통해 청소년시기의 성장을 다루고 있는듯 보인다. 아픈 가족사와 아이들의 따돌림, 조그맣게 피어오르는 사랑, 그 시기에 두드러지는 만남과 이별....을 통해 청소년기, 찬란하면서도 아픈 상처와 방황을 치유하는 그 빛나는 시간을 '천둥 계절'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모험과 환상이 가득한 환타지 장르를 사용 함으로써 별 거부감없이 재미있게 상처와 방황을 치유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은 흘러 간다는거 알지?" 라는 누나의 말처럼, 현실세계에 머무른 겐야에게 천둥계절은 시간을 따라 흘러가고 없어져 버린다. 그렇게 방황과 상처는 치유되는 것이다. 우리의 청소년들을 돌아본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책속에 묻혀 지내는 아이들. 환상 이 존재할 만한 틈이나 공간은 보이지 않는다. 현실에 얽매이는 부모의 밑에서 천편 일률적 학습과 독특함은 철저히 배제된 모습이다. 우리의 곁에 <천둥의 계절>과 같은 환타지 소설이 많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도 아마 그럴것이다. 남들과 다른것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풍토가 비슷비슷한 문학작품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려서부터 하나의 답만을 강요받는 현실이 아이들에게서 우리의 미래, 꿈과 희망을 빼앗아 버린건 아닐까? 아이들이 하늘 높이 날개를 펼칠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일, 아이들이 꿈꿀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 주는일, 그것이 앞으로 우리 어른들에게 남겨진 과제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 책 <천둥의 계절>을 만난 아이들에게, 그들의 천둥 계절은 소중한 추억이 될것이다. |
|
표지를 보자마자 굉장히 멋지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전작인 '야시'도 그랬지만 표지부터가 멋진 세계가 펼쳐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했다. '야시'를 읽어본 것은 아니었지만 친구도 정말 재밌다고 격찬을 했었고 어디선가에서 본 평도 '환상의 세계', 또는 '몽환적인 세계'를 정말 잘 표현했다고 쓴 기사가 생각이 났다. 이런 기대를 갖고 펼쳐본 책은 역시나!! 선택이 탁월했다는 생각이 들게했다. 제목 그대로 '천둥의 계절'이 살아있는 세계 '온'. 온에서 본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이세계가 되겠지만 우리의 눈에서 본다면 온은 그야말로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세계였다. 그 세계를 이만큼이나 깔끔하게 표현했다는 것. 이것 또한 작가의 장점이 아닌가싶다.
이 작가를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일상생활이라기보다는 좀 더 몽환적인 그런 생활을 잘 써내려가는 듯싶다. 문체도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책을 펼치자마자 단번에 이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처음은 가볍게.. 뒤로 갈수록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나 명쾌하게 써내려갈 수 있다니.. 이 책뿐만이 아니라 이 작가의 다음 책도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한 소년의 '천둥의 계절'에 관한 이야기. - 눈을 감고, 시간들 두고. 천천히 기억해 봐. 그리고 모든 것을 잊어. 지금은 그걸 하라고 있는 시간이니까. 그러다 보면 봄이 올 거야.-
'천둥의 계절'이 지나가면 모든 것이 정화되어 만물이 시작되는 봄이 온다.
다음번에 쓰네카와 고타로. 이 작가는 또 어떤 책을 들고 어떤 모습의 봄을 보여줄까.. |
|
상상력의 끝은 어디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이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의 대다수는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 ‘온’ 그리고 그 지도에 조차 있지 않은 세계인 ‘온’에만 존재하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4계절 후의 또 다른 계절인 ‘천둥의 계절’ 이 ‘천둥의 계절’은 단순한 사계절 이외의 또 하나의 계절이 아닌 모든 일이 일어나는 시간이자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인 것이다. 천둥의 계절이라는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단순히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지역은 천둥이 많이 치는 계절을 가지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 책에서 등장한 ‘온’이라는 곳은 천둥과 뇌우가 함께하는 천둥의 계절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와 관계된 사건들은 나의 상상을 뛰어 넘는 이야기 들이었다. 책을 받았을 때는 이미 읽고 있는 책이 있었기에 우선은 한 켠에 치워두었던 터라 이 책 ‘천둥의 계절’을 접한 것은 받은 지 조금 지난 후의 일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고부터 마지막으로 책을 덮기까지는 정말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깊이 빠져들어 책 읽기를 단숨에 마치고야 말았다. 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공간은 지도에조차 존재하지 않는 ‘천둥의 계절’이 존재하는 세계인 ‘온’과 전쟁이 있고 문명이 발달된 현재세계 그리고 그 두 세계를 왕래 할 수 있는 문지기가 지키고 있고 일반인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인 세 개의 공간이다. 이 세 개의 공간에서 이야기의 주인공인 ‘겐야’에게 벌어지는 일들 및 이미 일어났던 일들을 통해 앞으로의 삶을 향해 한걸음 나아가게 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겐야는 누나와 함께 ‘온’이라는 세계에 살고 있다. 이 ‘온’이라는 세계에는 ‘천둥의 계절’이라는 정화의 계절이 존재하는데, 이 ‘천둥의 계절’이 있던 어느 날 누나가 사라지게 되고, 겐야에게는 바람와이와이라는 존재가 붙게 된다. 친구도 없이 왕따 생활을 하던 겐야에게 호다카와 료운이라는 친구가 생기게 되고, 그들과 함께 즐거운 삶을 맞이하는 듯 했지만, 다른 세계에서 온, 바람와이와이가 달라붙어 있는 겐야는 우연히 문지기를 만나게 되고, 그 문지기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온으로부터 달아나는 신세가 되게 된다. 이야기는 겐야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여 누나인 아카네의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오버랩되는 마지막까지 숨막히게 흘러간다. 풍부한 상상력으로 읽는 사람을 순식간에 빨아들여버리는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 이 소설을 읽고 나니 책 띠지에 적힌 쓰네카와 고타로의 데뷔작인 <야시>를 빨리 접해보고 싶다. 정말 너무나도 새로우면서도 재미있는 책이었다. |
|
환타지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서점에서 표지가 눈에 띄어 우연히 보게 된 야마모토 슈고로 상 최종 후보작 천둥의 계절... 쓰네카와 고타로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 책 천둥의 계절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소설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읽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새벽까지 읽고 있는 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더라구요... ^^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전개되어 끝까지 읽기 전에는 내용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현실과 온이라는 환상의 세계.. 책에는 온이라는 환상의 세계가 더 살기 좋다고 하지만 저의 생각은 두 세계중 어느 곳이 더 살기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천둥의 계절에 사람이 없어지는 것을 읽으면서 저는 우리나라의 고려장이 생각났는데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전혀 다른데 말이죠... 현실 세계의 아카네 가족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새 엄마가 아이를 죽였던 사건들이 많았었죠... 또한 나기히사의 이중성을 보고 역시 사람속은 알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천둥의 계절에 사라진 겐야의 누나인(친누나는 아니지만) 아카네의 행방이 정말 궁금했는데(저는 죽었다고 생각하고 왜 죽었는지가 궁금했는데) 끝에 밝혀져서 저의 궁금증이 확 풀렸습니다. 끝까지 풀리지 않았던 의문은 대학생 하야타가 누구인가 하는 것입니다. 책 속에는 일본의 전통 문화가 많이 스며 있어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부분에 겐야는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오고 새는 하늘로 날아가 또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겠지요... 쓰네카와 고타로의 다른 작품 야시와 가을의 감옥도 읽고 싶어지는군요... 겐야가 현실 세계로 돌아가면서 아카네가 했던 말인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잘 표현한 것 같아 옮겨 봅니다... ’가만히 떠올렵 봐. 지난 한 해에 일어난 모든 일들을 눈을 감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기억해 봐, 그리고 모든 것을 잊어. 지금은 그걸 하라고 있는 시간이니까. 그러자 보면 봄이 올거야.’ 힘들어도 참고 견디어 순간을 넘기면 다시 희망이 올거라 생각하며... |
|
천둥의 계절. 한국에 소개되는 쓰네카와 고타로의 두번째 작품이다. 처음 야시를 만났을때부터 이 작가의 심상치않은 상상력에 반해버렸지만 천둥의 계절에서 다시 만나게된 작가의 세계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한편으론 야시와 비슷한 느낌의 책이라고 할수가있는데 야시보다는 좀더 세계가 넓어진듯한 느낌? 그런 느낌이었기에 책읽는 시간이 더욱 즐겁고 행복했던건지도 모르겠다.
천둥의 계절속에 "온"이라는 지도에도 나타나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 일본내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지만 그리고 사람들이 살고있지만 누구나 쉽게 온에 들어가서 살수는 없는, 세계속의 또 다른 세계. 그런 "온"에는 천둥의 계절이라 불리우는 계절이 있는데 이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중 겨울이 지나고 찾아오는 계절, 그게 바로 천둥의 계절이다.
천둥의 계절을 읽으며 작가의 첫작품인 '야시'안의 또 다른 단편인 '바람의 도시'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람의 도시에서 이야기하던 "고도"를 통해서 사람이 아닌 유령들이 살아가는 세계와 비슷한 설정이랄까..? 바람의 도시가 짧게 끝나서 안타까웠던 나로써는 천둥의 계절이 더더욱 반갑게다가온건 당연한 사실이다.
주인공인 겐야는 천둥의 계절에 누나품에 안겨서 온에서 전해내려오는 전설들을 듣고있었다. 전설에 의하면 천둥의 계절에 나쁜짓을 한사람은 귀신이 내려와 잡아가기때문에 집밖에 나가면 안돼고 착하게 살아야한다는 이야기를 하던중.. 내려치는 천둥소리와 함께 누나가 흔적도 없이 실종된것이다. 어린 겐야혼자 살아갈수없기에 겐야는 가미쿠라씨네에서 함께생활하게되는데 누나를 잃어버린 어린 소년이 혼자서 사회에 적응한다는게 쉽지만은 않은일.. 마을아이들에게 따돌림도 당하면서 고생고생을 하게되는 겐야가 안타까운마음이다.
겐야는 호다카라는 소녀를 만남으로써 따돌림을 당하던 모습에서 벗어날수있게된다. 호다카는 온에 대해서 많은것을 알고있는데 모두 친오빠인 나기히사가 들려준 이야기들이다. 어느날 알게된 무덤촌에 대한 이야기에 호다카와 겐야는 무덤촌으로 탐험을떠나게되고 그날 겐야는 마을의 한 노파에서 바람와이와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된다.
그후에 일어나는 살인사건과 범인으로 지목된 겐야. 하지만 억울한 누명을 쓴 겐야의 이야기는 온에서 통할리가 없으며 뒤늦게 알게된 사실은 겐야는 처음부터 온의 주민이 아니었다는 점과, 만약 잡히게 된다면 겐야는 사형이라는 사실들때문에 결국 겐야는 온을 떠나게된다. 그리고 겐야몸속에 존재하는 바람와이와이 정령덕분에 온을 벗어나 다행히 추격자들에게 잡히지 않고 하계(온이외의 일본을 그들은 하계라고 부른다)로 피할수있게된다.
책속에 등장하는 온의 이야기라던가 하계의 이야기, 혹은 바람의 정령 와이와이나 전설들, 무덤촌에서 찾아오는 유령들과 상인들의 이야기까지. 작가 특유의 상상력이 마음껏 펼쳐진 책속에서 읽는 내내 마음이 들뜨는걸 숨길수가없었다. 야시나 바람의 도시에서도 마지막이 안타깝게 끝맺더니.. 천둥의 계절에서역시 주인공의 마지막이 살짝 안타까워서 역시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
뭐랄까.. 좀 더 행복하게 만들어줬어도 좋지않았나요? 라고 물어보고싶은 기분이랄까? 겐야가 힘든 시간을 겪은 만큼 좀더 행복해졌으면했는데.. 두권의 책 모두 마지막 묘한 여운을 남기는것이 작가 특유의 매력인것같기도하다. 야시를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라면 천둥의 계절도 즐겁게 읽을수있을것같다.
|
|
유령과 신,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가상의 공간인 '온' 이라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어둡지만 환상적인 이야기.
왕따, 고립된 지역, 사계절 외에 유령들이 판을 치는 천둥치는 계절이 존재하고 '무덤촌' 이라는 불길한 곳에 대한 어두운 이야기들로 이야기는 시작하지만, 무섭다거나 어두운 분위기보다는 신기하고 궁금해지는 이야기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지역인 '온' 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고립되어있고, 또 외지에서는 어떻게 알고 가끔 찾아오는 것일까.
그런 의문들에 집착하기 보다 이 책은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에 집중해서 읽는 것이 이 책에 푹 빠지게 되는 방법이다.
어린시절 기억이 희미한 겐야, 그는 희미하게 자신의 육체에 들어온 '바람와이와이' 정령의 존재를 애써 묻으며 평범하게 살고자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곧 알게 된다. 마을 아이들의 은근한 따돌림의 원인이 실은 자신이 '온' 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라 '밖에서 온 인간' 이었다는 것을.
그런 자신에게 유일하게 먼저 다가와 친구가 되어준 소녀 호다카와의 즐거운 시간도 잠시.
사라진 자신의 누나처럼 갑자기 사라진 호다카 오빠의 친구에 대한 일로 호다카의 오빠 나기히사와의 다툼이 생기게 되고 마을을 떠나야 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때부터 난데없이 '아카네 사타케' 라는 새로운 여주인공이 겐야와 번갈아가며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이어지게 되는가를 특이한 구성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궁금함을 불러일으켜 책에 더 깊이 빠지게 해준다. 또한 이러한 구성은 책의 처음과 마지막에 반복되는 누나의 말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 시간이 흘러간다는 거, 알지?
나는 고개를 주억거린다. 누나 말대로 시간은 흘러 사라진다. 1초 또 1초, 과거가 된다. (중략)
- 가만히 떠올려 봐. 지난 한 해에 일어난 모든 일들을.
누나는 계속 말한다. 눈을 감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기억해 봐, 그리고 모든 것을 잊어, 지금은 그걸 하라고 있는 시간이니까. 그러다 보면 봄이 올 거야. - p.10
중간중간 스쳐지나가는 이름들은 나중에 겐야의 과거와 모두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나는 사실 처음엔 시간이 섞인 구성을 이해하지 못해서 '온에서 나가는 자' (겐야) 와 '온으로 가려는 자' (아카네).
이 두 남녀가 시간상으로 정말 만나기까지 궁금함, 이해, 해소, 놀람, 재미..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정령의 계절이나 귀신조, 동자귀신, 문지기 그리고 온과 현실세계를 막고있는 차원(?) 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흥미로웠다.
지극히 일본답기도 했고, 그러한 일본 전설들이 적절하게 각색되어 재미를 주고 있어서이다.
익히 알고 있던 이야기라도 이 책속에서는 꼭 다른 새로운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공서생물은 평생을 공중에서 살아. 인간은, 적어도 평범한 인간은 감지할 수 없는 영역에서 살아가지. 갈아 있든 죽어 있든 그림자도 형체도 확인할 수 없어. (중략) 공중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것들이 살고 있거든. - p.167
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아카네가 간절히 믿어 보였던 것처럼, 지금 내 주위에도 모습을 감추고 나를 스쳐지나가는 어떤 존재와 '온' 같은 색다른 나라가 숨어있단 생각을 해 보았다. 쉽게 발견할수도 없고 한번 가면 다시 이 세계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온' 으로 가는 입구를 찾으면 나도 겐야나 호다케, 아카네처럼 확신과 용기를 가지고 그 문을 열 수 있을까.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