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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표지에 귀여운 글씨가 아름다워 신라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를 애잔하게 그려놓은 책 일거라는 기대를 했다. 신라 시대. 서라벌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사랑을 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을까 궁금해 하며 책을 펼쳤는데..... 우왕.....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이런 이야기는 분명 허구이겠지만, 허구의 이야기를 상상하고 글을 썼을 때엔 그만한 역사적 흔적이 남아 있었을 텐데... 과연 이런 흔적이 남아 있었단 말인가? 모두 5개의 꼭지를 가지고 그 시대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익히 들었던 이름이고 어떤 사람들은 처음 들어본 이름이지만 지금 내가 가진 가치관과 비교하면 많이... 대략 난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가치관이란 어떤 시대에 어떤 상황을 가지냐에 따라 변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 내가 가진 생각으로 그들의 삶을 천하다거나 미개하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5개의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연제 태후’편과 ‘변신’편이다. 연제 태후는 지증왕의 부인이라고 한다. 지증왕의 양물이 한 자 다섯 치였다는 기록은 강력한 왕권에 대한 상징이라고 역사학자들은 말하지만 그 보다 작가는 그 엄청난 남자와 혼인한 대단한 왕비, 연제 부인에 대해 주목했다. 연제 태후는 걱정한다. 중국에서 불교가 들어오면서 토속 종교 였던 신권의 교합례가 점점 그 의미를 잃어간다고 생각한다. 신을 대신한다 생각했던 신라의 왕족들은 체구가 컸고, 그것을 자랑으로 삼았다. 그 거대한 체구를 가지고 신전에서 교합례를 치르면 백성들은 더욱 부자가 되고 신라는 더욱 살기 좋아진다고 믿었다. 하지만 성골끼리의 혼인으로 점점 작은 아이들이 태어나고 중국에서 불교가 들어오면서 그들의 신권은 약해져간다. 또 하나의 이야기 ‘변신’은 대단히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성골에서 왕위를 잇지 못하자 진골출신인 춘추공이 황제가 되었다. 신의 풍모라 일컬을 만큼 아름답고 용맹한 황제였지만 그는 수백 년 물려온 황자의 왕관과 용포를 물려받을 수 없었다. 거대한 몸집의 소유자 였던 성골 왕들의 옷과 왕관을 물려받을 수 없었던 진골 왕 춘추는 그 옷에 맞게 누워서 먹기만 한다. 하루 쌀 여섯 말, 술 여섯 말, 수꿩 열 마리를 먹어 치운 황제는 위장이 찢어지는 고통이 찾아 와도 먹기만 한다. 성골들이 가진 거대한 몸을 갖기 위해... 신라를 공부할 때 이런 이야기는 없었다. 물론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삼국유사 태종 춘추공 편 경신년에 백제를 멸한 뒤로는 점심을 없애고 다만 아침과 저녁만 먹었는데 그래도 이를 합치면 하루에 쌀 여섯 말, 술 여섯 말, 꿩 열 마리였다 는 기록만으로 이런 상상을 했고 이런 이야기를 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조금은 획기적이고 다소 과장될 수 있었지만 이야기 자체는 파격적이다. 신라의 오랜 신념이었던 신에 대한 제사와 불교라는 종교가 들어오면서 겪게 되는 갈등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새로운 종교나 가치관이 한 시대에 정착하기 위해선 갈등과 고민과 의견들이 서로를 향해 못을 박는다. 오랜 기득권의 세력과 신진 세력 간의 의견 다툼도 흥미롭다. 시간을 거슬러 신라인들의 삶을 들여 보았다. 일반 백성들의 삶은 아닐지라도 그 시대의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하게 되어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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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이 갖는 매력을 나는 사랑한다. 역사적 사실과 작가적 상상력이 혼합되어 있는 역사소설은 진실과 상상력 사이의 오묘한 긴장감이 화학작용되어 매우 맛난 문장을 만들어낸다. 더욱이 우리네 역사를 담고 있는 한국역사소설의 그것은 더욱 풍요롭고 매력적이다. 이정명의 『바람의 화원』이 그랬고, 김경욱의 『천년의 왕국』이 그랬으며, 신경숙의 『리진』도 그랬고, 김훈의 『남한산성』 또한 그랬다. 중국 청나라 때의 대학자 장학성(章學誠)이 언급한 '칠실삼허(七實三虛)'의 논리적 배율을 굳이 인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역사소설 속에 내재된 작가의 상상력을 음미하는 것은 과히 매혹적이다.
Written by Davi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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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플 때나 집중이 잘 안 될때에나 소설을 읽는다. 이번에 열흘 동안 눈도 못 뜰 정도로 심한 감기를 앓으면서 침대 근처에 여러 책들을 흩뜨려 놓고 한 대목 읽다가 미뤄두고 했다. 결국 유일하게 완독해낸 책은 이 소설뿐. 그만큼 이야기의 흡입력이 강하고 매력적이다. 좀 더 건방지게 말하자면, 이런 이야기 내가 쓰고 싶었는데 이 작가분이 먼저 써서 화딱지가 날 정도이다. 특히 선덕여제를 짝사랑하던 지귀가 심화를 못 이겨 불의 신으로 변신하는 장면은 <삼국유사>를 처음 읽던 어린 시절부터 내가 삼십 여 년간 아껴 두던 모티프인데, 오 이런, 아쉽고도, 아쉽도다!
이 책은 연작 소설집이다. 작가 심윤경씨가 지증대왕의 부인인 연제부인를 다룬 <연제태후>, 영랑과 준랑의 애정관계와 준랑의 혼인식 관련 여인들의 파티장면을 다룬 <준랑의 혼인>, 최초의 진골 출신 신라왕인 김춘추의 성골에 대한 콤플렉스를 다룬 <변신>, 세 화랑과 한 여인 사이의 애정의 갈등 관계과 신라 고유의 신앙과 풍속, 외래 종교인 불교의 갈등 관계가 멋지게 어우러진 <혜성가>, 삼국 통일의 영웅인 김유신의 개인적 삶과 관련 인물들의 회한을 원효대사의 법회장면과 같이 그린 <천관사>란 다섯 이야기가 한 권에 담겨 있다. 기존의 신라 배경 이야기들과 다르다. 비유를 하자면 정극 사극이 아니라 <황산벌>인셈.
사실 이 소설집이 처음 나왔던 4년 전에 이 책에 관심을 두긴 했었는데, 매체에서 광고문안으로 내세우는 '선데이 서라벌'에다가 '비보이 화랑'이란 점에 질려서 그만 관심을 끊었더랬다. <화랑세기>관련 연구서들과 이덕일씨의 미실 재조명, 그리고 소설 <미실>등과 관련해 김부식이 감추어버린 신라인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에 편승하되, 신라인들의 당시 삶의 진실보다 성적인 흥미거리만 다루고 있는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뒤늦게 이 매력적 소설을 읽고 나니, 광고문구에 질려서 당시 이 책을 바로 읽지 않는 나의 경솔함이 후회된다. (알고보니 '선데이 서라벌'과 '비보이 화랑'의 표현은 소설 뒤쪽 '작가의 말'에 있었긴 했다. 다른 이들의 오버는 아니었다. )
소설은 아주 매력적이다. 1200년도 더 이전의 인물들인데 눈 앞에 그들의 감정이 생생히 살아 있는 것 같다. 또, 고대 이래 고유의 풍속과 신앙 체계를 갖고 있던 신라가 외래 문물인 당의 정치 제도나 불교에 밀려 처음에는 문화 갈등을 겪다가 점차 힘을 잃어가는 과정이 잘 드러나 있다. 한 시대의 교체, 변화 과정의 비장미가 바탕에 깔려 있어 아련하면서도 그리운 무엇이 문장에서 느껴진다. 교합례 등 성적인 부분은 내 입장에서는 도덕적으로 받아들이기 그리 쇼킹하지 않다. 서양으로 치면 기독교의 승리 이전에, 동양으로 치면 불교와 유교의 승리 이전에 고대 풍습의 역사를 알던 사람들이라면 그저 그려러니, 작가가 이 부분을 꽤 공부했군, 하는 생각이나 할 정도이다.
그런데 소설 읽고 참고 문헌 목록이 궁금하기는 또 처음이다. 이 저자분은 과연 어떤 책을 공부하고 이 소설을 썼을까? 김대문의 <화랑세기> 주석서나 화랑세기 관련 이종욱 교수 해설서를 확실히 읽어보신 것 같은데. 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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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심윤경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나는 한국의 여성 작가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지인들에 대한 일종의 의리로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읽었다. 너무 작위적이어서 몰입이 안 됐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뭔가 있겠지 싶어서 [달의 제단]도 읽었다. 사람들은 형식을 많이 칭찬하던데 개인적으로 형식과 내용이 좀 겉도는 것 같아서 이 역시 그다지 몰입이 안 됐다. 아, 이런! 나랑은 인연이 아닌가봐 하던 차에... 일 년여 만에 다시 심윤경 작가의 소설을 읽게 됐다. 신라를 배경으로 한 연작소설 [서라벌 사람들].
별점이 낮은 걸 보니 기존 심윤경 작가 팬들은 실망을 한 모양인데, 개인적으로는 여지껏 내가 읽었던 세 작품 중에서 이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일단은 술술 잘 읽히고, 이야기가 재미있다. 참 재미난게 내가 살았던 시기를 다룬 위의 두 작품은 왠지 인위적인 냄새가 강해서 거부감이 들었는데, 이 작품은 신라가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이 모두 살아 있다. 박물관 속 유물과 사람들이 모두 살아난 것처럼 생생하다. 매우 역동적이고 맛깔난다. 마치 눈 앞에서 모든 일들이 벌어지는 것처럼 시각적이다.
야, 이거 각색해서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 싶다. 신라를 배경으로 했던 작품은 없었으니 나름 차별성도 가질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바로 '변신'
책 소개에 있는 줄거리를 잠깐 보도록 하자.
三. 변신
일단 선덕여왕과 지귀가 나온다. 이 이야기만으로도 매우 볼거리 많고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이것은 부수적이다. 정작 이 이야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열왕이다. 신이 되고자 했으나 되지 못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할까?
매우 극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하고 괴기적이면서도 짠하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인문과 인문의 기억이지만 마지막 무열왕의 장면에서 숨이 딱 멎는다.
이거 영화로 만들면 완전 대박날 것 같다. 어떤 장르로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매우 많은 의미들을 담을 수 있는 이야기이자 소재이다.
특히 인문과 무열왕이 만나는 마지막 장면은 임팩트가 크다. 내가 돈이 있다면 당장에 판권을 사고 싶을 정도다.
암튼 심윤경 작가의 팬들이 보면 다소 의아할 수도 있겠으나 나는 이제서야 이 작가가 좋아졌다.
역사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단순히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이라고 해야 할지는 알 수 없으나 무겁지 않고 너무 유려하지 않은 이런 스타일 맘에 든다.
개인적으로 샨샤의 [측천무후]의 문체는 장점은 인정하면서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렇게 호흡이 짧으면서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스타일, 참 좋다.
아직 안 읽어본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얼마나 사료에 기반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작가가 보여주는 신라는 보암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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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봄부터 2008년 봄까지 계간 <실천문학>에 연재되었던 심윤경의 연작소설. 연재 내내 한 계절, 한 계절 찾아 읽었는데 드디어 출간이 되었다. 띄엄띄엄 보던 작품을 묶어 단숨에 읽어내렸다. 연재되는 동안 읽었던 때와는 또 다른 맛! 심윤경을 처음 만난 건, 2002년 여름께,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통해서였다. 그해 읽었던 소설 중 가장 아름다웠던 작품이었다. 그후로 나는 잠정적(!)인 그녀의 팬이었더랬다. <달의 제단>과 <이현의 연애>를 거쳐 또다시 만난 <서라벌 사람들>. <삼국유사>를 바탕에 둔 마술적 상상력, 그러나 화랑을 비보이로 원효대사를 서태지로, 선덕여왕을 다이애너비 같은 시대의 아이콘으로 형상화한 발칙한 상상력은 오랜만에 이른바 문단의 대세로 떠오른 팩션 문학의 또 다른 새로운 세계를 맛보게 해준다. 묘사는 소름이 돋을 만큼 실감나고 힘있으나 섬세한 문체는 신라인들의 자유분방한 삶의 이면들을 생생하게 되살려내는 데 맞춤하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변신>이라는 연작의 한가운데 놓인 작품 속의 선덕여왕. 백성들은 선덕여왕을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면서도 한없이 사랑하는데 그 이유를 작품의 한 장면에서 엿보았다. 보잘것없고 미천한 지귀의 마음을 어여삐 여겨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 그 마음, 낮은 곳으로 향하는 통치자의 그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끝끝내 오만과 독선으로 점철된 통치자 아래, 불운한 시절 날씨마저 수상하다. 천둥 번개가 온 밤 내내 승했던 지난 밤, <서라벌 사람들>이 나와 함께했다. 유쾌했고 우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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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서울’이라는 잡지를 안 읽어본 40대가 있을까? 개중 많은 30대도 이 잡지에 엃힌 추억은 상당수있을 것이다. ‘삼한땅 골짜기 마다 날고 뛰는 슈퍼스타들을 취재한 선데이 서라벌’ 이라는 부제 아닌 부제를 들고 나온 책이 바로 ‘서라벌 사람들’이다. 이렇고 보니 어찌보면 굉장히 통속이요, 그시대의 선데이 서울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이 봐서는 안될 무슨 금서 같은 생각도 잠시 들지만 막상 책장을 넘기다 보면 탐독하는 어린 아이처럼, 앞장과 뒷장의 연결이 궁금하고 일렬로 쭉 펴놓고 한눈에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만큼 신선하고 눈앞에 그림을 그리듯 상상하게 된다. 정말 이렇게 살았을까? 유교가 지배하고 불교가 지배하기 전 우리나라, 신라 서라벌 인들은? 물론 책속에 나오는 것처럼 유물들을 보면 그런 기운이 없다고도 볼 수 없지만 과연 책속에 서술 되듯 이렇게 자유롭게, 신과 가까이서 직접 소통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적인 것을 중시 여기고, 성을 숭상하듯 표현하고. 행 혹은 불행을 생각하는 모습이 정말 우리 조상들의 모습이었을까? 이것이 오로지 작가의 상상이건 아니면 실제의 기록과 많은 가설위에 짜여진 단순한 허구이든 기존의 우리가 가진 조상에 대한 이미지와는 발칙스러울 만큼 상큼하게 다르다. 그러면서도 거부감이 없는 것은 그것이 아마도 인간이 가진 태초에 가까운 모습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책의 서두를 장식하는 연제태후의 이야기부터 이 책이 그리 단순한 상상력으로 빚은 책이 아니라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데 책을 읽어 나가다보면 작가적 상상력과 예리한 역사적 관점 그리고 풍부한 야사와 정사를 넘나드는 지식으로 단단하게 다져졌다는 답으로 결론을 내리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마지막에 천관사에 이르러 보면 김유신과 천관녀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원효대사의 법회에서 화랑이 악기를 연주하고 화주들이 춤을 추는 장면 등은 그런 모든 것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절정을 느끼는 순간 나는 이미 황룡사의 커다란 마당에 원효대사의 법회를 보려고 몰려든 수많은 군중속에 하나였다. 우수수 낙엽소리에/ 나직한 발소리/ 섞여 다가오는 것 아닌가?/ 뛰는 가슴 누르고/ 귀기울여도/ 문고리는 흔들리지 않네/ 아아 그리운 마음이 / 귀를 속인 듯하여 신라의 낭주들이 부르던 노래가사다. 이 노래는 시대흐름상 어렵고 복잡한 노래가사에 외면을 받게 되는데 어떤 복잡하고 유려한 단어들이 쏟아져 들어간 노래 가사보다 더 가슴에 와 콕 박힌다. 아마도 신라 서라벌 사람들의 후손이라서 그런가? 밤! 신라 서라벌 황룡사를 거쳐 안압지를 돌아 더운날 석빙고에 얼음을 꺼내 산책길 오래된 나무아래 앉아 화랑들의 연주에 화주들의 멋들어진 춤 한판을 구경하고 싶다. 그렇게 아침이 밝아오면 어찌보면 먼 길이지만 쉬엄쉬엄 유신과 천관녀의 사랑을 기리며 술이라도 한잔 부어드리는 길 떠나 보는 것. 책을 덮는 순간의 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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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이란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었다. 단원과 혜원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였고,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이야기 구조가 흥미로웠다. 역사적이야기라 생각하고 읽는다면 분명 문제점도 있을 수 있겠지만, 허구적 소설이란 사실을 감안하고 읽는 다면 작가의 상상력은 거의 판타지에 가까웠다고 본다. <서라벌 사람들>이란 책을 이야기 하면서 새삼스럽게 바람의 화원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역사에 대한 작가들의 상상력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실, 제목만 보았을땐 정말 서라벌사람들에 대한 소박한 역사소설정도의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 총 다섯편의 연작으로 구성되어진 이 소설은 시작부터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작가의 상상력이 너무 당돌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으니..그런데 생각 해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지난 과거사들이 모두 진실은 아닐터, 작가의 상상력이 한 편으론 고맙기도 했었다. 그래서 비록 상상력의 근거한 이야기이긴 했으나 지나온 시간들에 대해 그렇게 상상을 해 보는 것이 오히려 신선하기까지 했다.
작가의 상상력은 책을 읽는 내게 여러모로 고마움을 느끼께까지 했다. 예를들면, 연제태후에서 종교를 받아 들이는 문제라든가,준랑의 혼인에서 나타는 타인과의 관계들에 대한 받아들임 혹은 인정하기등이 그러했다. 작가의 상상력이 독자로 하여금 오히려 자기만의 방법으로 해석해 보고싶은 충동까지 만들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했다. 나도 모르게 열심히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그 사실 보다 그 상황을 바라보며 분석하고, 그 속에 2008년을 오버랩 하고 있었다.
향가<혜성가>를 읽으면서 작가가 만들어 낸 상상력은 또 얼마나 흥미롭던지...
마치 야사를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작가의 역사를 뒤집어 볼 수 도 있는 판타지에 가까운 상상력은 흥미로웠다.그러나 판타지에 가까운 상상력이 생각 하고 본다면 글이 지극히 평면적인 느낌이었다.
조금더 생동감 있고, 긴장감이 감돌 수 있는 그런 구조였다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어 내지는 않았을까?
책을 읽는 중간중간 살짝 지루하기도 했다. 작가의 상상력만 있었을 뿐 그 상상력을 담아 낼 무언가가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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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서라벌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과거를 되돌려 회상하고 역사에 살을 입히는 것은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닐 것이다. 과거는 아무래도 살아보지 못한 현실! 아니던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드러내는 키워드를 발견하고 풀어내기도 힘들거니와 과거의 역사를 그것도 대하역사식의 건국스토리나 영웅담, 원전이 명확한 연의 같은 류가 아니라 오밀조밀한 생활의 모습을 재현해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서라벌사람들의 첫번째 미덕은 당시 서라벌 사람들의 여러 모습을 왕이나 화랑 스님들의 일을 여러 목소리로 재현해 놓은 데 있는 듯하다.
두번 째 미덕은 그 중심에 신국이라는 전통과 불교 혹은 유가라는 신진문물이 이입되고 갈등하고 경쟁하다가 자리잡는 것을 여러 계급의 이야기로 풀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사회나 그런 새로운 것과 전래의 것이 경쟁하고 소멸하고 생성하는 사회문화경제적 진보와 보수가 있기 마련인데 - 600년~ 700년 경 신국의 문제는 불교와 유가의 도이을 둘러싼 갈등이었나 보다.
이 과정에서 신국의 천제와 교합례를 되살려 놓은 것; 신당의 이야기는 서라벌사람들의 세번 째 미덕이다. 물론 이런 제례가 실제했는지, 천제나 신당이 실존했더라도 이런 형식의 교합례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를 재구성해놓은 것도 재미나다.
연작소설이라는 형식은 어쩌면 독자들에게는 책에 몰입하는 것을 불편하게 만드는 장치 중의 하나일 듯하다. 사실은 주제를 드러내는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2008년의 현실에서는 장편소설에 익숙해진 도가자들이 다수인데,,, 나 역시도 장편에 익숙해져 있어 좀 읽으면 이야기가 바뀌고 바뀌는,,, 낯섬!
심윤경의 약간은 파격적 변신! 두고 보면서 즐길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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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로써....심윤경이라는 작가는 내게 생소하다.... 서라벌 사람들....이라.... 일단 제목에 흥미를 얻어 집어든 책이다.... 다섯 가지 이야기로 엮여지 연작소설.... 기존에 신라 이야기들이 둥글둥글 했다면.... 조금은 더 사실적이고,,,,진보한 소재나 필체로 다뤄진 듯하다.... 깊이 있게 읽히진 않았으나 흥미있게 보았다....
덤...^^ (소설속에 등장하는 서라벌 사람들을 알아 보자...)
연제부인 : 신라 제22대 지증왕의 비(妃). 등흔(登欣) 이찬의 딸로 성은 박씨임 (본 권에서 연제부인은 거인의 신으로 표현 된다..)
김춘추_태종무열왕 [太宗武烈王, 604~6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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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책
심윤경 작가의 화두 "글" 과 "말"이 이번에 색다른 옷을 입었다. 늘 그랬던 것 처럼 첫 장은 속도가 나지 않다가 중반에 접어들면 속도가 붙는다. 내가 이미 책속 세상에 익숙해 졌다는 의미일까? 하지만 이번 책은 좀 달랐다. 이전 작품과 너무 달라서 아직 낯 설다.
왠지 나는 심 작가의 홀수번 책들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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