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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나는 역사 속의 인물이나 과거 속에 살았던 유명한 사람들은 대게 나와 같은 유년기를 보낸 적이 없을 것이고, 그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어른이었으며 처음부터 그들이 하고자 했던 일을 해냈던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들은 나와는 달리 사랑, 증오등 감정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오로지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만 몰두해 지금의 유명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착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게 생각하며 고정관념 속에서만 살던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꺼내 주었다.
나는 어렸을 적 미술을 즐겨했고 좋아하긴 했지만, 미술가나 작품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었다. 이 책의 주인공 반 고흐란 사람도 그저 학교 수업에서 잠깐잠깐 들어본 것이 다일 뿐이었다. 그러나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 책을 보는 순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가셰박사에게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반 고흐가 그의 딸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이다. 사실, 이제껏 나는 가슴이 뛰는 사랑이라던가를 해 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남들이 말하는 두근거리는 감정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 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마르게리트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모든 것들은 그런 감정을 이해하도록 만들기 충분했고, 심지어는 마치 내가 사랑을 하고 있는 듯 황홀한 기분마저 느끼게 해 주었다. 그녀의 서술은 하나하나 섬세하고 아름다웠고, 진정한 사랑에 빠지면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것만 같아졌다.
사실, 사람들은 예술과 관련된 책이라면 무조건 어려워한다. 그 예로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단 몇 시간동안 이 책을 봤던 사람들 중 반 이상이 단순히 '반 고흐'라는 이름을 보고는 재미없을 것 같다고 했다. 똑같은 사랑이야기인데 왜 예술가가 얽히면 어렵게만 보이는 걸까? 사실 난 이 책을 읽고 이런 책이라면 많은 리뷰가 적혀 있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아름다운 책을 읽지 않았을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나왔으나 몇 십여개의 리뷰가 있는 다른 책과는 달리, 이 책의 리뷰는 한 손으로도 셀 수 있을 정도여서 깜짝 놀랐다. 나에게 있어 이 책은 내가 읽었던 어떤 진부한 사랑이야기보다 감동스러웠고, 나를 떨리게 만들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도 단순히 어려울 것만 같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 책을 통해 바쁜 생활 속에서 잊고 살았던 설렘이라는 감정을 느껴보았으면 한다.
나의 첫 리뷰가 '반 고흐의 마지막 연인'에 쓰여진다는 것이 뿌듯하고, 내가 느꼈던 모든 감정들이 나의 부족한 표현력으로 인해 충분히 표현되진 않았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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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역사소설을 제외하고는. 하지만 서양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레 art fiction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첫번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소설 책을 이렇게 '정독'해 보기는 처음 인 것 같다. 한장면 한장면 마치 영화를 보듯 내 머릿속으로 상상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이야기이다. 오랫동안 사용법을 잊고 지낸 '상상'이라는 내 머릿속 장치가 이렇게 활발이 움직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반고흐 그림의 모델이 되었던 폴 페르디낭 가셰 박사와 그의 딸 마르게리트 그리고 반 고흐의 사랑 이야기. 소설이긴 하지만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끌려 다시 반 고흐의 작품들 이 담긴 도록을 뒤적이다 정원에 서 있는 마르게리트를 모델로 그린 그림을 유심히 살펴봤다. 서로를 향한 그리움이 느껴지는지...
가셰박사의 집을 방문한 고흐가 그날 비가와 정원 대신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한다는 마르게리트의 말에 "비가 온 후에는 태양을 훨씬 더 만끽할 수 있습니다."라고 응답한다. 역시 예술 가는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인가 보다. 이에 대한 마르게리트는 "화가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봐요. 하지만 종종 여자는 그 한계만을 볼 뿐이죠."라고 응수한다. 아버지와 동생의 뒤치다꺼리로 결혼은 상상할 수도 없는 그녀의 한계를 풀어낸 말이 아닐까???
이 책을 통해 또 하나의 좋은 출판사를 알아낸 기쁨도 무시할 수 없을 듯 하다. <아트북스>. 여기서 나온 art fiction 시리즈를 읽는 것으로 이번 달을 보내야 겠다. 예술가들의 삶을 상상하며 그들과 교류하는 것. 생각보다 재밌고 여운이 오래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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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앨리슨 리치먼이 고흐의 작품을 조사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빈센트의 마지막 열정을 사랑이야기와 버무려 만들어낸 소설이다. 1890년도 5월에서 7월사이, 빈센트 반 고흐가 죽기전 70여일간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짧았던 사랑의 이야기다. 마지막 연인 마르게리트의 관점에서 이야기는 시작되며 끝을 맺는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고흐는 파리 근교에서 주로 지내다 병세가 심해져 우울증과 발작증세 치료를 위해 가셰 박사가 있는 프랑스 북쪽의 작은 마을 오베르쉬르우아즈에 도착한다. 가셰 박사는 빈 센트의 마지막 치료를 담당한 의사이다. 가셰 박사에게는 딸 마르게리트와 아들 폴이 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마르게리트는 가셰 박사 집안의 한 부속처럼 요리 하고, 청소하며 조용히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나가야 했다. 고작 스물한살인 그녀였다. 가셰 박사는 본인도 우울증을 겪고 있었는데 늘 방어적이었으며 극도로 남의 눈을 꺼려서 가족들을 울타리 안에서만 생활 하게 한다. 장을 보거나 교회를 가는 최소한의 일을 제외하곤 외출을 할 수 없었다. 마르게리트는 교육을 받지도 못하고 그 또래가 읽는 소설도 맘대로 보지 못한다. 그런 은둔적인 생활을 해서였을까? 삶의 도피처를 찾는 그녀. 사랑을 알고 싶어하고 경함하고 싶어하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나타난 빈센트... 그녀는 한 눈에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다. 화가들은 특별한 눈을 가진 것 같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한 눈에 진의를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는걸까? 그런 비범한 눈으로 받아들이고 손을 거쳐 멋진 작품으로 탄생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이 그녀에게 한걸음씩 다가간다. " 당신을 그릴 수만 있다면 이렇게 심란하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초상화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전 주제를 주의 깊게 고릅니다. 신중하게요. 백 년 후 제 초상화들을 보는 사람들이 제가 처음 그림을 보았던 것처럼 봐주기를 바라는 겁니다. 환영처럼... 고르고 고른 성스러운 은세공품처럼." 마르게리트 가셰를 대상으로 3점의 초상화를 그린다. 마지막으로 그린 1점은 이 소설 속에서는 마르게리트와 빈센트만 아는 어떤 동굴속에 숨겨져 있는데, 아직 못 찾은 듯 하다. 하지만, 이 둘의 사랑은 제대로 시작 하기도 전에 시련이 찾아온다. 아버지가 둘이 몰래 만나는 사실을 알게되고 딸을 감금하며, 빈센트 자신도 가정을 꾸리기엔 가진게 너무 없는 것과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발작증세... 쉽게 그녀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한다. 마지막으로 마르게리트 가셰의 초상화를 그리고 난 후 자살을 한다. 정신적 우울과 가난의 고통속에서 힘들게 살다가 끝내는 자살을 선택하는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 오베르에 있는 70일 동안 빈센트는 무려 70여점이 넘는 그림을 열정적으로 그려낸다. 아쉽게도 빈센트 생애에는 그다지 빛을 못 보던 작품들이 사후 1,2년이 지난 후 큰 호응을 받는다. 사랑도 마음대로 가져보지 못한 채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정만 작품으로 남긴채 서른일곱의 아까운 생은 그렇게 끝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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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갤러리에서 반고흐의 해바라기를 보고 이유없이 느꼈던 슬픔에 한동안 정신이 멍했던 적이 있었다. 그 후에도 한 번 더 그 작품을 보러 갔었고, 언제나 그렇듯 그의 모든 작품은 이상하게도 날 슬프게 만들었다. 아마도 그의 인생사가 슬프고 불쌍해서 그런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그만큼 그의 드라마같은 인생의 한 조각을 필두로 한 아트픽션은 많다. 최대한 그림과 자료를 근거로 실제에 가깝게 그려내려는 노력으로 예술가의 인생 또한 예술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닐까. 이 책 또한 그 중 하나로 보아도 될 것 같다.
반고흐가 정신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머물렀던 오베르의 가셰 박사의 딸인 마르게리트와의 사랑이 이 책의 중심적인 스토리이다. 평생을 집안에 갇혀서 아버지인 가셰박사와 남동생인 폴의 시중을 드는 일에 바쳐야 하는 마르게리트는 기차역에서 단번에 반고흐의 비범함을 알아본다. 그 후 서로에게 점점 끌리게 된 둘은 결국 그녀 가족의 반대와 반 고흐의 자살로 끝내 사랑을 이루어내지 못한다.
이 책이 더욱 각별한 이유는 저자가 직접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가셰 박사 컬렉션 전시회의 카탈로그와 여러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썼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에 살고 있던 두 명의 이웃들의 생생한 증언 또한 토대로 하였기 때문에 이 작품이 그저 픽션에 그친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스스로 세상과 담을 쌓고 오직 그림으로만 소통했던 반고흐이기에 그에게 사랑은 어떤것인지 더욱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평생을 독신으로 홀로 살아갔던 마르게리트를 그린 두 점의 초상화가 반고흐의 그녀에 대한 마음을 가늠해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지만 진실은 그 둘 외에는 어느 누구도 모르는 것이 아닐까. 누구도 알지 못하는 진실과 그 진실을 그저 상상해볼 수 있는 그림만으로 소설을 만드는 것이 아트픽션이 언제나 매력적인 이유이다. 더군다나 반고흐를 주인공으로 한 것은 무엇이든 그저 예술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내가 그와 그의 작품을 너무 사랑해서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