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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고르고 보는 기준만큼이나 책을 선택하고 읽는 기준은 다양할 것이다. 나 또한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책을 선정한다. 그 중 제목과 표지디자인, 색감이 나에게 매력적이냐, 그렇지 않느냐는 책을 고르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이다. 거기에 책의 미리보기와도 같은 목차까지 훌륭하다면 고르지 않을 수 없다. 이 책 또한 처음엔 제목과 더불어 심플하고 청량감 넘치는 푸른 색감의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눈에 띈 목차―시작하며, 현대사회, 인간의 삶, 질문과 신호, 자유와 자기 이야기, 모순과 세신감―은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안 그래도 현대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의 원인들이 궁금했던 차였다. 나의 삶이란 무엇이며, 어떤 질문들과 신호들에 선택하며 살아가는지 알고 싶었다. 자유로운 삶에선 어떤 이야기를 할지, 모순이란 것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알려줄 것 같았다. 그렇게 고른 이 책은 한마디로 ‘삶이 예술이 되는 문턱’이라고 생각한다. 노동보다는 소비가 더 미덕이 된 현대사회 속에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합리성과 효율성, 성장에 도취되어 있었다. 과정과 연대라는 미덕은 머리로만 알 뿐이고 실제로는 타인들과 미디어 환경에 휘둘리기 바빴다. 이런 삶 속에서 과연 나는 어떤 예술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생각들이 물밀 듯 밀려왔다. 반가웠던 건 공부하는 학도로써 익히고자 했던 신념들의 상당부분이 일치하는 것이었다. 가령 “공부는 낯선 것에 대한 경험 같은 겁니다. 늘 보던 사람, 늘 보던 풍경, 늘 하던 행동이 아닌 다른 것들에 대한 접촉이죠(49-50쪽).”와 같은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용기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진정한 공부를 통해 나와 세상을 알고 꿈을 꾸게 될 것이다. 꿈을 꾸기 위해 호기심을 배양한다면 결국 여러 가지 이성과 감성을 건드려 아름다운 예술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나는 백화점, 미술관 등을 소비하며 문화라고 착각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사람이고 싶다. 또한 호기심을 멈추지 않고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자 한다면 내가 원하는 자유와 지혜를 얻을 수 있겠다는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요컨대 이 책은 나에게 삶을 바라보는 지혜 중 하나를 제시해 주었다. 강연의 형태로 쓰여진 책이라 읽기에 부담이 적었다. 특히나 저자를 한 번 뵌 적이 있기에 읽는 동안에 실제로 그 분의 육성이 들리는 듯도 했다. 사회학을 전공하신 탓인지 삶과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의 주제들은 현실적인 한편 추상적일 수밖에 없었는데, 흘려보면 어렵기도 했다. 그래서 조금은 더 친절한 설명이 뒤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대체적으로 담백하고 명료하게 표현한 점은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