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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라는 단어를 적어놓고 보면, 달콤할 것이라는 느낌과 쓸 것 같다는 느낌이 차례로 떠오릅니다. 우선은 달콤하거나 때로는 새콤한 사과를 먹고 싶다는 생각과,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고통스럽게 고민했던 순간이 떠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야기에서는 느낌이 쓴 사과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일이 나약함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동양이나 서양 모두 공통적일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1949년에 제작된 서부영화 <황색 리본을 한 여자>에 출연한 영화배우 존 웨인이 ‘이봐, 절대 사과하지 마. 그건 약하다는 표시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남자 주인공 브리틀스 대위를 연기한데서 ‘존 웨인법’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변해서 이제 진정한 사과는 “패자의 변명이 아닌 리더의 가장 쿨하고 현명한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사과가 왜 현명한 전략이 되는가 하는 문제는 꽤 오래 전에 아론 아자르가 쓴 <사과 솔루션; http://blog.yes24.com/document/6636355>을 [북소리]에서 소개하면서 다룬 바 있습니다. 이 책을 소개하면서 ‘사과’란 “일방, 즉 가해한 측이 자기 잘못이나 그가 얻게 된 원성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를 본 상대에게 후회나 양심의 가책을 표현함으로써 양측 당사자들이 조우하는 것”(48쪽)이라는 설명을 인용하고 ‘하지만 사과에 사용되는 단어와 상황에 따라서는 동정이나 유감의 뜻으로 변질되거나 오히려 사과의 의미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라는 제 생각을 적었습니다. 사과의 뜻을 제대로 담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에드윈 바티스텔라교수의 <공개 사과의 기술>은 이런 고민을 더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는 미국 오리건 주 애쉴랜드에 있는 서던오리건대학의 인문학부에서 언어의 형태적 현저성, 태도, 구문론 등을 연구하는 언어학자입니다. 사과편지 쓰는 것을 도와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사과의 뜻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관심을 가졌고, 결국 이 책을 쓰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저자는 사과에 사용되는 언어, 철학, 사회학 등을 검토하여 사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사과의 바탕에 깔려 있는 원칙을 이해함으로써 사과를 잘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저자가 서문에 요약한 이 책의 얼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두 10개의 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의 말미에는 서너개의 대표적 사례를 정리하여 책 읽는 이가 논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모두 36개의 사례들은 사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혹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4장에서는 사과의 절차와 사과에 사용된 언어를 소개하고, 5~6장에서는 고백과 변명에 초점을 맞추며, 7~8에서는 전국적인 차원의 사과와 국제적 사과를 다루었습니다. 9~10장은 사과의 동기와 대중문화에 나타난 사과를 논합니다. 저자는 우선 캐나다의 사회학자 어빈 고프먼이 <공생적 관계>에 적은 ‘우리는 사과할 때 자신을 둘로 분리한 뒤 과거의 자신을 던져버린다’라는 사과의 이론을 인용합니다. 고프먼은 “사과는 비난받아 마땅한 자신과, 한 발 물러서서 비난하는 사람들과 공감하는 자신, 다시 말해 정상적인 관계로 복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자신으로 분리하는 행위를 나타낸다(22쪽)”라고 사과를 요약합니다. 잘못을 저지른 것은 분명 자신이기는 하나 과거의 자신이며,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는 자신과 같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은연중에 새로운 자신은 과거의 자신과 달리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자랑스럽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과를 하는 데는 외적인 이유와 내적인 이유가 있다고 하는 아론 아자르의 설명과 부합됩니다. 내적인 이유는 피해를 당한 사람의 고통을 공감하고, 자신을 처벌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며, 자기 이미지에 값하지 못한 실수가 수치스럽다는 것이며, 외적인 이유는 잘못을 바로 잡고 자신의 평판을 복구할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기 보다는 설명을 통하여 부득이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사과보다는 해명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해명과 사과는 언어를 통하여 잘못의 의미를 바꾼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과가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는 데 반하여 해명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사과를 한다는 의미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사과가 이루어지려면 사과하는 사람보다는 사과를 받는 사람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상대와 교감이 잘 된 경우에는 수위가 낮은 사과도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상대의 의중과 겉도는 사과는 넘치는 수위에도 불구하고 실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과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가해자가 인정하거나 잘못한 내용을 적시하고 피해가 발생했음을 이해하는 ‘적시’의 단계와 가해자가 잘못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보완적’ 단계가 있습니다. 물론 사과에 대한 피해자의 응답 역시 수락하거나, 거부하거나, 재논의를 하는 등의 선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과하는 구체적 방법, 즉 사과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룬 부분을 읽으면서 문화적 차이를 실감하게 됩니다. 옮긴이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습니다. 영미권에서 사과에 보통 쓰이는 말로는 “sorry(미안합니다)”, “regret(유감입니다)”, “I was wrong(내 잘못입니다)”, “forgive me(용서해주세요)”, “excuse me(실례합니다)”, “pardon(미안합니다)” 등이 있고, “I apologize(나는 사과합니다)”를 가장 공식적인 말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I apologize”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로 사과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지만, 다른 표현들은 사과의 의미가 표면에 드러나지 않고 암시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sorry”는 화자의 감정을 드러내는 형용사이며, “regret”은 정신 상태를 알려주는 능동사, “I was wrong”은 도덕적 혹은 사실관계의 오류를 인정하는 말이며, “forgive me”는 정중한 지시로 표현된 요청이라는 것입니다. “I apologize(나는 사과합니다)”의 경우도 완벽한 모양새를 갖추려면 ‘어떤 사람에게’, ‘어떤 일로’라는 직접 목적어와 간접 목적어를 분명하게 밝혀야 합니다. 한 걸음 더 나가서 ‘진심으로’와 같은 부사를 사용하거나 ‘~를 하고 싶습니다’와 같은 어구를 더해서 사과의 의미를 보완하면 좋겠습니다. 미국의 철학자 존 설은 사과를 적절하게 하는 네 가지 조건이 있다고 했습니다. 1. 진술은 화자의 과거 행동을 언급하고, 2. 화자는 그것이 피해를 끼쳤음을 인정하며, 3. 그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하고, 4. 그 언어 행동은 화자와 청자가 공유한 언어에서 사과로 간주된다는 것입니다.(이를 명제적 행동, 준비 조건, 신실성 조건, 필수 조건이라고도 합니다.)(82쪽) 저자는 신실한 사과만 다룬 것이 아니라 자기변호, 즉 변명에 관해서도 언급합니다. 새뮤얼 존슨은 1775년에 펴낸 영어사전에서 apologize라는 동사를 ‘특정인이나 사물을 편들어 호소하다’라고 정의하고, 명사는 ‘변호보다 변명’에 무게를 두었다고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수사학자 B.L. 웨어와 윌 린쿠겔이 소개한 부인(denial), 생색내기(bolstering), 차별화(differentiation), 초월(transcendence) 등 자기변호의 네 가지 전략을 인용하고, 이를 각각 ‘나는 그것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다’, ‘나는 더 높은 소명의식이 있다’라고 설명하였습니다. 한편 베노이트는 이 전략을 부인(denial), 회피(evasion), 축소(reduction), 시정(correction), 굴욕(mortification)의 다섯 가지 수사적 대응으로 세분하였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정치인들의 행동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고, 그들이 무언가 잘못한 경우에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의 행보는 잘못과 그에 대한 사과로 점철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뒷날까지도 입초시에 오르내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닉슨대통령의 워터게이트사건, 클린턴대통령의 성추문사건 등 대표적 사례에 대한 분석도 있습니다만, 국가 차원의 사과가 관심을 끌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진주만을 공격한 뒤, 미국 정부는 모든 일본계 주민을 미국 국적 불문하고 ‘전시 재배치 기구’에 신고토록 하였고, 모두 11만 7천명의 일본계 미국인과 일본인들이 10개 수용소에 억류되었다고 합니다. 억류상황이 끝난 뒤 43년이나 지난 1988년에서야 미국 의회가 공식적으로 사과했으며 조지 부시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도 억류자들에게 사과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이 사례처럼 물려받은 죄에 대한 사과의 책임이 계승자에게 있는가하는 질문에 대하여 사회 비평가 카밀 파글리아처럼 “사과란 원래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해당된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시각이 지나치게 협소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책임과 죄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고프만처럼 죄를 저지른 사람과 사과하는 사람을 분리한다는 개념을 적용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전임자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함으로서 계승자들은 보다 나은 미래로 향하는 화해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전후 행보도 인용하였습니다. 종전 후 전범처리과정에서 일황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고 도조 등 일부 군국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정리하였고, 도조는 일본군이 자행한 잔혹행위에 대하여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한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그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주변 국가들에 끼친 잘못이 정리되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그러다가 1994~1996년 집권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시절에서야 보수주의자들의 격렬한 반대를 극복하고 ‘사과’라는 단어가 삭제된 채 깊은 반성의 염을 표현한다는 수준에서 사과 결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였습니다. 저자는 무라야마 총리가 개인적 발언을 통하여 ‘진심 어린 사과’라고 표현한 것을 ‘독일 역사성 가장 어둡고 끔찍한 장’이라는 헬무트 콜 독일 총리의 묘사와 같이 사과를 분명하게 설명하거나 암시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와 관련하여 무라야마의 발언을 무효화하려는 움직임은 아예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분명 저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옮긴이는 후기를 통하여 대한 항공의 ‘땅콩 회항’사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일본군이 배후에서 주도한 위안부동원과 관련하여 일본의 아베정부와 쫓기듯 협상에 조인했다거나,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둘러싼 ‘정부 책임’문제에서 과거지사로서 현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는 등 현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우리에게 알려진 것들 이외에 사항들이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박유하 지음, 제국의 위안부, 뿌리와 이파리, 2015년; http://blog.yes24.com/document/8656371)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서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 여전히 현직에 남아 있고, 지금은 정권 말기라는 점이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자는 ‘사과하는 옳은 방식 하나를 처방하기보다 사과가 어떻게 기능하고 어떻게 성공하며, 어떻게 실패하는지 묘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고 적었습니다. 묘사가 처방에 선행해야 하는 것은 사과의 처방에서 수단의 성격보다 진실성을 앞세우는 것이 고매할 수는 있지만, 그 처방이 현실이나 유용성 가운데 어느 하나만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책을 읽은 뒤 느끼는 점은 저자의 핵심 관심사는 사과의 언어라고 하였습니다. 문제는 사과의 언어에도 문화적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말을 사과의 용어로 사용하였을 때의 제반 문제점을 정리한 연구가 나와야 할 시점이라고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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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공개 사과 역시 그렇다. 언어학자인 저자 에드윈 L. 바티스텔라 교수는 사과의 언어를 철저하게 분석한다. apologize, sorry, regret 등의 단어는 모두 사과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미세하게 다르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사과의 소비자(그리고 생산자)로서 각각의 문법적 선택에 대해 고민해 보고, 그 문법적 장치가 사과의 뉘앙스를 어떻게 바꾸는지 물어봐야 한다.”, 라고 주장한다. 언어학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저자는 철학, 사회학 등을 검토하며 사과의 작동 원리를 보여준다. 사과의 범위부터 알아보고 사과는 어떻게 성공하고 실패하는지, 우리는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사과의 언어를 분석하고 진정한 고백과 구두 자기변호에 대해 알아본다. 국가 차원의 사과, 국제적 사과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우리는 왜 사과하거나 하지 않는지, 마지막으로 미국 문화에서 사과에 대해 알아본다. 미국에 국한된 사례이기는 하지만, 40여 가지가 넘는 공개 사과 사례는 사과의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다. 정치(미국의 역대 대통령, 상원 의원 등), 경제(맥도날드, 헨리 포드 등), 미디어(모린 다우드, 댄 레더 등), 엔터테인먼트(멜 깁슨, 제인 폰다 등), 국제 문제 등의 공개 사과 사례는 가히 미국의 사과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 중 어느 것 하나를 이상적이라고 꼽지 않는다.
이 책의 목표는 사과하는 옳은 방식 하나를 처방하기보다 사과가 어떻게 기능하고 어떻게 성공하며, 어떻게 실패하는지 묘사하는 데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묘사가 늘 처방에 선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개별 상황이 독특하고, 다른 잘못은 다른 사과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사과의 처방에서 수단의 성격보다 진실성을 앞세우는 것이 고매할 수는 있지만, 그 처방이 현실이나 유용성 가운데 어느 하나만 반영하지는 않는다. 나는 수단적 성격과 진실성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 어떤 사과는 사안을 매듭짓기 위한 수단적 욕구와 솔직한 도덕적 이해나 유감 양쪽에서 비롯하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인간은 복잡하고 때로는 모순적인 존재다. -p. 320~ 321
인간은 복잡하고 때로는 모순적인 존재이지만, 저자는 ‘인간적’을 ‘이상적’으로 꼽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사과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궁극적으로 사과하는 능력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우리는 사과하는 능력을 실행할 때 가장 인간적이다. -p. 320
마지막 ‘옮긴이의 말’에서도 나오지만(저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옮긴이의 말’인 것 같다. 적어도 한국 독자에게는 그렇다.) 한국에서도 공개 사과의 사례가 많다. 옮긴이 김상현은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사건, 일제 치하 위안부 동원을 둘러싼 아베 정부와 한국 박근혜 정부의 ‘사과’ 협상,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둘러싼 ‘정부 책임’ 논쟁을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한 기술을 통해 살펴본다. 연예인 스캔들로 묻히는 모양새이지만, 절대 묵과할 수 없는 공개 사과 사례이다.
사과와 사죄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사과나 사죄는 놀랍도록 드물다. 사과나 사죄로 포장한 발뺌이나 체면 세우기가 훨씬 더 흔하다. 때로는 어느 사과나 사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혹은 진짜처럼 들리지만 교묘한 면피용에 불과한지 가리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래서 사과는 거기에 담긴 후회가 화자의 감정을 진심으로 드러낼 때 신실하다는 바티스텔라 교수의 지적이 더욱 절실하다. 공개 사과의 깊고 넓은 스펙트럼을 명쾌하게 드러내고, 진정한 사과와 거짓 사과를 구별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바티스텔라 교수의 이 책이, 거짓 사과와 사죄가 범람하는 현실에서 유용한 지침이 되기를 바란다. -p. 333~ 334 옮긴이의 말
처음에는 굳이 미국의 공개 사과 사례, 미국의 사과 언어가 담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내가 그랬다.) 그러나 읽을수록 미국의 공개 사과 사례는 국제적으로(나중에 한국과도 관련이 있는 무라야마 도이이치 일본 총리의 공개 사과 사례도 나온다.), 미국의 언어 또한 국제적으로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옮긴이의 말’은 우리가 왜 이 책을 이 시점에서 꼭 읽어야 하는지 알려 준다. 이 유용한 지침을 발판 삼아 거짓 사과를 가려내야 한다. 더불어 인간답게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기술을 배웠으니 실행만이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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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진면목을 알게해주는 책 - 공개 사과의 기술, 에드윈L. 바티스텔라, 문예출판사 “오빠 우리 헤어져!”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뭘 잘 못했는데?” 연인 관계에서 비롯된 내용을 풍자하는 인터넷 글을 본 적이 있다. 무언가 여자 친구의 감정이 상한 상태인데 남자는 알지 못하고 무작정 사과하다가 불씨를 키운다는 것이 요지였다. 우리는 매일 사과를 하며 산다. 오늘 아침 버스 안에서 지나가며 무심코 친 사람에게 죄송하다고 하며, 길을 비켜달라고 할 때 죄송하다고 한다. 매년 8월 중순이 되면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사과하길 기대한다. 이 외에도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으로 사과는 비일비재하다. 오늘도 누군가는 다른 이에게 사과를 했다. 또 어떤 사과는 내일 화자의 입을 통해 청자에게 전달될 것이다. 많은 사과 속에 살면서 때로는 사과를 받았지만 감정이 찝찝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과를 받았는데 받은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들거나 역으로 더 화가 난적도 있다. 이런 우리의 감정을 논리적으로 기술한 한 권의 책이 있다. 『공개 사과의 기술』이다. 사과의 테크닉을 요한다고 생각한다면 잘못 짚었다. 이 책은 사과의 매커니즘과 효과적인 사과에 대하여 과거 사례를 기반으로 묘사한다. 우리가 주고받는 사과가 무슨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알려준다. 미국인 사이에, 미국 사회, 국제관계, 젠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사과를 다룬다. 비록 미국의 사례지만 지금 당장 나에게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나와 주변사람들 간에 실질적으로 사과 행위가 일어날 때가 가장 쉽게 이 책을 실천할 수 있다. 사실 읽으면 읽을수록 개인적 경험을 재평가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동안 사과를 하고 받아오면서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반성했다. 이 책은 개인의 경험을 시작으로 하여 공인된 인물의 사과가 사실은 사과가 아닌 체면치레 또는 강요된 사과일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과거 정부와 현 정부가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천명하기 위해 사과를 한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왜 독일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과오에 유감을 표명하는지, 우리는 왜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일본은 사과를 하지 않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뭇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도 있지만 대학 교수가 쓴 책답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넘어가는 부분에서 재미있고 체계적인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다. 사과를 표현하는 영어문장 부분은 독자로선 사실 어려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번역가의 실력이 돋보이는 순간이기도 했다. 궁금해서 번역가의 약력이 쓰인 뒷부분을 찾아보았을 정도다. 우리는 관계를 맺고 사는 이상 누군가에게 사과를 하거나 받는다. 또 때로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가해자에게 사과를 하라고 압박을 넣기도 한다. 그리고 사회 내부와 국가 간 관망하기도 한다. 사과 의미를 재정립하고 그 뜻을 발견하기 위해서, 제대로 된 사과를 하고 받기 위해, 궁극적으로 사회를 살아가는 나름의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 외에도 장차 어떤 집단의 대표를 꿈꾸고 있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사과를 하지 않는 상황이 가장 최고이겠지만 공식적인 사과가 또 다른 문제를 유발시키지 않도록 예방차원에서 읽으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언급된 대로 사과는 단순히 잘못을 시인하기 위해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사과의 의미와 방법을 제대로 학습하는 것도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매너일지도 모른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면 이 책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충분한 설명과 사례 중심의 내용 전개는 이론지식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사과에 대한 하나의 코스요리를 즐겼다면 역자 후기에 나오는 마지막 디저트까지도 꼭 읽기 바란다. 책이 더욱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내일 누군가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전달할 계획이 있다면, 심정과는 상관없이 관계 회복을 위해 일단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표성을 갖고 대중 앞에서 사과해야할 위치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장차 발화 될 그 사과가 진퇴양난이 아닌 전화위복이 되도록 도와줄 것이다. 덧. 우리나라에도 사과에 관련한 의미를 연구(?)한 방송인이 있다. 정말 웃으면서 읽어서 여기에 덧붙이고 싶다. 출처는 방송인 유병재씨의 개인 페이스북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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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유독 정치인들은 사과를 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주요 인사들은 유감 표명을 상당히 절묘한 문구를 동원해 하면서 사과를 피해간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 책은 사과에 대해 언어학.심리학.사회학.문화의 시각으로 사과 사례를 분석하고 완전한 사과는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를 소개하고 있다. 이쪽 분야는 처음 접하는 책으로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는 언어학자로 6권의 저서와 5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언어의 형태적 현저성, 태도, 구문론 등에 주목한 연구들로 명성이 높다. 아래는 기억나는 문구들이다.
사과는 비난받아 마땅한 자신과, 한 발 물러서서 비난하는 사람들과 공감하는 자신, 다시 말해 정상적인 관계로 복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자신으로 분리하는 행위를 나타낸다.
새뮤얼 시월은 ... (마녀재판의) 잘못과 수치를 떠안고자 합니다. 1697년 1월14일
언어학자 데보라 태넌은 뉴욕 타임스 매거진에 그 사건과 그 것이 젠더(성)와 어떤 관계인지 논의하는 글을 기고하면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정치학자의 말을 인용했다. “본인이 실행한 일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백기를 드는 것이다. 정치학의 한 이론은 결코 사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콜롬비아 상원이 선금 1000만 달러에 매년 25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미국에 운하 이용권을 준다는 헤이-에란 조약을 거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운하의 자유로운 이용권을 확보하겠다고 작정한 루스밸트 행정부는 파나마의 독립 운동을 지원했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지시로 파견된 미 군함들은 콜롬비아 군을 봉쇄했다. 파나마는 1903년 11월에 독립을 선포했고, 즉시 미국의 승인을 받았다.
사름들은 자신을 변호하며 사과하려 할 때 딜레마에 빠진다. 사과는 후회의 감전을 전달하지만, 변호는 그런 감정을 경감한다. 자기변호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고, 그 때문에 본래의 사과를 확장하거나 바꿔야 할 수도 있다. 그처럼 지속적인 수정은 본래의 사과를 진실하지 않거나 분완전한 것으로 만든다. 분명한 피해에 대해 사과하기를 거부하고 핑계만 대는 것도 문제다.
포드가 쓴 <국제적 유대인>이 독일어로 번역되어 아돌프 히틀러의 관심을 끌었고, 1938년 히틀러 제국은 반유대주의 메시지를 대량 유포한 공로로 포드에게 독일 대공훈 십자 훈장을 수여했다. 포드는 1947년 사망했다.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는 서구 사회가 ‘죄의식을 기반으로 한 문화’라고 다소 과장되게 규정하면서, 일본의 ‘수치심을 기반으로 한 문화’와 굽려했다. 니켈러스 태뷰치스는 일본인이 서구인보다 자주 사과한다는 인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한다. 일본에서 통용되는 사과의 용도-이를 테면 편의 제공이나 선물에 대응하는 방식- 때문에 단순한 수적 비교는 별 의미가 없다.
정당한 법적 수속에 의하지 아니하고 잔인한 폭력을 가하는 일. 미국 독립 혁명 때에, 반혁명 분자를 즉결 재판으로 처형한 버지니아주의 치안 판사 린치(Lynch, C. W.)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브라운의 성명은 과거와 이후의 정부가 지속적이지만 분명히 구별된다는 점을 은연중에 강조한다. 그는 사과하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사과가 수치심과 곤혹스러움을 수용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사과하는 것이 자랑스러울 수 있는가? 이는 국가 차원의 사과에 있는 핵심적 특질인 분리-자아(split-self)의 개념도 잘 보여준다. 브라운 수상은 새로운 윤리적 자아인 한 나라를 대표하기 때문에, 이전 정부의 행위에 미안하다면서도 사과하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러울 수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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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부터 참 와 닿았다. 사람들도 그렇고 기업들도 그렇고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에 참으로 인색하다. 그만큼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한다. 자기 밖에 모르고 자기 중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필독서라고 생각한다.이 책은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방법에 대해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미안하다고 한마디하면 되는데 무슨 기술까지 필요하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진정한 사과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과의 기술까지 실제 사례를 함께 제시한 이 책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불량의 폭발로 인한 전량 리콜에 들어간 것은 진정한 공개 사과의 기술이 아닐까. 이 책은 의도하지 않았던 의도 했던 간에 실수에 대한 공개사과가 필요한 개인 또는 조직이 잘못된 사과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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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느꼈던 점은 사과들의 다양한 사례라는 읽어 볼 수 있었다라는 점이었다. 사실 실전에 적용하기에는 스케일이 너무 큰 사례들이긴 하지만, 국제적, 정치적으로 사과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었다. 주로 미국의 사례이긴 하지만 수 많은 사과 사례가 나오는 만큼 단순히 사과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다소 지루한 면도 있긴 했지만, 사과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사색에 잠겨 그럭저럭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책의 저자는 미국 대학 교수이고 미국의 사례나, 미국 언어인 영어에서의 사과 억양을 소개한 만큼 실전에서 한국인에 한국에서 써먹기는 다소 좀 어려울 듯하다. 이런 점에서는 실전에서 사과를 어떻게 잘하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추천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과문을 분석을 한다면 이런 것들이 있겠구나 이걸 느낄 수 있었다. 연설문은 많이 보아왔지만 사과문은 별로 보지를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많이 읽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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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광복절에 소녀시대 티파니가 전범기를 올린 사건이 크게 논란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그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는 티파니의 부적절한 태도는 모든 사람의 공분을 일으켰다. 대중 앞에서 활동하는 가수로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솔직하게 사과하지 않는 부도덕성을 보면서, 나는 사과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리우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라이언 록티가 보여준 사과가 사과의 구체적 대상 없이 상황 모면을 위한 ‘사과 아닌 사과’(non-apology apologies)라는 연합뉴스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사과의 진위 여부를 놓고 언어학자와 정치 수사 전문가와 교수들이 발 벗고 나서서 적극적으로 분석하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 깊었다. 그래서 사과의 진정성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뾰족한 비법이 있는지가 궁금증해졌다.
정말 놀랍게도 사과의 적절성과 진정성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요령을 소개하는 작품이 출간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에드윈 바티스텔라의 책 『공개 사과의 기술』이다. 제목만 놓고 보면 우리가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데 적절한 요령을 전수한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지만, 원제(“공개 사과의 언어”)에 나타난 대로 공개 사과에 보편적으로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언어적 표현과 내용적 구성을 소개하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은 저자가 영어권 교수여서 영어로 된 공개 사과의 언어를 분석하는 까닭에, 솔직히 한국인으로서 영어 화자들의 사과 표현을 접할 때 진정성과 진위 여부를 명쾌하게 진단하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번역이라는 과정이 제한 요인의 역할을 하는 측면도 있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이 책은 사과의 의미, 범위, 경계 등을 이해하는 데 대단히 도움이 되는 작품임에 분명하다. 그만큼 유익한 측면이 많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사과가 작동하는 기제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가해자가 ‘과거에 잘못을 저지른 자신’과 ‘현재에 그 잘못에 대해 반성하는 자신’과의 분리가 사과에서 일차적으로 개입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과의 첫 단계일 뿐이다. 여기서 머물 경우, 사과는 소위 ‘유체이탈식’ 사과에 그치고 만다. 다음으로 가해자는 ‘자신이 잘못한 내용을 인정, 적시하고 구체적인 대상자(피해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에 대한 배상 또는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처럼 미래의 개선된 행동을 약속’해야 한다(그리고 이상적으로는 그런 행동을 실천해야 하는 것까지가 사과의 일부다). 여기서 한 가지만 빠져도 제대로 된 사과라고 할 수 없다. 우리는 이것을 기준으로 삼아서 모든 사과의 사례들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다.
다음으로 좋았던 부분은 사과와 동의어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여러 표현들(가령, ‘미안합니다’, ‘유감입니다’, ‘제가 틀렸어요’, ‘용서해주세요’)이 엄밀한 의미에서 이해할 경우에 사실상 사과와는 다른 의미를 전달한다는 저자의 지적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저자의 설명이 영어의 용례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는 뚜렷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런 지적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사과 행태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데도 유용한 시금석을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저자가 각 장을 마무리할 때마다 미국 역사에서 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공개 사과의 여러 사례들을 수록하고 평가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공개 사과로 적합한 사과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해를 넓히도록 배려하는 부분이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 이론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에 실습(실제)이 뒷받침되어야 완성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독자들은 저자의 배려 덕분에 공개 사과를 평가할 수 있는 실전 감각까지 기를 수 있다.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사회적 신분과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욱 그렇다. 또한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사과가 마치 자신이 지금껏 쌓아올리기 위해 노력한 공든 탑을 한 번에 무너뜨리는 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제대로 된 공개 사과를 하는 경우도 드물거니와 공개 사과의 내용과 신빙성에도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서 『공개 사과의 기술』은 공개 사과의 진정성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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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에서는 계속해서 권력을 가진 자들의 못된 행동과 함께 거의 진정성 없는 사과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석고대죄를 해도 부족한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뭣을 잘못했는 지도 모르고 모른 척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이러한 한국의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공개사과의 기술>이라는 책이 나왔다. 제대로 된 사과가 무엇인지, 어떠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지 알려주는 내용은 조금 정리가 안되는데, 국내 독자들은 책 마지막에 실린 옮긴이의 말을 함께 읽으면 훨씬 이해하고 소화하기 쉬워진다. 옮긴이의 글에 포함된 세월호 유족들이나 위안부 할머니들, 땅콩회항, 가습기 피해자들에 대해 정부나 가해자 기업들이 했어야 할 진정서있고 올바른 태도를 보면서 정부의 태도가 무엇이 잘못되었는 지 분명히 알게된다. 이 책은 저자가 선정한 무수한 공개사과의 사례를 통해 잘못된 사과와 제대로 된 사과를 배울 수 았고, 이 책의 사례가 사과의 예이므로 개인이나 국가가 잘못한 일의 역사를 접하게 되는 재미가 있다. 최근 읽고 있는 <협상의 전략>을 통해 현대세계사를 배운다는 느낌이 있는데, 이 책도 사례를 토해 현대의 크고 작은 사건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 같다. 부시 전 대통령이나 레이건 대통령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그만큼 잘못한 점이 많았던 대통령이었다는 이야기가 될 것 같기도 하지만,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사과하는 모습에는 박수를 보내야 할 것 같다. 또한 이 책의 내용이 사례 중심이므로 국내독자들의 제대로된 이해를 위해서는 옮긴이가 선택한 국내사례를 토해 설명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의 경우는 자신이 갑 또는 권력의 중심이라는 그릇된 사고방식으로 일도 그릇치고 사과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거의 다인 것 같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권력층이 나타나길 개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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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Apple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의 필독서
[서평] 에드윈 L. 바티스텔라 저/ 김상현
옮김<공개 사과의 기술>
사과나 해명의 자리에 나와서 말을 하는데 도무지 무슨 말인지, 사과인지 변명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우리 가까이에 많다.
과거의 만행에 대해 매번 같은 자리에서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는데 핵심이 뭔지,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파악이 힘든 건너편 나라의 리더의 모습도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신물이 날 정도로 봐 왔다.
정작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사과의 타이밍이나 대응에 대해 서툴러서 오히려 사과의 자리에서 갈등만 더 깊어졌던 경험이 많다.
Sorry about that. The language of public apology.
이 책의 원서 제목이다. 1대 1 사과보다 1대 다수의 사과가 더 어려울 것 같은데 핵심은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내용은 빌 클린턴의 사례로 간단히 정리가 된다.
우리 나라 정치가들이 잘 하는 것 없는 중에도 가장 못하는 게 바로 ‘사과’인 것 같다.
TV를 보면 기자들 모아놓고 거짓 눈물로 판에 박힌 사과문만 읽고 인사 한 번에 후다닥 들어가 버린다. 책의 첫머리에 오프라 윈프리의 사례를 들었다. 그녀는 하나의 사건에 대해서 3번, 각각 다른 의미를 담아서 사과했다. 몇 페이지 안 되는 이 짧은 사례만으로 그녀의 성숙함과 사과하는 기술의 능숙함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이렇듯 강렬한 인상을 주면서 시작한다.
또, 임기중 개인적인 일로 국민들 앞에서 사과를 꽤나 많이 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례도 나오는데, 그는 사과의 성격을 이렇게 정리했다. ‘사과는 첫 단계’고, 신뢰를 회복하고 사안을 개선하겠다는 ‘결의가 두 번째’이다.
사과의 자리에 나와서 절 한번, 눈물 찔끔거리는 것이 사과가 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구절이다.
나는 이 책을 전후반부로 나눠서 봤는데 전반부(1~5장)는 사과의 범위, 사과의 성패, 사과의 방법, 사과의 말과 태도(미안, 유감, 기타), 그리고 진정한 고백의 흐름으로 사과하는 법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후반부(6~10장)는 사과의 대상을 범위를 확장해나가면서 사례와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정리가 잘된 책이다. 필요하면 끌리는 장부터 골라서 읽어도 되는 책이라고.
조금 생뚱맞지만 중간에 sorry와 apologize를 구분하는 문법 설명이 나오는데, 환기의 시간으로 여기면서 페이지를 넘겨도 좋을 것 같다.
종합하면 이 책은 사과법에 대한 조언과 사례가 풍부해서 사과를 제대로 하기 위해 필요한 가치있는 책이다.
사과는 Apple이라는 뜻도 있지만, Sorry라는 뜻도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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