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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경복궁이니 덕수궁이니 들락거리면서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많다. 무심코 지나치듯 바라본 담벼락의 모습에도 그저 ‘특이하다’, ‘아름답구나!’ 하는 말뿐! 그곳에 서서 그 모습들을 바라보며 한번이라도 그 아름다움을 음미할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다. 예술적 감각도 없거니와 무심한 탓이겠지.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고택들의 꽃담들은 그렇다치고 경복궁의 아미산 굴뚝이나 덕수궁의 유현문 같은 것은 어찌 그 아름다움을 눈치 채지 못한 것일까? 왜 한번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꽃담이 이루어진 역사나 만든 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을까?
항상 그렇다. 이렇게 콕! 집어서 말해주는 책을 펼치고서야 그 아름다움의 실체를 확인하고 만다. 난 그동안 뭘 보고 다녔던가? 내가 보고 느낀 경복궁이나 사찰의 아름다움은 기껏 겉모습으로 드러난 아름다움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생각의나무>에서 펴낸 『우리동네 꽃담』은 그렇게 내가 눈여겨보지 못한 우리 전통의 꽃담들을 찍어 그 아름다움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한번쯤은 본 듯도 한 듯 기억은 나지만 세심하게 본 적이 없는 전국 곳곳의 꽃담들을 소개하고 “지극히 아름답고 또 더 이상 더할 것 없이 좋다“는 공자의 희열을 고스란히 담았다.
한곳의 사찰을 다니더라도 곳곳의 숨은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는 미적 감각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눈 호사시키듯 보고나면 잊어버리는 그런 만남이 아니라 내보이지 않고 숨어 있는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하나쯤은 찾아내어 제대로 된 눈 호사를 누려봐야겠다.
아름다운 우리의 꽃담, 비행기를 타고 남의 나라 유적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가까운 곳, 우리의 숨결이 미치는 곳에 그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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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독일 베를린에 우리나라 전통 정원 양식으로 조성된 서울 정원이 정식 개원했다. 베를린 북동부 마르찬 지역 휴양공원 안 세계의 정원의 일부로 조성된 서울 정원은 약 9백평 규모로 이곳 독락당을 본떠 만들었다.
서울정원은 지형적 특성을 살려 돌로 대를 쌓은 뒤 마당부와 계류부(시냇물), 계정(사랑채 겸 정자)부 등 세공간으로 나뉘어 꾸며졌다고 한다.
세계의 정원에는 한국을 포함 중국, 일본, 중동, 발리 등의 정원이 조성돼 있으니 독일에도 독락의 그윽한 정신과 함께 향기로운 꽃담이 올올히 살아 숨쉬고 있는 셈이다...
건축을 전공한 내가 정말.... 너무도 오랫만에 관련된 서적을 읽었다. 2학년 1학기때 설계과제가 전국에 있는 한옥중 한군데를 정해 알아보고 한옥 모형을 만들고 판넬작업하는거 였다. 그때 내가 선택한 것이 얼마전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양동 마을의 독락당이었다.
제일 늦은 밤기차를 타고 새벽에 도착해 역에서 한시간 가량 새우잠을 자고 첫 버스를 타고 도착한 독락당은 사실.... 외람되지만 너무 힘들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독락당을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면서 실제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같은 건축학도들이 얼마나 많이 찾아와 귀찮게 했을까 싶어 이해하면서도 당장 과제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도 났다. 그렇게 밖에서 한시간 가량 서성이다가 독락당 관리인 아저씨를 만나 살림채를 제외한 계정과 독락당을 봤는데 정말이지 신선이 따로 없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렇게 설계과제를 무사히 마치고 한옥에 관해 공부할 일이 없을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다시금 그때 이 생각났다. 또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니 내가 더 반갑고 즐거웠다.
언젠가 이런 책들을 가지고 아이와 시간 여행을 해보고 싶은게 나의 생각이다. 그러자면 더욱 열심히 읽고 공부해야 할것 같다 그래야 아이에게 설명해줄 수 있는 꺼리가 생길테니까... 가끔은... 이런 책 말고도 건축과 관련된 책을 읽는 센스도 발휘해야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