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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명문대학입학기술   이제 가을 학기가 시작되면 미국 대학들에 원서를 넣어야 하는 고3 아이의 엄마로서 나는 이번 여름을 나기가 참으로 부담스러웠다. 아이와 손발이 척척 맞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게임이 거의 끝나가는 거 아닌가 싶은 체념의 마음도 조금씩 들기 시작하면서도 뭔가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미국 명문대학 입학 기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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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명문대학입학기술

 

이제 가을 학기가 시작되면 미국 대학들에 원서를 넣어야 하는 고3 아이의 엄마로서 나는 이번 여름을 나기가 참으로 부담스러웠다. 아이와 손발이 척척 맞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게임이 거의 끝나가는 거 아닌가 싶은 체념의 마음도 조금씩 들기 시작하면서도 뭔가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미국 명문대학 입학 기술》이라는 기교를 부리지 않은 정직한 제목에서 우선 신뢰감이 생겼다. 가끔씩 서점을 지나다가 국내 특목고에서 미국 명문대학을 휩쓴 몇몇 수퍼스타 학생들이 펴낸 입학수기가 인기를 끌고 있나 보다 짐작은 했지만 개별적인 사례들을 굳이 책까지 사서 읽어보지는 않았다. 일주일에도 몇 번씩 휴대전화로 학원에서 개최하는 미국 입시설명회 안내가 날아오고 주부잡지에도 미국대입 정보가 심심치 않게 소개되니 이제 아이를 몇 년째 유학 보낸 엄마로서 특별히 극성을 떨지 않아도 기본적인 이야기는 안다고 생각을 했고 그 이상은 아이 몫이라는 생각을 하며 지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 제목을 훑어보면서 뭔가 중요한 내부자 정보들이 담겨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오면서 촉각이 곤두섰다. 그리고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270여 가지나 되는 세부적인 요령-저자는 비밀이라고 표현했다-에서 정말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았던 비밀들을 나름대로 건져낼 수 있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보니 책에는 어느덧 포스트잇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아이의 입시를 몇 년 전부터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내년 발표가 날 때까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유익한 독서가 되었다.

 

1,2장에서는 대입 준비를 위한 장기적인 자세와 부모의 전반적인 역할에 관한 내용이 소개된다. 아이의 적성과 열정을 파악하고 그것을 가장 적극적으로 계발해서 보기 좋게 포장하는 일까지, 이 부분에서는 주로 부모가 방향을 잡아주기 위해서 기울여야 하는 노력을 설명한다. 아이를 만들어간다는 개념에 다소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저자와 내면에서 논쟁을 하며 읽어 내려갔던 부분이다. 그러나 좋은 학교에 진학해서 촉망 받는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동기를 지닌 자녀를 전략적으로 안내해준다는 실용적인 부모의 자세가 결국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사실은 명문대학의 가치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3,4장은 뭐니뭐니해도 미국대입에서조차도 가장 중요한 요소인 두 가지 성적, 즉 학교 내신과 표준시험에 대비하는 요령들이다. 미국 표준시험에서 점수 올리기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다 못해 거의 스캔들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이지만 미국 입학사정관들과의 오랜 경험을 가진 저자가 주는 조언에는 귀 기울일 만한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내신과 학교생활 관리에 대한 부분은 조기유학생의 경우라면 부모뿐 아니라 자녀에게도 숙지시켜주어야 할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나도 조교 시절에 나쁜 점수를 주어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아 보이는 학생을 찍으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상대평가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아예 학기 초에 나쁜 점수를 받아도 만만한 학생이나 학부모가 아니라는 인식을 교사에게 확실하게 심어주어야 한다는 대목이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5장은 대학방문과 관련된 내용인데 이 부분은 특히 대입 이후의 교육과 생활의 질을 고려할 때 중요한 정보들이 눈에 띈다. 예컨대 대학게시판에 과외광고가 너무 많이 붙어있다면 학생의 학업을 학교가 적절히 지원해주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거나 해외교환 프로그램으로 너무 많은 학생이 빠져나간다면 그 학교의 생활이 지루하고 폐쇄적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실은 어떻게든 좋은 대학교에 밀어 넣기보다는 그 후에 아이가 어떤 교육을 받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이며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부모의 관심사는 대입에서 거의 멈추기 때문에 이 부분이 내게는 특히 유용했다.

 

6,7,8,9, 10장은 실제로 원서를 준비하고 대학에 지원하는 과정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좋은 에세이에 들어갈 내용들의 예, 추천서에 포함시키면 불리한 내용, 대부분 좋은 내용으로 채워지는 추천서에서 진심 어린 칭찬과 뜨뜻미지근한 표현을 구별하는 방법, 추천서 받기를 피해야 할 교사, 심지어는 원서에 적합한 종이와 글꼴에 이르기까지 자세한 조언들을 소개한다. 인터뷰할 때 입힐 옷을 챙겨봐야겠다는 생각도 이 책을 읽다가 갑자기 다시 기억해낼 수 있었다.

 

11, 12장은 대기자 명단에 오르거나 합격 결정보류나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대처할 방안들을 소개한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고 아이의 활동상황을 업데이트해서 팩스로 보내라는 조언, 특히 쌓여있는 파일에서 제일 위에 놓여있기 위해서라도 자주 업데이트하라는 내용에서는 입시전쟁의 어감이 그대로 느껴지면서 아마 그토록 열심이라면 매사에 후회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당장 원서를 넣어야 하는 큰 아이 때문에 책을 열심히 읽기 시작했지만 다 읽고 보니 이제 고등학교로 떠나는 작은아이에게 더 유용한 내용들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아이가 자기에게 맞는 영역을 발견해서 꾸준히 작은 성취를 쌓아간다는 것은 대입을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며 명문대학 합격은 그로 인한 부산물이어야 옳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계획은 이를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4년간 가까이 두고 자주 참고하게 될 책이다.

 

 

m*****c 2008.07.27. 신고 공감 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