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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제임스의 워싱턴 스퀘어가 원작이다. 헐리웃 옛 영화 답게 19C 고전 소설 분위기가 물씬나게 시작한다. 1848년 즈음,뉴욕 워싱턴 광장 16번지에 부유한 슬로퍼가가 있었다. 그 집에는 주인 의사 오스틴,얼마전 남편이 죽어 오빠네로 와서 살림 감독하며 조카인 주인공 캐서린을 엄마 처럼 돌보며 고모가 살고 있었다. 슬로퍼씨가 열심히 일하고 성공해서 뉴욕의 부자인데 딸 캐서린은 성인이 되고도 한참 지난 것 같은데 그 시대로 보면 결혼도 안하고 부유한 집안 딸 치고는 사교 생활도 안하고 집안에서 자수만 놓는 별로 매력없고 재치도 없고 수줍어하고 단순한 딸이다.( 캐서린은 어찌 그리 춤에 서툰지, 그 시대 기본 교양인 피아노도 못친다. 예를들어 시간차가 나지만 비교하면 스칼렛 오하라의 반대 유형) 슬로퍼씨는 딸이 죽은 엄마와 안닮아 불만이고 재치없어 걱정이다. 그러던 어느날 캐서린은 무도회에서 아주 잘생긴 모리스 타운샌드라는 젊은이를 만난다.모리스는 곧 열정적으로 청혼하고 캐서린은 아주 푹 빠진다. 그러나 아버지 닥터 오스틴 슬로퍼는 모리스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는 직업이 없고 성격도 슬로퍼씨가 보기엔 믿을수 없어 반대하자 캐서린은 놀라고 낙담하지만 아버지가 제안한 몇달간 여행후에도 변하지않는 마음으로 돌아와서 모리스와 밤에 몰래 도망가기로 하고 고모에게 말하고 고모도 거들어주지만 모리스는 새벽이 되어도 나타나지않는다.(이 장면에서 비가 쏟아지고 아주 낭만적이다.그래서 나중이 더 슬프게)
캐서린은 모리스에게 아버지가 유산 상속을 주지않겠다고 말했던 것이다. 캐서린은 이미 어머니가 물려준 보험금 같은 것을 매년 아주 큰 액수인 만달러를 받고 있었지만 모리스에게는 나중에 캐서린이 받을 슬로퍼씨의 모든 재산까지 생각했다가 배제되자 약속을 지키지않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모리스의 속셈이 어떻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아버지의 말이 맞았고 캐서린은 심하게 상처 받는다. 이 과정중 아버지와 언쟁하면서 아버지에게 네 어머니만 못하고 모리스가 너를 택한 이유는 다른 여자들 보다 매력은 없지만 엄청난 유산 때문이라는 섭섭한 말도 듣고 큰 상처가 되었다. 그리고 마음의 문을 닫았다. 얼마지나 아버지 마저 편찮아지지만 순하고 얌전하기만 했는데 독한 면이 있었던지 캐서린은 끝내 아버지와 화해도 거부한다. 이제 집 주인이 되어 조용히 수를 놓으며 사는 어느날 변함없이 수다스런 고모는 모리스 타운샌드를 데리고 온다. 못만날것도 없으니 이야기 해보라고 하자 변명을 늘어놓고 다시 청혼하고 캐서린은 그러자 하고 저번에 여행중 샀던 선물을 주고 약속 시간에 오라고 한다. 지난번엔 모리스는 그렇게 사라졌지만 이번엔 어김없이 왔다. 그러자 캐서린은 문을 두드리는 그 앞에서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데.......(여기서도 한순간 오랜 세월이 지나고 그 배신과 상처에도 캐서린은 모리스 목소리를 듣자 마음이 흔들리고....) 극적이지않고 그냥 옛날 영화식이다. 그 유명한 윌리엄 와일러 감독인데 이 감독님 영화는 거의 좋다. 원작 책이 있으니 책은 문체에 따라 특유의 분위기로 재밌지만 영화로 옮기면 달라질 것이다. 계속 밋밋하고 주인공들의 단점만 눈에 보이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속이 시원하다.
여주인공이 답답했으나 나중엔 장점이자 단점인 순진한 성격이 고집이 나오니까 무섭고 쓰라린 경험이 헛되이지 않게 분별력이 대단해졌다. 원작에서는 그렇게 닫은 문 안에서 중년이 되고 그대로 살 것 같지만 캐서린을 알아보는 정말 좋은 남자를 나중에 만나 살 것이라고 기대한다. 랄프 리처드슨(오스틴 슬로퍼)은 같은 때 비비엔 리와 안나 카레니나에 출연했는데 거의 비슷한 분위기로 딱딱하지만 역의 성격이 나중엔 괜찮게 보이게한다. 오스틴씨의 분별있는 혜안에 감탄한다. 고모역 미리엄 홉킨스는 1930년대 주연급 배우였는데 영화가 만들어진 때는 이미 중년이 한참 전에 되었다.(http://blog.yes24.com/document/946461 이 영화가 거의 같은 시기에 나왔던 예스에서 검색되는 영화)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는 32,3세 정도였는데 10살은 더 되어 보인다. 홉킨스나 하빌랜드나 거의 비슷해보임. 당시 헐리웃 배우들은 지금 보면 나이가 +10으로 보임. 그 유명한 멜라니의 이미지로 기억하기에 그때는 단정한 외모로 괜찮게 봤지만 10여년이 지나 보니 그저 그런 외모로 헐리웃 화려한 외모는 아니다.(이전에 하빌랜드는 1930년대 에롤플린과 로빗훗에 나옴으로써 스타덤에 올랐고 둘이 스캔들, 하빌랜드가 20대 초 처음 여주인공에 유부남 에폴과 )거의 랄프 리처드슨의 부인 역으로 나왔어도 되겠다. 이 역으로 오스카 주연 상도 받았지만 캐서린을 하빌랜드가 하기엔 좀 어색하게 보인다. 예를들면 아버지 한마디에 입술을 깨물고 표정이 바뀌고,무도회에 갔는데 오랜만에 보는 이가 말을 할 때 아버지가 대답하면 꼭 아버지를 쳐다본다. 이런 것이 헐리웃 고전 영화에 자주 보이는데 옛날 표현 방식이었는지 말이다. 헐리웃 옛날 영화는 부부가 다른이와 만나면 남편이 말하면 부인이 꼭 쳐다본다. 실재 부부가 그러진않잖아. 그냥 다른이를 쳐다보지. 매일 같이 있던 부부가 나와서 까지 서로를 쳐다보나. 매번 걱정스런 얼굴이고 역이 소심하고 자신감 없어서 그런지 하빌랜드 실재 나이가 원작의 시대로 하자면 결혼해서 10대 딸이 있을 나이이다 보니 ....마지막 장면에서 차분한 분위기에서야 어울린다. 그 시대 춤춘 순서,곡, 대상을 적는 댄스 카드는 낭만적이다.1947년 브로드웨이 연극으로 성공했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1950년대 초 까지는 미남에 적당한 키였다. 진지해보이는 둘이 사랑을 고백할 때는 보기도 좋았는데 거짓일줄이야. 원작을 읽지않아서 이야기를 몰라서 모리스가 진실하게 보였다. 더욱 캐서린의 충격이 다가오는 연출이다.번역이 옛것이고 제목을 촌스럽게도 했다. 상속녀가 훨씬 낫다.
에디스 헤드의 의상은 남녀 영화내내 아름답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캐서린 의상 그런데 캐서린아~그런 남과 결혼해서 뭐함? 이혼 아님 불행인데 지금은 상처지만 잘됐지, 조금 지나 아버지를 이해하고 화해했으면 좋았을텐데. 모리스는 캐서린이 다른 남자가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소문에 없다고 알았기에 세월이 흘러 밑져야 본전인 셈으로 뻔뻔하게 나타났음. 캐서린이 얼굴에 물을 안끼얹은 것도 다행인줄로 알기바람. 이제 성숙하고 분별력 있어진 캐서린의 현명한 처신에 박수를 친다. 줄거리 다음을 생각하자면 캐서린의 장단점을 있는대로 알아주는 사려깊고 진짜 좋은 남자가 나타날 것이다. 왜 이 영화가 높은 평점인지는 추리물 처럼 마지막이 중요하기때문.
리얼리즘 소설의 정점을 보여주었으며 모더니즘 소설의 가장 중요한 선구자로 평가되는 헨리 제임스는 1843년, 당시 미국에서 유명한 변호사였던 헨리 제임스 1세의 아들로 뉴욕의 부유한 집안에서 출생했다. 아버지는 당대 최고의 지식인으로 손꼽혔고, 한 해 먼저 태어난 형은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이다. 어릴 때부터 여러 차례 부모를 따라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생활했고 제네바, 런던, 파리, 볼로냐, 본 등지에서 가정교사의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1862년 하버드 대학교 법학부에 입학하였으나, 얼마 뒤 문학에 뜻을 두고 단편소설과 평론을 쓰기 시작하여 신진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때 발표한 것이 최초의 단편 〈실수의 비극〉(1864)이다. 이후 문학에 전념하며 1966년에서 1869년까지, 1871년에서 1872년까지 『네이션』과 『애틀랜틱 먼슬리』에 기고자로 참여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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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익살꾼의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아있다. 보기에 딱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시집을 가고 싶지만, 나는 못 가겠어요. 사내들을 믿을 수가 없어서..." 조금은 뚱뚱한 모습에다가 우스개 소리를 잘 해서 돈을 많이 벌었는데, 사내들은 그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 돈을 바라고 덤비는 듯해서 두렵다는 것. 제 눈으로는 사내들이 제 돈을 바라는지 돈을 떠나서 저를 사랑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1949년에 만든 흑백 영화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 The Heiress>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돈이나 다른 허울로 보기 때문에 일이 어긋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착하고 아름다운 아가씨가 돈에 얽혀 제 사랑을 찾지 못하고 쓰라린 가슴으로 살아야 하는 아픔을 겪는다. 영화는 1840년대 미국 뉴욕을 무대로 삼았지만 요즈음과 다를 바가 없는 사람들을 그렸다.
2. 병원을 꾸려가는 의사인 오스틴 슬로퍼(랠프 리처드슨)는 아내를 잃은 뒤 딸 때문에 걱정이 많다. 돈이 많은 집안이라 딸인 캐서린 슬로퍼(올리비아 드 하빌랜드)에게 어릴 때부터 음악과 춤을 가르치고 여러가지 얘기를 해주면서 나름대로 잘 키웠다. 그렇지만 "평범하고 자신감이 없는 여린 아기가 되었다"며 캐서린이 마음에 차지 않는다.
캐서린은 집에서 자수 놓기를 좋아할 뿐 잘 하는 게 없다. 이즈음 하프를 배우도록 했지만 잘 하지 못한다. 아버지는 그런 게 못마땅하다. "그럴 리가 없어. 네 엄마는 뭐든 잘 했는데..." 죽은 제 아내와 견주면 캐서린은 어딘지 모자라는 구석이 많아 보여서다.
그래서 옆지기가 죽어 홀몸인 제 누이 라비니아 페니먼(미리엄 홉킨스)한테 말한다. "이번 겨울에 여기 있으면서 캐서린을 좀 가르쳐줘!"
고모인 라비니아는 잔치에 같이 가는 캐서린한테 이야기한다. "혼자서 가만히 있지 말고, 마음껏 한 번 즐겨봐...아버지가 바라는 것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많이 사궜으면 하는 것인 줄 알고 있어요" 듣고 있던 캐서린이 말을 받는다.
라비니아 고모가 캐서린한테 소개한 사내는 유럽에서 돌아온 모리스 타운샌드(몽고메리 클리프트)다. 캐서린과 같이 춤을 추면서 가까워진 모리스는 이젠 집에도 자주 찾아온다. 모리스는 잘 생기고 부드럽게 말하며 다정하게 잘 해준다. 한 번도 이런 만남을 가져본 적이 없는 캐서린은 모리스한테 흠뻑 빠져들 수밖에.
3. 그런데 캐서린과 모리스가 나누는 사랑은 쉽게 이루어질 수가 없다. "모리스는 제게 참 잘해줘요. 그는 저를 사랑해요. 저도 사랑하고요..." 캐서린이 말해보았자 아버지는 마음을 굳혔다. "나는 모리스가 별 볼 일 없는 놈이라고 생각해..." 아버지는 모리스한테 딱지를 놓는다.
캐서린은 죽은 엄마한테서 해마다 1만 달러를 받고 있으며, 아버지마저 저 세상으로 가면 2만 달러를 더 해서 해마다 3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상속인이 되기 때문이다. "모리스는 돈을 보고 다니는 사냥꾼이야.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아무 생각도 없고..."
캐서린한테는 엄마만을 생각하는 아버지가 저를 늘 낮추어 보면서 말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아버지의 허락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모리스의 말에 유럽까지 돌아다니다 온 다음 반가운 마음에 "오늘이라도 당장 신부님께 가서 식을 올리고 같이 달아나자"는 말에 시큰둥한 모리스가 꺼림칙했다.
이제 캐서린은 아버지를 비롯한 사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제가 사랑을 바랄 때는 주지 않으면서, 그러면서도 듣기 좋은 말로 둘러대기나 하고. 그들의 사랑은 사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일 뿐... 그들에게 해줄 말은 하나 뿐이다. "너무 늦었어요..."
4. 술술 풀리는 사랑이 아니라서 볼수록 안타까웠다. 아름답고 착한 아가씨의 삶이 저렇게 꼬일 수 있나는 생각이 들면서, 돈이 많거나 잘 생겼다고 꼭 행복하게 살지는 않는 우리네 삶을 잘 다룬 영화였다.
캐서린을 맡은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가 돋보이는 영화였다. "그것 알아? 네 생각만 하고 있다는 것. 난 사랑에 푹 빠졌어. 당신한테..." 모리스가 다가서서 말할 때, "이런 얘기에 익숙하지 않아요...정말이세요?" 하며 어쩔줄 모르는 얼굴로 다가오는 모리스의 얼굴에서 멀어지려 머리를 뒤로 제끼는 모습은 수줍고 상큼하기 이를 데가 없어 보였다. 모리스의 사랑을 느끼면서 사랑에 빠져드는 모습은 연기가 아니라 정말 사랑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잘 생기고 말쑥한 모리스 노릇의 몽고메리 클리프트도 잘 어울렸다. 캐서린의 집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사랑의 즐거움 The Joys of Love'을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아가씨라도 그런 노래를 들으며 같이 시간을 보낸다면 모리스한테 넘어가지 않을까 싶었다. "사랑의 즐거움은 / 존재하지만 오래 가지 않아요 / 그러나 사랑의 아픔은 / 당신의 삶에 남아 있어요 / 평생토록 당신의 인생에"
라비니아 고모로 나온 미리엄 홉킨스도 눈길을 끌었다. 모리스와 캐서린이 사랑하도록 많이 도와주는데 저런 고모가 없는 이는 부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가 저녁을 먹고는 병원으로 가자 조카를 도우려고 그이가 일부러 꾀병을 부릴 때나, 엘리자베스 고모네 잔치에서 캐서린이 퀸터스와 처음 춤을 추면서 벌어지는 일이나, 같은 일을 모리스와 벌이며 뒤집히는 일들은 보면서 많이 웃었다. 앞뒤를 잘 엮은 감독의 솜씨이리라.
그런데 그 고모네 잔치가 캐서린의 사촌인 마리안의 결혼식인 듯한데, 영화 속에서는 뚜렷하지 않았다. 또 캐서린의 아버지가 병원에서 일한다는데 어떤 때는 집을 나서고, 어떤 때는 찾아오는 이가 집으로 찾아오기도 해서 집 아랫층이 병원인지, 다른 곳에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5. 영화에 나오는 이는 한 번 마음을 굳히면 바꾸지 않는다. 고집이 센 사람들의 삶이다. 아버지도, 모리스도, 캐서린도. 뉘우침도, 다시 생각하는 일도 없이 오로지 먹은 마음을 굳게 지킬 뿐이다. "널 사랑한단다"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 "사랑해요. 제 마음은 바뀌지 않아요" 하는 말들은 모두 다 하늘에서 맴돌 뿐, 메아리도 없다.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면 남는 게 없다. 안타깝기만 했다.
아버지와 딸 사이의 사랑이든, 사내와 계집의 사랑이든, 감독은 제대로 된 사랑이어야 그 사랑이 오래 가고 같이 나눌 수 있다고 말하는 듯했다. 그런데 영화 속의 사랑은 한 번 뒤틀리면 다시 돌아보지 않는 사랑이어서 나는 감독이 보여주는 사랑이 너무 모질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사랑을 노래한 책에 나오는 것과 같은 참사랑이 값진 것이겠지만, 그런 사랑이 아니라도, 조금 허술한 구석이 있더라도, 눈 감고 들어줄 수는 없었을까? 오로지 그 사람 본디 모습만 좋아서 하는 사랑이 몇 있을까?
사람의 모습은 여러 가지가 뒤섞여 보이는 것이 아닐까? 노래를 잘 불러서, 힘이 세서, 말을 잘 해서, 머리가 좋아서, 어버이가 좋은 사람이어서, 돈을 잘 벌어서... 이런저런 것들이 섞여 그 사람이 돋보이기도 하지 않을까? 그런 사람을 사랑하기도 하고...
6. 본디 영화는 이름 그대로 <상속인>인데 우리네 옛 어른들이 이름을 멋스럽게 붙였다. 요즈음 들여오는 영화처럼 영어를 그대로 부르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끝이 날지 짐작할 수 없게 짜임새가 깔끔하고 사랑을 다시 되짚어보게 하는 것도 괜찮지만, 사랑에 눈뜨고 아파하는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의 연기가 좋아서 별 다섯을 주었다.
만든 지 예순두 해가 지난 영화지만 디뷔디는 화면이나 소리가 나름 깨끗했다. 그런데 우리말 옮김은 좋지 못하다. 말이 안 되는 곳도 더러 보인다. 캐서린의 집에서 일하는 아가씨의 이름을 사람들은 "머라이"라 부르는데, 우리말은 "마리아"로 나온다.
덤으로는 예고편밖에 없으나, "무엇이 이 영화를 위대하게 만들었나?"란 이름 아래 나오는 배우들과 감독, 스토리를 나눠 보여주는 건 다른 예고편에서 볼 수 없는 것이어서 눈길이 갔다. 2,900원 하는 디뷔디라 더 바랄 게 없다. 끊기거나 비가 흐르지 않는 것만이라도 고마울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