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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는 그냥 그런 평범한 아이였다. 그런 오로지에게 변화하는 세상과 바삐 움직이는 친구들은 부러움에 대상이었다. '자원 사냥꾼', '자원 도시'.. 뭔지모를 말을 하며 손목시계를 들여다 보는 시간에 쫓기는 친구들을 돕고 싶고, 같이 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친구들에게는 손목시계와 커다란 가방, 멋진 자동차가 오로지보다 더 소중한 모양이다. 대신 친구들은 친구와 시간을 잃었다. 친구들과 함께 놀던 버드나무 아래에는 이제 오로지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오로지에게도 손목시계와 머리찌가 생겼다. 오로지는 오로지 훌륭한 자원 사냥꾼이 되기위해 1초의 시간마저 아끼며 일과 생각, 자원 개발에 열중하며 점점 더 자신의 욕심으로 몸과 마음을 부풀려 풍선처럼 몸이 커진다. 엄마의 죽음을 슬퍼하기 보다 남보다 더 나은 자원을 개발하기위해 노력하는 오로지... 버들 어머니의 도움으로 아주힘센물을 개발하게 되고 그 물을 마시면서 오로지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해 나간다. 몸과 마음의 욕심이 비워지듯 몸에서 바람이 조금씩 빠져 예전 오로지 모습을 되찾는 오로지... 결국 가장 행복한 것은 자신이 처한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는 듯 오로지는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학교와 학원.. 그리고 해야 할 일들로 언제나 시간에 쫓겨 생활하는 아이들... 생각할 여유 마저 갖지 못해 마음으로 울고 있는 아이들 모습이 살짝 스쳐지나 간다. 친구들과 모여 앉아 웃고, 떠들며 자신의 꿈을 향해 천천히 걸어갈 수 있는 여유 마저 우리가 빼앗아 버린 것은 아닌지 나 자신에게 묻고 또 물어 본다. 어느 날, 오로지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지금 눈 앞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다그치기 보다 문제의 원인을 바라볼 수 있는 생각의 시간을 허락해야 할 것 같다. 더 행복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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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을 챙겨 내보낸 후 창밖으로 아이들의 모습을 쫓는다. 냉장고에 자투리로 남아있던 몇 가지 야채들을 송송 다지고, 아직까진 야채를 즐기기않는 작은애를 위해 참치도 꼭 짜서 넣고 유뷰초밥을 싸주었다. 도시락을 든 작은녀석과 초밥이 든 쇼핑백을 든 큰 녀석이 주차장 입구에서 학원차를 기다린다. 헌데, 큰 녀석이 길 가장자리로 나서지못하고 자동차 뒤에서 머뭇거린다.
학교에서 반대항 축구시합이 있었는데, 양말을 신지않아서 발뒤꿈치에 물집이 잡혔다 터졌고,때문에 운동화를 신기에는 불편하고, 샌들은 빨아 널어놓은 상태라 내가 수업에 활용했던 검정고무신을 신겨 보냈더니 행여나 친구들이 보면 어쩌나... 의식을 하는 것이다. 내가 어린시절엔 양옆이 조금씩 찢어지면 헝겊을 덧대어 기워신기도 했었는데... 문명의 이기가 가져다준 날렵하고 멋진 운동화 조차도 알뜰하게 신지않고 새것인채 버려지는 경우가 허다한것을 보면 참 씁쓸하다.
살랑거리는 바람이 창가에 손바닥만한 잎파리를 드리운 완두콩 줄기를 흔든다. 저 아래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함성이 들려온다. 지극히 아이들다운 목소리를 들으면서, 일찍 학원에 가 밤 늦게 돌아오는 나의 두 아이들을 생각한다. 무엇을 위해 나는 놀이터에서 들려오는 활기찬 아이들의 목소리속에 내 아이의 음성이 섞여들지 못하게 하고있는 것인가? 해질녘이면 가족들과 함께 산책나온 아이들을 볼때도 참 마음이 아프다. 두 아이가 소망하는 그 꿈을 이루기위해서?
이 책을 받았을 때, 가장먼저 1학년인 작은아이가 읽었고, 다음은 큰 아이가, 나의 권유로 남편이 읽은 후 마지막으로 내가 읽었다. 남편은 읽고나서 "당신이 읽어야될 책이네" 라고 딱 한마디만 했다. 순간 약간 언짢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말의 의미를 짐작하게 되었다. 매일매일 전투적으로 살고 있는 내 생활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그렇다고 내가 오로지에 비유되다니... 지나친 비유이긴해도 약간의 반성과 많은 생각거리들을 던져준 한마디였다.
자원사냥꾼인 오로지는 시간의 통제를 받으며 자신의 생각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따뜻하던 마음은 메마르고 오직 최고의 자원사냥꾼이 되기위한 경쟁만 있을뿐이다. 시험때가 되면 수업에 빠지는 아이들이 생긴다. 평소엔 잘 나오던 아이들이 시험공부를 한다며 학원과 공부방으로 몰려가기 때문이다. 도서관에 오고싶어하는 아이들 마음을 무시한 채 성적만을 생각하는 부모들의 이기심과 욕심때문이다. 수많은 오로지들을 보면서, 책 속의 늙은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경쟁에서 살아남고, 최고가 되는것만이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오로지’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솔직히 두렵다. 어쩌면 머잖은 미래에, 저마다 인식칩을 몸속에 감추고 오로지처럼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면... "말도 안 돼" 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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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는게 의미있는 걸까?]
제목이 참 사람의 마음을 끈다.. 어느 날, 오로지는...이라니 어느 날이라는 문구에 갑자기 일어날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오로지라는 이상한 이름 속에 담긴 맹목적인 느낌때문에 더 그랬나 보다. 사계절 저학년 문고는 워낙 우리집 아이가 좋아하는 시리즈라서 이번 책도 여지없이 아이의 손에 쉽게 들린 책이다.
작가의 이름이 낯설지 않아서 살펴보니 작년 무렵 큰 아이가 내도록 작은 아이에게 읽어주던 [내동생 싸게 팔아요]의 작가였다. 그 그림책을 생각하면서 이 책도 기발하고 명쾌한 작가의 상상력이 녹아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림책과는 달리 상당히 무게감이 실린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뭘까? "빨리 빨리...시간 없어.."그렇게 현대인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 쫓기면서 일상을 보낸다. 그 빠른 템포는 여유있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여유조차 주지 못하는 원인이 되는데 바로 그 빠른 템포 속에서 물질적인 풍요로움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오로지라는 아이를 통해서 어느날 문득 자원도시로 사라져 가는 아이들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책에서는 독특한 설정이 이루어진다. 모든 사람의 유토피아처럼 여겨지는 자원도시와 자원도시로 향한 사람들이 인간미를 상실하고 통제를 받으면서 기계적인 삶을 살아가고 오로지 물질적인 성공을 위해 매진하는 모습은 마치 미래 사회를 암울하게 다루는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다. 버들 어머니를 통해서 오로지가 개발한 아주힘센물이 자원도시의 인간미를 상실한 사람들의 몸을 부풀게 하고 마침내는 그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새롭게 시작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는 설정이 조금은 억지스러움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분명 독특한 설정들이 상상력을 자극하는데는 한 몫 할 것 같다.
분명한 것을 책장을 덮고 나면 시간을 쪼개서 많은 일을 한다고 잘 사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말 시간을 잘 활용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자신의 삶을 윤택한 시간으로 채우는가를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는 사실. 그래서 이 책은 결코 가볍게 책장을 덮고 끝나지만은 않을 책이 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