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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와 포수와의 거리는 18.44미터. 모두의 시선이 몰려있는 경기장에서 투수는 오로지 포수의 미트를 바라본다. 다쿠미는 이 자리에 너무 잘 어울린다. 투수를 하기 위해 태어난 아이 같다. 그래서일까, 나는 세하가 다쿠미에게 "혼자 첫회부터 끝까지 던져? 외롭지 않아?" fk고 물었을 때 '그럴수도 있다. 외롭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내 시선에는 빨려들어갈 듯 고와 다쿠미의 모습만 보였다.
늘 각 권이 시작할 때는 그 전에 있었던 사항을 좀 상세히 설명해 주는 친절을 베푼다. 그래서 연속으로 읽는 사람은 약간 지루할 수도 있겠다. 야구부 선배들의 린치 사건으로 활동이 중단된 야구부가 개학을 하고 다시 활동을 시작하지만 입시를 앞둔 3학년은 어떤 시합도 나가지 못한 채 졸업을 할 상황이다. 누구보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이 야구팀을 좋아하는 가이온지는 입시를 앞두고 있지만 꼭 한번 시합에 나가고 싶어 전국대회 4강까지 오른 요코테와의 시합을 꿈꾼다. 물론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인맥을 동원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3학년과 1,2학년의 야구시합을 본 교장선생님은 팀 플레이를 하는 아이들의 가능성을 본다. 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노부니시와 미도리가와가 문제다. 노부니시는 탈퇴서를 내면서 이기적인 다쿠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자신의 마음속에 있던 말을 모조리 뱉어낸다. 팀워크를 강조한 야구부 고문 오토무라이 선생에게 왜 다쿠미의 행동을 묵인하는지 따지면서 말이다. 막강한 배터리를 이끌고 전국대회에 나가고 싶은 열망을 가진 오토무라이의 마음속엔 역시나 다쿠미의 행동을 용인한게 맞으니까 사실을 말하는 노부니시를 잡지도 못한다.
다쿠미가 투수로 마인드에 서는 시합을 본 것은 나로서는 처음이다. 학년 대항이라고 해도 가슴이 떨렸다. 그래도 삼진아웃 퍼팩트로 나갔다면 좋았을텐데, 그랬다면 보는 사람으로서는 재미가 없었겠지만 일단 1학년이 3학년을 상대로 이겼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
이젠 요코테와의 시합이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 야구만 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왜이리 장해물들이 많은 것일까. 야구를 좋아하지만 학교의 문제도 생각해야 하는 교장선생님이 아이들의 발목을 잡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요코테와 시합에 나가게 되고 그런 야구부의 모습을 교장선생님은 물론 요조 할아버지도 함께 보게 된다. 과연 4권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쿠미의 말대로 퍼팩트하게 이 게임을 이겼으면 좋겠는데 혼자만 하는 야구가 아니기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걱정이 된다.
그래, 이젠 더 강해지는 거다. 다쿠미의 공을 받아내지 못한 고를 배려해 힘을 빼버린 공을 던진 다쿠미, 고와 다쿠미의 거리는 18.44미터지만 그 마음이 거리는 더 멀어져 버렸다. 앞으로 이 두 사람의 사이도 눈여겨 봐야할 것 같다. 이러면서 성장하는 거겠지만. 직접 눈으로 이들의 시합을 보지 못하는게 참으로 안타깝다. 힘내, 다쿠미. 그리고 나가쿠라 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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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는 속도보다 책 읽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말이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다 읽어야 책을 놓게 만드는 흡인력 덕분에 리뷰를 위해서 숨을 돌리기가 힘겨울 정도다. 그대로 쭉쭉 읽어나가고 싶지만, 다음 이야기를 더 재미나게 읽기 위해서 정리를 해 둘 필요가 있다. 더욱 더 흥미진진해져 가는 야구와 함께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기에.
닛타히가시 중학교 야구부가 활동 중단된 것 때문에 다쿠미와 고 뿐만 아니라 감독인 마코토 선생님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3학년 선배들이 마찰을 일으킨 것 때문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다쿠미와 고는 조금씩이나마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오토무라이(마코토 선생님 별명이니 그렇게 부르도록 하자!) 감독은 뜬금없이 둘 가운데 나타나 포수로써 다쿠미의 공을 받아 본다. 그 일로 활동 중단에 대한 약간의 마찰이 다쿠미와 오토무라이 감독 사이에 있었지만, 다행히도 교장은 여름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활동 재개를 허락해 주었다. 아이들도 오토무라이 감독도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활동에 임하는데 오토무라이 감독은 첫 연습에서 이상한 제안을 한다. 갑작스런 홍백전을 펼치고 홍군은 3학년을 중심으로 한 주전 팀, 백군은 1,2학년을 중심으로 게임을 하라는 것이다.
닛타히가시 중학교 야구부가 그렇게 잘한다고 할 수 없지만, 오토무라이 감독은 홍백전을 통해서 아이들을 제대로 파악해보려는 의도가 있었다. 아이들이 경기를 통해 실력과 잠재력은 물론 경험을 쌓아보는 계기를 노린 것도 있었다. 3권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되어있는 홍백전은 무척 흥미진진했다. 3학년과 1,2학년으로 팀을 나눠 놨으니 실력 차가 클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들과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아이들도 있었고, 여전히 다쿠미와 마찰을 일으킨 3학년 선배들은 껄끄러웠다. 그러나 모두 성실하게 게임에 임했고, 경기는 예상을 뒤집으며 백군의 승리로 끝났다. 그 경기로 인해 같은 팀끼리 서로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어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오토무라이 감독은 또 다시 이상한 제안을 한다. 전국대회 4강까지 나간 요코테 중학교 야구부와 연습게임을 할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교장도 허락하지 않고, 물의를 일으킨 3학년 아이들이 야구부를 탈퇴하고 어수선한 가운데 주장 가이온지는 요코테 쪽에서 연습게임을 제안하도록 유도한다. 요코테의 에이스인 가도와키를 다쿠미의 실력으로 자극해서 제안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가도와키는 다쿠미와 고를 만나 간단히 게임을 해 본 후, 연습게임을 해준다면 퍼펙트게임을 하겠노라는 다쿠미의 말에 승낙을 한다. 그러나 다쿠미가 고를 믿지 못한 일이 생기고 고는 다쿠미와 또 사이가 틀어진다. 투수가 포수를 믿지 못하는 것, 투수 혼자서 팀워크를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공만 내세우는 것으로 잔소리를 듣게 되지만 그들 앞에는 더 큰 일이 벌어졌다. 요코테와의 경기를 해야 하고 퍼펙트게임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홍백전을 통해 자신감이 충만해진 아이들은 상대가 요코테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이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야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내게도 전해져 옴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중학생인 아이들이 야구에 빠져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부럽고 기특했다. 국어 담당인 여교사가 야구부의 팬이 될 정도로 아이들의 모습은 열정으로 넘쳐났다. 그 열정이 너무 뜨거워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트러블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과정이 야구에 모든 것을 걸려는 아이들을 더 단단하게 해줄 거라 믿는다. 무언가에 그토록 빠져본 경험이 없는 터라 나이를 불문하고 열정이 부러웠고, 그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삶에서 무언가를 사랑하는 것이 이토록 흥분되고 자신을 불태울 수 있는 거라는 사실을 중학생 소년들이 알아간다는 것이 뿌듯했다. 아직 아무것도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다쿠미와 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니타히가시 중학교의 야구부를 지켜보는 것은 너무나 즐겁고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