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떨.
처음 그들의 재결합 소식을 들었을 때의 감정은 얼떨떨함이었다. 자주 다니던 인터넷 쇼핑몰에서 음반 구경을 하는 가운데 뜬 브라운 아이즈라는 키워드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클릭을 하게 만들었고, 예약 판매 중이던 그들의 새 앨범과 아직 올라오지 않은 앨범 정보는 갑자기 웬 브라운아이즈 3집이라는 건가, 호기심을 자극하게 하였다.
어머나.
그래서 바로 윤건의 솔로 앨범 발매 해서 가끔 들리곤 하던 윤건의 팬카페에 찾아가 보았다. 브라운아이즈가 재결합한단다. 카페에 올라온 여러 신문 기사들을 보았다. 둘이 같이 앉아 있던 사진. 그들의 포스에 가슴이 떨려왔다. 홍보용 스팟 영상을 보았다. 약 10초가량 들리던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가지마 가지마'와 후광이 비치는 그들의 모습에 '어머나'. 가슴 떨려옴을 느꼈다.
어라.
그리고 그들의 앨범을 처음으로 접한 어제, 예약구매했던 앨범이 발송되어온 어제, 그들의 앨범을 듣고는 '어라'.하는 소리가 나오게 되었다. 아주 묘한 탄성이었다. 5년 만에 돌아온 그들의 모습에, 새로운 듯 익숙한 음악에, 지금부터 팬으로서 개인적인 감상을 늘어놓을까 한다.
Two Things Needed For The Same Purpose and 5 Objets.
먼저, 브라운 아이즈라는 공식 윤건+나얼, 음대생의 작곡가 출신 + 미대생의 보컬리스트 출신 이라는, 두 재능있는 젊은이의 조합에 어울리게, 최근의 나얼의 미술 작품들이 새겨져 있는 앨범 쟈켓이 눈에 띈다. 이미 전부터 앨범의 쟈켓 디자인을 담당했던 나얼이었던 만큼, 이번 앨범 역시 그의 손을 거친 것이다. 거기다 나얼이 운영하던 인터넷 쇼핑몰의 상의 디자인을 여기서 보게되다니, 반가운 마음 뿐이다.
앨범을 뜯고 오디오에 음반을 올려놓는다. 음악이 흐른다. 'Your Eyes'. 브라운아이즈의 컴백을 알리는 앨범의 첫 트랙으로 잘 어울리는 제목이다. 수려한 피아노 연주에 나얼과 윤건의 목소리가 어우러진다. 브라운 아이즈 시절이 다시 돌아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어서 흐르는 '가지마 가지마'역시 마찬가지. 우리가 익히 알고있고, 예상하고 기대하고 있던 전형적인 브라운아이즈의 타이틀곡이다. 감정을 고조시키는 오케스트라와 잘 어우러지는 멜로디,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바로 흘러나오는 곡이 좀 이채롭다. 아마 브라운아이즈 1, 2집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만한 구성이다. 지금 브라운아이즈를 모르다가 뒤늦게 브라운아이즈를 알고 그들의 1, 2 집을 구해서 바로 듣다가 3집을 듣는 리스너라면 더욱 놀랄 것이다. 왜 갑자기 일렉트로닉 편성의 곡이 흘러나오는 것인가. 그 후에 흘러나오는 '이 순간 이대로'나 TEAM 시절의 명곡 '별(別)'을 연상케하는 업템포의 '너 때문에'는 브라운아이즈를 연상케 하는데, 왜 또 'Let's Get Down'이나 'Summer Passion'같은 생소한 곡들이 흘러나오는 것인가.
이러한 변화는 솔로 홛동과 브라운아이드 소울 활동으로 각자 개인적인 길을 걸어왔던 그 동안의 행보를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윤건의 경우 솔로 데뷔앨범에서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이나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Remix)', 'So Untrue', 'Another Pardise'와 같이, 보사노바나 재즈, 일렉트로닉과 같은 기존의 브라운아이즈 시절에는 볼 수 없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었다. 이러한 시도는 작년에 발표한 솔로 3집에서 'The Muse' 나 'Play the Game'(이 곡은 홍대앞에 눈이 내리면 Remix 버전에 가사를 얹은 것이다) 과 같은 곡들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브라운아이즈의 이번 앨범에서 다소 생소한 트랙들은 이러한 윤건의 변화된 모습들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윤건의 이러한 음악적 변화는 '가요'라는 바탕 위에 '트렌드'라는 흐름을 펼쳐 놓은 것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발전을 기대하게 한다.
윤건의 이러한 음악적 변화가 브라운 아이즈 시절 나얼과의 갈등을 불러일으킨 건 아닐까, 그래서 윤건이 브라운아이즈를 탈퇴한 결과까지 불러일으킨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는데, 이번 앨범에서 'Summer Passion'과 같은 곡에서 같이 작곡하고 각자의 파트에서 각자의 역량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팬으로서 흐뭇하기까지 하다. 특히 나얼이 이런 곡을 작업하는 데 참여했다는 것이, 그 동안의 행보와는 다른 거싱 사실이기에 의외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여기에 딱 들어도 'bk!'라는 생각이 드는 비트는 정말이지, 윤건의 음악에서 홍대를 찾을 수 없었던 기존의 생각을 다시 바꿔놓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와 함께 브라운아이즈 팬들이라면 그들에게 기대할 만한 곡들 역시 포진해있다. 타이틀 곡인 '가지마 가지마'를 비롯해서 '이순간 이대로,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TEAM 시절의 '별(別)'을 연상케하는 '너 때문에', 타이틀 곡을 피아노 연주곡으로 편성한 'Piano Nocturn', 윤건의 솔로곡 '한 걸음'과 나얼의 음악적 성장을 보여주는 '사랑을 말해요'와 나얼의 솔로곡 '루아흐'-특히 나얼은 연인을 공개한 이후 공개하는 곡들이 그의 연인을 연상케하기도 한다 윤건의 피아노 연주 위에 나얼의 보컬이 어우러지는 '루아흐'의 경우, 이들이 공연을 할 때 이 곡을 연주한다면 얼마나 멋질까 상상해보기도 한다. 'Let It Go'와 같은 곡은 기존의 브라운아이즈와 변화하는 브라운아이즈를 절충해 놓은 듯한 느낌을 담고 있다.
익숙한 듯 변화한 브라운아이즈. 앨범의 참여 스텝들 역시 변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브라운아이즈의 음악에서 나레이션을 맡던 Sunny는 비슷한 느낌의 다른 사람이 맡게 되었고 나얼 혼자 맡던 앨범 디자인과 아트워크는 그가 이끄는 에이프릴 샤워에서 같이 진행하게 되었다. 윤건의 일본 진출과 관련하여 믹싱 엔지니어로 고 호토다 씨가 참여하였고, 그 동안 브라운아이즈를 비롯, 윤건의 대표곡들을 대부분 작사하였던 작사가 한경혜씨는 이번에 전혀 참여를 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 앨범의 대부분의 곡들은 리쌍의 개리가 맡게 되었다.-솔직히 팬으로서 한경혜 씨가 한 곡 정도 맡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없잖아 있다.
지난 5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팬들이 원하는 곡들과 함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그들. 어쩌면 그들은 변화된 자신들의 모습과 팬들이 브라운아이즈에게 원하는 모습을 저울질하며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의 변화에도 개의치않고, 그들의 컴백만으로도 기뻐할 팬들이 있기에, 앞으로도 자신들의 음악을 자유롭게 펼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