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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매의 활약상과 매력을 살리지 못한 '일지매'-일지매
"일지매의 활약상과 매력을 살리지 못한 '일지매'-일지매" 내용보기
재물을 훔친 현장에 매화 한줄기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지는 도둑. 불려지는 이름도 일지매(一枝梅). 그가 남기는 매화 한송이는 다른 도둑과 차별이기도 하지만 낭만과 운치가 있는 도둑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일지매가 흥미로운 것은 홍길동이나 임꺽정이나 장길산은 그들이 살아온 인생이 보이고, 성격이나 활동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해온 인물이라는 실체감이 와닿는데, 그에 비
"일지매의 활약상과 매력을 살리지 못한 '일지매'-일지매" 내용보기

 

재물을 훔친 현장에 매화 한줄기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지는 도둑. 불려지는 이름도 일지매(一枝梅). 그가 남기는 매화 한송이는 다른 도둑과 차별이기도 하지만 낭만과 운치가 있는 도둑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일지매가 흥미로운 것은 홍길동이나 임꺽정이나 장길산은 그들이 살아온 인생이 보이고, 성격이나 활동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해온 인물이라는 실체감이 와닿는데, 그에 비해 일지매는 이상하리만큼 그런 실체감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기억에 일지매가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그 발화점은 고우영의 만화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 고전을 만화로 각색했던 고우영에 의해 일지매 이미지가 각인됐고, 그 이후에 드라마, 만화, 소설등 다양한 컨텐츠로 탄생했다. 다른 중국 고전은 중국 고전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일지매는 중국작품이란 색깔이 흐릿한 채로 우리 대중문화 컨텐츠로 계속 생산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정서에 맞고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임꺽정, 장길산, 홍길동이 족보에 어엿하게 기재돼 있는 의적이라고 친다면 일지매는 족보 없는 뿌리없는 의적이었지만 조금씩 뿌리를 내려가며 토착화되고 있는 캐릭터라고 할까.

 

그런데 다른 의적과 달리 의적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보면, 탄생부터 성장기 스토리는 중구난방인 감이 있다. 작가에 따라 다른 이력의 일지매로 그려지는데 이 작품에선 양반과 몸종 사이에 태어나 버려진 아이였다. 매화꽃이 수놓여진 옷고름을 발목에 묶고는 함지에 담겨 강에 띄워 보낸 것이다.

함지를 발견한 기생은 아이에게 동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길러준다. 동이는 그녀에게 춤을 배워 춤꾼으로 살게 됐는데, 우연히 위기에 처한 묘옥을 구해주게 된다. 그리고 묘연이 속한 비밀결사집단과 연이 이어지고 동이는 일지매로 변신하는데..

 

이 비밀결사단은 조선의 부조리와 모순에 눈을 뜬 존재이다. 반상의 법도와 세금이 숨통이 조이는 세상, 그 세상을 무너뜨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 움직이는 조직이었다. 동이는 이들과 함께 하는데, 동이의 신분이 밝혀지는 과정도 그렇고 일지매의 활약상에 집중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밋밋하고 산만했다.

 

의적소재는 대략적인 이야기의 틀이 정해져있기에, 자칫하면 너무나도 뻔하게 전개될 염려가 있다. 그래서 세부적인 상황이나 개성있는 등장 인물들로 생동감을 살려야하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못했다. 안이한 전개에 일지매조차 부각되지 않았다.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야기,인물을 새롭게 변주하고 그려내는 것은 작가에게 엄청난 부담일 것이다. 이 작품은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게, 이 아슬아슬한 변주의 줄타기에 실패한 셈이다. 

 

 

 

 

 

e****0 2018.06.30. 신고 공감 4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