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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환경운동의 저변은 의외로 넓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은 회비내는 회원만 8만 명이 넘는다. 그럼에도 초보적인 문제의식과 폭로를 뛰어넘는 환경과 사회, 환경운동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대안제시는 아직 부족한 형편이다. 지구온난화와 관계있는 게릴라성 호우가 나라 전체를 쓸고 가도 이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한 성찰은 부족하기만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출간은 꽤 반가운 일이다.
지은이는 영국의 좌파저널리스트로서 최근에도 지구정상회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분석 글을 발표하여 지구 반대편 사건을 궁금해 하던 이들의 목마름을 해결해 주기도 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최근 가장 큰 쟁점인 지구온난화와 유전자조작농산물을 다루고 있다. 다국적기업과 정부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화석 연료의 대체에너지 개발을 어떻게 회피하고 막아왔는지 그가 밝히는 진실은 우리가 심증으로 갖고 있던 것이어서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은이는 이러한 사실로부터 환경 문제가 단순히 기술문명(또는 산업사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환경을 기업 이윤에 종속시키는 체제의 문제라는 결론을 이끌어 낸다. 또 자본주의야?라고 지겨워할 수 있는 질문들이 지은이의 효과적인 폭로 앞에서 새롭고 적절한 문제의식으로 드러난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자본주의는 거대한 정치투쟁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날씨들, 우리의 식탁까지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 그래서 우리는 각각의 결과들에서 시작해 최종적으로 체제의 작동 방식을 문제삼아야 한다는 지은이의 결론은 최근 환경 활동가들, 반세계화 활동가들, 소수인종 인권 활동가들까지도 반자본주의 운동으로 결집하고 있는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커다란 울림을 일으킨다.
환경 파괴의 주범에 대한 인식이 반드시 같은 대안, 같은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일찌기 생태주의자들은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지은이가 지적하듯이 우리는 전화와 방송, 대중교통이 없는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기술의 발달은 인류 모두의 빈곤과 질병을 퇴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문제는 자원을 통제하는 주체의 문제이고 그것을 결정하는 체제의 작동 방식이다.
이 책은 이런 고민의 효과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환경 파괴,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함 때문에 오늘도 편안한 잠을 못 이루는 이들에게 이 책은 꽤 적절한 도움과 문제의식을 던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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