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은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베드타임 북”으로 유명한 『잘 자요, 달님』 작가이다. 그녀는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 아이들을 자주 만나 그들의 생활을 관찰했으며, 자기 집으로 아이들을 초대해 자신이 쓴 그림책에 대해 조언을 듣기도 했다. 이런 그녀의 작품에는 어린이의 언어와 어린이의 생각 그리고 어린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엄마, 난 도망갈 거야』는 멀리 도망갈 거라고 말장난을 치며 달아나려는 아기토끼와 그런 아기토끼에게 한없는 사랑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엄마토끼의 모습을 그려낸 그림책이다.
도망가고 싶어 하는 아기토끼가 있었어요.
아기토끼는 산으로 올라가 바위가 된다고 한다. 그러면 엄마토끼는 등산가가 되어 아가토끼가 있는 곳까지 기어 올라간다고 한다. 아기토끼는 아무도 모르는 꽃밭에 크로커스로 피어날 거라 하고 엄마토끼는 정원사가 되어 찾아낸다고 한다. 아기토끼가 새가 되고 돛단배가 되고 서커스단에서 공중그네를 타도 엄마토끼는 나무가 되고 바람이 되고 줄타기 곡예사가 되어 아기토끼에게로 간다고 한다. 결국 아기토끼는 엄마토끼의 품으로 안기게 된다.
마지막은 엄마토끼가 아기토끼에게 당근을 먹이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책 앞표지에 도망가려는 아기토끼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엄마토끼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그림책에서 제시된 아기토끼가 도망가서 숨는 장소는 흔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시냇물과 산, 망망대해, 서커스단은 아기토끼가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다. 엄마토끼가 어디까지 따라올 수 있나 시험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그림책은 애착대상인 엄마에게서 떨어질 때 불안반응을 나타내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은 내용이다. 아이에게 네가 어디에 있든지, 어떤 모습이든지 엄마가 항상 함께 할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보웬은 대부분의 가족 문제를 현재의 가족에게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몇 세대에 걸친 세대 간의 전이 문제로 인식하고 가족치료 이론을 정립한 인물이다. 보웬은 자기 분화를 치료의 목표로 한다. 자기 분화는 개인이 가족구성원에서 심리적으로 독립된 정도를 의미하며 개인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가족에서 정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가족 안에서 연합하려는 힘과 분리하려고 하는 힘이 균형을 이루어 분화해야 하는데 이것이 불균형을 이루면 미분화된다고 한다. 이 그림책은 아기 토끼가 엄마 토끼에게서 개별성과 연합성을 반복하며 균형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보는 관점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