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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선생은 일 년에 일만 쪽 이상 책을 읽는다고 한다. 이미 저술한 책만도 50 여권에 이른다. 이번에 발간된 책은 <<그 많은 느림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다소 긴 제목이 붙어있다. ‘그’라는 지시대명사와 ‘많은’ ‘다’ 라는 수량형용사와 ‘어디 갔을까’라는 의문문이 합세해서 바라보는 것은 ‘느림’이다. ‘느림’이라는 화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느림과 비움>>이라는 책에서 온 세상이 뒤쫓는 가치의 맹점을 이미 지적하였을 터이다.
그러면 ‘느림’이라는 화두로 하여금 반복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 이 책 에필로그에 그 점을 밝혀두었다. “절대자유는 오로지 느림 안에서만 실현이 가능하다.... 느림은 마음이 움직이는 속도이요 심장 박동의 리듬이요 우주가 운행하는 도”라고 한다. 마음이 움직이는 속도, 심장이 박동하는 속도, 걷는 속도야말로 우주의 운행이며 현대인이 잃어버린 속도로 음지식물이 햇빛을 따라 움직이듯 우리의 무의식이 생체리듬이 희원하는 속도가 되겠다. 우리는 21세기의 광속의 트랙 위를 영문도 모른 채 달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우리의 피로는 본연에서 벗어난 시류의 소용돌이와 자못 의심스런 가치관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데서 기인한 것은 아닌가.
느림의 사유를 가지고 온 출처가 ‘노장사상’ 특히 ‘장자’이다. 선생은 8년 전에 안성 금광호수 변에 거처를 마련했다고 한다. 당호는 수졸재로 그곳에서 노자와 장자를 읽었다고 한다. 기원 전 4세기 사람이 지은 먼 이야기가 현대인의 삶의 패턴에 대해 점검하게 만든다. 아웃사이더들의 관조가 세월의 더께를 벗고 생기를 얻고 가깝고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주목받는 문화 코드, 장석주라는 악기의 울림통에서 나온 사유라는 것이 주요 이유가 될 것이다. 매연이 절반은 섞인 공기를 들이마시며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인이 찍어주는 쉼표에서 쉬어가도 좋다고 느끼는 것이다. 선생은 장자를 빌려 말하지만 그 자신의 삶으로 덧입힌, 온 몸과 정신으로 부딪친 생방송이지 않은가.
선생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문장은 엄연한 것들에 머물러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제 존재에 겨운 엄연한 것들을 ‘그렇다’라고 해석 없이 드러낸다. 문장을 기억나는 대로 몇 개 이끌어 내보면 다음과 같다. 마네킹처럼 되어버린 익사체, 7년 동안 땅속에 있다가 고작 보름을 사는 매미, ‘삶과 꿈, 희망과 절망 시작과 끝’이 어긋나는 오후 4시, 불빛을 찾아 기웃거리는 너구리가족, 갓 태어난 송아지가 몇 번 비척거리다 깡총 서는 생명의 힘, 모란의 촉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오는 봄날, 개구리 울음소리, 마당에 나타난 유혈목이 등등 특별하다 할 것이 없다. 물을 가진 것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것만으로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면적인 것이나 내포된 것을 이끌어 낼 때 그것은 대개 아포리즘이 되곤 한다. 책을 읽다가 노트해 놓은 몇 개의 문장을 옮겨본다. “자연선택의 효용함수는 이기적인 유전자의 복제와 생존이다. 이들은 한사코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열정은 그 무엇으로도 제어할 수 없는 들림이다.” “동물은 진정한 불가사의- 우리를 닮았기 때문에 우리와 반대되는 불가사의이다” “순간은 다만 덧없이 번득이다가 그것을 고정시키려고 할 때 다시 무로 휘발해 버리는 환영이다.” “고요함은 자연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회오리는 아침을 마치지 못하며 소나기는 하루를 다하지 못한다.” 언어와 무관한 사태들이 문장으로 포획되어 우리 앞에 나타날 때 그것은 놀라움으로 여운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문순우 화백의 삽화 또한 문화의 원형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며칠 <<그 많은 느림은 다 어디로 갔을까>> 장석주 산문집을 읽으며 보낸 시간들이 녹차 향으로 그윽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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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끝자락을 가득 채웠던 느림, 비움, 마음에 관한 책이 예쁜 님의 마음을 통해 내게 전해져 왔다. 참...힘들게 지나간 여름이었다..라고 기억되는 7월과 8월, 그리고 9월 초순이 태풍과 함께 가려나보다. 더워서 힘든게 아니라... 마음이 복잡하고 뒤틀렸서 그랬다는 표현이 정확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 책을 더 붙잡으면서 꼼꼼하게 음미하며 세세한 마음까지 읽으려 애썼던 마음 다스리기 시간이었다는 고백을 해본다. 작가가 사랑하는 어휘 10개 중에서 나와 겹치는 단어는 섬, 숲, 벗, 책, 봄, 비...6개이다. 거기에 덧붙여서 내가 좋아하는 어휘는 가을, 눈, 시, 행복, 포근함, 강물, 바람, 산책, 노을, 산, 시냇물, 파도, 안개, 구름, 찻집, 꽃, 달무리~ 대충 이런 어휘들을 떠올리며 읽으면 좋을 내용의 책이었다. 작가가 말하는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고요함과 청정함을 유지하며 사는 것~ 번거로움과 욕심을 버리고, 공명과 이익을 좇는 일을 그치는 것이다. 또한 더 많이 가지려고 힘쓰기보다는 이미 갖고 있는 걸 누리고 즐기는 것이라고 한다. 느림은 주변의 요구나 필요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삶의 리듬에 맞춰 충만함을 지향하는 것이기도.... 덧붙여서 느림이란? 머물러 있는 경지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것! 빨리빨리에 익숙해져버린 나를 뒤돌아보게 했다. 나의 마음을 돌보고 모든 것들에게 마음을 여는게 내가 행복해지는 법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파초잎을 후두둑 때리며 지나가는 소낙비처럼 인생은 짧기에 삶을 잘 살아내야 하는데.. 늘 그것이 어려운 숙제다. 책이 모든 것을 다 해줄 수는 없지만 삶이 어렵다고 느낄 때마다 희미한 빛을 선물해주기에 난 오늘도 책을 붙잡고 있는것일까? *.*.*.*.*.*.*.*. 책 속 으 로 *.*.*.*.*.*.*.*.*.*.*.*.*.*. **책은 내 삶의 전체를 관통하는 근원적인 욕구의 핵이다. --59쪽-- **제 자식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무엇보다도 세상의 온갖 책을 읽힐 일이다. --60쪽-- **얼굴은 자기를 표현하며, 타자를 향해 제 속에 숨은 존재를 계시하는 영역이다. 삶의 이력이요, 저마다의 운명이고, 신에게서 받은 은총의 표지다. --90쪽-- **"재빨리 현재는 말한다, 나는 과거다."-보들레르---111쪽-- **남들 다 불행한데 혼자만 행복하다면 이는 정신병자다.--135쪽-- **벌레들이 유독 가을밤에 소리를 높이는 것은 가을이 선천성 청각장애로 가는귀를 먹은 탓이다. --144쪽-- ********내 안의 외로움을 측정하기 좋은 계절이 가을이다. 외롭다고 울부짖지 말라. 생명은 늘 오래된 외로움이고, 외로움은 생명의 본질이다. 외로울 때야말로 너무 바빠 방치해두었던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고, 잃어버린 생의 리듬과 휴식을 찾을 시간이다..--151쪽-- -------그동안 너무 방치해두었던 자기를 찾을 시간,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 이웃과 나를 챙기는 시간이 되었음...하는 바람 가져봅니다. ♡♡♡ 책과 한시도 떨어져 있지는 않았지만 마음의 여유를 잃고 살았던 여름이었네요... 이제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렵니다...사랑합니다.♥ |
| 현대인은 각박한 생활에 쫓기며 살고 있다. 시간과 돈에 그리고 사람에 얽매여 살아간다. 그러나 여기 한 시인은 노자와 장자를 머리맡에 두고 자연을 벗하며 살아가고 있다. 경기도 안성에 수졸재라는 집을 짓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봄에는 야생화가 핀 산길을 걸으며 여름에는 유성우와 반딧불이를 보며 가을에는 도연명을 읽으며 금광호수를 산책하고 겨울에는 서리내린 땅을 맨발로 밟으며 참 자아를 깨달으며 살고있다.자연스럽게 읽히는 책속에는 인생의 진리가 담긴 뼈있는 말이 숨겨져있다. 시인의 삶이 고스란히 투영된 책을 읽노라면 오래끓인 차의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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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간이 많은지라 사람들에게 이런 핑계를 댑니다. '슬로우 라이프'를 추구한다고... 되는 일 없음을 탓하지 않고, 그냥 이대로를 받아드림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느림이라는 말과 너무나도 친근해져있습니다.
이 책은 바쁜 현대인(물론 나와는 무관하지만)이 놓치고 살아가는 느림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떠올리게 해줍니다. 인생의 수많은 시험 앞에서 항상 불안해하던 지인에게 이 책을 선물했습니다. 구입과 동시에 처음 몇장을 읽어보고 선물한지라 다시금 구입을 해야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두권 세권 많이 사서 또 다른 분들께도 선물하고 싶네요. "그 많은 느림은 다 어디로 갔을까..." 조용한 삶에 의미를 불어다준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