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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대한민국의 핫이슈라 하면 단연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들 수 있다. 한 나라에 어떠한 사건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 그 사건에 관련된 신문▪방송▪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마련인데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단지 현재의 핫이슈이기 때문에 이 책을 한번 읽고 만다면 그건 이 책을 과소 평가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떠돌아다녔다. 한국인은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있어서 광우병에 더 쉽게 걸린다, 광우병에 걸린 사람은 쓰러져 뇌가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린 채 죽게 된다, 광우병은 잠복기간이 길어 병에 걸렸는지 쉽게 확인 할 수 없다는 등의 정보부터 정부 측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단체들과의 대립되는 의견들과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루머들까지... 인터넷엔 수많은 정보들이 있었지만 어떤 것을 믿어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광우병이라는 질병을 확실히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매우 흡족하다. 광우병뿐만이 아니라 치명적가족성불면증과 스크래피 등 프리온 질병이 원인인 병들을 다루는 점이 매우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은 치명적가족성불면증이라는 희귀병을 시작으로 변형단백질의 발견과 기원을 밝히기 위해 더 깊은 곳까지 파고 들어간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광우병의 정식 명칭이 우해면상뇌증이란 것과 한국인이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프리온> 이란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그리고 과학자들 간의 신경전과 대립은 책을 읽는데 재미를 더한다. 물론 중간 중간 생물학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변형단백질을 분리해내는 과정이나 생소한 의학용어들은 인내심을 요구하지만 말이다. 책에서 저자는 치명적가족성불면증의 첫 번째 환자 같은 경우 너무나 오래되고 기록이 없어 불확실하다고 밝히고 있는데 기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추측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한 저자의 노력은 실로 대단하다.
이 책은 지식을 흡수하는 데에서 그칠 것이 아니다. 정부가 자국민의 건강과 산업발전을 어떤 정책으로 펼쳐서 문제를 해결해야하는지 생각하게 해주고 (영국의 전철을 밝아서는 안 된다.) 신종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환자들과 사회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과학자들의 임무와 태도는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해준다.
프리온 질병은 자연을 거스르려는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자업자득인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연 상태가 좋다고 해서 원시시대로 역행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간에게 발전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프리온 질병의 확실한 대책은 제시하지 못한다. 지금까지도 프리온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을 정확히 알기란 아직도 먼 길이 남았다. 이것은 과학자들이 풀어야할 숙제뿐 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지고 진행상황을 알아야 할 책임이 있다. 프리온 질병이 생기는 원인의 책임을 우리는 회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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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근증의 하나를 앓고 있는 언론인이자 작가인 저자는 유사한 기전일 것이라고 믿어지는 프리온 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 글은 학술적인 글이 아니라 (비록 사실을 다루기는 하지만) 이야기이므로 극적인 것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즉 원래 제목에서 볼 수 있는 치명적인 가족성 불면증(이하 FFI)을 뼈대로 하고 이보다 더 많은 정보가 넘치는 이른바 광우병을 주 내용으로 글을 이끌어 갑니다.
글 전체에서 나온 내용은 간단히 말하자면 프리온 질환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발병률이 아주 낮지만 인간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자연에 개입할 때 발병률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글이 쓰여진 2006년 이후에도 눈에 뜨일 만큼 큰 발전은 없기 때문에 여전히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이나 심지어는 기전 자체도 불명확한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두 가지의 자연스러운 반응, 즉 적극적이며 때로 위험할 수도 있는 방법을 동원한 대응이나 순응하고 남은 여생을 (덜 공포에 시달리면서) 살아가는 대응을 책의 곳곳에서 꺼내놓습니다.
80년대 초에 대학에서 배웠던 슬로우 바이러스는 후에 전문의 시험에서 -- 우리에게 나왔었는지 또는 우리 후배 대에서 나왔었는지 불확실하지만 -- CJD 등의 프리온 질환명을 암기하도록 강요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의 CJD가 그러했듯이 --책에 의하면 1920년대에 알려졌으나 곧 대부분의 의사들에게 망각되었습니다-- (비록 전문 분야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질환은 동떨어진 주제였기에 다시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최근 쇠고기 수입에 연관되어 광우병 이야기가 회자되자 한국에서도 시의적절하게 2년 전에 출간되었던 이 책이 역시 도발적인 제목을 가지고 번역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글은 전반적으로 이야기로 쓰여졌기 때문에 나중에 필요한 부분을 찾으려고 하면 쉽게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부분부터 읽기 시작한 사람은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저자의 글에 이끌리어 계속 책장을 넘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용된 내용들은 대부분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지만 전반적으로는 약간 프리온 질환설(가설이 아닌)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한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의 반박글이 짧게 인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FFI를 준용할 경우 다른 프리온 질환에서도 이형접합형은 동종접합형보다 저항성이 강하여 긴 잠복기를 가질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간 광우병(광우병 소를 먹고 병에 걸린 사람, vCJD)은 대부분이 동종접합형이었는데 이종접합형도 보고되어 있는 것은 다른 프리온 질환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당사자에게는 불행이지만 남은 자들에게는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시론에 맞추어 생각을 해보면 초기 수입반대 운동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은 광우병괴담 수준이라고 판단됩니다. 일부는 옳고 일부는 틀린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일부가 옳으니 옳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는 '선동'이 목적이라면 옳겠으나 '경고'가 목적이라면 해서는 안되겠지요. 영국 농수산식품부에서 한 행위와 미국 농무부의 반응은 비슷합니다. 이는 사건 자체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분명하지만 적극적인 의도였는지 아니면 관료 조직의 특성상 벌어진 수동적인 축소였는지는 각자 해석이 분분할 것입니다. 한명의 인간으로써 바라보기에는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더 가벼운 예로써 교통경찰관에게 단속될 위기에 놓인 운전자들을 생각하면 됩니다. 달아날 가능성이 낮은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경찰의 지시에 순응하여 차를세우지만 달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운전자들은 책임(즉 벌금 고지서)을 회피하고 달아나려고 합니다. 애들이 거짓말 하는 경우도 비슷한 것이고요. 관료 사회에서는 필요시 법률로 이를 금지하고 있지만 그 법을 집행하는 게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일면 상상이 가는 반응입니다.
우리나라 시위대가 간과하고 있는 몇 가지가 앞으로 강화되어야 할 터인데, 먼저 만성소모성질환CWD에 해당하는 녹용문제(전세계에서 소모되는 녹용 및 녹각의 3/4이 우리나라에서 소모된다고 합니다)와 미국의 소처럼 우리나라 한우(토종 한우, 수입종 육우, 수입종 젖소가 다 포함됩니다)도 소수만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상이 아닌 상태에 있는 소들도 도축이 이루어진다는 것 등은 미국산 소만 문제 삼을 게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 전반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리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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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영화 시리즈는 화려한 주인공 못지 않게 최신무기로도 유명하다. 그러한 영화속 무기들이 실제로 개발되어 소개된 것을 몇년전 기사로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을 덮은후 왜 그 기사가 문득 떠올랐을까. 생물학적 원인모를 질병과의 싸움은 영화속 소재로 자주 쓰이고 관련 영화를 즐겨 봐왔다.하지만 이러한 질병이 몇년후 실제로 발생한다면? 나의 지나친 비약이길 바란다. 책의 제목은 살인단백질 이야기 이지만 좀더 정확히(?) 집어내자면 변형단백질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렇게 변형된 프리온을 포함한 세포는 죽게 되고 뇌세포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라 뇌조직이 구멍이 숭숭 뚫린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있는 광우병(우해면상뇌증)은 소의 프리온 질병이고 종의 경계를 넘어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광우병이 극도로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책은 서론에서 변형단백질과 광우병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더해주고 혈족간의 계통을 지키기 위해 계속적인 근친혼인을 해왔던 중세의 왕족이나 귀족들을 보아와도 일찍 단명하거나 유전병을 앓아왔었다. 파푸아뉴기니의 포레이족의 쿠루병은 식인풍습에 기인한 것이다. 같은 동종을 먹는다는 것. 맥락을 같이해서 동종접합은 이종접합에 비해 프리온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한다. 영국의 경우 대부분 이종접합 유전자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광우병에 어느정도 저항성이 있었음을 책은 말하지만 반면 일본의 경우 동종접합이 많다고 한다. 결국 자연에 역하는 행위를 해왔기 때문에 그대로 돌려주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머리카락과 근육이 대부분 단백질로 구성이 되어있고 피부의 경우도 그렇다. 그러한 단백질이 동종의 고기(단백질)에 의해 변형을 일으킨다는게 아이러니는 아닐것이다. 영화에서는 치료약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없다는게 씁쓸할 뿐이다. 아직 이 변형단백질의 구조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했다고 하니 치료법이 아직은 뜬구름으로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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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옵저버> 등의 편집장을 지낸 DT 맥스가 쓴 <살인단백질 이야기>를 국내에 소개하는 어느 글에서는 광우병사태에 맞추어 발간한 듯한 내용을 담고 있어 구입서적 목록에서 주목받지 못하였던 책입니다. 특히 <The Family That Couldn't Sleep>이라는 원제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이는 <살인단백질 이야기>란 제목을 단 것이 생뚱맞아 보인다는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18세기 중엽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처음 기록된 <치명적가족성불면증>의 첫 번째 희생자에 대한 기록으로부터, 스크래피, 쿠루, 광우병 그리고 만성소모성질환에 이르기까지 같은 병리소견을 보이는 질환들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을 시간의 경과되는 순서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18세기 중반 영국산업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던 면양사업에 치명타가 된 스크래피가 발생하는 과정과 그 원인을 규명하려는 노력,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남태평양 파퓨아 뉴기니섬의 하이랜드 지역에 사는 포레족 사이에서 갑자기 발생하여 급속도로 확산되어 종족의 존망을 위협하던 쿠루병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가이두섹박사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이 질환이 죽은 환자의 신체를 섭취하는 식인습속으로 인하여 얻게 되는 전염병이라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가이두섹은 환자의 뇌를 원숭이를 비롯한 동물의 뇌에 접종하여 병이 전달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병원체가 증명되지는 않았으나 잠복기가 매우 긴 slow virus가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핵산을 보유한 병원체의 증명은 결국은 실패하고 프루시너박사가 제안한 <프리온>이라고 하는 단백질이 병원성을 전달하는 원인체라는 가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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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공포를 가장 잘 느낄 때는 <나를 공격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때>와 <내가 느끼는 고통이 무엇에 기인한 것인지 알 수 없을 때>입니다. 이 점에서 이 책의 저자는 극도의 공포심은 배제한 상태에서 이 글을 썼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회복될 수 없는, 즉, 희망을 박탈당한 채 살아가야 하고, 또 언제 고통이 끝날 지도,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공포>를 느끼는 것에는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럼 저자를 비롯해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원인 모를 고통에 시달려야만 하나요? 그것은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먹이고, 또 먹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우리 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의 원인은 하나 더 있겠죠.
여하튼 인류 최대의 고민은 <욕구>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습니다. 특히 <먹거리>에 대한 문제는 현재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채 인류 최대의 숙제로 남았습니다.(지금도 아프리카, 아시아 난민들은 굶주림을 겪고, 심지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렵, 채집>만으로 부족한 먹거리를 <농경>으로 해결하였습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서 <농경>만으론 굶주림의 갈증을 해갈하기에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멜서스가 <인구론>에서 예언한데로 지구상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먹거리는 <산술급수>에서 맴돌았죠. 그래서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무역>을 이용한 해결법입니다. 인간은 곳곳에 적응하며 사는 데 반해 <농경>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축복받은 환경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풍족하게 먹고도 남는 나라는 부족한 나라에게 팔 수 있었죠. 또 흉년이 든 나라는 풍년이 든 나라에게 곡식을 빌어 먹었습니다. 물론 비싼 값을 치뤄야 했죠. 곡식이 <무기화>되는 순간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품종 개량>이 시급했습니다. 여기서 발전한 것이 <유전공학>입니다. 한마디로 <자연>이 먹거리를 풍족하게 주지 않자 <인간>이 인위적으로 적은 양을 뻥튀기 시킨 셈이죠. 여기에서 <광우병>이 시작합니다.
물론 <광우병>이 쉽게 걸리는 병은 아닙니다. <인위적>인 방식으로 키운 소가 모두 걸리는 병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분명히 해둘 것은 <먹어서는 안 될 것을 먹인> 소에게서 무서운 병이 확산되었다는 점입니다. <풀>만 먹도록 태어난 소에게 소화도 못 시키는 <곡물>을 먹이고, 그 때문에 <소화제>를 먹이고, 몹쓸 먹이와 운동부족으로 인한 면역력이 떨어지자 <항생제>를 먹이고, 이것으로도 소가 픽픽 쓰러지자 <영양분>을 공급한다면서 <죽은 소>를 갈아서 곡물과 함께 먹였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광우병>이지요.
뉴기니에서는 <인간>이 <인간>을 먹는 습관 때문에 멸족을 당했습니다. <소>가 <소>를 먹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더구나 이 소는 최종적으로 <인간>이 먹기 위해 만든 소랍니다. 그 소를 먹은 <인간>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 병의 원인이 밝혀졌답니다. 바로 <단백질>이에요. 물론 모든 단백질이 유해한 것은 아니고 특정한 단백질, 바로 <살인단백질>이라고 불리는 것들이랍니다. 사실 이 <살인단백질>에 대해서 완벽하게 분석을 하지 못했답니다. 그래서 단백질에 의해 생긴 병들을 치료하지 못한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분노하는 것은 병 하나 치료하지 못하는 무능한 인간이 아니라, 바로 인간의 <탐욕의 결과>라는 점입니다. '아, 나도 그들과 한패거리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마다 그들의 잘못이 바로 나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럼 나도 이 병에 걸릴 수 있는거야?'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제발, 나는 아니기를...'라는 비겁한 일면에 또 한 번 자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책의 저자(살인단백질의 공격을 받아 고통받는 사람 중에 하나)는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노래하며 끝을 맺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또 하나 분노하는 점은 잊을 만하면 깜짝깜짝 놀래키는 <미국산 쇠고기>문제 입니다. 어떻게 이런 음식이 좋은 음식이라고 대대적인 광고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먹으라고 선전하는 것이죠? 참, 알 수가 없어요. 그 분의 머릿속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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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살인단백질에 대한 공포로 뒤덮여있다. 바로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광우병에 관한 두려움 때문이다. 이 광우병으로 인해 유럽에서 이미 150명의 사람이 죽었다는 것이 확인 되었다고 한다(이 책에서). 그리고 미국이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인간 광우병 환자들이 미국내에 있다는 소문이 끈질기게 나돌고(미국내에서도) 그 소문들이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미국소들에 대한 두려움과, 그 소고기의 수입을 허락한 권력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으로 폭팔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한편에서 아픔과 분노로 인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고통을 나누고, 그들의 분노에 대한 정당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을때, 한편에서는 그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것의 정체에 관한 냉철한 이성적인 분석을 하고, 그들의(그리고 또 모든 인류의) 아픔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또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필요할 때이다. 이 책은 시기 적절할때 잘 나와준 광우병을 이해하는데 무척 중요한 책이다.
미국인 출신의 저널리스트적 양심과 날카로움을 가진 저널리스트가, 까다롭고 어려운 문제에 관해 차근하고 비교적 쉽게 저술한 이 책을, 한국인 출신의 외국어에 능통하여 의학관련 중요한 책들을 번역하여온 의사가 번역하여 출간했다는 것은 무척 의미있는 일이다. 분명히 이 책은 광우병을 호도하거나, 광우병 위험을 희석시키려고 미국에서 날라온(미국산 책이니까 받을 수 있는 의심) 책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은 어쩌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에 꼭 맞아 떨어지지 않는 침착함(자칫 냉소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을 유지하고 있는 책이다. 반면에 그러기에 이 책은 광우병을 걱정하는 사람이나, 광우병의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동시에 공통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책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아무것도 아닌 두리뭉실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 책은 아니다. 나는 이 책에서 오랫동안 잊혀져온 이편과 저편을 가르는 싸움이 아닌,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이성을 가진 진정한 저널리즘을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먼길을 돌아서 간다. 세상이 미친소에 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때 번창했던 베네치아의 한 의사의 이야기에서 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접근은 무척 견고하게 설계된 청사진을 따라서 광우병과, 그것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인 프리온이라는 것에 관한 훌륭한 이해의 길로 우리를 이해한다. 저자의 안내에 따르면 '미친소'는 역사상 인류가 만든 수많은 다른 재앙중 한가지이다. 그리고 또한 인류가 노력을 통해 극복해왔던 다른 수많은 재앙들처럼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극복대상중 하나인 것이라 것을 알 수 있다.
광우병에 관한 (그토록 많은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해가 부족한 것은, 광우병을 일으키는 프리온이라는 변형단백질이란 것이 의사들 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운 낮선 개념의 것이기 때문이다. 변형단백질이란 것이 병을 일으킬수 있다는 것으로 노벨상을 받은 (이 역시 미국인이다) 것이 불과 10년 밖에 되지 않은 탓이다. MRI, 게놈분석같은 최첨단의 방법을 동원하여도 우리는 이제 이 단백질이 병을 일으키는 과정에 대해서는 알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그 퇴치법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광우병 퇴치에 관한 직접적인 희망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뚜렷한 발병 원인을 알지 못하고, 따라서 치료법 또한 전혀 알지 못하던 알쯔하이며병(치매), 루게릭병(스티븐 호킹의)같은 다양한 질환에 대한 이해를 프리온에 대한 이해를 통해 높일수 있었다(아직은 초보적인지만). 그러나 언제나 첫발자국을 떼는 것이 절반을 가는 어려움을 갖는 법이다. 우리는 먼 길을 통해 이제 그들 질병의 치료로 가는 절반의 길을 온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길은 멀다.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첨단의 시대에도 광우병을 완전히 물리치는 방법은 예방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절대로 안전한 음식만을 먹을 경제적 능력을 가진 '가진자'를 제외하고는 '정당하게' 광우병의 두려움에 떨어야 하고, 그에 걸맞는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 인류가 그동안의 경험에서 얻은 지혜처럼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질병은 예방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섣부른 기대를 제기하진 않는다. 우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아마도 이 우주에서도) 유일한 지적인 존재로서의 능력을 활용하여 이제 프리온 질병의 원인에 관해 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아내는 성과를 이루었지만, 그 치료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거의 아무것도 손에 가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 위대한 지적인 존재인 인류는 스크래피 병을 '발명하고' 광우병 또한 '고안해낸' 위대한 파괴력을 가진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이런 이중적인 모순적 능력은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실질적인 문제인 광우병에 관해 어떤 대처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많은 메시지를 전해준다. '미국인도 먹는(아마도 모든 미국인은 아닐 것이다) 미국산 귀한 소에 대한 중진국의 감정적인 도발로 여겨서 '안심해도 된다'고 메아리 없는 소리만을 되풀이하는 것이 무책임한 것은, 모든 소고기의 이력을 표시하겠다고 하는 신뢰성 없는(얼마나 불가능한 일인가!!!, 전국의 조직폭력배와 전국의 수많은 사행성 오락업소와, 똑같이 수많은 퇴폐업소들이 버젖이 경찰서 주변에서 활개치고 있는 현실에서!!!) 공언은 정말 립서비스에 불과할 뿐이다.
약소국의 어쩔수 현실을 인정하고 최선을 다해 위험의 개연성에 대처하는 진지한 모습이 촛불을 끌수 있는 것이지, 형광색소를 섞은 물대포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총체적 불신에서 비롯하는 (절대로 안전한 음식을 사먹을 돈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상처에서 솟아나는 불길의 씨앗마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와(미국인이지만), 이 책의 역자와(캐나다에서 잘 살고 있지만) 이 책의 출판사와 (영리목적없이 출간하진 않았겠지만), 나같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시위의 현장에 나서기엔 너무 겁이 많은) 같은 사람들의 힘이 모이고 모여, 인류가 과거의 어려움을 이겨내 왔던 것처럼, 현재 우리가 마주한 어려움을 이겨낼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그리고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정말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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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름, 대한민국에는 촛불이 꺼지고 있지 않다.
'미국산 수입쇠고기 개방' 문제로 인해 그동안 시민단체와 정부간에
한바탕 공방이 있었지만, 광우병의 실체도, 그 병의 원인도, 어디에서
어디까지 진실이고 믿어야 하는지도 불안해 하고 있다.
그러던 참에 내 손에 쥐어진 한 권의 책,
'살인 단백질 이야기'는 한마디로 저자의 절실함이 묻어져 있다.
저자 역시 단백질 구조이상으로 인한 루게릭병 환자다. 병을 앓고 있는
환자만큼 그 병에 대해, 그리고 치료에 대해 절박할 수 밖에 없다.
더군나 그 질병의 원인이 모든 법칙에 위배되는 유전자와 관련되었다면
앞으로도 그 것의 정체가 어떻게 밝혀질지도 모르는 상황속에서..
그들과 싸움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인간의 몸에는 약 10만 종류의 단백질을 있으며, 이들 단백질은 다시
20종류의 아미노산 분자로 조합되는데,유전자에 의해 아미노산 배열이
정해지고 단백질의 기능이 결정된다. 유전자와 염색체에는 생물로서
존재하기 위한 모든 정보가 들어있는데, 세포 하나에는 46개의 염색체가
들어있고, DNA 분자인 뉴클레오티드가 쌍으로 60억개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중 1.5%만이 유전자의 기능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에는
유전정보가 없다.또한, DNA는 직접 단백질을 만들 수 없고,
RNA로 거쳐서 단백질을 만들어진다. (유전자의 비밀지도-최현석 참고)
과학계에서 보통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는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느냐와
자신과 똑같은 것을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구분하는데, '프리온'은
단백질로 된 감염성 입자라는 뜻으로, DNA가 없어 생물체가 아니다.
따라서 프리온은 열과 방사선으로도 쉽게 파괴되지 않고, 불에 타 재가
되어도 감염능력을 가지게 된다.
책에는 그동안 인류를 괴롭혔던, 변종 단백질에 관련 질병을 다루고 있다.
치명적 기족성 불면증, 크로이츠펠트-야곱병, 광우병, 스크래피병등
그런데 이런 질병들을 발견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사람이나 동물들
뇌에 스폰지처럼 구멍이 뚫여있다는 공통점외 이 질병들은 각기 다른
경로로 인류를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이나 감염적 요인도 있지만
인간이 보다 나은 경제적 효율이나 명예욕을 위해서 인위적 조작을 하고.
또한 이러한 병들의 확산에는 정부의 무능과 사실을 고의로 은폐하는
부도덕성이 내포되어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가 있다.
미국산 수입소고기의 안전성과 관련하여 큰 쟁점중의 하나가
특히 우리나라 국민들이 더 광우병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그것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지금까지 광우병환자에 걸린 MM형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 책에도 이와 비슷한 동종접합 혈통이 프리온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p322~7)
또한 이러한 질병을 발견한 공헌자, 가이듀섹, 프루시너, 와일스미스도
있지만, 원주민 포레이족의 식인풍속의 오해를 풀고 질병의 단서를 제공한
인류학자 존 매튜스, 글래스 부부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독자의 입장에서 변형단백질에 관한 질병이야기가 흥미로울 수도 있으나
저자의 말처럼 우리 인류에게 절박하고 중요한 문제다. 치료제로서 쓰고
있는 퀴나크린이나 펜토산은 아직은 미완에 그치고 있다. 질병과 싸우고
극복해가는 것이 인류의 역사라고는 하지만, 자신과 가족이 눈앞에서,
조만간 장래에 생사를 헤매며 고통받게 된다면 절박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마음을 우리 정부는 알아주었으면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 부분에서는 솔선수범해서 국민을 위하는 정책을 해주었으면 바램은
지나친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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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른다.
오직 프리온 질병에 걸린다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결과만 알뿐이다. 삼키는 기능을 상실해 결국 자신의 침에 질식해 죽는다. 이보다 더 허무하고 힘 빠지게하는 죽음이 또 있을까? 작품소개>
매우 해박한 지식으로 흥미진지하게 서술해 나가는 작가의 능력이 부러웠다. 덧붙여 여러 편의 다규멘터리를 1편으로 압축해가며 전개하는 구성 또한 부러웠다. 매인 스토리는 프리온 단백질로 인한 질병의 역사이며, 200년 간 FFI(치명적 가족성불면증)으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이탈리아의 어느 일가의 역사가 보조 스토리로 전개되어진다. FFI, 스크래피, CJD, BSE, 쿠루병, CWD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접근하고 있다. 또한 발생추정시점부터 질병의 확산까지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 거만한 의사들, 돈벌이에 눈이 멀어 동종교배를 통해 품종개량을 해나가며 질병의 확산에 큰 축을 담당했던 영국의 축산업자들, 자국민의 건강보다는 축산업 보호와 이득을 위해 소탐대실의 결과를 가져온 무능했던 영국 정부를 보면서, 결국 인간의 탐욕이 인간세상을 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국의 실수를 교훈삼지 못하고 죄악의 과거 전철을 밟고 있는듯한 미국 정부. 더불어 한국 정부를 보면 그저 가슴이 답답해옴을 느낀다. 프루시너 대 가이듀섹>
프리온 질병의 발견과 연구에 연관있는 전문가들이 매우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인물은 프루시너와 가이듀섹이다. 다소 오만해보이며 남의 것을 가로채 자신의 학문인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프리온 단백질’ 명명자 프루시너! 탁상이론보다는 실제 현장에 뛰어들어 자료수집을 하며, 현장조사를 통해 결과를 얻는 가이듀섹! 프리온 질병계의 대스타들임이 분명함에도 무언가 비정상적인 인격을 지닌듯 한 두 인물이다. 이 두 인물을 비교해가며 책을 읽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광우병, 혹은 괴담>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분명 이 책은 시류에 편승하고자 출간된 상업용도서이다. 하지만, 단순히 괴담이니 좌파적이니하며 색안경을 끼고 이 책에 접근해서는 안된다.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서술된 내용들은 실제로 있었고,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 있는 일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 특히, CWD 부분에서는 섬뜩함을 느꼈는데, 우리나라의 사슴 농장 현실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광우병! 남의 나라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인상적인 구절>
-BSE의 원인 발견과 효과적인 예방책 수립 사이의 8년 동안, 20만 마리의 감염된 소와 60~160만 마리로 추정되는,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의 소가 식용으로 가공되어 영국의 슈퍼마켓을 통해 판매되었다./ 그들은 초기 위협을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병원체의 독특한 성질을 무시했고, 관료주의와 축산업계의 이익을 우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심쩍은 일이 있으면 위원회를 만드는 정도로 대처했다./ 딱 한 가지 그들의 편이 있었다면 운이 따랐다는 점이었다. 천만다행으로 프리온은 예컨대 독감만큼 전염력이 강하지 않다. 만일 그 정도 전염력을 지녔더라면 오늘날 영국에는 오래전부터 채식주의자였던 사람들만 살아남아 있을 것이다. -“왜 빅토리아가? 그렇게 건강했던 아이가?…몇 년씩 아파서 누워 있기라도 했다면 이해가 되겠지만….” 테리 싱글태리 역시 비슷한 말을 한다. “사람이 아무런 이유 없이 그렇게 죽는 법은 없습니다.” 어떤 CJD 환자들은 마치 스크래피에 걸린 양처럼 극심한 가려움을 호소하는가 하면, 미친 악마에게 쫓기듯 소리를 지르고 으르렁거린다. … 1995년 변종 CJD 환자의 한 사람이 했던 말처럼, “피에 젖은 악마가 돌아서며 ‘여기, 내가 이것을 만들어냈노라’고 말하는 것을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가 아니다.” 이것은 어떠한 권위도 확실한 것은 아니며 누구나 원인이나 치료법을 찾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는 말한다. ‘언젠가 어디선가 누군가는, 내가 지닌 병이 무엇이든 간에 치료법을, 최소한 이름이라도 알게 되리라.’ 꼭 그래야 한다. 반드시 밝혀져야. 작가가 겪고 있는 단백질 변형으로 인한 질병과 프리온 단백질로 인한 질병.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설마, 나는 프리온 질병에 감염되지 않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