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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역사에 영향을 미친 책가운데 꼭 빼놓을 수 없는 책인 우신예찬. 제목과 줄거리만 알 뿐, 그간 이 책을 보지 않았다는 나름의 죄책감을 가지고 이 책을 골랐다. 도서관에 여러 종류의 번역본이 있었지만, 이 책의 색깔이 가장 친근해보였다고 할까?
원어가 영어가 아니므로, 한글로 친절하게 번역한 번역가의 수고는 높이 칭찬할 만 하다. 다만, 번역이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 문제다. 아마도 에라스무스의 원전 자체가 지루하고 말이 많은 것 처럼 느껴질 수 도 있지만, 이 책을 오늘날의 기준으로 적당히 '욕'도 섞어가면서 각색해서 썼다면, 오늘날 한국 기독교에서 조차 금서로 판정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당시 사회상을 점잖은 어투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각종 인물과 신을 대입해가며, 에라스무스 자신은 당시 사회상과 교회를 꼬집으려고 애를 썼다. 다만, 에라스무스는 들키지 않으려고 무단 애쓴 것 같다. 어지간한 참을성과 통찰력이 있기전에는 이 책을 끝까지 붙들고 있기도 힘들고, 이 책이 교회를 비판한다는 내용을 찾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교회의 비판을 찾기위해서는 다른 다양한 비판들을 거쳐 지나야 하기에.
에라스무스를 보면서 나는 나를 본다. 사회나 교회의 문제를 바라보면서도, 때로 나는 내가 그 문제의 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 자신 스스로 비판의 칼을 꺼내 세상과 교회에 휘드르기에 나는 너무 부족하고 불완전하다. 아마도 에라스무스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그래서 우신예찬에서 그의 논조는 분명하지만, 분명하지 않다.
우신예찬을 읽으면서 다시금 되새기는 역사의 진리는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는 것이다. 부자가 된 교회의 타락과 지도자의 부패상이 어디 중세의 유물일 뿐일까?
마지막 날 모든 인류가 하나님의 보좌 앞에 섰을 때, 우리는 밝히 보리라.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은 부끄러운 짓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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