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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출신 작가인 피터 템플의 이 책은 발표된 이후 영국추리작가협회 최우수 장편소설을 비롯하여 수많은 문학관련 상을 숭상하였다고 한다. 이전의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가진 형사라는 설정은 사실 드문 것은 아니다. 여러 단계로 맞물린 사건들이 등장하는 책도. 하지만 작가는 이 작품에서 호주 특유의 원주민-이민자의 문제를 포함하여 다양한 소재들을 추가함으로 좀더 흥미로운 스토리를 이어나간다. 마지막 범인이 밝혀지는 그 순간까지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물론 극중 등장하는 로맨스는 그다지 당위성이 보이질 않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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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곳은 대부분 대도시다. 대도시일수록 돈과 사람이 모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돈을 노리는 사람, 누군가에게 원한을 품는 사람도 생기기 마련이다.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시골 마을이라면 왠지 이런 범죄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 않을까.
호주 작가 피터 템플(Peter Temple)의 <브로큰 쇼어>도 이런 곳을 배경으로 한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해변마을 포트 몬로가 바로 그 장소다. 호주의 원주민과 백인이 뒤섞여서 살아가는 곳이다. 백인은 원주민을 가리켜서 '검둥이들'이라며 무시하고, 원주민은 이런 백인을 증오하며 자기들끼리 뭉치려고 한다.
포트 몬로는 해변의 마을이라서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도시에서 온 버릇없고 타락한 아이들, 그들의 금발머리 엄마, 물렁살의 뚱보 아버지들이 이 마을로 와서 여름을 보낸다. 크라이슬러 크루저, 메르세데스 벤츠, BMW가 큰길까지 주차장으로 사용한다. 남자들은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술을 퍼마시며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댄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고 겨울이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얼음장 같은 비, 살갗을 파고드는 바람, 그리고 온갖 사회부적응자들만 남는다. 실업자, 반실업자, 취업 불가능자, 술꾼과 마약중독자, 연로한 연금생활자, 온갖 생활보호 대상자, 절름발이, 불구자 등이 포트 몬로의 거리를 차지한다.
해변의 작은 마을이라서 그런지 과거에는 이곳에서 강력범죄가 거의 생기지 않았다. 원주민과 백인 사이의 갈등도 보이지만, 아직 그것은 문제가 될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 말하자면 포트 몬로는 몇가지 불안요소들이 있지만,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이었다.
변해가는 작은 해변마을 포트 몬로
주인공 조 캐신은 이 마을의 경찰서 책임자다. 그는 원래 도시에서 강력계 형사로 근무했었다. 그 당시에도 캐신의 일상에는 별다른 것이 없었다. 아침 일찍 나가서 밤이되면 집으로 돌아오고, 식사는 경찰서 책상이나 거리에서 해결한다. 시간이 나면 잠을 자거나 동료와 함께 경마장에 간다.
축구 또는 낚시를 하고나서 누군가의 뒷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맥주를 마신다. 한적한 도시 만큼이나 한가로운 경찰의 일상이었던 셈이다. 그러다가 캐신은 어떤 사정 때문에 도시에서의 형사 생활을 접고 자신의 고향인 작은 마을 포트 몬로로 파견 나오게 되었다.
다시 돌아온 포트 몬로는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다. 사람들은 경찰을 불신하고, 대놓고 경찰을 경멸하기도 한다. 해변에 대규모 리조트 개발이 예정되어있고, 마을의 주민들은 부자들만을 위한 개발에 반대한다. 자본이 들어오면서 이 지역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부작용은 이 지역의 10대 청소년들에게도 미치기 시작한다. 10대 학생들이 산탄총을 들고다니는가 하면, 남자아이들은 마약을 팔고 여자아이들은 몸을 판다.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10대들 때문에 통행금지 요청이 들어올 정도다. 무장강도와 자동차 도난사건이 발생하고, 그러면 항상 애꿎은 원주민이 표적이 된다.
사건이 터지면 경찰들은 주도권 싸움을 하고 정치인들은 사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하려 한다. 이 지역에서는 원주민과 백인 사이의 갈등, 그리고 외부에서 들어오려는 자본과 그에 반대하는 세력간의 갈등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변화의 기로에 서있는 셈이다. 포트 몬로 마을도 그리고 조 캐신도.
복잡한 살인사건을 어떻게 추적할까
그러던 어느날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돈 많은 70대 노인 찰스 버고인이 자신의 집에서 습격당한 것이다. 경보기는 꺼져 있었고, 무단침입 흔적도 없다. 지문도 없고 무기도 없고, 수상쩍은 DNA도 없다. 손목시계 하나가 없어진 것을 확인했을뿐, 그 외에 또 뭐가 없어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찰스 버고인은 돈이 많은 인물이지만 이 지역에서 나름대로 명망도 있는 노인이다. 그동안 버고인 신용금고가 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렸기 때문이다. 수백 명의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주었고 찾아오는 사람들마다 기부금을 주었다. 학교, 구세군, 재향군인회, 미술관등에 돈을 주고 축구클럽에는 수도 없이 퍼주었다고 한다.
이런 인물이니만큼 누군가가 그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해서 낯선 사람이 침입한것 같지도 않다. 백인들은 원주민들의 소행이라고 단정하면서 원주민 정착지를 바그다드처럼 폭파시켜 버려야 한다고 언성을 높인다. 원주민들은 이런 비난에 맞서면서 무능한 경찰을 향해 언성을 높인다. 조 캐신은 사건 수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이 두 집단 사이의 정치적문제 때문에 난항을 거듭하게 된다.
<브로큰 쇼어>는 호주 추리작가 협회상을 비롯해서 수많은 상을 휩쓴 작품이다. 이 작품은 호주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독특하고, 작은 마을에 모여사는 사람들의 내면과 갈등을 묘사한다는 점에 흥미롭다. 우울하게 펼쳐지는 해변의 풍경도,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부서지는 해안'도 인상적이다.
소설에서 묘사하는 호주의 마을과 사람들
하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은 크건 작건 항상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호주의 작은 마을도 예외는 아니다. 한걸음 들어가면 그 안에는 인간들의 추한 탐욕과 어두운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 개발과 변화의 바람 때문인지 포트 몬로에서도 이런 경향이 점점 더해져간다.
그래서 캐신과 동료들은 과거를 그리워 한다. 대규모의 개발이 이루어지기 전의 순수했던 자연을, 세상이 지금처럼 타락하기 전의 사람들을, 미치광이 살인마가 거리를 휩쓸고 다니기 전의 경찰생활을, 그리고 자신들을 이끌어줄 강한 리더가 있던 그 시절을. 캐신은 혼자서 작은 마을로 내려왔기 때문에 더욱 쓸쓸함을 느끼며 이런 회상에 빠져들때가 많다.
쓸쓸함을 느끼는 것은 캐신 만이 아니다. 이곳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변해가는 환경을 보면서 누구나 그런 감정에 잠긴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누구는 '부서지는 해안'에 몸을 던지고, 누구는 포르노 동영상을 탐닉한다. 또 누구는 자신의 집으로 부랑자를 끌어들이고, 누구는 술을 퍼마시고 경찰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작가는 범죄와 사건보다도, 변해가는 세상과 거기서 한걸음 물러나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브로큰 쇼어>의 진정한 주인공은 조 캐신이 아니라, 포트 몬로와 그곳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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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하면 캥거루, 코알라, 거대한 땅, 호주 원주민, 시드니 정도만 알 뿐인 내게 이 작품은 호주의 자연을 자세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작가가 작품 전체를 통해 호주의 작은 마을에 대해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풀과 나무, 시냇물까지도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그 안에 주인공 조 캐신의 심리와 행동, 성격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조 캐신은 도시에서 큰 부상을 입고 고향 마을에서 휴가 겸 마을의 경찰노릇을 하며 부서진 몸과 그보다 더 상한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되지는 않는다. 워낙 큰 부상이었기에 아직도 그 몸은 고통을 호소해서 술과 진통제를 먹어야 하고 마음은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다시 마을에서 사건이 벌어져 난감하게 만든다. 마을 유지가 강도를 당했다. 발견 당시는 사망하지 않았지만 사망해서 살인사건이 되고 만다. 용의자로 지목된 이들은 마을 사람들이 싫어하는 원주민 소년들이다. 마을에서 원주민을 싫어하는 경찰은 그들을 길목에서 잡기로 하고 총격전을 벌여 두명을 사살하고 한 명은 자살하게 만든다. 조 캐신은 그때야 비로소 그 사건에 관심, 진짜 관심을 가지고 범인을, 그들이라면 확증을, 그들이 아니라면 다른 범인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속속들이 들어나는 추악한 실체에 또 다시 발목이 잡힌다. 작가는 긴 작품에 긴박감을 담기보다는 섬세함을 담아 하드보일드의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마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인간의 의지를 표현하는 어떤 문학 작품에 하드보일드한 범죄를 함께 등장시키려고 의도적으로 시도한 것처럼 보이게 쓰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잘 어우러지고 있다.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작가는 끝을 외치는데 주인공은 여전히 사건 속에서 나오지 않는 모습은 주인공이 자신의 의지로 책 속에 남아 살겠다는 표현같다. 273쪽에서 캐신은 이런 생각을 한다. 형의 자살 미수 사건이 있고 나서다. '자신의 생명을 끊는 것, 그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극단적인 소유권의 주장이었다. 망각상태로 들어가기로 선택하는 것. 바람에 실려오는 바다 냄새와 새소리와 새벽에 대한 기대감 없이 잠을 자기로 선택하는 것.' 이 말은 자신에 대한 소유권조차 주장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말 같다. 망각할 수 없는 것이 있는 그에게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아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왜냐하면 그는 신참 형사의 죽음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그가 지금 기대하고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자연이라는 것은 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잘 알려주고 있다. 그는 자연없이 살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는 인간은, 그래서 작품 속에서 리조트 개발로 파괴될 위험에 놓이는 상황이 등장한다. 알 수 없는 것은 맨 처음 등장하는 부랑자 렙을 캐신이 일감을 주고 함께 있는 일인데 그가 누구인지가 수수께끼다. 그는 누구일까? 캐신에게 온 수호천사일까? 친구일까? 렙과의 관계와 가족과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 특히 원주민 가족의 일원이면서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캐신의 쓸쓸함과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과거에서 현재까지 작품 속에 늘 따라다닌다. 매력적인 작품이다. 전반부는 캐신에 대한 묘사와 마을의 자연과 사람, 과거의 묘사가 좋았고 후반부는 끈질긴 캐신의 탐문 수사와 하드보일드의 전형에서 약간 벗어나지만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작가의 치밀함이 좋았다. 느리고 긴 호흡으로, 때로는 빠르고 간결하게 읽게 되는 호주에서 온 멋진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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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떠나 호주 소설은 처음 읽는 것 같습니다. 그래봐야 영어로 쓰여진 책이겠지만, 음, 분위기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지역색이 많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호주에서도 대도시에서는 꽤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일어나겠지만, 여기 조 캐신 형사가 맡고 있는 포트 몬로 지역은 바닷가를 끼고 있고 시내에 나가봤자 상점과 술집 몇 개가 고작인 작은 마을로, 일상적인 자잘한 범죄가 일어날 뿐입니다. 하지만 표면상으로 그럴 뿐, 여기서 벌어지는 범죄는 웬만한 다른 책에서보다 끔찍한데, 오히려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더 잔인하고 비밀이 유지될 수 있는 범죄도 있는 법이죠. 이 소설의 힘은 캐릭터에 있습니다. 캐릭터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 대단합니다. 원래 하드보일드가 좀 그런 면이 있기는 하죠. 조 캐신 형사는 다른 하드보일드 형사처럼 시니컬하지만 차가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늘 낯을 가리고 부끄러워하고 걱정스러운 모습이 시닉하게 보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아주 정직합니다. 질문과 다른 대답을 하기도 하고, 가끔 사실이 아닌 말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상대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우회적인 표현 방법일 뿐입니다. 사실 그는 사면초가에 빠진 사람입니다.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는 동료 형사를 죽게 했다는 자책과 형사로서 아버지와 같은 직장 상사가 반신불수 상태가 되어 멘토를 잃어버린 상실감, 형의 자살 기도와 뒤늦게 알게 된 아버지의 자살 사실, 어딘가 있을 자신의 잃어버린 아들, 잃어버린 사랑. 육체적으로는 동료 형사를 잃을 때 얻게 된 부상으로 인한 통증으로 늘 시달리고, 통증과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늘 잠을 못 잡니다. 그리고 하드보일드 형사의 몸을 혹사해야 하는 운명까지. 그의 육체적인 무능은 늘 달고 다니는 통증뿐 아니라, 강력계 형사라는 이미지가 주는 터프함과는 달리, 그가 살아온 그다지 평탄치 못한 인생과는 달리, 벽돌 한 장 쌓아 본 적도 없고 웬만한 남자라면 알 만한 건축 용어 하나 모르는 샌님 같은 이미지와 함께 증폭됩니다. 그리고 그는 이 긴 소설 내내 완력을 쓰는 일도 없습니다. 마지막에 딱 한번 초능력을 발휘하기는 하지만. 그리고 그런 그의 숱한 우울한 생각과 회상, 가족, 친척, 동료와의 사소하고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원을 그리듯이, 하지만 조금씩 위치가 달라지는 나선형처럼 뒤로 갈수록 약간씩 층위가 달라지고, 이와 함께 사건도 조응하여 조금씩 조금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등장인물들이 생생하고 정겹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꽤 정형화되어 있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등장인물들에 대해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 같습니다. 완전 호감 조 캐신, 데이브 렙, 착하면서도 조금은 불쌍한 빌라니와 도브, 비호감 에리카 버고인과 버고인 성을 가진 모든 인간, 죽이고 싶은 합굿. 그 정도. 모두 정형화된 역할을 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에게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사건을 보자면, 대부분의 단서와 인물들이 초반부터 등장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사건의 전말을 꿰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흐름을 따라 가다 보면 어느 순간 모든 걸 저절로 알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구역질나는 범죄지만 충격적으로 갑자기 독자들의 뒤통수를 치면서 달려들지도 않고, 깜짝 놀랄 만한 반전도 없습니다. 그보다는 정서적인 반전이 범인이 잡히고 조 캐신의 사투가 끝난 뒤에야 찾아옵니다. 작은 마을에서 줄줄이 사탕처럼 연결된 암묵의 카르텔 같은, 이제 와서 밝힐 것도 추궁할 것도 없는 그런 것들. 캐신의 성격상 살인자의 범죄보다도 더 충격적이고 영원히 상처 입을 만한 결말이지만, 캐신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영원히 되뇌이기는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면이 참 좋았어요. 정형화되지 않고, 무슨 외화 시리즈의 마지막 장면처럼 사건 해결 뒤에 새로운 사건 전화를 받으며 출동하는 형사들처럼. 500페이지 가까운 분량이 아주 천천히 흘러가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습니다. 별일 없이 300페이지가 지나가는 것 같지만, 필요한 부분이구요. 연말에 올해 읽은 베스트 북을 꼽게 된다면 당당히 윗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권해 주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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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최초로 호주를 배경으로 한 미스테리를 읽은 것만으로도 기념비적인 느낌이 든 작품입니다.
최근 동양인 특히 한인 폭행사건이 자주 발생해 이미지를 많이 구기고 있는 호주라서 그런지 작품을 읽기 전부터 상당한 관심이 있었는데 작품을 읽고 나니 왠지 호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더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 작품에서 묘사된 호주는 이색적인 자연과 생물의 보고가 아닌 강간, 살인, 인종문제, 동성애, 아동성폭행, 경찰폭력 등등 좋지않은 점은 총 망라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북미 범죄소설을 읽은 후보다도 더욱 뒷 맞이 개운치 않은 것 같습니다.
소설의 형태는 약간 비전형적인 경찰소설이자 상당히 전형적인 크라임 픽션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내용은 다소 너무 일관적이다 싶을 정도로 요즘 전형화 되어버린 범죄 스릴러의 형태를 그대로 따라가는 편입니다.
지역의 유지로 은퇴 후 조용히 살아가던 한 노인의 사망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 그리고 반전으로 작품은 끝을 맺습니다.
비교적 간단한 스토리에 비해 형사 캐신과 그의 나사가 하나 풀린 듯한 일상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호주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가를 알려주는 범죄 에피소드(묘사되는 강도가 우리 의식을 뛰어넘는...) 등이 작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범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게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하기도 좀 애매한 것 같습니다. 호주를 그린 미스테리 작품이라는 점, 평균 이상은 되어 보이는 긴장감과 반전이 있는 작품으로 한 번 관심있게 읽어볼 만 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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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랙 캣 시리즈를 읽었다. 한때는 이 시리즈 작품들에 반해서 열심히 모으고, 읽었다. 하지만 요즘 너무나도 많은 장르소설이 나오면서 손길이 뜸하다. 사놓은 책들이 쌓여만 가는데 그래도 사는 걸 멈추지 못한다. 수집병이다. 그 목록 중에 블랙 캣 시리즈도 들어있다. 읽지 않은 이 시리즈 중에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예전에 읽은 서평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화려한 수상경력이야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배경이 호주란 점이 눈길을 더 끌었다.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번 선택도 올바른 것이었다. 호주하면 캥거루, 시드니 등이 먼저 생각난다. 친구가 살고 있어 한 번 가야지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지만 마음뿐이다. 이런 마음과 함께 나에게 호주는 친구가 사는 곳과 유명한 영화 촬영지 혹은 관광지 정도다. 그런데 이 소설 속에서 드러나는 호주는 다르다. 빛 속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들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원주민과의 대립, 인종차별주의, 마약, 난개발 등의 현재 호주가 안고 있는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살인사건과 숨겨진 과거의 어둠은 점점 더 불쾌감과 함께 고조된다. 캐신은 대도시 형사로 있다가 하나의 사건 때문에 조용한 시골 마을 포트 몬로 경찰로 내려왔다. 심리적 평화를 위해 쉬려고 하지만 가정부에 의해 발견된 그 마을 유지의 살인사건으로 다시 현장으로 돌아간다. 유지 버고인 씨는 한때 유명한 발전기 제조 회사 사장이었고, 그 회사를 판 후는 도움을 요청하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선량한 부자였다. 그런 그가 공격받고 죽은 것이다. 사라진 것은 단지 고가의 시계뿐이다. 이 시계는 하나의 단서가 되고, 맬버른의 한 곳에서 신고가 들어온다. 원주민 아이들이 그 제품을 팔려고 온 것이다. 그들은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미국처럼 원주민과 함께 사는 코로마티는 문제가 많다. 백인과 원주민의 대립, 마약, 폭력, 강간 등이 범람한다. 그중에서 던트 정착지는 원주민이 사는 곳이다. 처음엔 용의자를 잡기 위해 늦은 밤 정착지로 갈 것을 계획했지만 원주민의 반발을 염려한 크로마티의 합굿 형사의 제안에 따라 도로 중에서 체포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계획은 폭우와 우발적인 요인과 폭력적인 경찰의 행동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아이들 중 두 명이 죽고, 한 명이 부상을 당한 것이다. 여기에 죽은 아이 중 한 명은 호주연합 대표의 조카다. 경찰의 무리한 체포와 인종문제까지 겹치면서 살인사건은 정치문제로 발전한다. 작가는 능수능란하게 등장인물을 만들고, 그들을 자신이 창조한 공간 속에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처음엔 단순히 호주의 풍경과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선을 끌었는데 뒤로 가면서 사건이 점점 커지면서 빠져들게 만든다. 단순히 강도 살인 사건 정도로 생각했는데 파고들어가니 그 뿌리가 과거와 맞닿아 있다. 용의자 중 유일한 생존자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을 때 경찰 수뇌부는 이것으로 사건을 종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뭔가 찜찜하다. 여기부터 캐신의 형사 본능과 뛰어난 활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수많은 등장인물 중 부랑자 렙은 독특한 존재다. 처음 그가 등장할 때만 해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인물이거나 사건과 연관되어 금방 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캐신의 집에 머물면서 그의 일을 도와주고 생활하면서 그의 외로움을 들어낸다. 지속적인 등장과 함께 그의 정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편안하게 보아도 될 그의 등장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어떤 과거의 비밀을 안고 있을까 되묻게 한다. 얼핏 스쳐지나가는 대화 속에 단서 몇 개가 흘러가는 것은 단순히 그의 방랑 때문은 아닐 것이다. 거의 500쪽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단숨에 읽게 한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멈춘 듯 앞으로 나가가면서 점점 커지는 사건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호주의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은 낯설지만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초반에 몇 가지 추리를 했는데 모두 깨어졌다. 섣부른 판단과 다른 작품의 기억이 그런 문제를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이 사건이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일임을 알게 된다. 권력과 결탁한 부패와 비리와 추악한 욕망은 상상을 초월하고, 그 바닥을 정확히 보여주지 않는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빨리 번역되었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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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강력계에서 일하던 조 캐신은 끔찍한 사고를 겪은 이후 고향인, 호주 남부 빅토리아 주의 작은 마을 포트 몬로에 내려와 일을 하며, 폐허와 같은 곳에서 살고 있다. 잔인하게 공격당한후에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그 지역 원주민아이들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어 수사 대상이 되면서 전개되어지는 내용이다.
미국, 일본 위주로 나오는 추리소설 들중에서 호주를 배경으로 하는 추리 소설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흥미로워서 선택했는데, 배송되어 온 책의 두께에 처음 놀랐다. 491페이지에 만만치 않은 두께의 책이지만, 질질 끄는 문체는 아니라 나름 다해이었다. 물론 앞부분에서 전개가 빠르지 않지만, 그 부분에서 호주 원주민 문제라든 사회 모습 등을 볼 수 있어서 나름 괜찮았다.
사실, 어느나라든 사회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나름 호주는 우리에게 다른 나라보다 밝은 면이 많이 보여지는 나라이고 몇년전 한달 넘는 여행을 하면서 여행하기 편한 나라라고 스스로 엄지손가락을 올렸던 나라이기도 한데, 이 사회에도 이런 문제점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던것 같다.
주인공 캐신은 대도시에서 일을 하던중 사고를 당해 몸도 마음도 상처를 받은 상태이지만, 의외로 이 소설의 등장인물은 주인공 뿐만 아니라 많은 인물들이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포트 몬로 지서의 동료 켄들, 캐신의 형 마이클, 그리고 크로마티의 원주민들..... 이런 모두의 상처를 다독여주는 추리소설이라 두꺼운줄 모르고 읽게 되는것 같다.
![]() Peter T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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