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 남은 한국 미술/존카터코벨/김유경/글을읽다/2008 서양미술사를 열심히 훒어 보다 약간 지겨워지기 시작했을 무렵, 문득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마 되지 않은 근대사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 고대사 부분도 일본에서는 국제적인 학자들이 내놓는 숱한 연구 자료들을 무시?하고 애초부터 자신들은 독자적인 문화를 구축해 왔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죠. 그러나 그것은 거의 9세기 경 백제에서 넘어간 인재들이 이런 저런 전수를 끝내고 난 뒤의 일이고, 그 이전에는 한반도 특히 백제에서 넘어간 지식인들과 예술인들의 도움이 컸다고 알고 있습니다. 누구의 연구로 이러한 것들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나 이제야 새삼 알게 되어서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 였습니다. 호류지 몽전의 구세관음이나 금당의 금동석가삼존불, 금당의 닷집 장식이나 여러 양유관음도 등도 너무나 아름답고 기품있고 작가의 설명도 너무 좋았지만 법화경 보탑도 역시 보는 순간 가슴 멎을 만큼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어쩌면 이런 그림을 그릴 수가 있는 걸까요. 일본인들이 그토록 작은 것들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한국인에 의해 전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더라는. 고려 불화에 대해서도 일찍이 알고 있었고 이후 뭔 바람이 불어 고려 불화와 조선 불화라는 책(둘다 거의 도록임)을 어렵게 구해서 소장하고 있긴 합니다만 제대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더구나 국내에서는 조선 시내 내내 이어진 숭유 억불 정책으로 고려시대 양식의 화려한 불화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조선이 들어서면서 불화를 그리던 화공들은 훨씬 더 나은 대접을 해 주는 일본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자신의 솜씨를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도자기 전쟁으로도 알려진 임진 왜란을 통해 이차적으로 수많은 도공들이 끌려가고, 우리가 보기에는 볼품 없는 이도 다완 같은 것이 일본에서 그토록 사랑받았던 이유도 좀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널리 사랑받는 그 유명한 잇큐가 조선 출신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조선 출신의 승려 화가들의 면모도 정말 멋지고 또한 안타깝더군요. 우리 역시 중국에서 받아들인 미술을 일본에 전파한 것이 아니냐고 쉽게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삼국시대는 생각보다 국제적인 교류가 활발한 시대였고, 당시 중국은 지금처럼 한족들이 중국 일대를 통일한 것도 아니라 황하강 일대만 점령했을 뿐인지라 지금 같이 큰 세력도 아니었습니다. 실제로는 훨씬 더 넓은 세력을 오랑캐?들이 점령하고 있었죠. 혜초가 직접 천축을 갔을 정도로 인도와도 직접 문물 교류를 했던 신라를 생각해 보면 조선 시대 이전 삼국 시대나 남북국 시대, 고려 시대에 더 국제적으로 교역하면서 여러 문물을 받아 자신의 것으로 잘 승화시켰던 민족이었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우리는 애초에 바지 입은 민족이었어요. 치마는 이후에 중국에서 들어왔습니다. 북방 스키타이 계에 더 가깝고 한족과는 다르다지요. 그래서 삼국 시대 북위와 가깝게 지냈고 문물로 많은 교류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의 책 중에 부여 기마 민족에 대한 연구가 있다 하니 다음에 읽어 볼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