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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하면 나에게는 변하지 않는 이미지가 있다. 감미로운 기타 선율과 기타와 하나가 된 목소리. 어느 땐 아르페지오, 어느 땐 간단한 코드 몇 개로 부르는 서정적인 노래들. 그래 고백하겠다. 나는 김광석을 너무 많이 들었다. yui도 좋아한다. 나는 이제 yui가 락커로의 외도를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기타를 안고 양반다리로 앉은 풋풋한 시절의 yui가 그립다. 포크라고 감미로운 기타 선율에 감미로운 목소리까지 함께하는 건 아니다. 한대수의 목소리는 나는 아직도 적응이 안되고 있다. 나는 한 때 통기타를 연습한다며 학교 수업에도 들어가지 않은 적이 있다. 지금도 어디든지 기타를 배울 수 있는 곳에서 실력을 늘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 내게 통기타란 두터운 가요백과를 펴놓고 대충 코드 잡고 치는 정도로 만족하면 되니까. 지금도 내 방안의 한구석에는 통기타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단지 데코레이션은 아니라서 지금도 훌륭한 포크 가수의 노래를 듣고 나면 코드를 따서는 혼자만의 도락에 빠져들기도 한다. 호세 곤잘레스의 음반을 들으면서 나는 내 방안의 기타를 흘깃 해보았다. 그리고 슬쩍 품에 놓고는 건드려보기도 한다. 띵띵띠딩. 나는 삽시간에 비탄에 잠긴다.
이건 도대체 안되는 거잖아.
도저히 따라칠 수 없다. 대충 아르페지오도 허용 불가, 코드도 딸 수 없다. 이건 뭐랄까. 리듬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의 문제인 것 같다. 일단은 포크인 것 같긴 하다. 최소한 목소리가 그로울링을 한다거나 샤우팅을 하지는 않고 있다. 언플러그드의 담담하게 내면을 직시하고 있는 듯한 목소리다. 그리고 기타를 치면서 조용히 노래를 하는 데에서 발견되는 익숙한 분위기가 있다. 나는 그런 걸 음유시인의 분위기라 한다. 문제는 기타에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익숙한 분위기에서 기타만이 익숙하지가 않다. 이 기타 연주를 두고 과연 감미롭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물론 듣기엔 좋다,고 감각한다. 그러나 감미롭다기보다는 어딘가 뚱땅거린다는 느낌이다. 기타 소리가 날 서 있다. 베일 정도는 아닌데 그리 편안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부분이 전체적으로 드라마틱하다고 할 것 없는 노래들을 반짝거리게 하고 있다. 참으로 이상하도다. 내게 드라마틱이라 하면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노래의 상승과 한 차례 치고 올라가는 스펙타클을 의미한다. 김광석은 진정한 드라마틱의 대가다. 목소리도 노래도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지 않고 있다. 부치지 않은 편지가 그렇지 않은가. 이 앨범에 실린 호세 곤잘레스의 노래들은 음유시인의 차분한 분위기에 노래가 드라마틱하지도 않다. 어찌보면 단조롭기도 하다. 하나의 주제가 되는 구절이 있고 반복반복한다. 하지만 기타의 뚱땅거리는 리듬감이 노래에 펄샤이닝을 뿌리고 있다. 그렇다면 호세 곤잘레스도 사람일진데 감정이 격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때에는 기타가 더 심하게 뚱땅거린다. 마치, 웃찾사의 지금은 코너를 접었지만 '일본을 만나다'의 느낌이라 할까. '고레와 상고쿠 스시모 니혼모 아르몬 아르몬도요'가 감정의 세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노래의 고조를 그렇게 표현한다. 기타가 더 세지고 더 앙탈을 부린다. 나는 음악을 접할 때면 그 음악이 표방하고 있는 미학을 추출해내려는 방향을 잡고 리스닝을 한다. 그렇다면 이 앨범의 미학을 뭐라고 할까. 여백의 미학이 어쩌고 하는데 난 그런 건 전혀 모르겠고, 내 멋대로 뚱땅거림의 미학이라 하자. 흠, 참으로 멋대가리 없는 이름붙임이지만 이 앨범은 한 촉망 받는 아티스트가 어떻게 자신의 노래에 펄샤이닝을 뿌리고 있는가를 들어보는 그딴 재미가 있는 앨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