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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좀체 평을 쓰지 않는 사람입니다. 시간도 없거니와, 한 마디로 골이 아파서입니다. 저자의 책을 읽고 궁금한 게 있어서 글을 씁니다.
저자께서는 너무 한자에 신학을 두드려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방식은 의미전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좀 식상하다는 느낌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나오니까요.
저자께서는 천국에 가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이 말을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천국을 들여다 보기라도 하셨는지 싶어서입니다. 물론 천국이라는 세계가 아직은 다가오지 않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세계라면 저의 질문이 달라집니다.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세계를 어떻게 아느시는지요? 개인적이든 인류사적 종말이든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하나님의 기운에 쐬인 자라는 표현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만 236쪽에 보면 그리스도인이란 이 땅에서 마지 못해 사는 자, 죽지 못해 사는 자라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서로 죽여 주면 되겠네요? 저의 이 말을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기독교 이단의 경우 그런 집단이 있었습니다. 서로 죽이고 나서 마지막 사람은 잡혔습니다. 자기가 자기를 죽이면 안 되니까요.
하늘나라를 사모하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요? 뭐하려고 결혼하고 아들 낳고 딸 낳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하여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합니다. 무조건 그곳이 좋으니까 이곳에 대한 미련을 버려라는 것으로밖에는요.
240쪽에 보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이해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그 이웃은 저자보다 못한 사람이네요? 제가 보기에 저자보다 더 잘난(이 말에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더 높은 경지라고 해도 좋습니다.) 사람도 사랑해라는 게 예수님의 말씀인 것 같은데요? 나는 이 땅에 관심이 없으니까 내 관심은 그냥 너나 먹어라 이런 건가요?
이 땅에서의 삶이 마지못해 살아야 하고 죽지 못해 살아야 하는 삶이라면, 물론 저자의 이런 표현이 그곳(천국)에서의 삶보다 못하다는 뜻으로 논지를 펼친 것 같습니다만, 저자께서는 독일로 캐나다로 미국으로 왜 그처럼 열심히 다니며 사셨나요? 많이 공부해서 이 땅이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어리석은 중생들에게 알려주시려고요?
마지막으로, 저자께서는 먹을 것이 없어서 배 고파 보신 적이 있나요? 돈이 없어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지 못한 아픔을 겪어 보셨나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제 살이 찢기는 아픔을 아시나요? 미워해서는 안 되는데 미워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의 괴로움을 아시나요? 남을 죽이면 그 가족이 슬픔을 느낄 줄 뻔히 알면서도 죽이고 싶은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의 갈등과 비극을 아시나요? 모든 것 다 가진 부자만의 고통을 아시나요? 이천 억이 넘는 재산을 가진 처녀가 왜 자살했어야 하는지 그 마음을 아시고나 하시는 말씀인가요? 대권에 목을 맨 사람처럼 정치판에서 난투극을 벌여야만 했던 사람들의 복잡한 심정을 이해하실 수는 없었나요?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고 무시만 하는데 그 소외감을 상상이나 해 보셨나요? 이런 게 삶인데 이걸 무시하라고요? 하나님의 기운을 쐬지 않아서라고요? 그렇다면, 하나님의 기운을 쐬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셨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를 진단한 것에 대하여는 경의를 표합니다. 165쪽 '이미테이션 공연'과 168쪽 '내 마음은 이미테이션 왕국'은 참 좋습니다. 오히려 이 부분을 가지고 삶에 대한 탐구를 좀 더 깊이 하셨더라면 정말 좋았겠다 싶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부분도 저자께서 원하시는 대로 이끌어가는 데 무리가 없었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정직이라는 글자를 획으로 분해하여 설명한 것은 좀 그렇습니다. 그것으로 하나님을 설명하는 건...참.
거듭, 저의 글이 불편을 끼쳐드렸다면 용서하십시오. 시쳇말로 태클 걸자는 것 아닙니다. 돈 벌려고 책을 쓰신 것은 아닌 것 같아서 글을 올립니다. 천국인지 뭔지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지금의 삶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아서 쓴 글입니다. 지금의 삶이 지옥인데 독자가 공감할 수 있도록 그 삶의 의미를 분명히 짚어 주셔야 천국인지 하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까 합니다. 삶은 현실입니다. 삶이라는 존재의 시점에서 볼 때 천국은 어디까지나 이상세계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어느 것이 진짜지요?
거듭 죄송합니다!
저자의 사상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독자 입장에서 저자의 글이 오히려 더 많은 궁금증을 유발시켰기에, 알고 싶은 게 더 많아져서 그것을 나열하였을 뿐입니다. 널리 헤아려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