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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 고통의 끝에서 피어올린 희망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 고통의 끝에서 피어올린 희망" 내용보기
가슴 벅찬 시들이 내 마음을 가득 울릴 때, 그 시집은 정말 좋다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는 1권보다 더 좋은 시들이 많아 보인다.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가 그렇고 김광규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그렇고 김수영의 <풀>이 그렇다. 그 외에도 많은 좋은 시들이 있다.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 고통의 끝에서 피어올린 희망" 내용보기

가슴 벅찬 시들이 내 마음을 가득 울릴 때, 그 시집은 정말 좋다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는 1권보다 더 좋은 시들이 많아 보인다.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가 그렇고 김광규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그렇고 김수영의 <풀>이 그렇다. 그 외에도 많은 좋은 시들이 있다.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 내 한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두고 /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 그렇게 만나는 것을 // 누이야 아는가 /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 눈썹 두어 날이 /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 옴을> - 송수원 <산문에 기대어> 일부

 

원고지 사용법이 엉망이라서 쓰레기통에 버려졌다는 이 시는, 해설과 더불어 가치를 더한다.

 

'누이'를 애타게 호명하고 있지만, 이 시는 남동생의 죽음에 비치는 비가(悲歌)였다.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두고" 비어 있는 맞은편을 바라보았을 그 시방(十方)의 비통함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시인은 무엇보다도 죽은 동생의 환생에 대한 강한 희원을 드러낸다. - p.56

 

비통하지 않을 뻔 했던, 이 시가 비통함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 온 혼(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속으로 불타면서 /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 영상으로 영상 5도 영상 13도 지상으로 /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 황지우 <겨울 -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일부

 

이 시는 솔직하다. 나무는 꼭 나무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헐벗고 무방비이고, 때로는 벌받고, 긴가민가하는 사람으로 읽어도 좋다.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라고 중얼중얼할 줄은 아는 사람이다. 아주 숙맥이거나 속물적이지는 않아서 현재의 환멸을 볼 줄 아는, 양가슴이 뛰는 그런 사람. 바깥세상이 영하인지 영상인지 구별할 줄 알아 드디어 버틸 줄도 거불할 줄도 알게 된 사람. 마침내 싹도 잎도 틔우면서 불쑥 기립하여 봄의 나무가 된 사람. 자력의 운동성을 가진. 스스로를 혁명하는 사람. 자기 몸을 쳐서 바다를 건너가는새 같은 사람. 의지의 사람...... 우리는 이런 봄나무를 기다리는 것 아닌가. - pp.104~105

 

시를 읽는다는 것, 그것은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과 맞닥뜨려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기 위해서이다.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서 극복할 힘을 주고, 때로는 지혜를 주어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세속적으로 물들지 않으면서, 현실을 직시하는 것. 이것은 아이러니 같지만, 무엇보다 현실적이다. 시는 현실이다.

 

이상의 보지 못했던 시도 보인다.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 향기롭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거기묘혈을판다. 묘혈도 보이지않는다. 보이지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이상 <절벽> 일부

 

이 시는 시인의 다른 시에 비해 비교적 쉽게 읽히는 편이지만 문제적이기는 마찬가지다....중략...이 시에도 병이든 육체를 바라보는 시인의 황페한 자의식이 드러나고 있다. - p.168

 

고통의 극에 달했을 때, 모든 걸 포기했던 그 순간에, 가진 게 아무것도 없으므로, 차라리 희망적이 되는 시들. 이제 더 이상, 버릴 것이 없으므로, 무엇이 되든, 득이 된다는 극적 논리.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 는 고통의 끝에서 피어올린 희망과 같은 시들이다.

 

 

 

 

 

 

 

h******o 2018.05.06. 신고 공감 3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