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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숲에서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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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속 인생의 시간은 흐르고 마음은 파도소리에 조용히 귀기울이며 지나간 그리웠던 날들에 대한 회한이기보다 앞으로 펼쳐질 나날들에 대한 기대를 채우고 싶어 금요일 늦은 오후에, 나의 발걸음은 동해의 어느 바닷가로 정처없이 떠난다.   이렇게 눈부시게 부서지는 파도 부스러기와 바다와 하늘의 경계조차 가늠하기 힘든 풍경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은 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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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속 인생의 시간은 흐르고

마음은 파도소리에 조용히 귀기울이며

지나간 그리웠던 날들에 대한 회한이기보다

앞으로 펼쳐질 나날들에 대한 기대를 채우고 싶어

금요일 늦은 오후에, 나의 발걸음은 동해의 어느 바닷가로 정처없이 떠난다.

 

이렇게 눈부시게 부서지는 파도 부스러기와

바다와 하늘의 경계조차 가늠하기 힘든 풍경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른채...

발걸음은 무모한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한채

익숙한 일상의 그 무엇처럼, 포구의 바다를 가까이한

소나무 몇 그루가 힘겹게 바닷바람을 막아주고 있는 곳에 닿고...

 

오랫만에 펼치는 캠핑 장비들 앞에서

내사랑은 멈추어선 발걸음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다.

봄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금요일 오후의 햇살은

제법 차갑게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들때문에 연신 눈을 비비고,

예전 어느 시골 동네에 한 명쯤은 있었다는

정신나간 아이의 머릿칼처럼 헝클어져 버린다...

조그만 2인용 돔텐트와 가볍지만 8각이라 손이 좀 가는 타프를 바람 속에서 겨우 세워본다.

마음 한켠에서는 리빙쉘이나 맘모스를 가지고 오지 않는 것을 후회하며...ㅋ

 

그래도, 이게 얼마만인지...

이런저런 일들로, 지난해에는 캠핑을 도통 나서지 못했다.

하룻밤 텐트를 펼치고 잠을 청할 여유조차 없었는지...

지금??

좋다, 그냥~!!!

잠시

텐트와 타프만 펼치고 숨을 돌릴즈음

지척에 사는 옛 친구로부터의 전화. 일 끝나고 달려오겠다는...ㅎㅎ

또다른 친구녀석도 이미 섭외해 놓았다는 소식도 같이~ㅎㅎ

곧이어 걸려온 친구녀석의 전화

 

"여보게 오퍼~!! 그쪽엔 난 20번도 넘게 가봤어.

거기 말고 조금 아랫동네의 다른 바닷가 어때?"

"어....그래 그러면.

근데 나 방금 막 텐트와 타프 설치 끝났는데 ㅡ,ㅡ"

"걍, 접지 뭐~ㅎㅎ

그리고 지금 출발했는데 어디 칠만한 곳 없는지

함 둘러보든가 (말든가?)"

 

"헐~ "

결국, 타프 아래 펼쳐놓은 의자에는 채 앉아보지도 못하고

계절과 관계없이 남들 다 마신다는 텐트 설치 후 맥주 한잔 못하고

혹시나 더 늦기전에 어디인지 모르지만 하룻동안 세 남자가 머물 곳을 물색하러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어느새 텐트와 타프는 자동차에 접혀진 채로 누워있다.

 

그래도, 2년전 막내녀석과의 부자캠핑 이후 거의 2년만의 동해행인데

그냥 돌아설 수 없어 잠시동안이지만 산책로 주변과 바닷가 근처 모래사장을 거닐어 본다.

아주, 아주 잠시....ㅋ

그리고 아름다운해수욕장을 물망에 놓고선 해안가 도로를 달린다.

 

가장 아랫쪽에 있는 포구옆 해수욕장부터 들러

차례대로 올라오면서 **해수욕장과 ##해수욕장을 들러볼 계산을 하고선...

** 해수욕장은

반가움의 인사대신, <차도없음>으로 겁부터 준다.

언제 부터인지 모르지만,

해수욕장을 잇는 해변 트레킹코스가 제법 잘 조성되어있는 것 같다.

산책로를 알리는 표지판도 곳곳에 설치되어있고...

 

해변길은 그 비싼 방부목깔판도 깔아놓고

다른 포구에서 제대로 느끼지 못한

시원한 파도소리와 바다 내음을 잠시 맡아본다.

해변의 돌은 파도에 인고의 시간을 맡겨둔탓 인지 둥글둥글하다.

 

여기 말고는 텐트 칠 자리가 애매하다.

그리고 여기도 근처에 군인들이 구축해놓은 진지가 곳곳에 있고

해변길 코스가 인접해 있어 적당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바로 앞이 바다고,

바닥도 파쇄석 같은 작은 돌들로 깔려있어 나쁘지 않고

지형도 제법 높아 풍경은 괜찮은데...

 

'나중에 치고 빠지기식 캠핑으로 함 도전해 볼까나~'하는

잡생각만 잠시 하고선 돌아선다~ㅋ

산마루에 걸터앉은 석양과 맥주한병이 어울린다

다른 해수욕장을 들러본바로는,

여의치 않을 경우 바닷가에 인접한 소나무 숲에 텐트 몇동 칠 공간은 있다.

이곳은 텐트 칠 공간도 많고

솔숲과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다의 풍경이 일품인 곳이다.

다만, 야영불가 지역이고 위반시 과태료를 내야한다는 엄포들이 곳곳에 걸려있을 뿐이고~

 

곧 도착한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는

목마름과 집을 나선 이후 캠핑임에도 여유가 없었음을 핑게로

시원한 병맥주 한잔을 홀짝여 본다.

이렇게 아름답게 속살을 내비치는 석양 아래 솔숲에 홀로서서...

 

귓가에 맴도는 파도소리 입가에 맴도는 소근거림,

눈가에 맴도는 찌게 끓는소리

한참을 자리잡기에 고심하다가 <과태료를 나누어내더라도 함 쳐볼까?> 라며

남아의 기상을 세워볼까, 말까하는 고민 속에서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다가...

소심한 두 남자는 <마음 졸이면서 하는 캠핑은 웬지 불편할 것 만 같아~!!>라는 논리로

바닷가와 임도 비슷한 해변길을 사이에 둔 솔숲에 리빙쉘을 다행히도 잦아드는 바람속에서 설치한다.

 

해변가 길에 서 있는 가로등 불빛이

그 나마 아무도 없는 쓸쓸한 두 남자의 텐트들을 위로해준다...

저녁 일을 마치고 출발할 거라는 작은 친구를 기다리며

별동의 리빙쉘안에서 텐트 밖에서 부서지는 파도소리에,

캠핑을 위해 선곡한 음악을 얹어본다.

 

벌써 작은친구를 본지가 작년 동문회였지, 아마...!!

이젠 제법 편안한 사이가 되었는지

오랫만인 듯 한데, 어제 동네에서 막걸리 한 사발 같이 들이킨

동네 친구 같은 이 느낌...ㅎ

사실,

금요일 하룻밤 잠시 어느 바닷가에서 머물고

생일인 토요일은 저녁 가족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래서 준비한 술친구는

녹색의 칭다오 2병과 하이네켄 1병

그리고 화이트 와인 1병. 이것도 혼자 마시기엔 부담스러웠는데

늘 그렇듯, 좋은 사람과 마주하면 금세 부족함으로 바뀌어버리니 원....ㅋㅋ

맥주를 홀짝이며 기다리다 동창녀석 도착 즈음에 맞춰 근처 횟집에서

우럭과 조개를 공수한다.

 

작년, 영월 보보스캇에서의 너무 멋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던 캠핑을 공유한

작은친구가 드디어 리빙쉘 문을 열고는 특유의 웃음속에서 오랫만의 인사를 나눈다.

선물로 일본여행 길에 사왔다는 작은 아사히 맥주 캔을 수줍게 내밀면서...

작은 것까지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참 좋다.난 드린게 없는데...

"뭐, 이런 유치한 초고추장 위 와사비라도 함 받아보시겠어요?? ^^"

옆에선 제대로 만들어 보라는 동창녀석의 타박만이...

 

토스터기 위에선 빵 대신 조개가

몇잔 부어마신 술 때문인지 졸린 듯 연신 쩍쩍 입을 벌린다.

작년 희리산자연휴양림 솔캠때

근처 수산시장에서 공수한 가리비를 토스터기 위에 구워먹은 기억이 있다.

요즘처럼 화롯대 펼치기가 점점 귀찮아 지는 때에는 이놈이 아주 요긴하다~

"보글보글, 퐁퐁퐁~" 매운탕 위 먹다남은 조개 끓는 소리

"푸아촤~ 푸아촤...철써억~" 밤바다에서 들리는 파도소리

 

"한잔, 두잔 그리고 또 쌓여서 언젠간 꺼내볼 추억 세잔"

텐트 안 백열등 같은 희미한 불빛속에 잔 부딪치는 소리

마음은 텐트를 치는 바람소리의 걱정을 잊은지 오래되어

어느새 깃털처럼 가벼워져 휘영청 밝은 달이 떠있는 그 시커먼 바다위를

무서움도 잊은채 훨훨 날아가고 있구나...

사람을 대하며 제일 무서운 것은

서로 오갈 수 있는 마음의 문을 누군가는 상대방도 모르게

굳게 걸어잠갔을 때가 아닐까?!!

 

다행히도, 캠핑을 통해 맺은 소중한 인연들은 순수함으로 무장해제한 채

대할 수 있는 그들이어서 난 참 행복한 놈이다.

사회에서 무얼하며 밥벌이하든 캠핑을 나서면 맨땅에 천쪼가리로 집을 짓고

한잔의 술에도 떠나갈 듯 큰 웃음을 짓고 가끔은 자신도 모르게 앞날의 걱정도 조금하는

그저 그렇게 열심히 사는 누군가의 아빠이고

캠핑이 지루해질 즈음엔 인테넷으로 주문한 캠핑장비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캠핑을 미치도록 사랑하는 사람일 뿐...

이런 사람들과 마주하고서 마음을 열지 않고 술잔을 기울일 <강철심장>은 없을 듯~ㅎㅎ

 

아쉬움의 시간은

<매운탕 뜨거운 김>처럼, 자꾸 자꾸 하늘로 올라가는 지금...

훈훈해진 얼굴을 감싸고선, 텐트 문을 젖히고 나와

알싸한 바닷바람 앞에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채 말없이 그냥 서본다.

"....................................................!"

작아 보이는 저 텐트 속에 들어가 누우면 얼마나 아늑한지...

텐트안에서 잠자려고 캠핑한다고...ㅋ

아침에 살아서 보자는 한미 FTA만큼 이슈가 많은 밤 인사를 나눈다~ㅋㅋ

 

<너> 만큼 외로울뻔 했을 솔로캠핑의 밤이 간다

줄지어 누운 세 남자가 같이한 해수욕장 솔숲 야생캠핑의 밤이기에

머리까지 뒤집어쓴 달빛속에서 그래도 파도는 서서히 꿈나라로 저물어가고 있네...

아침을 내주고 먼발치로 가버린 바다.

생각보다, 발근처에 던져 둔 모기향 덕분에

도무지 잘 믿겨지지 않는 <너무 더워 빤쑤(?)만 입고 잤어요~헤헤~~>라는 말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정말 시원하게 잘잤다.

 

이런 넘들 위에 텐트를 올리고 하룻밤을 머물다 갈 수 있음을 감사하며...

참 아늑한 녀석이란 말이지...ㅎ

"언제, 파도는 저 만치 간게야? 엉~??"

소나무 숲, 해변길 그리고 바다.

우리가 머문 해수욕장.

여름엔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소나무 그늘이 주는 시원함으로

제법 명당자리란 소리를 들을만 하다.

텐트를 쳤던 뒤쪽으로는 아지랑이 길들이 춤추고 있다.

 

아침은 어제 회와 조개를 공수했던 그 집에서 하기로...

어제 <그 집~!!>

다행히, 아침을 먹을 수 있다는 소식을 사장님으로부터 전해듣고는

반가움으로 문을 박차고 들어선다.

스피커에선 김창완님의 라디오와 음악이 흐르고

그 소리는 우레탄으로 지어진 간이식당에서 제법 괜찮은 소리로 귓가를 때려준다.

한여름에 보는 <장난꾸러기 나무 먹는 난로 녀석~>

내 눈에만 녀석의 눈, 코, 입이 보이는 건 아닐테지~ㅋ

 

마을 어른은 이른 아침, 시멘트로 된 집앞 골목을 무심히 쓸던 도시 노인마냥

마을 앞 바다의 쓰레기들을 치우고 계신다.

어젯밤에도 조개구이와 매운탕 찌게에 조개를 넣어 먹었지만,

시원한 조개찌게와 소소한 반찬 몇가지를 해장으로 먹을 수 있음을 감사하며..

파도가 숨쉬는 그곳으로... 간다

 

자연은 스스로 흙색 도화지 위에 그 간결한 붓 터치를 남긴다.

그리다 만 <하트>에,

옆집 친구들은 헤벌쭉 미소를 짓고

이렇게 걸으려고, 캠핑을 나섰나 보다~!!!

"Are You OK?"

참 아름다운 곳이다.

 

서해안의의 갯벌과는 조금 더 자연그대로의 풍경이 던져진 이곳에서

모래와 돌은 바람이 그려놓은 풍경화속에 <먹먹함>을 이렇게 던지고 있다.

 

 

h*****k 2012.08.05. 신고 공감 1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