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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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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만으로 환자의 병을 알아 볼 수 있다면 그건 의사와 환자 중 누구에게 좋은 것일까? 또한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 박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경감한다. 라는 조항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고베의 한적한 주택가에서 일가족이 처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살해현장에는 작은 사이즈의 모자와 큰 사이즈의 신발이 그리고 흉기로 보이는 망치가 발견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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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만으로 환자의 병을 알아 볼 수 있다면 그건 의사와 환자 중 누구에게 좋은 것일까?

또한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 박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경감한다. 라는 조항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고베의 한적한 주택가에서 일가족이 처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살해현장에는 작은 사이즈의 모자와 큰 사이즈의 신발이 그리고 흉기로 보이는 망치가 발견되었지만 범인은 잡지 못했다. 그리고 보는 것만으로 환자의 병을 알아내는 두 명의 의사가 있다. 다메요리 진료소 원장인 다메요리 에스케. 그는 환자의 겉모습을 관찰하는 것만으로 그가 가진 병과 생존 여부를 알아낸다. 아내가 죽고 자신이 가진 능력에 회의를 느낀다. 시라가미 요지는 시라가미 메디컬 센터의 원장이자 다메요리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이 생각한 목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일가족 살해 현장의 범인을 잡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고, 롯코 새너토리엄의 임상심리사 나미코가 맡고 있는 자폐아 사토미가 살인을 했다고 고백한다. 나미코는 다메요리를 찾아가 사토미를 봐 달라고 한다. 이에 다메요리는 사토미가 누군가를 죽일 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사토미가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다메요리와 같은 능력을 가졌지만 그 능력을 다메요리와는 다르게 사용하려는 시라가미가 있다. 또한 시라가미의 곁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이바라가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다. 서스펜스와 사회파 범죄. 법은 약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것인 줄 알았지만 실제는 그걸 이용해 다른 악을 행사하는 사람들. 가끔 나는 생각한다. 과학이 아니 의학이 발달하는 게 과연 좋은 것인지. 나는 도덕과 윤리 의식이 없는 의학 발달은 반대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게 어딘가에서 다양한 실험을 할지 누가 알 수 있을까 

 

이 책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심신 박약자의 형을 경감하거나, 아예 벌하지 않는 것. 또 그걸 이용해 멀쩡한 사람이 심신 박약자 흉내를 내며 나쁜 짓을 하는 것. 가해자의 입장에선 형이 경감되기를 바라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억울하기 그지없다. 사람에 대해, 혹은 죄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면 이런 억울함이 덜할 수 있을까? 심신 박약자를 바라보는 부모 입장에선 내 자식이 늘 아픈 손가락이겠지만 피해자 입장에선 그럴 수 없다. 제일 나쁜 인간이 그런 맹점을 이용하려는 멀쩡한 사람들이겠지.

 

제 손으로 범행을 저지른 범인이 선악의 판별 능력이 없다고 해서 살인을 없었던 일로 하라면 수긍할 수 있는 유가족이 어디 있겠는가. (중략) 선악의 판별 능력이 없는 인간을 자유롭게 살게 놔두는 것 자체가 문제다. (190)

심신 상실. 아무리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어도 무죄를 보장해 주는 마법의 카드. 그것만 있으면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230)

 

나는 병원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긴 누구나 다 그런가? 아프지 않은 것 까지도 아플 것 같은 뉘앙스를 주기에 가능하면 가지 않으려고 하는데 나이를 먹으니 그것도 쉽지 않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얼굴만 봐도 병을 알 수 있고 나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에도 그런 의사가 있다. 환자를 관찰하는 것만으로 병명을 알 수 있는. 하지만 여기에도 나름의 고민이 있다.

 

병의 끝이 보이는데 희망을 갖는다는 건 자기 기만입니다. 거짓말로 환자를 격려하고 효과도 없는 약을 계속 처방하게 되니까요. 그러니 사실은 병이 보이지 않는 편이 좋은 겁니다. (93)

저절로 증세가 좋아질 수 있는 시기와 치료 시기가 어쩌다 겹쳤을 뿐 아닐까요. 그 치료가 모든 아이들에게 유효하던가? 재현성도 있고 말이죠. 그냥 내버려 둬도 나을 병인데 자기가 치료한 덕분에 나았다고 생각하는 의사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환자도 마찬가지죠. 자력으로 병이 나았는데 의사의 치료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557)

 

딱 보면 병명을 알 수 있다면 그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사의 입장은 아닌 모양이다. 누군가는 그걸 양심이라는 이름으로 거짓된 치료를 할 수 없고 누군가는 그걸 이용해 병원 영업을 하게 되니까. 가진 능력을 어떻게 이용하고 활용하느냐가 늘 문제가 된다는 것. 도덕성이 없는 사람에게 탁월한 능력은 그 능력이 흉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무섭다

 

그와 함께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청년의 이야기. 통증을 느낄 수 있다면 그런 무서운 짓을 멈출 수 있었을까? 이 청년이 잘못인지, 아님 이 청년을 이용한 사람이 문제인지. 이 또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나와 내 아이 그리고 내 주변의 많은 아이들을 본다. 겉으로는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숨은 마음의 상처.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면 결국 이 사회에 시한폭탄 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묻지 마 살인에, 화를 감추지 못하고 폭발해 보복 운전을 하거나, 살해 위협을 하는 것. 우리 사회에 왜 이런 사람들이 늘어 가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겉으로는 아닌 척 인자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뒤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것. 그게 또 우리의 모습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우린 바쁘고 편리하고 편안한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유행처럼 인문학 공부를 하고 강의를 듣지만 왜 참지 못하고 욱하는 사람들은 늘어가는 건지... 심신 박약자의 살인은 묻지 않거나 경감해야 하는 게 맞는 건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6.08.22. 신고 공감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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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가장 잔혹한 사이코패스 스릴러소설 《무통》
"올 여름 가장 잔혹한 사이코패스 스릴러소설 《무통》" 내용보기
겉모습만으로 병명과 생존 여부를 가려내는 천재의사 두 명이 같은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어떤 결과를 낳는지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잔인하고 자극적인 소름 끼치는 이야기를 잘 읽는 분이라면 취향저격 소설입니다.구사카베 요 작가는 현직 의사로 평소 의료계 문제를 다룬 소설을 써온 그는 <무통>에서 심신상실에 의한 살인과 몰 인간적인 의료 문제를 다룹니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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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만으로 병명과 생존 여부를 가려내는 천재의사 두 명이 같은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어떤 결과를 낳는지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잔인하고 자극적인 소름 끼치는 이야기를 잘 읽는 분이라면 취향저격 소설입니다.

구사카베 요 작가는 현직 의사로 평소 의료계 문제를 다룬 소설을 써온 그는 <무통>에서 심신상실에 의한 살인과 몰 인간적인 의료 문제를 다룹니다. 이 책에서 내내 다루는 주요 쟁점은 심신상실자를 보호하는 조항인 형법 제39조입니다. 민, 형사상 책임을 지울 수 없는 자로 취급하는 심신상실. 하지만 범죄자가 이를 악용할 경우 아무리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어도 무죄를 보장해 주는 마법의 카드가 되죠. 소설 <무통>에서는 이 법이 언제나 정당하게 행사되고 있는지, 그리고 심신상실을 판단하는 의사의 정신감정의 한계를 꼬집고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있는 일가족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건과 거리에서 아이에게 반응해 무작위로 칼을 휘두른 묻지마 사건이 등장하며 심신상실과 관련한 살인 사건을 긴박하게 보여줍니다. 일가족 사건을 맡은 형사는 범인을 잡아도 심신상실자 판명이 나면 죗값을 치르게 할 수 없기에 범행 당시 이성이 작용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찾는 데 몰두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폭발적인 범죄를 저지를 범인증을 볼 수 있는 천재 의사, 보호시설의 임상심리사와 그녀를 스토커 하는 전 남편, 선천성 무통증을 앓는 한 남자, 일가족 살인사건을 자기가 저질렀다고 고백하는 자폐증 소녀가 얽히고설킵니다.

 

 

 

<무통>은 의사 출신 작가답게 메디컬 스릴러소설의 리얼리티가 살아있어요. 특히 살인을 묘사하는 장면은 미국 드라마 덱스터가 생각날 정도입니다.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선천성 무통증에 사이코패스 기질이 덱스터보다 100배는 더해진 인물이 한 행동을 담담히 묘사한 10여 페이지는 아마 당분간 잊지 못할 명(?)장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가 위험하고 뭐가 안전한지 아픔 없이 판단하기 어려운 선천성 무통증을 앓는 그는 마음의 통증 즉,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 합니다.

 

구사카베 요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알리고 싶은 생각이 <무통> 책 전반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형사의 말과 행동으로 표현합니다. 스토리나 재미 요소 등에선 나무랄 게 없는 책이지만, 심신상실자 보호 조항의 악용 부분을 다루는 형사의 생각은 조금만 힘을 뺐어도 될 타이밍이 있긴 했었어요. 그 부분만 살짝 아쉽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읽은 소설입니다

아이들의 소리 없는 비명을 들어야 한다는 임상심리사의 사고방식과 어차피 치료될 사람은 가만 놔둬도 낫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치료되지 않는다며 열심히 애쓰는 것이 무의미한 일이라는 천재 의사의 대립도 생각해 볼만한 주제였습니다.

 

"지금까지 수없이 지켜봐 온 의사들의 기만, 오만함, 그리고 아등바등하는 환자들의 나약함. 그걸 무대로 연출되는 의료 환상. 그런 것들에 신물이 났기 때문입니다." - 책 속에서

 

조현병을 연기하는 스토커 장면도 소름 끼칠 정도로 강렬했어요. 어떻게 범죄자가 되는지, 악의를 가진 범죄자와 진짜 심신상실자를 구분할 수 있을지 등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두툼한 분량인데도 손 놓지 못하고 밤새 읽었네요. 예전에 메디컬 공포 영화 『아나토미』를 보고 메디컬물에 한때 빠지는 계기가 되었었는데, <무통> 역시 충격 제대로 남기는 소설이었어요. 세고 강한 거 좋아하는 독자라면 흡족할만한 소설입니다.

 

 

이달의 사락 l****5 2016.07.25.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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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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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 덕분에 빨리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시작부터 강렬하고 강한 의문이 남는 살인사건이 등장해서 책장 넘기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게다가 등장인물들도 많은 편이었는데, 그중에 겉에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병의 징후를 알아보는 천재적인 두 명의 의사와 의처증 스토커, 무통 환자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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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 덕분에 빨리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시작부터 강렬하고 강한 의문이 남는 살인사건이 등장해서 책장 넘기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게다가 등장인물들도 많은 편이었는데, 그중에 겉에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병의 징후를 알아보는 천재적인 두 명의 의사와 의처증 스토커, 무통 환자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일가족 살인사건이다. 망치로 머리를 내려쳐 부부와 어린 아이 둘을 살해한 범인은 그 후 그들을 한 벽면으로 모아 줄을 맞추어 앉혔다. 현장조사 결과 범인은 이렇게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후 태연하게 젤리를 먹은 것처럼 보였다. 역시 제정신이 아닌 걸까. 일본의 형법 제 39조에 따르면,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했다. 심신박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감경하고... 경찰 입장에서는 힘 빠지는 이야기지만(설사 잡는다 해도 유죄 선고가 힘들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경찰은 하나라도 제대로 된 증거를 잡아야했다. 범인이 제정신이었음을, 범행 당시 판단 능력이 있었음을 주장할 수 있는 증거.... 하지만 현장에서는 딱히 쓸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른의 것으로 보이는 사이즈(XL)의 신발과 아이의 것으로 보이는 S사이즈 모자는 혼란만 가중시켰고, 사건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천재의사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위의 살인사건과 연결고리가 생긴다. 급하게 택시에서 내리다 지갑을 놓고 내린 다메요리는 나미코로부터 다행히 지갑을 돌려받고, 어쩌다보니 묻지마 살인으로부터 나미코 모자의 목숨을 구하게 된다. 다메요리는 사람의 겉모습을 관찰하고 그 사람의 병이나 치료 가능성, 범죄자의 징후를 알 수 있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의사였다. 그 만남을 계기로 나미코는 다메요리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자신이 치료 중인 14살 소녀를 한번 봐달라는 것이었다. 자신과 문자로만 대화를 주고받는 이 소녀는 경계성 인경장애를 앓고 있는데 자신에게 문자를 보낸 바로는 자신이 일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근데 소녀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치부하기엔 현실성이 있었다. 바로 피해자 중 한 명이 소녀의 과거 담임선생님이었던 것. 그 교사로부터 심한 말을 듣고 소녀의 증상이 심각해졌다는 것.

 

그 외에도 나미코를 스토킹하는 전남편 사다와 다메요리와 비슷하게 겉으로 관찰하는 것만으로 병의 징후를 잡아내는 시라가미(하지만 다메요리와는 성향이 다름. 자신의 재능일 다메요리와는 반대로 사용), 무통 환자 이바라, 형법 제 39조의 불합리함에 답답해하는 하야세 형사 등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얽혀있는 관계가 나온다. 같은 능력을 가졌지만, 범인을 밝혀 범죄를 막으려는 다메요리와 연구를 위해 범인을 보호하려는 시라가미 두 의사의 대결도 흥미진진하다. 작가가 현직 의사라 그런지 수술 장면이 엄청 리얼했다. 그래서 무서웠지만....

 

법의 허점을 잘 지적하고 있는 것 같다. 사다라는 캐릭터가 정말 짜증났다. 법을 나쁜 방식으로 악용하려는 인간이라 등장할 때마다 욕이 나왔다. 우리나라 형법 제 10조에도 있지 않은가. 심신장애자의 행위는 처벌하지 않고, 심신미약자의 행위는 감경하고... 그래서 의도적으로 심실상실 상태를 가장해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려는 범죄자들 많이 있지 않나. 술 마셔서 기억이 안나요... 정신과 치료 받았던 이력이 있어요.... 뉴스 보면 하도 많이 나와서 이젠 새삼스럽지도 않다. 그들을 어떻게 정확히 가려낼 수 있을까. 이 강렬한 소설을 읽으며 여러 사회 문제들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w******8 2016.08.1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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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무통-구사카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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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일본에서 장애시설을 침입해서 그들에게 칼을 휘두른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기도 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 경악할만한 일이 있다. 실제로 붙집힌 범인이 웃고 있는 사진이 신문에 실린 것이다. 경찰에 잡혀서 호송차로 옮겨지는 범인을 찍은 사진에서 그는 더할나위없이 활짝 웃고 있었다. 여러명의 사람을 칼로 찌르고 다치게 한 사람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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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일본에서 장애시설을 침입해서 그들에게 칼을 휘두른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기도 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 경악할만한 일이 있다. 실제로 붙집힌 범인이 웃고 있는 사진이 신문에 실린 것이다. 경찰에 잡혀서 호송차로 옮겨지는 범인을 찍은 사진에서 그는 더할나위없이 활짝 웃고 있었다. 여러명의 사람을 칼로 찌르고 다치게 한 사람치고는 너무나도 해맑은 웃음이 아니었던가.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더운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소름이 쫙 끼쳤다. 그 사람은 제정신인걸까 과연.

사람이 아픈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픈 감각을 싫어하는 것이다. 진공상태로 이루어진 내 몸속에 무언가 감각이 가해지는 것인데 그것이 결코 좋지 못한 또는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 있고 그것으로 인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 아픈 것이 아닐까. 몸속 어느 부분이 아프다면 잘 인식을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픔이라는 것을 싫어하고 그래서 주사라던가 치과를 싫어하는 것이리라.

 

물론 아픔이라는 것은 신체적으로 가해지는 아픔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느껴지는 아픔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이라던가 자신이 일을 해야 할 직장을 잃은 아픔등 그런 것들도 다 하나의 아픔에 속할것이다. 여기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전혀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 신체적으로 가해지는 아픔뿐 아니라 정신적인 아픔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감정도 없는 인간이다.

 

혹자는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좋은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디서 어떻게 죽을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아픔은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이니까 말이다. 약간의 통증에도 세상 다 산것처럼 아픔을 느끼는 과민증도 문제지만 아픔을 하나도 느끼지 못하는 무통도 또다른 문제인 것이다.

 

흉흉한 사건들이 하루에도 몇건씩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예전 사건 하나를 되돌이켜 보자. 아이를 성폭행 한 사건이다. 하지만 그 사건에 비해 가해자는 너무나도 가벼운 처벌로  끝나고 말았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그 사람이 술에 취해서 인식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사실에 너무나 격분할 수 밖에 없었다. 자기 의지대로 술을 먹고 저지른 것이면 당연히 강한 처벌을 받아야지 왜 술을 먹었다고 해서 심신미약의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나의 생각은 이 책의 형사, 하야세와도 동일하다. 일본에도 같은 법률이 있다. 심실미약자는 처벌을 받지않는다는 형법 제39조. 실제로 정신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법이라고는 하나 실제로 그 법은 악용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속의 사다처럼 말이다. 심신미약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법이라면 술에 의해서 저지른 범죄는 예외로 하는 법조항을 두면 어떨까. 술에 취해서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핑계는 너무나도 비인간적일뿐 아니라 인간이하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일가족 살해사건이 벌어진다. 엄마와 아빠 뿐 아니라 아이 둘까지 모두 강한 둔기에 맞아 몰살한 이야기. 일가족 몰살사건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우행록] 이후 오랜만이다. 부모야 어찌됐건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니 무언가 이유가 있다고 쳐도 아이들까지 무슨 이유로 죽어야만 했던 것인가. 단지 부모의 죄값을 치루기 위해서 아이들까지 죽어야 했다면 너무나도 참혹하고 잔인한 현실이 아닌가.

 

쉽게 잡힐줄 알았던 범인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장기미제사건에 접어들게 되고 사건을 맡은 하야세마저도 사건이 장기화되자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현장에 남겨진 것은 금발이 남아있는 작은 사이즈의 모자하나와 큰 신발 사이즈의 발자국뿐. 모자에 초점을 맞추자니 너무 어린 아이가 되어 버리고 신발에 초점을 맞추자니 모자와의 연결성이 없어진다. 범인은 누구인가.

 

서로 다른 기질을 가진 두여명의 천재의사와 더불어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한 사람과 정신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관리하는 임상병리사와 그녀의 전남편 그리고 형사들까지 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관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전혀 헷갈리지 않다. 그 많은 인물이 적재적소에 맞춰 등장을 하므로써 독자들은 이해하기 편하고 어떤 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를 하면서 읽게 된다.

 

작가의 전작 [A케어]를 읽으면서 잔인함과 몸부림치고 독창성에 탄성을 질렀으며 사회적인 부분을 건드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 감탄을 했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다. 사회성을 띄고 있는 주제를 이야기속에 잘 묻어 놓았다. 제목인 [무통]은 말그대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속의 사람들은 어떤 감정적인 부족함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이 현실 세계에서 나는 어떤 통증을 아픔을 느끼고 있는가.

이달의 사락 b***8 2016.08.02.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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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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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사회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향해 묻지 마 범죄를 저지른 일이 종종 뉴스에 나온다. 솔직히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인간이란 것을 새삼 느끼며 다른 사람을 해를 입힌다는 것에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가해자의 인권을 생각해서 보호애햐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때도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술에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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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사회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향해 묻지 마 범죄를 저지른 일이 종종 뉴스에 나온다. 솔직히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인간이란 것을 새삼 느끼며 다른 사람을 해를 입힌다는 것에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가해자의 인권을 생각해서 보호애햐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때도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술에 취해서 저지른 사건이나 정신적인 병으로 저지른 사건은 형량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이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진정 누구를 위한 법인지 헷갈리는데 제3회 일본의료소설대상 수상 작가 구사카베 요의 '무통'은 환자의 병을 볼 수 있는 남다른 능력을 가진 두 명의 의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취약한 법의 맹점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야기다.


조용한 주택가 한 집에서 일가족이 끔찍한 폭행을 당해 죽음을 맞는다. 이토록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인물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닐 거라는 판단이 내려지는 가운데 범인을 잡지 못하고 8개월이 흘러간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 역시도 형법에 심신상실자에 대해서는 처벌을 안 하거나 형을 경감해준다. 하야세 형사는 이 법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범인들이 있다는 것에 분해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형량을 받아내기 힘든 경우가 있어 어쩔 수 없는 일에 화가 난다. 헌데 정신병으로 사고를 일으킨 청년을 통해 진짜로 아픈 병을 앓는 사람과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는데....


허름한 진료소를 운영하는 다메요리는 자신이 두고 내린 지갑으로 알게 된 임상심리사 나미코를 통해 일가족 살해 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자폐증 소녀를 만난다. 다른 사람의 병을 미리 볼 수 있는 남다른 능력을 가진 그는 소녀에게서 전혀 살인의 증후를 발견하지 않지만... 이 소녀의 주장이 알려지며 경찰까지 찾아오자 소녀는 자취를 감춘다.

 

 


병이 가진 위험보다 통증이 주는 아픔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메요리 의사와 같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고통 없는 치료를 주장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또 한 명의 천재의사 시라가미는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자신의 연구에 이용한다. 그는 살 수 있는 환자에게만 관심을 가지며 그의 내면에는 커다란 콤플렉스가 내재되어 있다. 어린 시절 다른 친구들과 다름을 알게 되며 완벽한 가면을 하나 쓰며 자신에게 절대 복종하는 동생을 괴롭히는 것으로 화를 분출한다. 헌데 이 동생이...


분명 악마라고 불러도 된다고 여겨지는 사건을 일으키는 인물이 있다. 그런 인물이 심실상실자라는 이유만으로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인가? 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심실상실자라는 판단을 내리는 것도 의사이고 의사 역시 실수를 할 수 있기에 위험 요소는 늘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어 더 섬뜩하게 느껴진다.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상대가 치를 떨며 싫어하는 스토커, 상대에 대한 질투와 시기로 악의적인 방법으로 표출하는 삐틀어진 인물 등 섬뜩한 모습을 가진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강렬하고 무섭다.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지만 단숨에 빠져들게 하는 가독성이 뛰어난 책으로 재밌다. 사람을 믿고 살아야 하는데 갈수록 사람을 믿을 수 없는 무서운 일들이 일어나고 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하려는 인물들의 모습이 흥미로웠는데 마무리에서 다음 편이 나올거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다음 편이 나와도 충분히 재밌을 거란 생각이 들어 기대된다.

 

 

q******5 2016.08.07.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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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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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 죽음을 보는 눈 구사카베 요 지음 예문아카이브   제3회 일본의료소설대상 수상 작가 구사카베 요의 장편소설이다. 특이하게도 외과 및 마취과 의사이면서 의학소설을 쓰는 소설가이다. 미국의 로빈 쿡  이 떠오른다. 결혼 전에는 로빈 쿡의 의학소설이나 존 그리샴의 법정소설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책은 고베의 고급 주택가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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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

죽음을 보는 눈

구사카베 요 지음

예문아카이브

 

 제3회 일본의료소설대상 수상 작가 구사카베 요의 장편소설이다. 특이하게도 외과 및 마취과 의사이면서 의학소설을 쓰는 소설가이다. 미국의 로빈 쿡  이 떠오른다. 결혼 전에는 로빈 쿡의 의학소설이나 존 그리샴의 법정소설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책은 고베의 고급 주택가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심신상실자의 범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일본 헌법 제39조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박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경감한다.'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환자의 겉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병명을 맞춰내는 다메요리 진료소의 원장인 다메요리 에스케와 시라가미 메디컬 센터의 원장인 시라가미 요지라는 두 천재 의사의 대결을 다루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선천적인 무통증, 정신분열증인 조현병, 첨두증 등 의학적 요소까지 두루 담아내며,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고 한다. 의학소설인 만큼 일반인들에게는 전혀 익숙하지않은 조현병이라던가 뇌좌상, 자기처벌 충동, 망막박리, 코허 겸자나 쿠퍼 같은 의학적인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2015년 말 후지테레비에서 TV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잔혹하고 끔찍한 장면이 많을텐데,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담아냈을지 궁금하다.
일본 고베항의 한적한 주택가에서 일가족 네 명이 참혹하게 살해당한다. 범인이 남긴 XL사이즈 신발 자국은 성인 남성의 것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함께 발견된 범인의 모자는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 정도가 착용할 만한 사이즈였다. 이 모순은 무엇을 의미할까? 게다가 범죄 현장은 잔혹 그 자체였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일가족 모두 두개골과 안면을 망치로 강타당해 뇌가 으깨져 있었다. 그 공격에는 인간적인 주저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범인은 정신장애자일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이후 소설은 독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다메요리 에스케를 찾아온 정신장애아동 보호시설 롯코 새너토리엄에서 일하는 임상심리사 다카시마 나미코 때문이다. 처음에는 임상심리사를 임상병리사로 잘못 읽고 '임상병리사가 왜 엉뚱한 업무를 하는 거지?' 라고 착각하기도 했다는~ 나미코는 다메요리에게 자신이 간호하는 아동 중에 일가족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고 자백한 중학생 여자아이인 미나미 사토미가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이로 인하여 의사 다메요리는 고베의 나다 구 교사 이시카와 쇼지 일가족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여기에 고베 시 미나미추오 구 경찰서의 하야세 준이치로 형사와 이치하라 다케지 형사가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다.

나미코에게 과도한 집착을 하며 협박을 일삼는 나미코의 두 번째 남편인 사다 요조와 사라가미 요지 원장의 복종하며 잔인한 행위를 벌이는 이바라 다다테루 같은 정신 장애자에 대해 분노가 차올라서 어떻게 처리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구사카베 요의 다른 작품으로는 의학소설 『A 케어』  와 『신의 손』 , 『악의』등의 소설이 있다. 『신의 손』이나 『악의』는 동명의 다른 작가의 소설이 있어서, 순간 이미 읽었었나? 하고 혼동을 일으켰다. 이참에 작년에 새로 출간된 로빈 쿡의 의학소설 『감염』  까지도 구해서 읽어봐야 겠다.

2016.9.2.(금)  두뽀사리~

 

i***2 2016.09.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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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 - 형법 3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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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중요한 문구가 '형법 39조'다.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박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경감한다.' 이러한 법 조문이 한국에도 그대로 있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39조는 아닐 듯 하다. 일본에 있는 법 조문인데 외국 영화를 봐도 정신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살인을 저질러도 어느 정도 병으로 인한 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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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중요한 문구가 '형법 39조'다.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박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경감한다.' 이러한 법 조문이 한국에도 그대로 있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39조는 아닐 듯 하다. 일본에 있는 법 조문인데 외국 영화를 봐도 정신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살인을 저질러도 어느 정도 병으로 인한 죄로 참작을 해 준다.


저자인 구사카베 요는 현역 의사로 재직하며 소설을 썼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하게 문단에 등단하는 제도로 안다. 이마저도 똑같이 장르 소설은 상관없다. 대부분 장르 소설은 처음부터 글을 쓰던 사람이 쓴 것도 좋지만 자신이 했던 직업과 관련된 업무와 상관있는 주제와 소재를 갖고 할 때 더 재미있다. 직업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니 디테일과 묘사부분이 뛰어나고 현실에 더 가깝게 글을 쓴다.


이 책 역시도 의자 저자답게 의사가 등장한다. 대부분 소설과 달리 이 책의 주인공은 의사인 다메요리라고 하긴 좀 뭐하다. 다메요리라 극 전체를 이끌어 가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힌트를 발견하고 해결하지도 않는다. 그저 책에서 가장 중요한 의학적인 한 측면을 담당한다. 다메요리는 환자의 징후를 빨리 파악한다.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환자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상태를 알 수 있다.


될 수 있는 환자의 상태를 더 악화시키거나 완화시키는 노력을 크게 하지 않는다. 어차피 나을 환자는 낫고 완치가 힘든 환자는 백약이 무효다. 그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정도로 끝낸다. 이런 부분은 실제 의사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모르지만 그래도 의사 작가이니 완전히 허구는 아닐 듯 하나 소설에서 묘사는 너무 자세해서 그 정도까지는 아닐 듯했다. 환자에게 헛된 믿음과 불안을 주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려주려 노력한다.


자신이 치료를 한다고 낫는것이 아니라 환자 자신이 이미 치유될 예정이라 좋아진다고 본다. 이런 부분에 있어 그렇다면 의사가 왜 있어야 하며 수술은 왜 하냐고 볼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은 외과냐, 내과냐에 따라 달라질 듯 보인다. 소설 시작과 함께 살인사건이 나온다. 어느 학교 선생 4인 가족의 몰살이다. 집에 있는 사진과 똑같은 자세로 살해되었다. 어떤 이유로 살해되었는지 어떻게 침입했는지 어떤 방법인지 알지 못했다.

아이들에게나 맞을 모자가 있고 신발은 어른 신발이다.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어느 날 다메요리 의사에게 한 임상심리사가 연락을 한다. 나미코라는 임상심리사가 무차별 살해하는 현장에서 미리 눈치채고 피할 수 있게 도와준 다메요리에게 부탁을 한다. 현재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토미라는 아이가 그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고백했다. 진실 여부는 모르겠으나 상당히 신비성있는 묘사에 다메요리의 의견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여기서 형법 39조에 의문을 갖고 부당한다고 생각하는 하야세 형사가 있다. 그는 살해범을 잡았지만 심신상실 내지 박약때문에 죄가 경감되는 것에 울분을 토한다. 부당한 법이라고 본다. 주요인물 2명이 더 있다. 선척적으로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이바라와 병원을 운영하며 확장하고 있는 시라가미다. 상당히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고 주요 인물들이 소설 400페이지가 넘도록 딱히 연관성이 없다.


여기서 중요한 연결고리로 사다가 나온다. 사다는 임상심리사 나미코의 전 남편으로 허세가 많고 허풍이 쎄다. 계속 나미코를 괴롭히고 형법 39조를 이용할 생각도 한다. 이런 인물들이 계속 얽히고 설키며 점차 의문이 든다. 여러 인물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보이지만 몇몇 인물은 확실히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내용은 쫘아악 펼쳐져 있고 각각 캐릭터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전개가 예측되지 않는다.


초반 서로 연결되지 않고 연관성이 없던 인물들이 중간이 넘어 3분의 2 지점부터 하나씩 연결되고 서로 이미 만났던 인물로 된다. 책 제목인 <무통>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와 형법 39조에 따른 정신병을 갖고 있는 인물이 왜 위험한지와 죄를 경감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책을 다 읽게되면 이해는 간다. 사람을 죽인 살해범에 대한 용서와 처벌은 다른 영역일 수 있지만 이런 전개는 꽤 흥미롭고 괜찮다.


책이 너무 길게 이어지는 점이 단점이다. 요 네스뵈의 소설이 너무 길어 몇 권 읽고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되는데 <무통>은 처음 읽을 때 이렇게 두껍고 긴지는 몰랐지만 그래도 읽는데 큰 지장은 없다. 소개된 인물 중 어떻게 보면 제대로 된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 정상적이고 평범한 인물이 없다. 다들 겉모습과 달리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어떤 인물은 겉모습부터 문제 있어 보이지만 차라리 순수하다. 


우리가 그런 것이 아닐까. 모든 사람은 다 행복해 보인다. 내가 아닌 타인은 다 늘 웃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사람이 볼 때 나도 그렇게 보인다. 스스로 멀쩡하게 생각될지라도 어느 정도 정신적인 문제는 약간씩 다 갖고 있다. 큰 문제가 되지 않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을 뿐이다. 통증이 없고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고 병이 사라진 것도 완치된 것도 아니다. 예방이 더 중요하겠지만 워낙 다양한 인간군상이 살아가는 우리는 그래도 희망과 믿음을 갖고 살아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이 좀 두껍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의학과 추리가 결부되면 재미있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783194036

로스트 케어 - 개호


http://blog.naver.com/ljb1202/220521198838

13계단 - 사형


http://blog.naver.com/ljb1202/199185351

법의관 - 스카페타의 시작



l*****2 2016.08.1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의 현실과 마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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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박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경감한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일본 형법 제39조다. 우리 형법에도 있다. 제10조(심신장애인)  ①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 ③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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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박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경감한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일본 형법 제39조다.

우리 형법에도 있다.

제10조(심신장애인)  ①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

③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 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뉴스를 봐도 신문을 봐도 좋은 이야기보다는 나쁜 사건이 더 많다. 아니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두기 위해 어쩌면 그런 것만 더 부각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볼 때마다 분통을 터트리게 하는 사건들이 있다.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술을 마셔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핑게를 대거나 정신과 치료 운운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술을 먹었다면 술먹은 것 자체도 범죄다. 누가 억지로 입을 벌려 술을 들이부은 건 아닐테니까. 그럼에도 그 이해할 수 없는 법의 테두리는 그런 사람들을 보호한다. 악법도 법이란 말인지... 그런데 얼마전부터 술을 마셨다거나 하는 등의 행위를 핑게로 인정하지 않고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대찬성이다. 그 사람을 위해서도 그런 조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거기에서부터 출발한다. 묻지마 범죄가 횡행하는 昨今의 시대에 살면서 이미 만연하는 사회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일축하기엔 뭔가 좀 찜찜하다.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하려한다면 언젠가는 정말 무서운 세상이 우리 곁을 맴돌 것이다.

 

고베의 한적한 주택가에서 일가족 네 명이 참혹하게 살해당했다. S사이즈의 모자와 XL사이즈 신발 자국... 범인이 남겨놓은 흔적은 이상했다. 뭔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 이런 모순된 정황과 말할 수 없이 잔인한 범죄수법은 그가 정신장애자일 것이라는 짐작을 불러오게 된다. 정말 그럴까? 사건과 얽히게 되는 두 명의 천재의사는 또 뭐란 말인가! 그들은 환자의 얼굴을 보기만해도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죽을 사람인지 나을 사람인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고 한다. 더구나 그들은 얼굴에 나타나는 범죄자의 표식을 알아볼 수가 있다고 한다. 어떻게 그런 일이? 소설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한순간도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 때로는 분노하면서, 때로는 안타까워하면서... 주인공 다메요리, 천재의사중 한명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들어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의 천재성을 한눈에 알아본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또 한명의 천재의사 시라가미다. 자, 이제 둘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어질까?

 

일가족 살인사건을 쫓는 형사 하야세. 죽을 힘을 다해 범인을 잡아 넣어도 어떻게 된 일인지 형법 39조에 의해 감형 되거나 풀려나는 현실을 보게 된다. 그런 까닭으로 그는 형법 제39조의 불합리함에 도저히 공감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의 분노와 안타까움은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아마 많은 사람이 그럴 것이다. 우리의 현실속에도 그런 일들은 비일비재하니까. 하지만 이 소설속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임상심리사로 등장하는 나미코를 통해 정신장애자 보호시설에 관한 것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고, 우리가 스토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관한 정신적인 면을 다시한번 짚어주고 있다. 어느날 나미코를 통해 자신이 일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말하는 중학생 여자아이의 존재를 알게 된 다메요리. 그로 인해 결국 일가족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지만 그 복선 또한 기가 막힌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반전이라면 반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무통...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이다. 선천적 무통증, 조현병...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병이다. 앓고 있는 이들이나 그 주변인들에게는 너무나도 커다란 고통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무서운 害惡을 끼칠 수  있는 것이라면 받아들이는 이의 관점에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숨가쁘게 달렸다. 마지막을 보고 난 후 나도 모르게 후우~~ 숨을 내쉬었다. 이제 끝났다는 안도감? 아니 그건 아닌 것 같다. 책장을 덮으니 무통이라는 제목이 시선을 빼앗는다. 무통.... 어쩌면 우리 모두가 앓고 있는 병은 아닐까? 비이커속의 개구리는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의 온도를 감지하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러가지 현상을 생각하게 된다.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 묻기보다는 그 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하기에 급급한 우리의 모습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역시 비이커속의 개구리는 아닌지... 우리 모두가 무의식중에 심신상실자로 살아가고 싶어하는 건 아닌지... 기시감,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 소설속에서 강하게 느껴지는 현실감이 놀랍다.  /아이비생각


i****9 2016.08.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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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 죽음을 보는 눈 [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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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보는 눈 [무통]   한여름에도 오싹 소름돋게 하는 책이 있어 다행이라고 할까요~~역시 여름에 읽기에 제격인 스릴러!! [무통]은 제목이 시사하는 바대로, 통증을 느낄 수 없는 기이한 인간이 나옵니다. 현직 의사인 작가가 쓴 것이라 그런지 뼈와 살과 피가 튀는 장면 묘사에 있어서 자비란 느낄 수 없군요. 엄청 후덜덜한 내용을 쓱~ 해치워 버립니다. 작가의 거침없는 장면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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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보는 눈 [무통]

 

 

 

한여름에도 오싹 소름돋게 하는 책이 있어 다행이라고 할까요~~

역시 여름에 읽기에 제격인 스릴러!! [무통]은 제목이 시사하는 바대로, 통증을 느낄 수 없는 기이한 인간이 나옵니다.

현직 의사인 작가가 쓴 것이라 그런지 뼈와 살과 피가 튀는 장면 묘사에 있어서 자비란 느낄 수 없군요.

엄청 후덜덜한 내용을 쓱~ 해치워 버립니다.

작가의 거침없는 장면전개가 압권이라고 할까요.

사전연재편을 읽고 너무너무 섬뜩했으면서도 뒷이야기가 자꾸 궁금해지는 것은...

제 속에도 제가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악마적인 면모가 들어 있다는 뜻일까요?

인간이기에 모두 가지고 있는 호기심을 작가가 잘 긁어서 일으켜세운 것일까요?

 

어쨌든...

처음 사건은 정말 잔혹하기 그지 없군요.

고베 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길 위에 있는 집.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한 집에서 4명의 일가족이 처참한 모습으로 살해당한 채 발견됩니다.

모두 둔기로 살해당했지만 아내와 남편의 얼굴은 테이프로 빙빙 감겨있고 아이들의 얼굴은 살해 당시의 모습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만큼 확실하게 드러나 있었네요.

가족 사진이라도 찍는 것처럼 어머니를 기준으로 가족이 한 군데 모여 있는 모습...

아마도 범인은 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피해의 처참함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나.

범인은 있는 힘을 다해 머리를 깨부쉈다. 마치 종이 상자라도 밟아 짓뭉개는 것처럼.

해부를 담당한 법의학 교수는 범인에게 정성결여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소견을 보였다.-20

 

S 사이즈 모자와 XL사이즈의 신발, 그리고 흉기로 쓰인 망치가 현장 증거로 남았지만 용의자를 특정하기가 어려워 수사는 난항을 거듭합니다.

이 때...열네 살의 자폐소녀를 용의자라 말하는 한 통의 제보가 접수됩니다.

 

엄청난 범인의 존재를 암시한 사건 현장에서 느낀 무시무시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곧이어 묻지마 살인의 장면이 이어집니다. 한낮의 거리에서 마치 꼭두각시 인형처럼 무릎을 높게 쳐들고 이리저리 부딪치며 걷던 한 남자가 칼을 휘두르며 무차별 살인을 감행합니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의사 다메요리는 그의 미간에서 꿈틀거리듯 부풀어 오른 주름을 보고는 자신의 지갑을 찾아준 모자를 대피시켜 살인마의 마수에서 벗어나게 해 주죠. 마흔일곱의 독신 의사인 다메요리는 사실, 사람을 보고 관찰하는 것만으로 병을 알아내는 천재의사입니다.

이런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의사는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 소설에서는 천재의사간의 대결을 작정이라도 한 듯, 똑같은 능력을 가진 의사가 한 명 더 나옵니다.

허름한 의원에서 진료하는 다메요리와는 달리 시라가미는 첫인상은 온화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목적을 위해 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철한 인물이지요.

시라가미 메디컬 센터 원장으로, 통증 없는 치료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는 이바라라는 선천성 무통증, 무모증, 첨두증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자신의 연구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이바라는 어쩐 일인지 시라가미의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데요~

무통증인 결함을 가진 이바라는 다행스럽게도 후각으로 많은 것을 판단하게 됩니다.

 

시라가미의 온몸에서 시큼한 냄새가 피어올랐다. 선생님이 변하고 있다. 이바라는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불안에 몸을 떨었다. -303

 

천재의사의 대결도 대결이지만 이들은 어디서, 어떻게 맞붙게 되는 걸까요?

이들의 접점은 맨 처음 나온 일가족 살해 사건의 범인과 또 한 명의 여인, 바로 다메요리의 지갑을 찾아준 인연으로 만나게 된 나미코 입니다.

 

형법 제 39조.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박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경감한다.

-20

 

들쑥날쑥하게 벌여져 있는 것만 같던 사건들이 하나로 모아지고 맨 처음 용의자가 심신상실 상태인 열네 살 소녀였다는 것에서 제기되는 의문도 슬슬 해답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일 즈음...

진짜 범인이 짠~ 하고 나타납니다.

천재의사간의 선악의 대결도 흥미진진하고 일본 형법의 모순과 불합리함에 고민하는 형사가 던지는 질문도 가볍지는 않네요.

초반 장면이 섬뜩하고 잔혹하기는 했지만 사회파 범죄소설의 요소를 갖춘 멋진 스릴러소설인 것 같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하드한 세계를 가감없이 보여준 작가에게 감사의 말씀을...

덕분에 잠을 이룰 수 없는 열대야를 책을 읽으며 거뜬히 셀 수 있었답니다.

 

 

YES마니아 : 골드 s*******e 2016.08.18.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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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 현직의사가 그려낸 리얼한 메디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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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발생하고 피해자가 생긴다. 그런데 가해자가 범행의 죗값을 정당하게 치르지 않아도 된다면? 그렇다면 이유 없이 살해당한 자의 분노는 어떻게 되는 걸까. 그리고 남겨진 유가족은 그 슬픔을 어떻게 달래야 한다는 말인가. 현직 의사이자 소설가인 구사카베 요는 <무통>에서  '심신상실자의 범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일본 헌법 제39조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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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발생하고 피해자가 생긴다. 그런데 가해자가 범행의 죗값을 정당하게 치르지 않아도 된다면? 그렇다면 이유 없이 살해당한 자의 분노는 어떻게 되는 걸까. 그리고 남겨진 유가족은 그 슬픔을 어떻게 달래야 한다는 말인가. 현직 의사이자 소설가인 구사카베 요는무통에서  '심신상실자의 범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일본 헌법 제39조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형법 제39조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은 날로 굳어 갔다. 가짜 인권 변호사와 편향된 감정의가 범죄자를 부당하게 옹호하는 것도 그 법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근신 중일 때, 하야세는 형법 제 39조에 대해 조사했다. 이 법률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정신장애자는 2003년만 해도 604. 그 중 74명이 살인을 저지른 흉악범이었다. 일본 어딘가에서 매달 여섯 명이 정신장애자에게 살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 수치는 지난 몇 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 하야세는 높은 수치에 아연해지고 말았다.

고베의 한적한 주택가에서 일가족이 네 명이 참혹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네 명의 피해자들은 거실 벽에 기대어 다리를 쭉 뻗은 형태로 줄지어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굉장히 처참한 상태였다. 범인은 마치 종이 상자라도 밟아 짓뭉개는 것처럼 주저 없이, 있는 힘을 다해 그들의 머리를 깨부쉈고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만약 범인이 인격장애자라면 체포를 하더라도 유죄를 받아내기까지 큰 장벽이 가로 막고 있었기에 수사원들은 무거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형법 제39조에 따르면 정신장애 등으로 선악을 판별할 수 없는 상태에서 행해진 범죄는 무죄 또는 경미한 죄로 다룬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은 고사하고 재판조차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이야기는 일가족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하야세와 두 명의 천재 의사 다메요리와 시라가미, 그리고 정신장애아동 보호시설에서 일하는 임상 심리사 나미코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특히 매력적인 인물은 바로 두 명의 천재 의사인데, 이들은 환자의 겉모습만 보고도 그 사람의 건강 상태와 병의 진행 사항과 생사 여부까지 읽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검사도 없이 오로지 징후로만 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능력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대하고 활용하느냐는 두 사람이 천지차이이다. 다메요리는 낫지 않을 병이라는 걸 알기에 치료에 최선을 다할 수 없으므로 자신의 그런 능력을 수치스러워한다. 나을 병은 그냥 내버려 둬도 낫고, 낫지 않을 병은 무슨 수를 써도 낫지 않으니까, 오히려 병을 볼 수 있는 의사만큼 나쁜 것도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오히려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평범한 의사들이야말로 나을지 안 나을지 모르니까 치료에 기대를 걸 수도 있고, 환자를 격려할 수도 있어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치료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시라가미는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해서 철저하게 살 수 있는 환자만 치료하며, 환자가 완전하게 안심할 수 있도록 통증 없는 치료를 위해 위법도 불사하는 의사이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특수한 능력을 살려서 어떻게든 병원을 발전시키려고 하는데 모든 관심을 쏟아 붓는다.

"선생님, 형법 제39조 문제는 악용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가령 범인이 정말 심신상실자라도, 피해자 입장에서 무죄는 말도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심신상실자에게 살해당했으니 잠자코 있어라, 그런 셈 아닙니까. 본인에게 책임능력이 없다면 누구든 대신해서 책임을 져아죠.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대책 없는 심신상실자를 그냥 방치하는 꼴이라고요. 그야 물론, 심신상실자의 인권도 보장해야 하죠. 그러나 말입니다, 자유에는 책임이, 권리에는 의무가 따르는 법이잖습니까. 책임과 의무는 나 몰라라 하고 자유와 권리만 주장하다 보니 이런 위험한 법률이 생기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야세의 말투에는 안이한 동의를 거부하는 단호함이 있었다. 그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또 고민하면서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다메요리는 그 점을 인정하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명의 천재 의사 외에도 선천적으로 통증이라는 감각을 느낄 수 없는 무통증 환자가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작가가 현직 의사이다 보니 특이한 병과 병원의 현실, 수술 장면 등이 정말 리얼하게 잘 그려내고 있어 매우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나미코의 전남편이자 그녀의 스토커인 사다 요조라는 기분 나쁠 정도로 리얼하게 그려지고 있는데, 실제 현실에서도 이런 인물이 있을까 두려울 정도였다. 그는 부모를 죽인 범인이 심신상실로 무죄가 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후, 조현병에 대해 조사하고 그에 대한 증상을 조사해 특유의 표정과 말투로 연습해 정신의학과에 가서 진찰을 받는다. 이렇게 병원에 진료 기록을 만들어두면, 자신이 어떤 죄를 저질러도 법률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서슴지 않고 범죄를 계획하는 그의 모습이라니 너무 설득력이 있어서 기분이 나빠질 정도였다.

실제로 현실에서도, 명백하게 정상적인 범죄자인데 심신상실로 만들어 무죄로 만들곤 하는 경우도 있고, 범죄를 저지를 때 심신상실을 가장하는 인간도 있다지 않은가. 반대로 정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지능이 낮은 범인인데도 서둘러 판결을 내려 법률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고 말이다. 그저 인간이 만든 법률의 한계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끔찍한 일이 아닌가. 사람을 죽여놓고도 정신병을 내세우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걸 다 계산하고 범죄를 저지른다니,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정당한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이 정의라면, 그것을 법적으로 구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2016.09.2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