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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낯선 공간에 대한 경이감이 느껴질 법도 한 찰나에 익숙한 한국어가 들려온다. 로마에는 이탈리아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은 것만 같았다. 나와 같은 여행 책자를 든 채 내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사람, 그녀는 분명 한국인이었다. 순간 여행의 매력이 반은 줄어든 것만 같았다. 나의 이러한 경험은 희귀한 게 아닐 것이다. 해외여행이 잦아지고 있는 최근엔 더더욱 해외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는 게 쉬워졌다. 그렇지만 반가움도 잠시, 이와 같은 만남은 마치 파리 시대 한 가운데서 이순신 장군 동상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느끼게 해줄 따름이다. 남들의 발이 닿지 않는 색다른 장소에 대한 욕망은 누구나 지니고 있다. 많은 여행 책자들이 유명한 관광지만을 집중 조명하고 있는지라 현실에서 이와 같은 욕망을 충족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런 정보도 주어지지 않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떠났다. 그 떠남을 가능케 한 것은 용기였을까 아님 무모함이었을까? 나로서는 판단이 쉽지 않지만, 중요한 사실은 그들이 떠났다는 점이다. 이름마저 익숙지 않다. 아마도 우리 대부분은 살면서 이 책에 수록된 장소를 단 한 번도 방문치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새삼스레 세상이 넓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수학자 파인먼이 꿈꾸었다는 투바를 시작으로 화보에서나 만나볼 수 있을 법한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아름답다. 높디 높은 건물들에, 덕지덕지 아무렇게나 붙어 있는 광고물들에 두 눈이 멀어버린 나에게 저자들이 담은 사진 속 공간들은 한 번 즈음 꿈꾸어볼 만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여전히 파괴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갈라파고스와 마다가스카르. 직접 눈으로 본 것은 아니지만 글을 읽으며 나는 지구 아닌 다른 별에 불시착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간접 경험도 이리 강렬한데 직접 그 땅을 밟은 사람들의 감동은 꽤나 컸을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은 공정(?)하다고 했다. 신은 가혹하게도 이들 국가들에 가난을 내려주셨다. 부탄 사람들이 아무리 행복할지라도 그들이 가난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으리라. 아니, 가난 뿐이라면 차라리 나으리라. 폭력으로 얼룩진 아픈 역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뿌리를 통째로 잃어가고 있는 티베트를 생각하면 차마고도의 파란 하늘은 마치 이가 썩어들어가다 마침내 잇몸까지 덧나는 것마냥 시렸을 것 같다. 저항이 제 운명인양 받아들인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또 어떠한가? 차라리 그 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황무지였음 싶은 바람마저도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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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확 끌렸다. 너무 자세한 정보를 퍼다주는 바람에 여행에 대한 환상이 다 사라지게 만드는, 진짜 여행갈 사람만을 위해 만들어진 그런 책이 아니라 이 책은, 막연하게 꿈꿀수 있는 여지를 남겨준다. 아래 목차에서 노란색 형광펜 같은 표시는 그 중에서도 내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어디에도 없는 그곳 nowhere
시베리아의 심장부에서 데자뷰를 경험하다. - 투바공화국 무중력의 우주에 오렌지빛 사막이 떠있다 - 듄45 산꼭대기에 갇힌 바다, 눈물로 사막을 이루다 -우유니 소금사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달리다 - 차마고도
지구의 흔적 traces
Mr.조지, 수만년의 고독 속을 헤엄치다 - 갈라파고스 바오밥나무 위로 무지개가 걸렸다 - 마다가스카르 모아이의 눈은 별을 응시하고 있었다 - 이스터 섬 태평양 한복판에 눕다 - 투발루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마을 wonderland
지구상에서 최고로 행복한 나라의 비밀을 훔치다 - 부탄왕국 그곳에서 아이들이 자라고 있었다 - 아프가니스탄 내일 할 수 있는 일은 내일 해, 하쿠나 마타타! - 잔지바르 유령도 사는데 호랑이가 왜 못살아 - 태즈매니아
오로라가 뜨는 동네 aurora
녹색의 오로라 너머, 북극곰이 고래를 향해 왔다 - 카크토비크 북위 78도14분, 여기가 세상의 끝이다 - 스발바르 달나라 착륙, 여기는 라그나로크 - 레이캬비크 알래스카에서 가장 수상한 마을, 탈출하라 - 위티어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 나무 위로 무지개가 걸려있는 사진.
지구에 태어난 이상, 깊은 바다속과 사막, 오로라가 있는 극지방 체험은 그냥 '해본다' 정도가 아니라 지구인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하는 나.
사막체험은 가볍게 해봤지만, 극지방과 아프리카가 남았다. 그렇게 자연이 만들어낸 광경은 쉽게 잊혀지지가 않는다. 호주의 사막에서 더위를 먹고, 파리는 사람을 물고, 한밤 중엔 얼어죽을만큼 춥고, 그렇게 고생을 했었지만,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체험이고, 언제고 다시 돌아가보고 싶은 기억이다.
갈라파고스와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이 섬 특유의 동물들과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만나보고 싶고, 우유니소금사막에서 끝간데 없이 펼쳐진 소금사막을 보면서 지루해하고 싶다. (의외일지 모르는데 쨍쨍 내리쬐는 해 밑에서 눈을 혹사시키는 하얀 소금을 바라보면서 '지루해하기'라는 체험은 아주 소중하다고 생각된다. 내겐.)
차마고도는 그렇게 아기자기하고 고생스러우면서 아름답다고 하니 꼭 밟아보고 싶지만, 비자 문제가 좀 복잡한 모양이다. 언젠가 해결되겠지. 투발루는 태평양 위에 길쭉~한 모습으로 떠있는 섬인데 점점 가라앉고 있단다. 지구 최초의 지구온난화 난민국가라고 한다. 사라지기 전에 가봐야겠지? 스발바르.. 이름도 매력적인 그곳. 백야나 폴라나이트를 경험할 수 있지만, 물가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어놔야 할 것 같다.
모아둔 돈만 조금 생기면 확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앞으로 약 6~7년간은 꼼짝 못할 것 같은 느낌. 만약 아이가 여행을 이해하고 똘똘해지면 이곳저곳 오지를 데리고 다닐 생각이다. 엄마 아빠가 죽어라 번 돈으로 1, 2년에 한번씩 차마고도, 아프리카, 몽골..등등 남들 잘 안 가는 불편한 곳으로 떠나는 게 우리 부부의 꿈이다. 돈이 문제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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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쉽게 갈 수 없는 곳에 대한 동경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지만,
금년 여름, 기필코 러시아를 다녀오려 했으나, 무역적자 플러스 촛불시위 플러스해서 "시국이 어려운데.." 공격에 막혀 못 다녀온 여한을 풀기 위해 책으로 대리만족!
해서 이 [노웨어]를 사게 되었는데 과연, 세상에는 이런 곳들도 남아있구나. 하고 감탄 + 6년전 아직 사람의 발길이 그닥 많이 닿지 않았던 시절의 라오스를 보고 온 사람으로서
이 아름다운 땅과 아름다운 사람들이 언젠가는 이보다 덜 아름다워질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는
책을 읽기만 해도 여행을 떠난 듯한 마음이 들게 하는 알싸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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