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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이성, 내 모든 감각을 자극한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
"감성과 이성, 내 모든 감각을 자극한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 내용보기
사실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수 많은 책들 중 정작 내 눈에 들어오는 책은 몇 백분의 일의 확률로 그리 흔치 않다. 남녀가 만날 때 호감 여부는 처음 그 사람을 본 0.1초 안에 결정된다고 하듯 말이다. 적어도 내가 책을 선택하는 방법은 그러했다. 여러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고 있는 책이 아닐 경우, 이 책에 흥미가 생기느냐, 안 생기느냐는 그 책이 0.1초라는 시간 내에 내 감성을
"감성과 이성, 내 모든 감각을 자극한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 내용보기


사실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수 많은 책들 중 정작 내 눈에 들어오는 책은 몇 백분의 일의 확률로 그리 흔치 않다. 남녀가 만날 때 호감 여부는 처음 그 사람을 본 0.1초 안에 결정된다고 하듯 말이다. 적어도 내가 책을 선택하는 방법은 그러했다. 여러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고 있는 책이 아닐 경우, 이 책에 흥미가 생기느냐, 안 생기느냐는 그 책이 0.1초라는 시간 내에 내 감성을 자극하느냐, 자극하지 않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방학을 맞아 언제나처럼 오프라인에서 유명한 모 서점에 들러 책을 둘러보았고, 0.1초 안에 내 눈을 사로잡은 책이 있었다. 손흘림체와 에폭시가 들어간 빨간 원색의 전차 사진이 내 감성을 가장 먼저 자극했고,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라는 제목이 내 감성을 또 한번 자극했다. 심지어 한 소심한 수다쟁이의 동유럽 꼼꼼 유랑기라는 부제는 이 책이 어떤 느낌일지 슬그머니 느끼게끔 만들었다.

 

휴대하기 불편하게 보이는 두께와는 달리 요즘 나오는 많은 책들처럼 가벼웠고, 내용은 없고 사진만 나열해놓은 여행 책들에 질려있는 내게 빼곡한 글씨들은 왠지 알 수 없는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결코 2의 경험을 준다는 책을 선택할 때 감성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법이다. 표지 이후로 내가 처음 보는 책을 판단하는 기준은 작가의 글이다. 그 부분을 읽으면 이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써내려 갔는지, 그가 생각하는 이 책의 의미는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감각적인 표지 외에도 작가의 글 역시 나를 자극했다. 그리고, ‘왜 오후 5시일까?’라는 의문을 갖고 있던 내게 작가의 글은 그 의미를 알려줬다.

 

동유럽은 나의 선입견이 어떻든 오랜 역사를 안은 채 평범한 일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아주 평범하지만 아주 특별하기도 한, 그런 곳이었다. 마치 낮과 밤의 경계에서 때로는 어정쩡하게 때로는 독특하게 풍경을 만들어내는 오후 5시처럼 말이다

 

또한, 추천의 글에서 한 교수님은 작가를 그는 드라마를 꼼꼼히 읽고 민첩하게 말을 해대는 문화 비평가지만, 멜로적 감수성에 나른하게 열려있는 남자이기도 하다고 표현한 글을 볼 수 있었다.

나는 표지와 작가의 글, 추천의 글에 빠져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세상에 대한 입장이 있다는 그가 어떤 감성과 어떤 이성으로 동유럽을 보았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항상 그래왔듯 오프라인에서 책을 결정하고 할인되는 yes24를 통해 구입을 했지만 말이다 ^^;)

 

이 책은 요즘 많이 나오는 여행 책이나 에세이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항상 가볍지만은 않았고, 항상 무겁지만도 않았다. 동유럽의 풍경들이, 사람들이 그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사회/문화적으로 풀어서 묘사했고, 그를 보는 작가의 느낌에 대해서도 충실히 묘사했다. 이와 더불어 그 지역과 관련된 역사뿐만 아니라 관련된 영화나 책, 음악 등을 함께 알려주어, 실제로 나는 많은 동유럽 국가 중 체코밖에 다녀온 적이 없지만 동유럽이 어떤 느낌일지 내 머릿속에 가득 불어 넣어 주었다.

또한, 항상 여행 에세이를 보면 , 이 사람은 나랑은 다른,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었지만, 이 책은 , 이 사람도 나와 같은 평범한 여행자의 입장으로 동유럽을 즐기고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가벼운 문체로 나를 끌어당겼다.

프라하에서 절반의 입장료를 지불하기 위해 , 제가 학생증을 잃어버렸는데…”라는 말로 학생 할인을 받고, 나라는 인간은 원래 좀 얄팍했다고 자신을 표현하는 글은 지하철에서 혼자 책을 읽으면서도 당당하게 웃게 만들었고,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는 혼자 공감하며 고개 끄덕이게 만들었다.

 

이건 중대한 고민이었다. 삼십 걸음도 안 되는 곳에 자리한 두 개의 아이스크림 가게 중 어디를 선택해야 할까. 한쪽은 앤 해서웨이를 꼭 닮은 종업원이 있었고 다른 한쪽은 아이스크림 맛이 두 배는 더 좋았다. 반나절 동안 두 곳을 번갈아 가며 먹은 아이스크림만 네 개. 다섯 번째 아이스크림을 사먹기 전에 결심했다. 두 배로 맛있는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앤 해서웨이가 있는 아이스크림 집 앞을 꼭 한 번은 지나가기로.”

 

이처럼 이 책은 가장 평범한 여행자의 입장에서 동유럽을 평가하면서, 여행기가 가볍지만은 않게 사회/문화의 총체적인 관점에서도 동유럽을 평가해 내 감성과 이성을 모두 자극하였다. 책을 받은 후 이틀 동안은 정말 홍대 북까페에 앉아 이 책만 읽은 것 같다. 노트북을 펼쳐놓고, 이 책을 읽다가 궁금해지는 지역은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책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찾아 들어보는 등의 행위를 하며 참 여유로운 방학을 시작한 것 같다.

 

또한, 이 책은 그저 여행을 준비하기 전에는 유명한 여행지, 꼭 가야 하는 여행지에 대한 정보만 수집하고, 기껏해야 맛집을 검색해 여행을 갔던 내게 '여행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고 일침을 가한 것 같다. 각각의 나라마다 다른 특색이 어떤 사회문화적 영향으로 그렇게 다른 것인지 생각해보고, 그를 이해하는 이 사람의 여행 방법이야말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달까? (여행을 갈 때 '발칸의 역사'를 갖고 가는 사람이 대체 몇 명이나 될까? -_-)

아무튼, 나의 다음 여행지가 어디가 되었든, 이 사람처럼 그 도시를 이해하는 여행을 빨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참 잘 쓴여행기를 읽어본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b****k 2008.06.21. 신고 공감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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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의 동유럽과 그리고 그의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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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 연재했던 드라마 평론기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에 어제 모서점에 잠시 들른 김에 주저하지 않고 책을 집어들었다.     근간에 보던 대부분의 여행기는 그림과 함께 있는 짧은 수필형태의 여행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이번 여행기를 읽으면서 무언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속의 멋들여진 사진들과 글에 감탄하는 보여지는 유럽과는 다른 작가의 섬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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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 연재했던 드라마 평론기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에 어제 모서점에 잠시 들른 김에 주저하지 않고 책을 집어들었다.

 

 

근간에 보던 대부분의 여행기는 그림과 함께 있는 짧은 수필형태의 여행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이번 여행기를 읽으면서 무언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속의 멋들여진 사진들과 글에 감탄하는 보여지는 유럽과는 다른

작가의 섬세하고 꼼꼼한 감성 속의 동유럽을 보면서

그 안에서 나만의 동유럽을 꿈꾸게 해주는 여행기였다.

 

 

디지탈시대에 길들여져 무엇이든 빨리 보여지고, 읽혀지기를 바라는 요즘의 나에게 아날로그적인 예전 향수를 물씬 느끼게 해주었다.

 

 

서유럽만 다녀온 나에게
조금은 먼 동유럽의 소소한 이야기는 새로운 여행 욕구를 자극 시키는 것 같다.

 

 

작가의 말처럼 낮과 밤의 경계에서 때로는 어정쩡하고 때로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오후 5시라는 시간과 동유럽의 모습..
훗날 동유럽을 가게 된다면 어떤 색으로 나에게 다가올지?

c*******1 2008.06.20.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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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으로, 작가와 함께 떠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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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은 마치 나에게 놀이터 같은 곳이다. 어쩌면 나는 책보다 서점의 분위기를 더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퇴근 길, 바로 집으로 가기 싫었던 나는 서점에 들러 신간 서적을 뒤적이고 있었다. 오오~ 눈에 띄는 책 한권! 상당히 예쁜 표지에 맘에 드는 제목, 외국서적같은 가벼운 종이. 물론 4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잠시 망설였지만 살짝 작은 판형 덕에 통과. 그립감도 괜찮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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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은 마치 나에게 놀이터 같은 곳이다. 어쩌면 나는 책보다 서점의 분위기를 더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퇴근 길, 바로 집으로 가기 싫었던 나는 서점에 들러 신간 서적을 뒤적이고 있었다. 오오~ 눈에 띄는 책 한권! 상당히 예쁜 표지에 맘에 드는 제목, 외국서적같은 가벼운 종이. 물론 4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잠시 망설였지만 살짝 작은 판형 덕에 통과. 그립감도 괜찮군.(카메라도 아닌데 그립감까지 고려ㅋ *-_-*) 잘 소개되지 않는 동유럽 여행기라는 것까지 꽤 괜찮은데~. 그래, 당첨! 왜 나는 책을 고를 때 아직도 외형에 더 점수를 주는 걸까ㅋ


여행은, 나의 로망인 프라하로부터 시작 된다. (프라하는 이름부터 멋지지 않은가~ 발음할 때의 그 느낌이란!) 체코,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등~곳곳의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일상을 만나고 생활을 들여다보고. 여행이야기를 듣는 것은 도시를 둘러보고 풍경에 대한 감상을 언급하는 부분도 크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재미나다. 이 책에 플러스를 주고 싶은 건, 작가가 경험한 것들을 함께 공유하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소소한 경험들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 작은 체험들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담아낸다는 것.

‘소심한 수다쟁이’라는 저자의 설명에, 피식 웃음이 났다. 책을 읽어가면서 그의 소심함이 드러나는 곳곳의 대목에서 혼자 웃었다. 세상에 대범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을 거라 생각하는 “소심한” 나에게, 책은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여행을 다녀온 친한 친구녀석에게 이야기를 듣는 기분. 살짜기 시니컬한 솔직함이 묻어난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기저에 깔려있는 인문학적 따스함이 느껴지기에, 책도 따스했다.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가며 길게 늘어지기를 시작하는 오후 햇살처럼 여유롭고 감성적이다.

꽤 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에 압도되지 않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해주는 또 하나의 양념은, 다양한 대중문화장르들을 넘나들어 드라마를, 영화를, 음악을 떠올리게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배우 누구를 닮은 금발미녀’라는 설명은, 책을 읽는 순간에 바로 그녀를 상상하게 해주니까ㅋㅋ

작가의 여행기를 읽어나가며 얻게 된 커다란 대리만족. 당장 떠날 순 없지만 언젠가는 동유럽에 갈 기회가 생기지 않겠어? ^-^ 하면서, 가고픈 곳들에 포스트잍까지 붙여가면서 덩달아 꼼꼼히 읽었다. 나도 카페 87에서 아찔하리만큼 달콤한 초컬릿 파이를 먹어주리라 하면서. 예쁜이가 서빙한다는 건 조금 맘에 안들지만. (멋쟁이는 없나요~)

그리고, 역시 여행 전에는 공부를 하고 떠나야 더욱 풍요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도 얻었다*-_-* 한번도 해본 적 없는 공부 후 여행하기! (과연 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이번 여름휴가는 무계획 휴양여행으로 끝나겠지만, 역사와 문화와 예술에 대한 사전지식을 빠방히 갖추며 공부하고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아주 오랜만에.

 

회사 생활에 지쳐가던 나에게, 한줄기 시원한 바람 같은 휴식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 ‘아아~ 나는 어느 나라, 어느 도시부터 갈까?’하는 고민을 해본다. 출판사 이름처럼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드는 동유럽 유랑기. 나도 동유럽을 거닐고 싶다구!

t*****1 2008.06.21.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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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의 특별한 여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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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홀홀단신 모든 것을 버리고 훌쩍 떠난 사람들의 내밀한 이야기. 똑같은 길을 걷지만, 이야기는 모두 다르다. 내가 찾는 여행서는 그 또는 그녀만의 이야기를 담은 그런 책이고, 빨간 지붕과 빨간 버스 그리고 옅은 빛의 하늘이 눈을 사로잡은 표지를 지닌 이 책은 고품질의 종이와, 화려한 빛깔의 사진들로 장식된 다른 여행서들과 달리 무려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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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홀홀단신 모든 것을 버리고 훌쩍 떠난 사람들의 내밀한 이야기.

똑같은 길을 걷지만, 이야기는 모두 다르다.

내가 찾는 여행서는 그 또는 그녀만의 이야기를 담은 그런 책이고,

빨간 지붕과 빨간 버스 그리고 옅은 빛의 하늘이 눈을 사로잡은 표지를 지닌 이 책은 고품질의 종이와, 화려한 빛깔의 사진들로 장식된 다른 여행서들과 달리

무려 400페이지가 넘도록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수필 느낌의 글과,

마치 외국의 페이퍼백 서적 느낌의 가벼움, 그리고 한 손에 들어올 듯한 아담한 크기.

모든 것이 오히려 동유럽처럼 수수해서 마음에 들었다.

수수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쳔연의 아름다움을 지닌 느낌.

동유럽은 가보지 못했지만, 왠지 서유럽의 시계보다 느린 시간을 가졌을 것 같고,

더 순수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살 것 같은 그 동네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

이 도시는 이런 특징을 지니고, 이 도시는 이것이 유명하고, 이 도시는 이런 역사를 지녔고...

약간의 독서와 약간의 웹서핑을 시도하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이야기 외에.

내가 궁금한 것은, 여행을 떠난 사람만의 경험이다.

마치 내가 그 곳에서 그 사람이 보는 풍경을 보고, 그 사람이 만난 사람을 만난 듯한. 그래서 그 또는 그녀의 생각을 공유하며, 실제로 여행을 다녀온 것은 아니지만, 정신적 여행을 통한 마음의 풍요를 제공하는 경험.

 

유럽 관련 여행서가 나올 때마다 특히 눈여겨 보는 편이기에, 신간을 확인하던 중 눈에 띄었던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 한가로운 오후 5시. 왠지 그 한가로움만큼 넉넉하고 여유 있는 여행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반가웠다.

사실 책을 집어들고 그 두꺼움에 살짝 놀랐었지만, 그 두께에도 불구하고 지루함 없이 읽히는 책.

읽는 내내, 저자가 부러웠다. 그 시간 그 곳에 있었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만의 내밀한 시간을 이 책을 통해 공유해주어 고마웠다.

사실 모든 여행지는, 여행자에겐 한 번 또는 여러 번 다녀가는 곳이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다른 삶을 들여다보는 그런 느낌. 바쁜 와중에 잠깐씩 짬을 내 이 곳 저 곳의 명소만을 구경하러 다녔던 내가 잊고 있던 여행의 의미. 이 책 안에 들어 있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이 사는 세상으로의 초대.

타인의 특별한 여행을 바탕으로 언젠가 나도 나만의 특별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여행으로 마음의 풍요를 얻고 싶은 사람에게. 여행이란 이런 것이라고, 언제든 떠나고 싶을 땐 미련 없이 떠나도 좋다고 속삭이는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 여행지의 정보가 아니라, 여행의 매력 자체에, 내가 아닌 타인의 여행에 호기심을 가진 이들이여. 동유럽처럼 소박하지만 너무나 예쁜 이 책을 읽어보라. 곧 떠나고 싶어질 것이다. 그 곳에서 나를 기다리는 아름다운 장소들로. 나와 인연이 닿을, 먼 곳에 살고 있는, 또는 나처럼 먼 곳을 찾을 아름다운 사람들을 향해.  

 

b******4 2008.06.20.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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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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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시간까지 얼마간의 여유가 있어 시내서점에 들렀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깜짝 놀람. 프레시안에 연재했던 드라마 평론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이정흠(대중문화평론가 맞나?) 씨가 여행기도 내다니... 디자인도 예쁘고, 구성도 괜찮은 것 같다. 뭔가 시니컬하면서도 따뜻한 문체는 여전한 것 같고. 사무실에 돌아와 주저없이 주문했다.   얼핏 보기에, 사진만 디따 많은 일반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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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시간까지 얼마간의 여유가 있어 시내서점에 들렀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깜짝 놀람.

프레시안에 연재했던 드라마 평론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이정흠(대중문화평론가 맞나?) 씨가 여행기도 내다니...

디자인도 예쁘고, 구성도 괜찮은 것 같다.

뭔가 시니컬하면서도 따뜻한 문체는 여전한 것 같고.

사무실에 돌아와 주저없이 주문했다.

 

얼핏 보기에, 사진만 디따 많은 일반 여행기와는 뭔가 다른 것 같다.

여행기를 빙자한 수필집 같기도 하고.

 

프라하, 체스키크롬노프, 부다페스트, 부큐레슈티, 소피아.

몇 해전 나 또한 거닐었던 동유럽의 거리들이 떠올랐다.

바르샤바, 브라티슬라바, 사라예보, 베오그라드.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접하게 될 동유럽의 골목은 어떤 느낌일까?

t*********9 2008.06.1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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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이상의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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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좀 까고, 글 좀 찌끄리는..  덧붙여, 세상에 대한 '삐딱함'이 있는 선배가 여행기를 냈다. 나는 그가 사회학 박사가 될 줄 알았다. 그는 사회문화를 누구보다 삐딱하게 꼼꼼히 '읽고' 민첩하게 까댈 줄 아는 비평가이기도 하다..   그가 어느날 동유럽 여행기를 가지고 나타났다. 여행기류엔 애초에 관심도 없던 나지만.. 같은 인문학도로서 난 선배에게 가져선 안될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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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좀 까고, 글 좀 찌끄리는.. 

덧붙여, 세상에 대한 '삐딱함'이 있는 선배가 여행기를 냈다.

나는 그가 사회학 박사가 될 줄 알았다.

그는 사회문화를 누구보다 삐딱하게 꼼꼼히 '읽고' 민첩하게 까댈 줄 아는 비평가이기도 하다..

 

그가 어느날 동유럽 여행기를 가지고 나타났다.

여행기류엔 애초에 관심도 없던 나지만..

같은 인문학도로서 난 선배에게 가져선 안될 일단의 경쟁심으로..

단숨에 여행기를 읽어내렸다.(는 뻥이고..시간엄서서..일주일 정도 읽은 듯..쿨럭;)

 

역시 그의 삐딱하며 꼼꼼한 성격답게..

남들과 차별화된 감수성으로 동유럽을 바라보고 자세히도 기록했다.

일단 풍성하다! 

 

마치 한편의 드라마처럼, 동유럽의 골목과 기차.. 그리고 민박집에서..

그는 외국배우들과의 만남을 상상하며 자신의 로망을 스토리로 만들어간다.

(참고로, 그는 영화와 드라마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선배는 때론 자본주의의 영악한 소비자처럼.. 때론 휴머니즘을 가득 담은 인문학도처럼.. 

낯선 동유럽과 만났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그렇듯이 여행지의 좋았던 기억들을 많이 풀어내는 걸 보니..

그의 본성이 온전히 삐딱한 건 아니었나 보다. (한국사회가 그렇게 만든 거였어..;ㅁ;)

 

여행기는 하나의 드라마다.

무엇을 보고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열린 드라마이다.

여행자는 드라마를 연출하지만 보고읽는 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완성한다.

그의 동유럽 여행기는 선배 자신의 여행 드라마와,

동유럽을 둘러싼 역사 드라마가 자연스레 교차되며 진행된다.

 

하지만 드라마라고 만만히 보진 말자. 긴장도 좀 타라..

제목만 보고 이 책을 골랐다면 당신은 이미 낚인 것...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문득 그가 교묘하게 던지고 있는 '인문학적 질문'들에 움찔하게 된다.

 

우리는 동유럽을 잘 알지 못한다.

게다가 인종 분쟁과 전쟁은 그들을 너무 멀게 느끼게 했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 발을 딛었고, 그 곳의 풍경과 사람을 통해 그 공간을 몸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또한 거칠고 황폐화된 역사, 그 상흔이 아직 남아있는 현재, 그리고 우리가 살아야할 미래..

이 세가지 시공간을 어떻게 이어야 할지, 그 나름의 질문과 고민이 이 드라마 속에 담겨있다.

 

이 여행기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인문학적 탐색이 없었다면,

그리고 동유럽의 역사에 대한 애정어린 고민이 없었다면.. 이 책은 보다 재밌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랬다면 그저 평범한 여행기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그의 책은 여행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 여행기에서 단지 '동유럽'만이 아니라..

그 공간만이 싹 틔울 수 있었던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민들을 만나서 기쁘다.

그가 이런 큰일을 해내다니... 욕봤소...

 

 

p.s

 

요 글은 이 책 안에 수록된 '추천의 글'을 나름 패러디;; 한 겁니당.

추천의 글을 써주셔던 교수님이나, 책의 저자에 대한 악의적 의도는 전혀 없다능...-.-

i******j 2008.07.1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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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빤짝빤짝 빛나는 휴가는 언제 였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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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빤짝빤짝 빛나는 휴가는 언제 였을까?   그건 세월의 저쪽편에서 한참이나 멀어진 옛시간들이었다. 그런 나에게 우연히 접한 이 한권의 책은 내 시계의 바늘을 지나간 시간으로 되돌려 놓았다.   갑자기 비셰흐라드 언덕위에서 바라본 "프라하"의 정경들이 그리움으로 되돌아 오는 것은 나의 감성적인 성격탓일까?   이책은 세월을 한참 살아온 나같은 이에게도 옛추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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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빤짝빤짝 빛나는 휴가는 언제 였을까?


 


그건 세월의 저쪽편에서 한참이나 멀어진 옛시간들이었다.


그런 나에게 우연히 접한 이 한권의 책은 내 시계의 바늘을


지나간 시간으로 되돌려 놓았다.


 


갑자기 비셰흐라드 언덕위에서 바라본 "프라하"의 정경들이 그리움으로 되돌아 오는 것은 나의 감성적인 성격탓일까?


 


이책은 세월을 한참 살아온 나같은 이에게도 옛추억이 아니라


다시 여행을 해야 겠다는 꿈을 준다고나 할까?


 


근래에 갖기 힘든 감성을 부여 하는 책인것 같다.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늦은 여행의 계획을 세워 보아야 겠다.




 

a******3 2008.07.0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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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사소한 엿보기
"'일상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사소한 엿보기" 내용보기
평생 동유럽은 가보지 못해도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무채색, 회색톤의 우울한 구름낀 이미지로만 기억되던 곳이었기에. 사실 큼지막하던 유고슬라비아가 왜 지도에서 사라졌는지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으니.   지인의 동유럽 신혼여행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선물하고 싶었다. '동유럽' 이란 큼직한 폰트에 노란 바탕- 예의 그 여행 안내기라는 편한 방법도 있었지만 보다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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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동유럽은 가보지 못해도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무채색, 회색톤의 우울한 구름낀 이미지로만 기억되던 곳이었기에.

사실 큼지막하던 유고슬라비아가 왜 지도에서 사라졌는지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으니.

 


지인의 동유럽 신혼여행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선물하고 싶었다.

'동유럽' 이란 큼직한 폰트에 노란 바탕- 예의 그 여행 안내기라는 편한 방법도 있었지만

보다 특별한 여행책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반도를 떠나 본 적도 없이, 서점이나 도서관의 여행기를 엿보기만 하는 내 처지지만

저자의 말처럼 여행의 기록은,

'일상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사소한 엿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었기에.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특별함을 내게 먼저 가져다 주었다.

 


'수학의 정석'만큼이나 두꺼운- 긴 여정의 생생한 내러티브와

'동유럽'이라 지칭되는 많은 나라들의 다양한 삶의 현실와 역사적 질곡.

저자의 마음을 따라간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나도 문득 그 길을 떠나고 싶었다'...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보다 더,

나도 그의 긴 여행에 함께 했던 것 마냥, 여독이 밀려왔다고 해야 할까. 

매일 보는 가족의 얼굴을 유난히 반갑게 보이게 했던

여운으로 가득한 멋진 여행기였다.

8********k 2008.07.0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동유럽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진다.
"동유럽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진다." 내용보기
한 소심한 수다쟁이의 동유럽 꼼꼼 유랑기 이 책을 정확하게 설명한다.   <작가의 글>에서 밝힌 작가의 동유럽의 느낌, 동유럽으로 여행에 관한 부분들은 나도 많이 공감하고 다른 많은 분들도 많이 공감할 것 같다.'동유럽에 붙은 이미지는 사회주의, 전쟁 등 과하고 부담스럽고 무시무시한 것들이다. 이런 이미지와 함께 동유럽을 덧칠하고 있는 건 '낙후된 곳'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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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심한 수다쟁이의 동유럽 꼼꼼 유랑기

이 책을 정확하게 설명한다.

 

<작가의 글>에서 밝힌 작가의 동유럽의 느낌, 동유럽으로 여행에 관한 부분들은 나도 많이 공감하고 다른 많은 분들도 많이 공감할 것 같다.
'동유럽에 붙은 이미지는 사회주의, 전쟁 등 과하고 부담스럽고 무시무시한 것들이다. 이런 이미지와 함께 동유럽을 덧칠하고 있는 건 '낙후된 곳'이란 생각이다.......그래서 '동'이라는 의미는 많은 걸 함축한다. 구소련, 사회주의와 겹치고 이 이미지들은 가난, 억압과 겹친다.'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폴란드의 아픈 역사에는 괴로워하며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에서는 스스로 논쟁거리를 만들어 머릿속에서 끝없이 싸움을 붙이는 , 한 여행자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추천의 글>에서 이 책의 의미가 역시 아주 잘 설명되었다.
'이 여행기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인문학적 탐색이 없었다면, 역사에 대한 애정어린 질문이 없었다면, 무엇보다 낯선 사람에 대한 인간적 호기심이 없었다면 이 책은 평범한 여행기에 불과했을 것이다.'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코소보, 루마니아, 불가리아....
동유럽의 어느 한 나라도 동유럽이라는 틀에서 벗어날 수 없고 서로 증오하고 의지하고 얽혀서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다. 그들의 복잡하고 끈질긴 얽힘은 비극의 역사와 함께 사람들이 끊임없이 토해내는 생명력으로 지금도 엉켜져 있는 상태 그대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특히 폴란드에서의 이야기가 내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모든 이의 평화를 기원하다

 

사라예보를 보며 광주를 떠올린다.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감상하면서 그는 생각한다. "자본주의는 예술이나 문화도 시장에서 팔아댄다. 그 경쟁은 예술도, 문화도, 그걸 즐기는 사람도 병들게 했다. 사회주의 시절 유럽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던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사회주의 붕괴 후 내리막이라는 평가를 받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해 도태되는 건 세렝게티 초원의 먹이사슬만으로 충분할테다."

 

동유럽은 가까이 공산주의, 사회주의를 떠나서는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자본주의 한국에서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걱정스럽고 안스럽게느껴진다.

 

너무나 많은 동유럽의 이야기들이 많아 일일이 언급하기가 벅차다. 나의 동유럽에 대한 많이 부족한 기본상식이 아쉽기도 하다.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동유럽의 여러 이야기 사이사이에는 낯설고 낯선 동유럽에서 소심한 한 여행자로서 겪는 일들과 생각, 기분을 시시콜콜하게 풀어내는 것으로 이 책이 여행서임을 잊지 않게 해준다. 말 그대로 '꼼수'를 쓰다 되돌려 받고 세상이 이런 거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기분은 나쁘다고 말하는 작가가 꼭 내 주변의 여느 사람같은 느낌을 준다. 너무 자잘해서 사람에 따라 싫어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여행기는 기본적으로 관광이 아닌 동유럽의 역사를 되새기고 생각하며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 역사를 기억하는 데 있다.


여행기를 통해 저자의 모습을 상상하자면 여리지만 시크한 면이 강하고 모험심이 크지만 소심하다.


아쉬운 점은 사진이 많지 않다는 것.
있는 사진도 희미한 느낌이며 글을 읽다 사진으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으며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했다.

좋은 점은 이 책으로 동유럽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여러 책을 읽고 싶게 한다는 거다.
읽다보면 자주 언급되는 각 나라들 그리고 동유럽의 역사가 대부분 생소하다. 자세히 알고 싶어진다.
역사, 문학,문화, 음악가들, 화가들.


올해는 이미 여러 계획이 잡혀 있고 그래서 내년에 이 책을 가이드 삼아 동유럽에 관한 책을 읽을 생각이다.
역사와 문화, 동유럽의 인물들에 대해서.

 

여행서적이며 가벼운 인문서적이기도 한 책이다.

그리고 책은 잘 펼쳐지지 않는다. 416페이지의 책이 단단해서 펼쳐서 읽기 살짝 힘든 정도다.



v********e 2010.04.07.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동유럽 여행을 막 떠나려는 당신이 꼭 읽어야 할 책
"동유럽 여행을 막 떠나려는 당신이 꼭 읽어야 할 책 " 내용보기
모처럼 생생한 여행의 현장으로 나를 안내해준 이 책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는 책을 읽는 내내 아직까지 우리에게 무척 생소한 동유럽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그리고 근,현대사의 슬픈 역사 속으로 몰입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단 40여 일 간의 주마간산식 동유럽 여행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여행기의 재미를 흠뻑 느끼게 해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솔직하고도 진
"동유럽 여행을 막 떠나려는 당신이 꼭 읽어야 할 책 " 내용보기
 

모처럼 생생한 여행의 현장으로 나를 안내해준 이 책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는 책을 읽는 내내 아직까지 우리에게 무척 생소한 동유럽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그리고 근,현대사의 슬픈 역사 속으로 몰입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단 40여 일 간의 주마간산식 동유럽 여행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여행기의 재미를 흠뻑 느끼게 해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솔직하고도 진솔하며 치밀한 준비 끝에 여행을 떠난 저자가 보여준 기획의 승리라고도 할 수 있다.



여행의 돛이 되는 <프라하의 소녀시대>와 여행의 닻이 되어준 <론리 플래닛>이 여행내내 함께 하고 있다. 소녀시절에 프라하에 있는 소비에트학교를 다니며 격변하는 동유럽 시대를 몸으로 겪은 요네하라 마리의 작품은 저자의 여행동기가 되어주는 한편 <프라하의 소녀시대>는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는 보물지도와 같은 장치로 흥미진진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또한 최고의 여행안내서로 일컬어지는 론리 플래닛은 저자에게 나침반과 같은 역할과 동시에 여행자들과 소통하는 장치의 역할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기존에 저자가 또는 우리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와장창 깨어버린다는 데에도 있다. 지저분하고 냄새가 나는 도시로 생각했던 바르샤바의 거리풍경은 현대적 활기를 물씬 풍기고 있으며 세련된 옷을 걸치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광화문의 풍경과도 비슷했던 것이다.



그런가하면 저자는 동유럽의 슬픈 근현대사를 꿰뚫어보며 역사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해준다. 1944년에 일어난 바르샤바 봉기때 바르샤바시민 20만 명이 죽었고 70만 명 이상이 추방되었다고 한다. 2차대전 막바지 독일군의 전력이 약화되자 폴란드인들은 독일과 맞서 싸웠지만 독일군은 잔인하게 진압했고 봉기군이 항복을 한 다음에도 독일군은 건물을 파괴하고 약탈을 자행하는 것으로도 부족해 70만 명을 강제수용소로 보내 죽음을 재촉케 한 것이다.



2차대전 당시 가장 큰 유대인 저항운동이었던 1943년 바르샤바 게토 봉기 때에는 역시 독일군의 진압으로 만 3천여 명의 유대인이 목숨을 잃고 5만명이 강제수용소로 보내졌다. 저자는 바로 그 게토 영웅비도 빼놓지 않고 찾아간다.



역사여행의 정점에는 아우슈비츠에 있다. 이곳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약 150만 명이 학살당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약 7톤 분량의 여성 머리카락이 발견되기도 했다.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매트리스를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그뿐이랴 사람의 지방질로 비누를 만들려고도 했다. 아우슈비츠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역사의 현장이고 저자는 역시 이 역사적 장소를 마치 내가 이곳을 방문하고 있는 것처럼 세심하고 진지하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역사여행에는 저자의 개인사와도 연관이 있다. 저가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를 방문하고 있을 때 만난 노신사는 선원이었을 당시 북한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노신사는 저자의 설명을 듣고 남한과 북한이 다시 평화롭게 한 나라가 되어 행복하기를 기도하겠다고 답한다. 이때 저자의 가족사에 대한 고백이 터져 나온다. 저자의 할아버지는 남한군 장교로 참전하였다가 전사한 것으로 처리된 덕에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것을 피했지만 할아버지는 월북을 했던 것이다. 이 모두 이데올로기의 희생양들이다. 또한 그런 슬프고 고통스런 가족사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저자의 서술에 공감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이 동유럽의 근,현대사에만 집착하여 여행을 떠나는 책은 아니다. 텔레비전 여성드라마 수용자를 연구해서 석사학위를 딴 영화, 드라마, 소설 전문가의 이야기는 때로 섬세하게 펼쳐지기도 하고 얄팍하게 비춰지기도 하며 때로 배를 잡고 웃게도 만든다. 사라예보에서 만난 숙소 안내원 야스나가 저자와 한 방을 쓰겠다고 여러 가지로 머리를 쓰며 고집을 부릴 때 이를 피해가면서 정조를 지키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런 우스운 에피소드들 중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동유럽의 아름다운 자연과 숱한 문화유적지, 근현대사의 현장 등을 알게 된 것도 적지 않은 수확이었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3년 반 동안 철저하게 고립되었던 사라예보에서 음식과 의약품 등을 공급받기 위해 인근 도시를 연결해 파내려간 사라예보 터널, 사라예보의 저격수의 길, 크로아티아의 무릉도원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그리고 40여 년 전 일본에서 개최된 동경올림픽에 참가한 슬로베니아의 조정선수의 팬이 되어 그의 사진 한 장을 달랑 들고 이곳을 찾은 이름모를 일본의 한 중년여인까지...



가까운 친구에게 선물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표지와 독특하게 붉은 색으로 포인트를 준 사진들도 특색이 있었지만 동유럽의 아름답고 역사적인 현장들을 한 장이라도 더 원색으로 보고 싶다는 갈증은 책을 읽는 내내 해소되지 않는 아쉬움이었다.



이제 동유럽 여행을 막 떠나고자 하는 당신! 꼭 이 책을 읽기 바란다. 


k****p 2008.07.10.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