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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또는 성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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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헤이스의 <불면증과의 동침>은 분명 ‘잠’에 관한 얘기이고, 더 좁게는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사람’에 관한 얘기이다. 그건 자신에 관한 얘기이고, 거기에 과학과 역사를 살짝 버무려 놓았다.그런데, 다 읽고 인상 깊게 남는 것은 정작 ‘잠’만이 아니다. 바로 스스로 ‘게이’임을 밝히고, 그 존재로 살아가는 자신과 그의 애인, 그리고 에이즈에 관한 얘기들이 더 무겁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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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헤이스의 <불면증과의 동침>은 분명 ‘잠’에 관한 얘기이고, 더 좁게는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사람’에 관한 얘기이다. 그건 자신에 관한 얘기이고, 거기에 과학과 역사를 살짝 버무려 놓았다.


그런데, 다 읽고 인상 깊게 남는 것은 정작 ‘잠’만이 아니다. 바로 스스로 ‘게이’임을 밝히고, 그 존재로 살아가는 자신과 그의 애인, 그리고 에이즈에 관한 얘기들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물론 책을 소개하는 글에는 어디에도 그와 같은 ‘충격적인’(!) 언급은 없다. 저자에 대한 소개에는 ‘불면증에 고통 받아 온 개인적인 기억과 잠 불면증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한데 엮은’이라고 되어 있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개인사는 ‘잠’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어떻게든 ‘잠’과 관련시키려고는 했지만, 사실은 그와는 별도로 그가 겪어온, 그리고 겪고 있는 그의 성정체성도 중요하다. 만약 그것이 빠져 있었더라면 이 책은 훨씬 단촐했을 것이며, 또 훨씬 밋밋했을 것이다.

 

너새니얼 클레이트먼이 잠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시작한 이래, 유진 아제린스키가 렘 수면을 발견한 이래, 아니 그 이전부터도 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설명하려고 했지만 빌 헤이스가 느끼기에도 그렇고, 내가 느끼기에도 그렇고 잠은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어떤 사람은 낮 동안의 활동을 공고화하는 과정이라고 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반대로 잊기 위한 과정이라고 한다. 또 꿈은 어떤가? 프로이트 같은 이는 무의식의 발로라고 하였지만, 그냥 아무런 의미 없는 것이라 보는 이도 많고, 또 다른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도 많다. 잠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도 있고, 긍정적으로 보는 이도 있는 등 극단적인 견해들이 난무하고 있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만큼 잠은 미지의 세계이다. 우리가 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나름대로 판단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잠은 절대로 내 삶과 떨어뜨릴 수 없는 것이니 잘 알아야 하지만 사실은 잘 모른다. 잠을 자면 우리는 깰 때까지 잠을 자는 나를 알 수 없고, 그저 잔다는 상황만 확실할 뿐이다. 아니다. 저자가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나는 잔다고 여기지만 몽유병 등과 같이 깨서(?) 돌아다니는 상황도 얼마든지 있다. (정말 우리는 내 잠에 대해서 잘 모를 수 있다!)

그런 잘 모르는 잠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불면증에 대해서 찬찬히 돌아보고, 찾아보고, 만나본 기록이 바로 <불면증과의 동침>이다. 또한 책 소개에서는 단 한 글자도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에이즈가 처음 알려지던 무렵부터의 공포와 남자 애인과의 애틋한 사랑(?!)을 담담하게 그려낸 책이다.

그리고 수면제로 쓰기에는 좀 아까운 책이기도 하다.



(2012. 7)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m 2015.11.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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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불면증 환자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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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데 아침을 알리는 벨소리가 내 귓가에 울린다. 하루가 짧아지면서 나의 아침에도 나날이 자욱한 어둠이 깔린다. 이불을 뒤집어쓰곤 조금 뒤척일 법도 하건만, 무슨 이유에선가 나는 두 눈을 비비며 일어나 앉는다. 이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나는 잠이 없는 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고 싶어도 깊은 잠을 도통 이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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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데 아침을 알리는 벨소리가 내 귓가에 울린다. 하루가 짧아지면서 나의 아침에도 나날이 자욱한 어둠이 깔린다. 이불을 뒤집어쓰곤 조금 뒤척일 법도 하건만, 무슨 이유에선가 나는 두 눈을 비비며 일어나 앉는다.

이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나는 잠이 없는 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고 싶어도 깊은 잠을 도통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에 가깝다. 모두가 꿈나라를 헤매는 5교시 수업에서 나는 종종 깨어 있는 유일한 아이 역할을 담당했었고 시험 기간이면 3일을 연속 뜬눈으로 보내는 것도 가능했으니, 입시 경쟁에 찌들어야 했던 학창시절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법도 했다. 지금도 실은 불면증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으니, 일찍 눈이 떠져 이른 시각에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인데도 부지런하다는 평을 듣곤 하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 하지만 잠은 충분히 자야 건강에 좋다는 게 상식이다. 충분한 음식과 의복을 제공하였으나 잠은 못 자게 했더니 머지 않아 죄수가 죽어 버렸다는 이야기도 있듯 적절한 수면은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에 필수적이라 하겠다.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세상에는 그렇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다. 저자의 삶은 잠들기 위한 투쟁과도 같았다. 잠이 많은 사람은 잠 없는 사람을 부러워할지도 모르지만, 쉼 없이 하품을 해댐에도 불구하고 잠들지 않기에 느끼는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저자는 숱한 밤을 쉬이 잠들지 못한 체 괴로움에 떨어야 했다. 집안 유일한 사내 아이였기에 부모의 관심이 과도하게 집중된 탓이었을까, 아니면 어린 시절 수시로 마셔댔던 콜라가 그의 몸을 지배해버린 것일까. 이유는 알 길 없으나 그의 밤은 길기만 했다. 수많은 낯선 이름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오지 않는 잠을 불러 들이기 위해 단 한 번도 약품에 의존해본 적 없는 나로서는 귀가 솔깃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어느 것 하나 저자에겐 도움이 되질 않았단다. 이내 나의 관심도 누그러지는 게 느껴졌다.

잠이 오지 않을 때면 난 공상에 빠져들곤 한다. 과거 한 때 내가 했던 선택들이 혹 잘못된 건 아니었는지, 이전에 알고 지내던 이들이 지금은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지 등. 생각이 많아짐에 따라 잠은 더욱 내게서 멀어지고, 결국 잠드는 데 실패한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허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을 때가 많다. 저자는 이런 나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간 듯했다. 실로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을 것만 같다. 게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품을 수밖에 없었던 고민, 먼저 세상을 등진 이들을 향한 그리움으로 그의 밤은 뒤엉켜 있었다. 게다가 에이즈로 신음하는 스티브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눈시울은 얼마나 뜨거웠을지,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마음이 무거워지는 걸 어찌할 수가 없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 옮긴이의 글을 보니 그의 동반자 스티브는 2006년 사망했다고 한다. 기분이 묘한 것이 아무래도 오늘 밤에도 쉽게 잠들지 못할 듯하다.)

 

-불면증은 심리적 기질의 일부일 뿐이며 해결책은 없다.

이 말은 저자가 불면증 클리닉의 브래들리 박사로부터 들은 것이다. 몇 가지 수면 위생 개선만이 그가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이었는데, 수면량의 변화 여부는 잘 모르겠으나 수면에 대한 관점이 변하는 것을 느꼈다고 저자는 말했다. 불면증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아닌, 본인이 잠을 조절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고

어쩌면 나의 불면증 역시 해결 가능한 게 아닐 수 있다. , 세 시간 혹은 그 이상의 뒤척임에 오늘도 시달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삶을 이끄는 것은 자기 자신이고, 불면증도 내가 이끌어야 하는 내 삶의 일부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다.

이달의 사락 q*****2 2008.10.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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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병의 숙면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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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김일병의 불면증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까까머리 병사들을 대면하며 불면증 을 고민하는 것은 사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언뜻 볼 때 군대는 불면증이 침입할 수 없는 안전 구역이다. 수면을 방해하는 자극들은 10시 이후 완전 통제된다. 철저하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며 특히나 기상시간은 불변이다. 매일 매일의 훈련과 체련으로 20대의 싱싱한 몸은 ‘적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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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김일병의 불면증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까까머리 병사들을 대면하며 불면증


을 고민하는 것은 사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언뜻 볼 때 군대는 불면증이 침입할 수 없는 안전 구역이다. 수면을 방해하는 자극들은 10시 이후 완전 통제된다. 철저하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며 특히나 기상시간은 불변이다. 매일 매일의 훈련과 체련으로 20대의 싱싱한 몸은 ‘적당하게’ 피곤해 진다.

그러나 이번엔 어두운 면을 볼 차례. 20년 동안 내 방, 내 침대에서 혼자 자던 김일병에게 10명이 나란히 누워 있는 딱딱한 내무반 침상은 좀처럼 잠이 찾아오지 않는 곳이다. 최병장님이 코를 골기 전에 잠이 들어야 하기에 마음은 조급하다. 20분 넘게 잠이 안 오지만 불을 켜고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어 온 몸이 근질거린다. 불침번이 교대를 위해 문을 여는 소리에 한 시간이 지났음을 안다. ‘두 시간이 지나면 내 불침번 차례구나’ 김일병은 한 단계 더 조급해 진다. 김일병의 잠에 대한 불안은 진료실에서 이런 호소를 듣고 있는 나를 빠르게 전염시킨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약 사용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재빠르지만 꼼꼼하게 수면위생을 체크해 나간다. 눈을 껌뻑이며 그런 건 이미 잘 지키고 있다는 대답이 늘어갈 수록 나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고 희망은 줄어든다. 반대로 대부분의 항목에 새로운 것을 알았다는 깨달음의 표정과 함께 ‘아니요’를 답하는 수면위생 엉망의 병사에게는 묘한 안도감이 든다.

그러나 얄팍한 안도감도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잠이 오지 않아도 계속 누워있어야 하는 내무반 환경은 어떻게 바꾸지?’ 나의 짧은 훈련소 생활에서도 벌점을 맞을지언정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그 달디단 용도외 침상사용... ‘자는 시간 말고 절대 눕지 말라는 건 너무 잔인한 거 아닐까?’ ‘콜라도 먹지 말라고?’ ‘수면이 안정될 때까지는 불침번을 서지 말라는 소견서?’ ‘잠들기 전에 따로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해?’ 잠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는 내 목소리에 점점 자신감이 사라져간다.

 

- 불면증이 살아있는 책

쉬 회복될 수 없는 타인의 불면이라는 늪에 조금씩 빠져가는 나에게 불면증에 대한 지식이 나닌 살아있는 불면증을 옮겨놓은 이 책은 주저함 없는 선택이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동시에 지극히 객관적인 400page넘는 잠에 대한 방대한 보고서를 통해 저자는 잠을 철저히 재조명 한다. 저자의 이런 놀라운 노력을 통해 우리는 살아가며 혼자의 경험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수면의 다양한 빛과 맛을 경험하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아깝게 흘려보내는 시간이고 일할 시간을 빼앗긴 아까운 시간이지만, 저자에게 잠은 남의 것을 훔쳐서라도 갖고 싶은 귀한 보물이다.

그런데 너무 귀해 움켜쥐다 보니 오히려 모래알처럼 그의 삶에서 숙면은 술술 빠져 나간다. 그래서 저자는 두 눈을 부릅뜨고 달콤한 잠을 쫓아다니다, 급기야 수면에 생명을 부여하기에 이른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일과 중 하나이고 누군가에게는 충전 그 이상의 의미가 아니겠지만, 이제 저자에게 잠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얻은 단서들을 가지고 미치도록 잡고 싶은 중 범죄인이 된다. 막대한 일방적 피해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악마(demon)같은 불면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적을 분석한다.
거대 다국적 기업에 맞서는 초선 변호사의 외로운 투쟁을 보듯이 손에 땀을 쥐고 거대한 싸움을 읽어 내려간다. ‘그는 이길 수 있을까?’
온갖 노력을 기울인 고군분투 끝에 그는 수면 크리닉을 방문하고 미완의 승리로 책은 마무리 된다.

 

- 비추천 vs. 추천

저자의 건강염려증적인 행태가 그를 불면에서 구원하지 못했듯이 이 책의 내용이 불면증 탈출에 도움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잘 자는 사람들에게 죄책감마저 일으키는 저자의 주관적 고백은 불면환자에게는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킨다. 방대한 자료와 이야기들은 흥미있고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지만 수면을 알아가는 역사에 대한 이야기 일 뿐, 수면을 돕기 위한 현재의 치료법들은 아니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기에, 두껍고 그림이 없어 책을 읽다가 잠이 들것이라는 쉬운 기대는 오판이다.

단, 자신의 단잠에 대해 한 번도 감사해보지 못한 사람에게, 또한 불면증 환자를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져 남몰래 고민한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책이라 확신한다. 또한 잠을 그냥 충전으로 생각하고 더 편한 급속 충전을 찾는 사람들을 회개케 하기에도 충분하다.

 

- epilogue

수면의학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수면의 본질을 알고 불면을 완전히 정복하는 길은 멀어 보이더라도, 저자가 과도한 신비성을 부여했던, 잠을 두르고 있는 그 베일은 분명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모든 수면 연구가들의 잠못드는 밤에 경의를 표한다.
김일병과 우리 모두의 편안한 잠과 상쾌한 아침을 위하여 !

j******9 2008.11.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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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과의 동침 - 빌 헤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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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나는 불면증으로 고생을 했었다. 정신은 멍-해지고, 몸은 피곤하다고 아우성이었지만 잠들 수가 없었다. 나의 밤은 남들보다 길었고, 무서웠다.   지금도 남들보단 잠을 많이 못 자는 편이다. 이런 시간들이 오래 쌓이면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기특(?)하게도 내 몸은 어느샌가 적응해 있었다. 지금은 남들보다 긴 하루를 보낼 수 있는것을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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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나는 불면증으로 고생을 했었다.

정신은 멍-해지고, 몸은 피곤하다고 아우성이었지만 잠들 수가 없었다. 나의 밤은 남들보다 길었고, 무서웠다.

 

지금도 남들보단 잠을 많이 못 자는 편이다.

이런 시간들이 오래 쌓이면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기특(?)하게도 내 몸은 어느샌가 적응해 있었다.

지금은 남들보다 긴 하루를 보낼 수 있는것을 감사히 여기고 있다. 시간이 많다는 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렇고.

 

잠 못 이루는 불면증 환자를 위한 안내서, 불면증의 고통을 승화시킨 과학 논픽션의 마술.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쓴 글이라고 하니 좀 끌렸다.

책 소개글을 읽고서는 에세이와 과학서적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는 책인가보다하고 기대를 하게 됐다.

 

오래된 이야기처럼 들리는 유례라던지, 원인이라던지, 치료법이라던지 아니면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아무튼 불면증과 관련된 그 무언가를 기대했었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불면증에 시달렸다. 자신이 불면증으로 고생을 했기 때문에 관심이 생겼고 관심이 생기니깐 관련 지식을 쓸어모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게 다다.

 

이 책엔 어떠한 주장도 없다. 그냥 자신의 경험을 쓰면서 여기저기서 긁어모은 이론들을 언급하는 수준이다. 설명이 그렇게 자세한 것도 아니다. 작가 자신의 불면증 원인에 대한 생각들은 조금 비약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불면증을 중요하게 다룬 책이라고 기대를 했는데, 살짝 빗나간 듯한 느낌이다. 읽을수록 작가의 개인사 쪽으로 쏠리니깐 말이다. 그러다보니 게이인 작가의 성정체성이 더 중요하게 다뤄진 느낌이다. 에세이니깐 작가 개인사가 드러나는것에 대해서 반발심 같은 건 없다. 다만, 내가 기대하고 읽은 '불면증'에 대한 비중이 생각보다 적은것에 불만이다.

 

불면증 어쩌고 부분보단 차리리 주변이야기- 에이즈 양성 반응을 보이는 애인과의 관계(내가 보기엔 상당히 이상적인 관계였다.),애인의 치료약을 구하는 과정에서의 중간 중간 보이는 신약에 대한 비판-가 훨씬 나았던 것 같다.

 

단순히 에세이라고 생각하고 읽는다면 괜찮은 책이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책 제목에 신경을 쓰고 읽어서 실망감이 컸던 모양이다.

 

2011. 8. 16.

w********8 2014.05.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