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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글을 동시라 말하는 시인이 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 저는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혹 그 반대는 아닐까요? 시인은 기다렸다는 듯 이렇게 풀어줍니다. 동시는 아이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써야하기 때문에 쓰면 쓸수록 어렵다구요. 듣고 보니 그럴 것도 같습니다. 오랜만에 동시를 읽었습니다. 시인이자 농부인 서정홍의 동시입니다. 서정홍은 현재 경상남도 합천에 있는 황매산에서 생태학교를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에게 문학과 삶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의 글은 머리에서 나오지 않고 삶에서 나옵니다. 모든 삶의 영역이 시의 소재가 되는 것이지요.
바람과 나무
바람이 살랑살랑 불면 나무는 손을 흔들며 길을 내준다. 바람이 세게 불면 나무는 팔을 흔들며 길을 내준다. 바람이 진짜 세게 불면 나무는 온몸 흔들며 길을 내준다.
손과 팔이 부러지고 온몸이 흔들려도 바람이 지나가는 길마다 길을 내준다.
지금껏 한번도 위의 시처럼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그 생각의 참신함에 놀라고 맙니다.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는 거였군요. 아마 저는 도식적인 사고만 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조화로운 삶이 무엇인지 서정홍은 바람과 나무를 통해 쉽게 전해줍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시는 참 쉽습니다. 정말 그런지 다음 시를 볼까요?
스트레스
우리 고모는 전자 제품 공장에 다닙니다. 그런데 공장에만 가면 스트레스를 받아 옵니다.
사장이 일 빨리빨리 하라고 만날 잔소리 해 대는 바람에 스트레스 받아서 미치겠다는데 할머니가 한마디 거듭니다.
"야야, 오데 받을 끼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아 오노. 일을 했으모 돈을 받아 와야지."
"어머이, 돈은 월급날이 돼야 받아 오지요." "야야, 스트레스는 만날 받아 오면서 돈은 와 만날 못 받아 오노."
"아이고오 어머이,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이소. 아하하하 아하하하......"
말도 안 되는 할머니 말씀에 우리 고모 스트레스는 온데간데 없습니다.
사장의 잔소리에 신경이 날카롭던 고모가 할머니의 말씀에 깔깔대며 스트레스를 풉니다. 이런 대화도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군요. 이렇게 쉽기만 하다면 저도 동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입말체의 말이 서정홍 시의 특징입니다. 그는 글을 잘 쓰려면 말하듯이 쓰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시가 쉽다고 해서 그의 마음자리까지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글쓰기 시간에
지금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쓰라는 선생님 말씀에 나는 몇 번이나 쓸까 말까 망설이다 솔직하게 쓰기로 했다.
"술만 마시고 오면 어머니를 패고 못살게 구는 아버지를 감옥에 넣어 주세요. 다시는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해 주세요. "
솔직하게 글을 써 놓고 보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미워도 그렇지. 그래도 우리 아버지인데....... 아니지, 우리 아버지는 차라리 없는 게 나을지도 몰라.'
글쓰기 시간에 아버지 생각을 해도 슬프고 어머니 생각을 해도 슬프다.
어린 아이의 복잡한 심경이 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가 미운 아이는 아버지를 감옥에 넣고 싶습니다. 그러나 써 놓고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분명히 잘못한 사람은 아버지인데 아이의 마음이 아픕니다. 아버지가 밉지만 그것이 옳은 생각이 아니라는 걸 아이도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착한 아이에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아버지가 저도 밉군요. 선생님과 친구들이 알게 되는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아이에겐 용기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런 삶이 주체적인 삶이라고 서정홍은 말합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직시하는 용기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때로 좋은 글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치유하기도 하지요. 슬펐지만 아이는 후련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마치 아이가 직접 쓴 듯한 느낌의 시였습니다. 아이의 마음에 닿지 않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시입니다. 그의 시가 가진 가장 커다란 장점이지요. 그외에도 서정홍의 시가 가진 특징은 이웃을 돌아본다는 것입니다. 이웃은 단순히 사람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 안엔 개미와 개구리, 까치와 집 개, 떠돌이 고양이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들어있습니다. 그의 눈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짐작케 합니다. 그런 그인데 힘들고 어려운 이웃에게 눈이 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동무 생각
"아아, 이런 시원한 해물탕은 지난달에 이사 간 민영이 아버지가 좋아하는 건데."
"여보, 무김치 드셔봐요. 맛도 들고 맵싸한 게 정말 맛있어요. 순동이 엄마가 옆에 있으면 잘 먹을 텐데."
맛있는 음식 먹을 때마다 동무 생각 저절로 난다는 아버지, 어머니 말씀 듣고 나도 문득 동무 생각이 납니다.
지난 여름, 교통사고로 어머니 돌아가시고 난 뒤 오늘도 동생 슬기와 둘이서 저녁밥 먹고 있을 내 짝 슬찬이 생각이 납니다.
서정홍은 밥 한끼를 먹으면서도 이웃을 생각하네요. 대단한 찬이 있어서 이웃을 떠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습관같습니다. 몸에 배어서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는 습관 말입니다. 때론 본능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이웃에 대한 관심이 그의 시 여기저기서 드러납니다. 삶과 시의 이분법이 그에겐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니, 삶이 시인 삶을 살기 때문에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질 때 서정웅은 좋은 시를 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자에게만 시가 주는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말로 제게는 들립습니다. 서두에서 그의 시는 쉽고 동시는 쓰면 쓸 수록 어려운 글이란 서정웅의 말을 언급했습니다. 이 시집을 다 읽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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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책에서 느껴지는 동시의 앙증맞음은 없습니다. 무언가 억지로 꾸미는 듯한 그런 느낌도 없습니다. 투박하게 투박하게 하지만 한번즘은 더 읽어보게끔 만드는 그런 동시집이었네요! 읽어 내려가면서 내 어머니 아버지가 생각이 나고 읽어 내려가면서 내 어린시절의 모습이 떠 올려지더군요! 그리고 한적한 시골 풍경의 모습과 구수한 된장내음을 물씬 풍기는 그런 밥상의 모습이 떠 올려지더군요! 시에는 시인의 마음이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시에는 시인의 모습이 새겨지는 것 같습니다. 동시를 보면서.. 동시라기 보다는 생활을 담고 있는 듯한 누군가 텃밭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한껏 받았었는데 작자 서정홍님은 시인이기에 앞서 농부이시더군요! 농부의 삶.. 농부의 격이 없는 표현 농부의 흙과 같은 깨끗한 맘이 시속에 고스란히 배어져 있더군요! 읽으면서 굳이 그 속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 어렵게 해석하지 않아도 되는.. 그 마음 그대로가 담겨져 있는 동시집이었답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이 담긴 시를.. 저보다는 저희 아들이 더 좋아하더군요.. 시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있어서일까요? 아이는 시골 사는 자신의 모습을 갈망해서일까요? 중간 중간 소리내서 읽는 아들의 모습속에는 마치 자신이 시의 한 일부분이 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에 보는 엄마조차 편안해 지더군요! 또 이 책속에는 시인과 또 시에 대해 나름 자세히 설명을 해 준답니다. 책 마지막장에 있는 글을 읽음으로써 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인의 마음을 안다면.. 그 시가 더 가슴에 남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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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태교로 동시집을 참 많이 읽어주었는데 아이을 낳고는 접하지 못하고 있어요. 사는게 왜 이렇게 바쁘고 힘들지 세상이 왜 이렇게 어수선하고 안좋은 소식만 들리는지 여아아이라서 더욱 신경이 쓰이고 있었어요. 서정홍님의 동시집을 받고 나서 제목부터 아이들한테 자연을 느끼게 해줄수 있는 동시... 농부가 일하는 모습이 담긴 표지를 보았어요. 도시아이들한테는 자연을 느끼게 해줄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지 않아서 그런가 흙냄새를 알지 못하고 있어요. 어릴때 흙을 발아보고 농사 짓는 모습도 보았지만 요즘 아이들 농사 짓고 하는걸 자체를 싫어하고 직업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서정홍님은 산골 마을에서 농사지으면서 시를 쓰셨더군요. 시집에는 가까이 살고 있는 동문의 이야기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병들거나 죽어 가는 식물과 동물 이야기도 있었어요. 시인의 동심으로 인해서 저역시 한편의 시를 읽어 내려가면서 감성이 잠기고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어요.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알면서 표현을 하지 못하고 아이한테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 더욱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거였어요. 어른분들이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면 아이들이 자유롭게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자랄수 있을꺼에요. 나무보다 쇠보다 강한 아버지, 어머니 손..
아버지의 손을 한번 잡아 드릴껄.. 아쉬움이 남게 되네요. 어머니 손을 잡아 드렸어요. 소중함과 사람의 귀하게 느껴지고 자연과 생명이 하나라는걸 알수 있었어요. 생명을 일구는 손으로 빚어 낸 흙냄새 꽃 냄새 나는 동시들이 모여 있어 그런가 자연의 냄새가 자연스럽게 나더군요. 서정홍 선생님이 쓴 시를 보면 농사를 짓으면서 시를 써서 그런가 따스하게 마음을 다스릴수 있는 동시집이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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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을 때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그래서 시 읽기를 좋아한다. 짧은 글 속에서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즐거움도 크기에 짧은 글 속에 전해지는 여운이 좋다. 서정홍님의 닳지 않는 손에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어머니였다 희생과 사랑으로 자기를 돌보지 않는 어머님의 손이 제일 먼저 생각났다. 그래서인지 우리 엄마 아빠의 이야기처럼 편안하게 읽을 수도 있고 마음 한 구석이 애틋해지기도 한다.
어머니의 황소고집은 읽으면서 혼자 웃었다. 나도 이런 황소고집 한번 부려봤으면 좋겠다 싶다. 매번 아이들에게 맞춰주다보니 힘이 든다. 때론 고집도 부려보지만 어머니처럼 황소고집이 아니어서 그런지 몇번 이기다 만다. 그래서 묵묵히 아이스크림만을 사주는 어머니의 황소고집이 부럽기도 하다. 편안하게 느끼고 생각하며 읽을 수 있는 서정홍님의 시는 편안하다. 고향인 부산의 사투리 '뜨리미'를 여기서 다시 만나니 반갑다.
시들을 읽다보면 정말..내마음 하고 똑 같은 시가 있네하는 시들이 많다. 농사를 지으시는 시부모님들의 자식생각하는 마음과 따가운 여름 볕도 마다않는 사랑이 느껴진다. 지금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지금의 나와 다르겠지만 감동과 사랑. 웃음으로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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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동시집을 읽어보고 아줌마가 되어버린 지금 아이와 함께 닳지 않는손을 함께 읽었어요..
동시집을 좋아하는 울딸래미가 먼저 읽고 아들이 보고 제가 보았네요 한농부가 시골로 내려가 농사를 짖으며 적어간 동시...
설에서 자란 저로선 농촌애기는 제가 잘 몰으는 관계로 아이들에게 자주해주지 못한 것을 이 동시집으로 아이들에게 시골의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를 들려줄수 있어 좋았답니다.
구절구절마다 정겨움이 넘치는 이야기들..
어머니
어머니는 연속극 보다가도 울고 뉴스 듣다가도 울고 책을 읽다가도 울고
내가 말을 잘 안 듣고 애먹일 때도 울고 시집간 정숙이 이모가 보낸 편지 읽다가 울고 혼자 사는 갓골 할머니 많이 아프다고 울고
그러나 어머니 때문에는 울지 않습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울딸래미 마자 엄마와 닮은게 참 많아 하던 울아이..
닳지 않는손에선.. 무엇이듣 닳는데 부모님 손은 닳지 않는다는 구절이 가슴이 와닿으며 져려왔다 다시한번 더 부모님 생각을 해보게 된 소중한 시간이였다.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시골의 정취를 느껴볼수 있고 1장부터 4장까지 정다운 옛이야기 처럼 다가오는 동시집이라 아이와 함께 읽기에 더할라위 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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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향기가 묻어나는 그런 시집이다. 도시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엄마의 고향을 이야기 해줄 수 있는 그런 시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자라왔던 삶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또 나의 엄마의 삶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하루 하루 반복되는 일상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유난히 시를 좋아했었다. 시집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랬던 소녀가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 문득 한권의 시집을 들었다. 읽고 또 읽어 본다. 참 좋은 시이다. 고향같은 그런 시이다.
나의 딸은 동시 쓰기를 참 좋아한다. 일기장에 지금 까지 적어놓은 동시를 책으로 엮으면 아마 두권은 되리라 본다. 그런 딸에게 한편 한편 엄마가 읽어주고 싶은 동시이다. 엄마가 자라온 이야기, 그리고 딸의 외할머니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말이다.
시는 4부로 구성이 되어있다 어른이 되면, 마지막 소원, 아토피 귀신, 그리고 소중한 선물
어쩌면 서정홍 선생님의 시는 흙어서 나오는 소중한 보물 같기도 하다. 그건 서정홍 시인이 농사를 지으시는 농부이기에 그럴것이다. 직접 농사를 짓는 마음과 시를 한편한편 적어내려가는 그 마음이 어쩌면 한가지 마음이 아닐까 한다.
닳지 않는 손 무슨 물건이든 쓰면 닳게 마련인데 매일 논밭에서 일하는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손은 닳지 않는다. 그런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손을 나무나 쇠보다 강하다고... 이 시를 읽으면서 커질어진 시골에 계신 엄마의 손이 떠올랐다. 가슴이 찡해진다. 손 뿐이랴...부모의 마음 또한 그 어떤 것보다 강할것이다. 시인은 그런 부모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아이들을 맑게 해주는 그런 동시들이다. 전혀 꾸밈이 없고 억지스러움이 없는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듯 시인의 마음 또한 맑고 투명하다. 좋은 동시를 아이와 읽게 되어 정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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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사랑하는 시 34 아이를 쓰다듬는 손은 나중에 ― 닳지 않는 손 서정홍 글 우리교육 펴냄, 2008.5.30. 오늘 내 손은 두 아이를 쓰다듬습니다. 두 아이한테 내가 어버이요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두 아이를 쓰다듬으면서 하루를 마감합니다. 두 아이는 내 손길을 받으면서 새근새근 잠들지요. 아이들도 꿈을 꾸고, 나도 꿈을 꿉니다. 우리는 다 함께 가슴에 꿈을 하나씩 품으면서 기쁘게 노래합니다. .. 하루 일 마치고 돌아온 / 어머니, 아버지는 / 밤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 서로 발톱을 깎아 주고 / 서로 어깨를 주물러 줍니다 .. (어른이 되면) 큰아이가 좀처럼 잠들지 못하는 듯해서, 살며시 큰아이 손을 잡습니다. 큰아이한테 소근소근 말을 겁니다. 큰아이는 아버지 말을 들으면서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그런데, 두 아이가 새근새근 잠들었다 싶을 무렵 살며시 일어나서 옆방으로 나오니, 두 아이가 번쩍 눈을 뜨고는 나즈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듯합니다. 으잉? 너희들 자는 척했니? 그래 그렇구나. 너희들 마음은 그렇구나. 아이들이 소근거리는 소리를 가만히 듣습니다. 일부러 듣지는 않습니다. 조그마한 시골집에서는 작은 소리도 옆방까지 잘 들립니다. 나는 아이들 말소리를 들으면서 즐겁습니다. 아마 두 아이도 아버지가 저희 귀에 대고 따사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적에 몹시 즐거우면서 설렐 테지요. .. 나무로 만든 / 숟가락과 젓가락도 닳고 / 쇠로 만든 / 괭이와 호미도 닳는데 / 일하는 손은 왜 닳지 않을까요 .. (닳지 않는 손) 삶을 밝히는 말은 아주 쉽습니다. 왜냐하면, 쉬운 말이 넋을 살찌우고, 넋을 살찌운 말은 다시 삶을 살찌우기 때문입니다. 늘 먹는 수수한 밥이 날마다 몸을 살찌우듯이, 늘 주고받는 말은 마음을 살찌웁니다. 이러구러 꾸미는 말은 삶을 살찌우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꾸미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럭저럭 덧붙이는 말은 삶을 북돋우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덧붙이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그저 사랑입니다. ‘선물을 주는 사랑’이나 ‘옷을 새로 주는 사랑’이 아니라, 사랑은 그저 사랑입니다. 다른 것을 꾸며서 덧붙이지 않습니다. 꽃은 꽃 그대로 꽃이지, 꽃에 다른 빛깔을 입혀야 더 곱지 않고, 무언가 스티커를 붙여야 더 예쁘지 않습니다. 양념을 치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양념만으로는 밥을 먹을 수 없을 뿐입니다. .. 그런데 요즘은 양복 한 벌 값이 / 한 해 내내 먹을 쌀값보다 비싸다지. / 그렇게 비싼 옷들이 / 집집마다 옷장에 가득 쌓였다지 .. (옛날이야기 4) 서정홍 님 동시집 《닳지 않는 손》(우리교육,2008)을 읽습니다. 동시집 《닳지 않는 손》은 서정홍 님이 살아온 나날을 적은 책이고, 이 책은 바로 이녁 아이한테 물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어버이요 아버지로서 지은 삶을 담은 책이면서, 아이가 앞으로 물려받아서 새롭게 가꿀 수 있기를 바라는 꿈을 실은 책입니다. .. “아버지, 농촌에는 왜 / 할머니와 할아버지밖에 살지 않을까요? / 할머니와 할아버지 돌아가시면 / 누가 농사지을까요? / 우린 무얼 먹고 살지요?” .. (‘고구마 캐기’ 행사에 다녀와서) 나는 아이들한테 글을 적어서 건넵니다. 아이는 아버지가 적어서 건네는 글을 받습니다. 나는 아이들한테 그림을 그려서 건넵니다. 아이는 아버지가 그려서 건네는 그림을 받습니다. 아이들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아버지한테 내밉니다. 아버지는 아이들이 쓴 글과 그린 그림을 받습니다. 나는 아이들과 늘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글과 그림을 선물로 주고받을 뿐 아니라, 노래를 선물로 주고받습니다. 꿈과 사랑을 선물로 주고받습니다. 이야기와 숨결을 선물로 주고받습니다. 받을 마음으로 주는 선물이 아니라, 그저 주는 선물입니다. 주면서 자꾸 줄 수 있는 선물이요, 주기에 언제나 줄 수 있는 선물입니다. 나누기에 늘 나눌 수 있는 사랑이요, 나누면서 한결같이 나누며 웃음이 피어나는 사랑입니다. .. ‘어머니, 공부하기 싫은 사람은 / 공장에서 죽도록 일만 해야 합니까? / 사람들 머리도 예쁘게 깎아 주고 / 빵도 맛있게 만들어 주고 /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많은데…….’ .. (하고 싶은 말) 시는 시인이 쓰지 않습니다. 사랑을 가슴에 품는 사람이 시를 씁니다. 노래는 가수가 부르지 않습니다. 사랑을 가슴에 심는 사람이 노래를 부릅니다. 웃음은 익살꾼이 베풀지 않습니다. 사랑을 가슴에 두는 사람이 웃음을 퍼뜨립니다. 서정홍 님은 시인일까요? 네, 시인이지요. 시를 쓰기에 시인이 아니라, 사랑을 가슴에 품고 아이를 어루만지니 시인입니다. 시집을 선보였기에 시인이 아니라, 아이와 부를 노래를 꿈꾸면서 흙을 가꾸기에 시인입니다. 강의도 하고 글도 쓰기에 시인이 아니라, 내 보금자리에서 삶을 짓는 길을 걸어가기에 시인입니다. .. 산이고 들어고 가는 데마다 / 농약을 뿌려 대는 바람에 먹을 게 없어요. / 산에 들에 먹을 게 없어 사과밭에 왔더니 / 사과밭 주인이 타앙 타앙 총을 쏘아 댔어요. // 작은 도시고 큰 도시고 가는 데마다 / 자동차 매연과 공장 굴뚝 연기 바람에 / 집 지을 데가 없어요. // 사람 발길이 뜸한 / 전봇대 위에 집을 지었더니 / 순찰 아저씨가 화를 내면서 / 집을 부수었어요 .. (애물단지) 겨울에 꽃이 핍니다. 추운 바람을 맞지만, 이 겨울에도 낮에는 고운 볕이 있기에 싱그러이 꽃송이가 터집니다. 동백나무에서도 꽃이 피지만, 들판에서도 조그맣게 꽃이 핍니다. 다른 어느 풀보다 유채나 갓은 한겨울에 꽃을 피웁니다. 냉이와 봄까지꽃도 한겨울에 꽃을 피웁니다. 사진가한테 널리 알려진 몇몇 ‘이름난 겨울꽃’이 아니어도 들판을 살펴보면 온갖 들꽃이 올망졸망 피어나서 ‘겨울나물’이 되어 줍니다. 이 겨울나물은 사람한테뿐 아니라 숲짐승한테도 고마운 밥입니다. 목숨을 살리고, 목숨을 살찌우며, 목숨을 북돋웁니다. 삶을 키우고, 삶을 가꾸며, 삶을 짓습니다. .. 지난봄에도 올봄에도 / 창원대로에 벚꽃이 피었어요. // 한 해 내내 매연을 마시고도 / ‘야, 봄이다 봄이야!’ / 보란 듯이 벚꽃이 피었어요. // 자동차 매연도 / 봄한테는 이길 수 없나 봐요 .. (봄) 겨울에 잠든 땅이 깨어나서 봄이 피어납니다. 봄에 피어나는 흙은 여름에 한껏 자랍니다. 여름에 한껏 자란 흙은 가을에 무르익습니다. 가을에 무르익은 흙은 겨울에 다시 잠듭니다. 한 해가 흐르듯이 한 철이 흐르고, 한 날이 흐릅니다. 이러한 결에 따라 한 삶이 흐릅니다. 나는 다시 아이들 이마를 쓸어넘깁니다. 밤이 깊으니 아이들은 깊이 잠듭니다. 아이들이 이불을 잘 덮는지 살피고, 이 작은 몸뚱이에 깃든 숨결이 꿈을 피우는 꽃송이로 여물기를 바랍니다. 나도 아이들 곁에서 함께 피어나는 꽃이 될 테며, 아이들은 나를 믿고 또 나한테 기대면서 기쁘게 웃음보따리를 풀어 놓겠지요. 나도 아이들을 믿고 또 아이들한테 기대면서, 우리는 스스로 홀가분하면서 함께 어깨동무하는 길동무가 되겠지요. 4348.1.28.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에서 시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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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동시집의 안의 동시는 너무 아름답고 자연의 모습을 노래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 어른이 나 자신이 읽을 때는 어릴 때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읽을 수 있는 좋은 동시집이었다. 초등교사이기 때문에 동시를 다른 시보다 더 자주 읽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아름다운 동시들이 많이 있어 좋았다.
하지만 이 시집을 읽으면서 약간의 불만이 있다. 우선은 시인의 어린시절을 바탕으로 시를 짓다보니 요즘 아이들의 정서와는 조금 동떨어진 면이 있다. 여기 리뷰를 쓴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어른들이라서 이 동시의 내용에 공감하고 느끼지만,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인 시의 내용들도 꽤 있다. 시의 제대로 된 감상이 나오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험과 결부되어야 된다고 나는 생각된다. 자신의 경험은 커녕 지난 세대의 아련한 추억을 노래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별로 와닿는 내용이 되지 못할 동시들이 좀 있는 것 같다.
또한 2부에 보면 할머니와 관계된 추억으로 쓴 동시들이 많다보니 죽음에 관해 이야기 한 동시가 너무 집중되어서 있다. 물론 동시에서도 슬픔을 알 수 있는 시들도 있어야 하지만, 비슷한 느낌의 시를 한 파트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다보니 아이들에게 그냥 순서대로 다 읽게 하기에는 약간 망설여진다. 동시를 여러 곳으로 분산해서 배치하였다면 이런 느낌이 좀 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순서 편집상의 아쉬움이 남는다.
위에 말한 것과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나는 이 동시집은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읽어면 더 좋을 동시집인 것 같다. 나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이 동시집을 사시는 부모님들께 약간의 참고가 되길 바란다.
나 자신도 나의 제자들에게 이 동시집의 내용을 읽을 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정서에 맞는 시만을 골라 읽어주고 싶다.
아이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나만을 위해 읽는다면 정말 좋은 동시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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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동시집을 읽었다..학창시절에 읽고는 어른이 되어 동시집은 처음인것만 같다. 내 아이들을 위해 책을 먼저 읽는 습관이 있는 나는 이 책도 먼저 읽었다. 제목의 닳지 않는 손에서 부모님 생각이 났다. 늘 고생만 하신 부모님... 나이 들어 자식 낳고 살아도 아이로 보는 부모님... 이 책은 무엇이든 챙겨주고 싶어하고 마음은 자식들에게 멈춰버린 부모를 생각하게 한다.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농촌의 정취가 느껴지고 흙냄새가 나는거 같다. 책 속 부모 마음도 아이 마음도 책을 읽는 내 마음도 모두 하나 되는 책이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의 마음이 곳곳에 숨어 있어 읽는 재미도 있다. 땀 흘리며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그 부모를 바라보는 자식의 눈으로 책을 읽었다. 부모되어 읽으니 더 가슴에 와 닿는다. 내가 느낀 그 마음이니까..나 어릴적 느꼈던 그 마음이니까.... 부모입장에서 시를 읽으니 자식들의 순수한 마음도 알게 된다. 내 아이의 마음 같아 미소 짓기도 했다. 마음이 느껴지는 책...마음이 보이는 동시집을 내 아이도 읽었으면 좋겠다. 부모에게 어떤게 보약인지 무엇이 소중한지 알게 될테니까... 농촌의 어려움도 느끼고 농촌의 생활도 알게 될것이다. 잔잔한 감동과 사랑의 마음을 일깨워 주는 동시집이라 생각한다. 동시란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기에 따뜻함이 느껴진다.. 사람이 업신 여길게 없고 무시할게 없음을 스스로 느끼게 되는 배움을 주는 동시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