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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환경. 시민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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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수행 중인 연구과제와 관련하여, 추천받아 읽게 된 책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학기술을 주제로, 과학기술이 주변 환경과 주고받는 영향에 대하여 '시민참여'의 방법을 통해 알아보고자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중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방법론'이다. 과학기술의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왜 시민참여 방법이 필요한가를 정리한 1장을 제외하면, 2~7장
"과학기술. 환경. 시민참여" 내용보기

회사에서 수행 중인 연구과제와 관련하여, 추천받아 읽게 된 책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학기술을 주제로, 과학기술이 주변 환경과 주고받는 영향에 대하여 '시민참여'의 방법을 통해 알아보고자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중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방법론'이다.

과학기술의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왜 시민참여 방법이 필요한가를 정리한 1장을 제외하면, 2~7장은 시민참여 방법론 하나하나를 다룬다. 이미 익숙하고 사용해본 적도 있는 '합의회의'와 '시민배심원제', 익숙하기만 한 '시나리오 워크숍'과 '포커스 그룹',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규제협상'과 '시민자문위원회'가 각각 소개되어 있다.

각 방법론들에 대해서 등장 배경과 역사부터 특징, 장단점, 그리고 실제 실행 사례의 소개와 그로부터 뽑아낸 한국에서의 적용가능성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과학기술에의 시민참여에 대하여 방법론 측면에서 접근을 처음 시도하는 이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좋은 출발점이 되어주었다.

 

과학기술계에 몸 담은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사실 실제 실험하고 연구하는 분야에 있을 때에는, '참여'라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광범위하게 적용되어야 할 기본 조건이라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과학기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가라는 점에 있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1장에서 언급했듯이 과학기술이 갖는 독특함(높은 전문성, 낮은 접근성)은 일반 시민에게는 '과연 그 분야를 이해하여 스스로 주체적인 참여를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관련 전문가에게는 '이 어려운 분야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이들이 과연 개입할 자격이 있는가'하는 전문가주의를 갖도록 만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과학기술 연구가 공공자금의 투입을 통해 이뤄지고, 그 파급력 또한 과학기술자와 기술관료만이 아닌 전체 시민에세 미쳐진다는 점만 보더라도 과학기술에 시민사회의 개입은 정당화될 수 있다. 과학기술이라는 분야의 전문성이 진입장벽으로 기능하더라도, 이것은 시민참여를 위해서 넘어야하는 장벽이지 그 자체를 제한하는 장벽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과연 일반 시민은 과학기술에 '참여'할 수 있을만큼 전문성을 획득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시민이 과학기술에 참여했을 때 어느 선까지 개입하고 그 경로를 지정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와 연결된다. 흔히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쉽게 생각했을 때처럼 시민들이 과학기술 연구의 상세한 사항까지 개입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런 경로를 확실하게 지정할 수 있을만큼 상세한 전문성을 얻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분야가 그렇듯이 전체적인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까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과학기술 역시 마찬가지여서, 실험 하나하나 데이터 하나하나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발전 방향, 해야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큰 틀에서 만들어주는 것은 일반 시민의 상식에 약간의 전문 지식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과제이다. 예를 들어, 어떤 방식으로 LMO를 개발할 것인가는 고도로 전문적인 실험기술을 비롯한 전문지식이 있어야하지만, LMO로 만든 식품을 먹어야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 분야의 발전이 가치의 문제와 연결될 때는 반드시 그로부터 영향을 받는 모든 관계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배아줄기세포를 어느 선까지 연구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지, 복제를 어디까지 허용해야하는지는 과학기술 문제이면서도, 인간의 가치와도 결부된 문제 아니던가. 이것은 줄기세포의 구체적인 연구 양상에 대해서 상세히 알지 못하더라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면서도,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이슈이다.

즉, 과학기술의 발전이 사회 각 분야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큰 틀에서 바라보고 관련 이슈를 제기하며 이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것은 과학기술의 '전문성'으로 제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도리어 과학기술자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방향 설정을 요구해야하는 문제들이다. 과학기술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선제적으로 이슈를 설정해가며 시민사회 등 외부의 시각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과학기술이 사회 속에서 공존하며 발전해갈 수 있는 길이 아니겠나.

 

적절한 방법론을 통한 시민사회의 과학기술 분야에의 참여는 잘못된 정보의 확산으로 인한 오해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다. 사회적 맥락이나 기타 고려해야할 점이 더 있긴하지만 과학기술의 관점으로만 봤을 때 과도한 공포의 확산이었던 '광우병 사태', 발병할 때마다 산업 하나를 붕괴시킬 정도지만 역시 불필요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조류독감 확산'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과학기술계에서 정확한 정보에 바탕을 둔 확실한 사실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시민참여라는 수단을 통하여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이뤄질 수 있는가 하는 점인데...

이 책에서 소개하는 6가지의 방법론들은 모두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되고 적용된 것들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이미 수행된 방법론들도 있긴하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유럽과 다른 한국의 특성들(토론문화의 미성숙, 과학기술자 사회의 경직성, 참여에 대한 거부감 등)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적용되기는 하였더라도 완벽할 수는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각 방법론의 소개에서 멈추지 않고, 한국에서의 적용 가능성과 한계까지 나아가 서술한 내용은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이 책이 쓰인 시점이 2001년으로 이미 10년 가까이 지난터라, 그 사이에 우리 사회에서 적용되었던 방법론(특히 KISTEP에서 수행했던...)에 대한 분석이 담겨있지 않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그리고 꽤 많은 오탈자들은... 이 책이 이미 거의 절판된 상태라 더욱 아쉽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연구개발이냐와 같은 논란이 많은 심각한 가치 문제들에 대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들어보려고 하지 않고, 오로지 시장 가능성의 차원에서의 기술적 효율성 기준만을 중시한 결과 사회의 안전과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할 과학기술이 역설적으로 '위험사회'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한울아카데미, 참여연대시민과학센터 엮음, 255 page   

r*****o 2010.02.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