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에 들면 쉽게 놓을 수 없는 힘이 있는 이야기책. 짧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군더더기없는 문장과 신기한 스토리전개와 결말로 애착이 가게 만든다. 벌써 여러 권째 읽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들이지만 지루함이 없다.
중국의 어느 마을, 여름 찌는 더위의 어느 하루, 길을 가던 젊은이가 땀을 식히러 근처의 작은 동굴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그런데 수염이 허연 할아버지 몇이 앉아서 장기를 두고 있었다. 재미있는 장기판의 놀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던 젊은이,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와 왠지 잘 움직여지지 않는 몸이 이상해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백발노인이 된 자신을 발견한다는 이야기.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읽었던 이야기다. 누구에게나 다 다른 감동으로 다가오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이 이야기는 섬뜩함과 오싹함을 함께 느끼게 해준 진짜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이런 류의 신이치판이 이 책에 나온다. ('베개') 잠시 도자기 베개에 눈을 붙이고 난 한 소년은 파란만장한 삶을 겪어내는 꿈을 꾸고 일어나지만 늙고 쇠약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 베개의 주인이 잠시 산소에 성묘갔다온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인생은 이처럼 허무한 한낮 꿈일지도 모를 일이다.
행운이 주어지다가 그 행운의 실체를 알아차리고 난 뒤 찾아오는 비운, 이런 스타일 역시 이번 책에 자주 등장하는 스토리의 얼개가 아닐까. 숲의 요정에게 소원을 말하기를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새처럼 날고 싶다는 소원을 말한뒤에 깨닫게 되는 그동안 행운의 보류가 의미했던 진짜 행운, 즉 무탈함이 만복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주인공 초사쿠는 사라진 안전보장장치에 불안해지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포기한다. 현실은 이전과 똑같건만. ('숲에서 일어난일') 때로는 단순할 필요도 있을듯.
엽기적인 충격으로 몰고 가는 '앞으로 일어날 일'은 미래 세상에는 이런 일이 현실이 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게 만드는데, 로보캅이라고 하는 헐리우드영화는 거의 이와 유사한 수준의 인간 다시만들기가 실현되지 않았나. 결국에 남은 것은 수조속에 떠있는 자신의 뇌밖에 없지만 감각은 모두 살아있고 특수한 장치를 통해 자신의 음성도 재현해낸다. 도대체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란 어디까지인가. 미래세상의 상쾌한 예언을 이렇게 밥먹듯이 그려내는 작가의 신기에 가까운 연출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번 책에는 신이치의 이야기에 꾸준하게 삽화를 그려준 일러스트레이터 마나베 히로시의 해설이 들어있다. 환상의 짝꿍이라는 내용으로 잡지의 기획기사에 실릴 사진 한컷을 찍기 위해 일러스트레이터의 집을 방문한 신이치의 모습이 아련하게 묘사되어있다. 오랜 기간 전속삽화가였지만 유일하게 작가를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는 그 당시의 묘사가 -책을 읽는 모든 독자를 대표하여- 신이치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나타나 있었다. 좁은 현관에서 신발을 신던 덩치큰 신이치 아저씨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
|
우연히 접했던 호시 신이치의 플라보 시리즈에 빠진 후 다섯번째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나와있는 플라보 시리즈가 30권이 넘으니 아직 반도 접하지 못했는데 매번 새로운 이야기에 읽을 때 마다 기대하게 된다. 처음 만났던 <지구씨, 안녕>에서 받은 느낌이 너무 독특해서 계속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매 시리즈가 기본적으로 별점 4개는 줄 만큼 재미있다. 그리고 비슷한 듯하면서 조금씩 다른 체크 무늬의 표지 역시 플라보시리즈를 대표하는 점이다.
얼마전 유명한 오락 프로에서 '분노 바이러스' 에 걸려 좀비가 되는 것을 소재로 한 적이 있다. '분노 바이러스'라는 독특한 소재를 보자마자 난 호시신이치를 떠올렸다. 꼭 호시 신이치의 플라보 시리즈에 나올 법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언젠간 미래에 감기 바이러스 처럼 분노 바이러스가 퍼져 사회의 혼란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평범한 소재가 아닌 인간의 잠재된 욕망을 계기로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의 스타일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글은 아주 짧은 쇼트쇼트라는 장르를 취하고 있다. 읽기 어려운 단어도 없고 복잡한 문체도 아니다. 누구나 접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다. 플라보 시리즈의 내용은 따뜻하지도 않고 눈물 글썽이게 하는 감동도 없다. 오히려 조금은 섬뜩할 때도 있고, 이 이야기를 본다면 미래는 너무 암울하다. 짧은 이야기다 보니 아주 극적인 이야기로 전개되는 형식도 아니지만 그 속에는 생각지 못한 반전이 꼭 등장한다. 띠지에도 "지루하고 미지근한 일상을 탈출하고 싶다면" 이라는 문구처럼 일상적인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 책 역시 독특한 소재들이 보였다. 임신한 아내를 보고 계속 우리 아이라는 말 대신 '그것'이라 칭하는 부부, 초능력이 있는 남자가 주가 변동 사항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거나, 위급한 상황 때마다 자신을 구해 주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 매번 잘 해결할 수 있지만 생각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구인난을 겪던 남자가 우연히 길거리에서 주운 지갑이 돈을 써도 계속 돈이 나오거나, 자신의 몸이 온전하다 느껴 이곳 저곳 아픈 곳을 말하지만 사실은 이야기들에는 반전이 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1000편이 넘는 이런 이야기들을 만들 수 있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한 것 같다. 고유지명이나 사람에게도 특정한 이름을 붙이지 않는 것도 약간은 미스터리하기도 하고 독특한 그의 글을 특징을 잘 표현하게 한다. 플라보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사실 이런 일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생각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책을 읽고 글을 쓸때마다 내가 느낀 반전을 다 이야기 할 수 없어 어려운 면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미리 그 반전을 공개해 버린다면 플라보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을 놓치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직 그의 글을 만나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많은 시리즈 중에 한권을 선택해 읽어보길 권한다. 그렇다면 대부분 이 책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까?
|
|
비슷비슷한 겉모습을 한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를 자주 보아왔다. 내용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표지만 많이 보아왔다. 보면서 느낀 건 하나의 거부감이었다. 왜 표지가 이렇지? 이상한 삽화가 그려져 있네. 하지만, 이번에 보게 된 호시 신이치의 '앞으로 일어날 일'이란 책은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되었다. 사람도 외관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듯, 책도 그렇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책이다. 지금은 표지마저도 수긍이 된다. 이 내용에 귀여운 책 표지나, 아름다운 표지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은 생각외로 좋았다.
현실에 대한 부정의 발로인지, 유독 '미래', '희망', '내일'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앞으로 일어날 일'이라는 제목이 궁금증을 유발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우리 세계에 대해 큰 물음표를 던지듯, 책의 내용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마치 스무고개 게임을 하는 것 같다. 호시 신이치는 묻는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첫째, 다리가 없네요. 둘째, 어라~ 내장도 없네요. 셋째, 저런~ 두뇌도 일부분은 없네요." 여기에 답은 '앞으로 일어날 일'이라는 짧은 단편 속에 들어 있다.
스무고개 수수께끼 내다가 어떤 단편에서는 세계에 대한 풍자가 들어있다. 마당놀이를 보는 듯 마음이 풀리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어리숙한 고수가 되어 '얼쑤~' 후렴을 마음속으로 쳐준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반전이 난무하며, 어떤 이야기에서는 반복이 이어진다. 할머니가 밤에 안자는 손녀, 손자를 재우고자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스러운 것도 눈에 띈다.
표지에 대한 거부감으로 멀리했던 플라시보 시리즈. 플라시보라는 말처럼 '즐겁게 하는'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들어 있다. 하나 아쉬운 점은 한 편 읽고 나면 잘 썼다는 느낌은 드는데, 어딘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었다.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아있다가 공부는 안 하고 공상만 하고 나서 드는 기분이랄까? 이 책도 그런 기분을 들게 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을 분수대에서 나오는 물처럼 하염없이 뿜어내다가 어느 순간 현실을 깨닫고 '아차' 싶은, 그런 느낌. 플라시보 효과에 대해 생각해 본다. 가짜 약을 진짜 효력 있는 약인 양 속여서 환자에게 복용하게 하고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효과. 공상도 그렇고 공상과 닮아있는 쇼트 쇼트 스토리도 플라시보효과와 무척이나 닮았다. 시리즈 이름이 적절한 듯. 플라시보 시리즈 중 '마이 국가'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또 다른 맛이 있을지 궁금하다. |
|
얼마전에 구매한 동일 작가의 "참견쟁이 신들"을 아주 신나게 읽고 나서 고른 책이다. 그런데, 너무 기대가 컸던 듯...이전 책보다는 못했지만 그래도,, 음미할 내용들이 많았다.
이 작가는 도통한 분일까..? 분명 평범하지는 않다. 이 분은 "선"에 근접한 질문들을 여러 이야기를 통해 던지고 있다.
내가 사는 세상이 꿈이라면, 어떤 신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감없는 세상속에 살고 있는 거라면, 지루한 일탈을 꿈꾸지만 가장 행복한 건 평범하게 살 수 있다는 거라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지 않으면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지배당할 수 있다는,,,,,등
그냥 쉽게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약간 비틀어보고 뒤집어도 보면서, 기묘하다 싶은 이야기를 양념삼아서 흥미롭게 풀어내는 그의 세상,, 다른 책들도 읽어보게 만든다~.
|
|
우리 인생살이에 있어서 앞을 내다보고 신기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혹 몇명이나 될까? 아니, 그런 사람들이 있기는 한걸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간이기에, 이 책은 참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다. <호시 신이치>가 써 내려간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가끔 착각에 빠져들곤 했다. 마치, 옛 이야기를 보는 듯한, 혹은 이솝우화같은 느낌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혹은, 신비한 SF적인 환상적인 이야기를 읽는 듯한, 이 책에는 그 어느 느낌 하.나. 라고 딱 꼬집어서 말하기 힘든, 다양한 이야기들이 수록이 되어 있었다. 그것도 아주아주 짤막짤막한 단편의 이야기들이, 조금 비슷한가? 라는 느낌을 느낄 새도 없이 짤막짤막해서 읽기 쉬운 이야기들이었다.
<호시 신이치>의 매력에 빠져서 읽기 시작한 그의 플라시보 시리즈들은 하나같이 이야기가 비슷한 듯, 다른 이야기들이다. 정말 신기할 정도로 어쩜 그리도 다양한 생각의 세계를 펼칠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내가 읽어본 책은 이번 편으로 5번째 정도인 것 같은데, 책 표지 뒷면 부분에 보면, 그의 이 시리즈물이 벌써 24편 이상이나 되는 것 같았다. 한 권에 담긴 이야기가 대략 30편 이상인 걸로 보아, 그 양은 어마어마하다는 것이 놀랍다.
역시, 플라시보 시리즈로, 쇼트쇼트 스토리가 주는 매력의 가장 큰 특징은, 짧은 스토리라서 쉽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큰 것 같고, 내용도 참 재미있다.
이번에 만나본 <앞으로 일어날 일>은, 현재의 이야기같기도 하고,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같기도 한, 조금은 알쏭달쏭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책 속 주인공 들의 이야기가 많이 수록되어 있었다. 첫번째 이야기인 <마음 내키는 대로>에서는 미망인과 결혼한 청년의 충격적인 이야기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듯한 반전이, 그리고 <문>이라는 이야기에서는 왕이 행사에 참석하면서 젊은 신하에게 성을 맡기면서 <13번 방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로 시작을 하는데,어릴적 읽었던 동화에서 계란을 들고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방에 들어가는...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동화를 연상하게 했다. 어쨌든, 이 이야기에서도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번 이야기의 특징은, 책의 제목처럼 끝 부분에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암시하며 끝을 맺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챗바퀴 돌 듯, 결국에는 이야기속 주인공에게 다시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그런 느낌의 이야기들이 많다고나 할까. 뒷부분의 이야기들 중에는,조상의 유령이나 꺼내 써도 계속 나오는 지갑 등, 사용할 때는 좋았으나, 결말이 좋지 않은 어떤 의미에서는 인과응보적?인 내용도 있어서 참 재미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자꾸만 나올 것 같은 이야기보따리를, 한 보따리 선사해 준 <호시 신이치>. 그의 책 속에 나오는 신비로운 만큼, 책을 읽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마력이 있는 듯한 느낌이 있다. 꼭, 다음 편을 읽지 않고서는 못 견디게 만드는, 중독성이 아주 강한 쇼트쇼트 스토리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
|
호시 신이치란 작가가 우리나라에선 꽤 많은 독자층이 있는 유명한 인물인 줄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미쳐 몰랐다.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대표 작품인 "나무"가 있다면 일본에는 호시 신이치의 기발한 상상력이 담긴 흡수력 있는 '플라시보 시리즈' 중에서 "앞으로 일어날 일" 일 것이다. 짤막한 이야기 한편을 읽을 때마다 동화적 이미지가 매우 짙게 풍겼다. 사실 난 동화같은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마음에 쏙 들었던 것 같다. 어떤 이야기는 동화 같으면서도 어떤 이야기는 환상 문학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공상과학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한 권의 단편집에서 여러장르의 느낌이 동시에 든다는 건 이 책이 어떤 장르에 속하던 여느 책보다도 갖가지 빛깔과 호시 신이치만의 매력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치 오묘한 감동을 주는 오색의 무지개처럼 각각의 색채가 잘 나타나는 작품들 이었다. 점차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책의 마력이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내가 주인공이 된 양 섬찟하게 만드는 기괴한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 일어났으면 바라는 꿈같은 일들, 엄격한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고 숨막히는 제도 아래 규칙대로 생활하는 삶, 희한한 인연, 상상속에서나 있을 법한 사건, 바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 희귀한 인생역경에서부터 산에서 일어난 일, 숲에서 일어난 일, 종말을 앞둔 사람들의 행동 양상, 작은 집에서 일어난 일, 지배에 관해서 지배자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산에서 이상한 풍습에 대항하는 노인의 통쾌한 편지글, 구인난에 빠진 사람들에 관한 끔찍한 이야기 등 줄거리를 따로 따로 나열 하자면 끝도 없다. 아주 유심히, 주의 깊게 읽다보면 신기하게도 그 속에 담겨진 귀중한 메세지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재미로 읽기에도 굉장히 즐겁지만 자꾸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두둥실 떠오르고 평소에 접해 읽던 책과는 다른 어떤 야릇한 이야기로 엮여 있어 뇌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깊숙히 박혀 있을 듯 싶다. 책이 정말 마음에 든다. 관심이 가니까 호시 신이치의 책이 많이 출간 되었다는 것을 여러 사이트에서 검색해 알게 되었다. 느긋하게 한권 한권씩 섭렵해야겠다. |
|
24편의 단편들이 담겨있는 이번 책은 우리네 상상력을 더욱 강하게 자극한다.. 앞으로 일어날수도 있을까? 의구심이 드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 환타지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의 조금은 기괴한 이야기.. 이러한 상황에 맞딱뜨린다면 과연 이를 반가워해야할지? 두려워해야할지 판단이 잘 안서는 이야기까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며 책표지의 삽화와도 무관하지 않은 '앞으로 일어날 일'.. 한남자가 의식을 차린다.. 그는 다양한 감각을 느끼고.. 여의사와의 대화를 통해 그는 자신의 현상태를 짐작하게 되고.. 스스로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라는 의사의 요구에 따라 그는 결정을 내린다.. 그 결정으로 인해 그의 미래는 바뀌는 것이다..
언젠가 이런류의 이야기를 읽은적이 있다.. 당시의 소설도 역시 일종의 SF물이었다.. 뇌에 전기자극을 줌으로써, 그가 원하는 쾌감을 주는.. 이를 정상인이 바라봄으로써 공포와 놀라움을 안겨주는 그런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호시신이치의 소설을 꾸준히 만나면서 그의 상상력에 매번 탄복하고.. 그의 소설의 새로움에 항상 놀라곤 한다.. 이번의 이야기는 현재 벌어진 상황도 평범하지 않지만.. 현재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상상으로 더욱 앞으로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어떤 것은 예기치못한 공포를.. 어떤 것은 앞으로 골치 아프게 됐다! 라는 쓴웃음을.. 어떤 것은 내가 선택했다고 생각했던 상황이 어쩌면 반대로 내가 선택당한 것일수도 있다는 데서 오는 '맥빠짐??' 그런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 어떤 이야기는 내가 읽은 이야기가 절반의 이야기인가? 란 의구심이 드는것도 있다..
영혼이 등장하기도 하고.. 생기를 빨아먹는 귀신(?) 이 나타나는가 하면~ 성인, 수호신이나, 요정도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의 모습은 우리네가 평소 알고있던 모습과는 다르다.. '인간적'이랄까?? 욕구도 갖고있고.. 인간보다 더 탐욕스럽기도 하며.. 호기를 놓치지않는 치밀함까지 갖고있다..
'종말'이란 제목의 이야기가 있다.. 언젠가 영화의 끝장면에서 보았던 우리네 지구가 신들의 장난감 구슬에 불과하단 부분이 떠오른다.. 끝을 알수없는 우주.. 그 속의 작고 작은 지구.. 그 속의 아주 작은 나라 대한민국.. 또, 그 속의 작은 서울시의.. 작은 마을의 .. 먼지보다도 작은 존재인 우리들.. 그럼에도 아둥바둥 서로 경쟁하고..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네의 모습이 문득 우습게 느껴진다..
또, 마지막에 소개된 '구인난'이란 이야기에서는 황당함? 혹은 난처함?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상상해봐도 나라고 이 글의 주인공과 다른 선택을 했을거 같지 않다-.-...
이야기들은 다들 그럴듯하고.. 그러면 함정에 빠져들게 된다는걸 이젠 알지만.. 현실의 내게 동일한 일이 벌어진다면 이를 비켜갈 자신이 없다.. 언젠가 이 책의 내용들이 현실로 벌어지는 날이 올까?? 상상이 현실로 되는 세상.. 우리는 그러한 세상에 살고있으니.. 그리 멀지 않은 훗날, 우리는 우리의 상상속의 산물을 직접 바라보게 될지도 모른다..
기발한 상상력에 오늘도 감탄하면서 또 하나의 호시 신이치의 작품을 만났다..^^
|
|
218쪽이라는 얇은 책 한 권의 책 안에서 24가지라는 이야기들이 쇼트쇼트 라는 새로운 장르로서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을 보면서 호시 신이치라는 작가의 상상력이 얼마나 다양하고 무궁무진한가를 볼 수 있다. 플라시보 시리즈라는 말을 나는 처음에는 어떤 의미인지 잘 몰라서 헤맨 적이 있다. 이 책을 받고 책의 작은 공간에 쓰여 있는 ‘만족시키는’, ‘즐겁게 한다’의 의미를 보고서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모두 그럴 수 있을까’, ‘소설이라기에 이렇게 짧은데?’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책을 펼치고 읽어보면 다 안다고 몇 가지의 이야기가 되었든 간에 이 쇼트쇼트들은 이미 최상의 자리에 있었다. 이 최상의 자리란 인간이 창조해낼 수 있는 그 최상과, 결코 빼놓지 않는 교훈어린 속뜻들의 최상을 얘기하는 것이다. 때로는 너무 강렬하게 인상을 남기고 간 덕에 다음 장으로 넘기지 못하고 멍하니 있기도 했다. 그 때의 끝인상이 주고 간 느낌은 깊은 곳에서 오는 그런 느낌이라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느낌이다. 쇼트쇼트 이야기는 그 안에 세상의 온갖 느낌을 모두 짧게 함축되어 담아놓았다. 그래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고 그 뜻을 풀어헤칠 시간도 필요했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기도 한다. 이렇게 읽고 나서 번거롭게 머리를 굴러야 되느냐고 투정을 부리지만 그마저도 기분 좋은 책이다. 절대로 안 될 것 같은 퍼즐이나 큐브를 맞추었을 때처럼 그렇게 기분이 좋지만 다르다면 하는 동안에도 즐겁다는 것이다. 이 책을 좀더 안다는 것, 이해한다는 것은 거리감이 있어보이는 이 책과 더 가깝게 다가가는 한 길이니까 말이다. 거리감이 있어보인다는 것은 나의 개인적인 표지에 대한 감상일 뿐이다. 표지에서부터 전해져오는 묘한 느낌에 사로잡혀 이 책을 선택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호시 신이치, 그의 앞으로도 이어질 압축의 미를 가진 상상력의 이야기를 다시 접할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 아니, 올 것이다. 어떻게 이 책을 잊으리. 어느 순간 내 손에는 플라시보시리즈가 들려 있을 것이다. 첫인상도 강렬하고 깊은. |
|
우리에게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걱정하는 일들이 많이 있다. 정확하지 않은 일들을 자신의 상상속에서 스스로 결론을 내리고 구속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생각으로 자신의 세계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대표작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서는 과학이 발달하여 장기를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그런 시대에서 한 남자가 만신창이가 되어 뇌만 겨우 남게 되고 전신이 다 없어져 버린다. 텔레파시로 의사와 대화를 나눈다는 이야기인데 정작 본인은 자신이 그런 상태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없다. 그 남자는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는 모르지만 살아있다고 생각하면 살 가망이 있다. 그 남자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장기와 몸은 인공적으로 만들고 있고 뇌만이 유리 속에서 텔레파시를 보내고 있었다. 과연 그것이 가능한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과학이 발달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본다면 앞으로는 분명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잘못된 상상력으로 스스로를 구속하는 경우에 대한 이야기로 왕이 궁전을 비우면서 다른 방은 다 점검을 하지만 한 방은 절대 열지 말라는 말을 하고 떠난다. 하지만 사람의 궁금증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발동하여 결국은 방을 열어 보고 만다. 하지만 그 사실을 왕이 알면 안되기 때문에 비밀에 부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열심히 일을 하여 승진도 하고 왕의 총애도 얻게 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 왕에게 그 방의 진실을 물어 보지만 돌아 오는 대답은 그 방은 창문도 없어서 청소도 할 필요가 없는 방이라서 그랬다는 허무한 말을 듣게 된다. 그러면서 열심히 했던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대충대충 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결국은 정확하지 않은 일은 물어봐서 정확한 대답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그것을 호시 신이치는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메세지가 아닐까 싶다. 상상을 하는 것은 좋지만 잘못된 상상으로 자신을 망칠 필요는 없는 법이니까 말이다. 사람이 자신에게 닥칠 일을 안다면 사건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여 뜬 눈으로 밤을 새면서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저 닥치면 그때그때 해결하고 살아도 우린 충분히 힘드니까.. |
|
어린 시절부터 나는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독일 문학에 빠져서 살았다. 그런 이유로 그들의 작품을 보며, 내 상상력을 맡기곤 했다. 처음에는 무작정 그들이 좋은 심리 묘사와 글을 써내려 가는 흐름, 그들의 사상에 매료되어갔으며, 거의 신봉자에 가까웠다. 한 해 두해가 지나며, 그들의 글에 빠져 있는 나를 보며 현실 감각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후로 나는 소설보다는 수필, 자기개발서, 심리학, 경영관련 등에 관심을 돌렸고, 요새는 거의 소설에 손을 대지 않고 있었다. 호시 신이치라는 작가에 대한 사람들의 평판이 대단하였고,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부터가 재미있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 인간은 자신의 앞날에 대해서 항상 궁금해하며, 미래의 일에 대해서 두려워하기도 하고 기대하기도 하는데 그런 일들을 이야기 한다니깐 더 흥미로웠는지도 모른다.
다른 소설처럼 나는 하나의 제재를 가지고 그것에 대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혹은 인물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줄 알았으나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정말 빠른 현대에 잘 맞는 책인 것이다. 한 에피소드당 3장정도이니. 글을 읽는 속도도 빠르고, 내용의 이해도 잘 되고 좋았던 것 같다. 미사 여구를 많이 붙여서 묘사가 상세하게 나오는 것보다 짧은 문장으로써 이해를 빨리 시키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간결하게 전달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말에서 집중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있다.
이것은 마치 한 여름밤에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나에게 큰 편안하을 주었으며,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만약 당신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에, 누군가와도 이야기 하기 싫을때에 이 책을 읽는다면 그 스트레스 자체를 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 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가장 마지막 에피소드는 현 시대를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구직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에 시달리는 현 사회를 풍자하며, 추후 지옥에도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재미있는 표현을 하고 있는 작가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탄복하고 있었다.
이야기의 끝을 미리 상상할 수 없게 만드는 그의 문체를 보며, 나는 그의 문학에 쏘옥 빠져든 것 같았다. 참 마음에 드는 작가를 만나서 정말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