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운슬링의 이론과 실제를 읽고서... ]
아직 전문적인 상담가는 아니지만 삶의 의지와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잃고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도움이 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자질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은 적이 있었다. 대학 시절, 공동체를 꿈꾸던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힘들어하는 후배, 동료들과(물론 나도 많이 힘들어했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이런 것이 일종의 상담이라고 생각했었고, 그런 대화를 통해 그네들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믿음과 보람(?)으로 만족해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돌아보건대,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고, 실제로는 나의 일방향적인 바램들을 지시적으로 나열하거나 그네들의 힘듦과 문제에 대해 분석하는 데 열중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적인 심리기법을 칼 로저스는 지시적인 상담이라고 말한다. 그는 내담자의 문제에 대한 지적인 해석에 중점을 두는 지시적인 상담에 반해, 내담자의 정서화된 태도와 억압된 감정의 표현 및 해소에 더 중점을 두는 비지시적인 상담이 진정한 내담자의 성장과 성숙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내담자의 진정한 성숙은 자발적인 표현과 주체적인 대면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고, 비지시적 상담이 지시적 상담에 비해 훨씬 내담자가 주도적인 상담과정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칼 로저스는 이와 같은 내담자 중심의 상담이 획일적이진 않되 연속적인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고 말한다. 즉, 상담관계의 설정을 통해 내담자가 상담과정을 자신의 책임으로 여기게끔 구조화하는 단계를 거쳐, 내담자가 자신의 억압된 감정을 방어와 두려움 없이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도록 격려, 지지해주고, 이를 통해 획득한 자기와 관계에 대한 통찰을 더욱 발전, 증가시켜, 내담자 스스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성취하면서 통합된 자기 존엄을 쌓아나가는 가운데, 건강하게 상담을 끝맺는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깨달은 것 중의 하나는 이 책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상담이란 내담자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대면하고 이를 책임있게 풀어가기 위한 내담자의 존엄의 획득과 통합적인 성숙이 그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다른 심리학 분야로부터 비과학적이라고 비판받는 인본주의 심리치료과정을 칼 로저스는 직설적이지 않고 여유롭게, 많은 임상 사례와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영화 '굿윌 헌팅'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강하게 들었다. [인상깊은구절] "알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저... 바로 지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 무어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한 것들이 즐거웠습니다. 제 말씀은... 저... 만일 선생님이 누구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선생님은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던 것들을 털어놓게 됩니다.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던 것들을... 지금까지 마음속으로 피하려고 했던 것들, 그리고 쉽게 피할 수 있는 것들을 말입니다. 그러나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가서 충분히 적극적이기만 하면... 상담자가 여기 있을 때... 그에게 이야기할 정도로 적극적이기만 하면, 그래서 선생님이 상담자에게 말을 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단지... 그것은 단지 선생님을 감동시킬 뿐만 아니라, 선생님이 그것을 크게 이야기하고 그것을 들으면, 선생님은 그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리고 뭔가를 하게 됩니다... 그것에 관해 뭔가를 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