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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 미소같은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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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니는 60년 쇼팽 콩쿨 최연소 우승 이후 10여년간 종적을 감추었다. 그리고 70년대부터 그라모폰과 계약한 후에 음반 녹음 작업을 시작했다. 쇼팽 '연습곡', '전주곡', 소나타2, 3번', '폴로네이즈1~7번' 등은 종래의 해석에서는 보지 못했던 신선함을 가득담은 [전설의 명반]들이 되어버렸다. 차갑고도 명철한 해석, 치밀하고 정확한 기교, 그러면서도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낸 이
"여유있는 미소같은 연주." 내용보기
폴리니는 60년 쇼팽 콩쿨 최연소 우승 이후 10여년간 종적을 감추었다. 그리고 70년대부터 그라모폰과 계약한 후에 음반 녹음 작업을 시작했다. 쇼팽 '연습곡', '전주곡', 소나타2, 3번', '폴로네이즈1~7번' 등은 종래의 해석에서는 보지 못했던 신선함을 가득담은 [전설의 명반]들이 되어버렸다. 차갑고도 명철한 해석, 치밀하고 정확한 기교, 그러면서도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낸 이 명연들은 분명 쇼팽 디스코그라피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그러던 폴리니의 99년 이 발라드 녹음이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투명하고 분석적인 폴리니의 연주를 기억하며 이 음반을 샀을 것이다. 그리고는 혹자는 실망했을 것이다. 폴리니가 변했다고... 그렇다. 폴리니의 연주는 분명히 변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도 알아야 한다. 폴리니는 어느새 60을 넘긴 노인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는 것을. 그리고 바로 이 발라드 녹음시기는 그가 50대 후반이었고 이때가 바로 폴리니의 연주스타일이 급변하는 시기였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폴리니의 음반에 귀를 기울이고 어떠한 개성적인 표현을 해내었는가, 얼마나 치밀한 연구를 했는가를 따져가며 들을 필요가 없다. 그저 편안히 누워서 음의 경지를 깨달은 할아버지(?)의 푸근한 연주를 들으면 된다. 발라드 1번은 템포가 그리 느린 편은 아니다. 보통 9분대에 연주되는 1번을 8분대에 연주했다. 루빈스타인 처럼 쭉 밀고 나가는 느낌이나, 아쉬케나지처럼 의도한 감동을 주기위함도, 또 프랑소와처럼 너무 자의적이지도 않다. 쇼팽답다면 쇼팽답다고도 할 수 있고, 또 발라드 답다면 그렇게 들릴 수도 있다. 즉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쉽게 어필될 수 있는 정도를 지키는 편안한 연주이다. 2번, 3번은 여타 다른 연주와의 차이점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4번은 템포가 4개의 발라드 중 가장 빠르게 취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10분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떠한 인위적인 느낌도 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정도 빠르기가 더 괜찮지 않나 싶은 느낌도 든다. 그리고 전주곡 [c-sharp minor op.45]는 70년대 녹음한 폴리니의 전주곡 음반에서는 연주하지 않았던 걸, 이 발라드녹음 때는 연주해서 수록했다.(쇼팽 전주곡은 op. 28로 24개가 있는데, 그 이후에 op. 45가 추가되고, 유작으로 한 곡이 더 있다.) 마지막 수록된 [판타지]는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호연이다. 전체적으로 폴리니의 98년경부터 현재까지의 녹음들(베토벤 소나타 23번 열정까지)에서 사람들은 실망감을 가질 수도, 또는 변한 연주 스타일에 호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소견은 이러하다. 언제까지 폴리니가 얼음장같은 눈으로 악보를 면밀히 분석하며 우리에게 신선함만을 주어야 하는가? 이제는 스스로의 음악에 도취되어 음악을 즐기며 느긋한 여유의 미소를 짓는 할아버지 폴리니의 모습을 볼 때가 되지 않았는가? 마치 말년에 모짜르트를 치며 흐뭇해하는 호로비츠처럼, 우리는 이제 피아노사에 한 획을 그은 우리 시대의 거장, 폴리니의 변화에 공감하고 그의 음악에 우리도 여유있는 미소를 지으며 소파에 누워 편안히 감상해야 되지 않을까?
YES마니아 : 로얄 j********y 2003.11.09. 신고 공감 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