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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얌보는 어느 날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잊는다. 안개처럼 모호한 현실과 과거의 기억들이 혼재하지만 어떤 것도 분명한 것은 없다. 자신의 이름과 직업, 나이 그리고 아내와 딸, 손녀들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고서적 전문가. 그의 시간 여행은 안개처럼 불투명하다. 친구와 가족,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이 노인은 누구인가? 고향에서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게 된다. 오래된 책과 사진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이야기들이 스스로를 재구성하게 한다. 실존적 고민에 빠진 이 노인에게 정답은 없다. 어쩌면 모든 기억들이 퍼즐처럼 어지럽고 교묘하게 짜맞춰진 그림처럼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먼지 구덩이에서 발견해 낸 만화와 그림책은 그대로 얌보가 살아온 유년이며 이탈리아의 과거이고 인류의 역사이다. 기억은 현실의 조각들 속에서 발견된다. 흔적은 빛바랜 사진처럼 흑백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다만 사라지거나 분명한 증거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얌보에게 주어진 삶은 과거의 현재의 연결 고리를 잇는 것만으로도 벅차기만 하다. 아련한 기억과 켜켜이 쌓인 세월의 먼지 속에서 퍼 올리는 추억들은 우리들의 그것과 같은 방식으로 재현된다. 파편화된 현대인의 삶은 이제 더 이상 50년 된 다락방을 허락하지 않지만 인간의 기억을 뛰어넘는 사물들이 간직한 기억은 확고부동하기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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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의 책이라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했다. 소설가 이기전에 기호학자, 철학자, 역사가, 미학자등의 타이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풀어내는 글에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담기게 될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긴장감을 가지고 첫장을 넘겼다. 역시나 이해되지 않은 묘사장면들로 시작되지만 곧 어렵지 않게 책을 넘길 수는 있었다. 시작은 혼수상태의 주인공이 혼수상태중에 체험하게 되는 비현실적인 정신의 표현이라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읽어나가는게 만만치 않다. 상당량의 주석을 모두 읽자니 흐름이 끊기는 경향이 있어 정말 궁금한것들만 빼고 넘어가기로 했다. 아무튼 1권의 내용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어린시절을 보낸 시골집으로 내려가는 과정과 시골집에서의 생활을 담고 있다. 여기서 또한번 장벽에 부딪히는데... 1930-40 또는 그 이전의 문화 특히 그시절 파시스트들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이에 대한 이해가 없으니 사실 공감하기 좀 어렵다. 그간 책과 영화등 으로 많이 봐온건 독일과 나치에 대한것 들은 그나마 이해가 좀 되지만 이탈리아의 파시스트들에 대한 내용은 나치와 함께 싸웠다는 정도만 알지 별 관심이 없었고, 당시의 이탈리아 문화에 대해서도 잘 모르니... 그저 모르는 것들에 대한 묘사가 계속 이어진다. 도시에서의 내용은 괜찮았는데 시골집에 내려온후의 계속되는 일상이 좀 지루한 편이다. 물론 끝까지 읽어봐야 겠지만.. 너무 많을 것을 나는 작가의 책은 이렇듯 너무 많은 것을 알아서 좀 어려울 때가 있다. 읽는 독자의 지식이 작가만큼 넓지 못하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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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성함은 어떻게 되시죠?' '잠깐만요. 나올 듯 말 듯 혀끝에서 이름이 맴돌고 있어요.' 라는, 첫 문장이 머리와 가슴에 와서 박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모르겠어요. 기억이 안 나요.'라고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공감이 갑니다. 우리도 보통 기억이 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아, 그거 아는 건데 기억이 안 나네... 알 것도 같은데!' 라고 하지 않습니까? 마치 작년에 쓰고 어딘가에 놔둔 도장에 대해 그것을 사용한 것도, 사용할 때의 기분도, 그 날의 날씨도 기억나지만 놔둔 장소만 기억나지 않을 때 처럼 말이죠. 모든 지식을 가졌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건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얌보가 기억 복원을 위한 시간 여행, 즉 책 읽기를 합니다. 중간중간 오래된 그림이나 사진이 나오는데, 제가 겪어본 적 없는 시간대의, 겪은 적 없는 문화라서 그런지 책에 대한 흥미가 더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