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인하우스 책 시리즈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시리즈이다. 또한 황석영의 '노티 한 점'도 유난히 구미를 끌던 책이었다. 얼마전에 같은 작가의 '오래된 정원'을 끝낸 터였고 여운을 아직도 느끼고 있었는데, yes24에서 서치하다가 "엇! 다시 맛에 대한 고찰을 했다니'하고 좋아라해서 클릭해보니... 위에 쓰셨던 독자리뷰님 처럼 헛웃음이 나왔고, 어리둥절 해졌다, 정말 다시 표지와 제목만 바꾼것일까? 그렇다면 어느 구석에라도 그런 설명을 두어야지 독자들의 혼돈은 피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과 함께, 출판사의 무심함에 전에 가졌던 호감도가 떨어졌다. 왜냐면, 책은 지은이 만이 혹은 편집인 만이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그책을 담아내는 최종 단계인 출판사도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는 정말 맛있는 작품이었고, 오래전에 읽고 책꽂이에 놓아두었다가 최근에는 머리맡에 두고 자기전에 손에 들고 '되새김질'하는 아직도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맛을 간직한 책이다. 놀라왔던 것은 '장길산'이니 하는 장중한 글만 써내는 작가로 알았더니, 먹거리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곰실맞게 써내려갈 줄 몰랐었기에 더 싱그러웠다. 책을 읽고 난 후 느낌은 마치 우리의 맛은 물론 서구적인 맛도 곁들여진, 제대로 차린 깔끔한 한정식과 화려한 양식을 풀코스로 흡족하게 즐기고 난 기분이랄까? 무조건 읽어야할 '양식'이라고 생각한다. P.S. 그런데, 내용은 그대로고 포장지만 다른거 맞죠? |
| 책 좀 펼쳐서 멋진 구절 찾아볼까 했더니...은이한테 빌려줬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이 지지배...읽고는 있으려나... 책 광고는 항상 아니 거의 이 한구절로 시작된다.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싶구나.. 라는 어머님의 마지막 말씀" 노티라는 생소한 단어가 시선을 끌고 도체 이걸 어떻게 먹는 것일까 호기심 생기고... 그래서 책을 샀을 때 노티 조리법을 2번 3번 읽었건만 경험으로 쌓지 못한 지식은 금새 까먹게 되더라. 아랫목에다 지져서 어떻게 저떻게 먹을때 한번씩 구워먹으면 된다던데 찹쌀풀을 언제 쑬 것이면 손 가는게 한 두개라야지... 이 책을 요리에 대한 기억을 살짝 버무린 요리책이라고 본다면, 간편한 마음으로 요리를 즐기기란 애시당초 글렀다. 음식 하나하나에 손이 가고(누구는 이걸 정성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공을 들여서 만들어야 하는데 넉넉한 시간과 마음 없이는 감히 펼치기 힘든 요리책이란 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소박한 밥상을 제일 좋아한다. 야채는 씻어서 먹고 웬만하면 견과류를 먹고 음식 준비에 시간을 최소로 하여 그 시간을 다른 일에 쓰라는 책이다. 여자로서의 편견이랄까...남편이 이 책을 사온 것 자체가 나에게는 약간의 스트레스였다. 눅진눅진 공들인 요리를 먹고 싶다는 남편의 무의식적인 의지 표출 아닌가. 내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책에서 느끼는 그 입맛을 상상하면서 비교하게 될테니 말이다. 음식의 맛은 그 음식을 먹는, 만드는 사람과의 추억이 어우러져서 생기는 거라고 책 여기저기에서 계속 서술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그래도 만드는게 의무인 사람에서 볼때 그것도 내내 허울좋은 소리로 밖에 안 보인다면 나는 너무 삭막한 것일까. |
| 소설가는 살아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경험을 독자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직접 몇 년씩 그 분야에 뛰어들어 몸으로 체험하기도 하고 취재를 위해서는 산골 오지도 마다하지 않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음식 만들기나 바느질 등 여성의 일이라고 여겨지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쪼잔한(?) 발상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쓴 글은 남성, 여성 누구에게도 감동을 주지 못하는 법이다. 즉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하고 또 자신이 스스로 밥을 지어 먹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작가가 사람은 고생하던 시절에 늘 결핍을 느끼며 먹던 음식의 맛을 잊지 못한다고 하는 구절에서 나는 가슴을 쳤다. 내가 살면서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느꼈던 것도 어린 시절, 과자나 음료수와 거리가 멀었던 조금은 어려웠던 때였던 것 같다. 지금도 명절음식이나 제사 음식, 잔치 음식은 거의 입에 대지 않지만 할머니가 맷돌에 갈아 만들어 주시던 녹두 빈대떡, 화롯불에 구워 주시던 군밤, 겨울날 연탄난로 위에 얇게 썬 고구마를 올려놓고 익기를 기다리던 지루한 시간들. 또 참기름 한방울과 김치를 양은 냄비에 넣고 볶아먹던 김치볶음밥의 맛. 정말 침이 고이는 순간은 고급 레스토랑이나 부페 식당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었던 황홀함의 시간이었다. 잃어버렸던 맛의 시간들을 돌이켜보게 했던 저자의 맛깔스런 글솜씨는 읽는 내내 잔잔한 추억 속에 빠져들게 했다. 또 전국 각지와 해외를 여행하면서 얻은 산지식과 감옥이라는 어쩌면 삶의 가장 구석진 곳에서도 미각의 여유를 지녔던 작가의 체험이 뜨거운 밥처럼 절실하게 다가온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져 밥 한끼의 소중함을 잃어버리고 함께 나누는 식사의 즐거움을 새삼 그리워지는 추운 날이다. |
|
구뤼구뤼.. 날씨 탓인지 벽보고 홀로 차려 먹은 토요일 점심이 참 싫은 날이었는데...
책 한권 덕에 입맛을 다시며 꿋꿋하게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피난다니던 시절 먹었던 음식부터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과 마주한 자리에서 먹어본 북한 음식, 베트남 전쟁이나 군복무 시절 어렵사리 재료를 구해 숨어 먹은 음식들까지...
작가의 추억 속 음식들은 때론 내게 너무 먼 얘기처럼 들려 느끼기 어렵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 망명 시절 유럽, 특히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먹은 해물 요리와 각종 파스타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요즘 완전 면사랑에 빠져있는 류바에게 쉴틈없이 꼴딱꼴딱 군침을 삼키게 만들었다.
역시나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억도 음식 자체에 대한 기억만큼이나 그것을 먹은 때나 장소, 같이 먹었던 사람, 그리고 그 날의 풍경, 그러니까 추억이 어우러질 때 오래오래 선명하게 남을 수 있는 것 같다.
아프고 힘들고 슬픈 기억들도 그 순간에 먹은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억이 보태진다면 시간이 흐르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멋지게 포장되기도 한다.
음식을 요리하는 방법이나 그 맛을 기가 막힐 정도로 오묘하게 그려내어 입맛 없이 외로운 토요일 점심에도 밥 한그릇을 뚝~딱 비우게 만들어주신 황석영님께...
고맙습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며 행복할 때...
단순하지만 그때 사는 맛이 이거구나~!! 하고 느낄 때가 참 많다.
맛있는 것을 먹으며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사는 것도 나쁜 건 아니잖아~
|
| 황석영씨의 글을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어쩌면 이렇게 글을 맛갈나게 쓰나라는 감탄이었다. 이 책은 아예 맛 자체를 소재로 한 글이다. 그러니 책의 맛갈스러움이란 오죽하겠는가? 실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다양한 맛의 세계가 있다는 것에 놀랐고,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맛의 세곌르 이렇게 글로 상세히 슬 수 있다는 것에 또 한번 놀랐다. 특히 노티에 대한 이야기는 음식뿐만 아니라 작가 개인이 살아온 삶과 관련되면서 한편의 짧은 소설을 읽는 느낌마져 들었다. 아마 누구나 음식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오늘쯤 혀의 감각에 의지하여 맛있다는 음식점을 찾아다니기 전에 과거 자신을 감동시켰던 음식의 맛을 재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
| 황석영씨의 '노티를 꼭 한점 먹고 싶구나'를 재미있게 본 독자로 새 책이 나온 것을 보고 퍽 반가왔습니다. 엥? 그런데 이게 웬일! 그 책이랑 똑같은 책이잖아! 오래된 책도 아니건만 왜 같은 책을 제목과 목차만 바꾸어 낸건가요? 자세히 안 봤으면 그냥 사버릴 뻔 했잖아요. '원제'는 무엇무엇이라는 등의 부연설명도 없고 신문서평이나 표지에도(잘 안보이긴 하지만) 아무런 설명이 없는 건 심한 거 아닌가요? '노티를..'를 사랑했던 독자들이 혼동하여 같은 책을 또 사는 피해를 볼 수도 있지 않나요? 디자인하우스처럼 좋은 출판사에서 이런 실수를 하다니 좀 실망스럽네요. 그리고 예전 제목이 저에겐 더 좋습니다. 이 책을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이 책 얘기를 좀 하자면 황석영씨의 지나간 삶을 음식을 매개 삼아 추억하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은 그 반대로 삶을 통해 음식이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도 할 수 있겠죠. 정말 감칠맛 나는 글솜씨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가끔 이런류의 책을 사면 몇 편은 썩 읽을만한데 나머지를 별로인 경우도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책에 비해 모든 챕터를 천천히 음미하며 읽었습니다.(저만 그런가요.) 음식을 주제로 쓰다보니 아픈 기억이나 과거사-그의 수감생활이나 망명생활의 고충 등-도 몽환적으로 다가오네요. 음식이란 문학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들게 하는 책입니다. '노티를...'을 읽지 않으셨다면 음식 관련 서적 중에서는 단연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내용엔 별5개를 주지만 약간 속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상태에는 빵점을 주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