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엘리엇 여사의 삶과 헌신을 오래전에 들었다. 오지에 선교하러 간 남편이 6년 동안 기도했던 바로 그 부족에게 살해 당한 후 그의 아내인 엘리엇 여사가 그곳으로 가셔서 선교하셨다는 이야기. 그것보다 더 나를 사로잡았던 건 엘리엇 여사의 사진. 그녀의 얼굴에서 보이는 평안함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마흔이 넘으면 살아온 삶이 얼굴에서 보인다는데...
나는 그녀의 삶이 궁금해 그녀가 썼다는 남편 짐 엘리엇의 생애를 적은 <전능자의 그늘>을 읽어보기로 했다. ![]()
"영원한 것을 얻고자 영원할 수 없는 것을 버리는 자는 바보가 아니다." 짐 엘리엇이 1949년 대학생 때 이런 글을 남겼다고 한다. 그 말대로 그리스도를 전하러 오지의 땅에 갔으나 6년을 기도했던 그들의 손에 살해당한다. 세상은 이 일을 비극의 악몽이라고 불렀다. (엘리자베스 엘리엇, <전능자의 그늘>,복 있는 사람, P.31)
이 책은 짐 엘리엇의 26년 짧은 삶의 기록이다. 주로 그의 일기, 가족에게 전한 편지와 대화를 엘리엇 여사의 시점에서 기술되고 있다. 간간이 짐에 대한 그녀의 회상도 나오고 관련된 일화도 나온다.
반백 년 가까운 나이를 살아온 내가 회상해보니 젊은 날의 나와는 차원이 다른 사고와 행동. 그의 하나님에 대한 헌신과 인류애에 놀라고 또 놀랐다. 그의 온 생각과 목표는 하나님을 아는 것이었고 그의 길은 순종에 있었다. (엘리자베스 엘리엇, <전능자의 그늘>,복 있는 사람, P.14) 이 책은 그가 남기고 간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 대한 기록, 그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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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렇게 하나님을 사랑한 사람이라면, 하나님께 순종하고 말씀대로 세상을 인간을 사랑한 사람이라면 복 받아야 하는 거 아냐? 왜 살해를 당하도록 하나님은 그냥 내 버려두신 걸까...하나님은 살아계신 거 맞아? 이런 의문을 예전에 나 역시 했었다. 이 책에서 짐은 죽을 고비를 최소 두 번 넘겼다고(엘리자베스 엘리엇, <전능자의 그늘>,복 있는 사람, P.98) 기록되어 있다. 그 죽음의 문턱에서 초자연적인 일들이 일어나 하나님의 보호 가운데 그가 살 수 있었다고...
그런데 그가 살해당했을 때는 왜 안 도와주셨을까..
(엘리자베스 엘리엇, <전능자의 그늘>,복 있는 사람, P.467)
그리고 결국 그는 그가 늘 말했던 것처럼 영원한 것을 얻고자 영원할 수 없는 것을 버리는 그 길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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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하나님 앞에 삶을 헌신하고 세상에 뜻을 두지 않고 재물에 연연하지 않고 가방 하나만 가지고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어디든 가겠다 서원하고 결심한 젊은 날의 나는 저 멀리 깊은 추억 속에 있고 움켜지고 쌓아놓고 오직 나만을, 내 가족만을 바라보고 살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천국에 소망이 있다고 해도 생명을 버리는 일도,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는 일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일도 누구에게나 너무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짐 엘리엇은 생명을 드렸고 엘리자베스는 그의 생명을 눈물로 보낸 후에 삶을 헌신함으로 거룩한 일에 동참했다.
각자 믿음의 분량대로, 주신 사명대로, 그 역할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삶.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서 나의 소명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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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이루는 정확한 타이밍을 이해할 권리가 있고 하나님의 길은 완전하시다. 하나님의 길은 완전하고(시 18;30) (엘리자베스 엘리엇, <전능자의 그늘>,복 있는 사람, P.291)
우리가 이해하기에는 악으로 보이는 데 그녀는 선이라 한다.
완전하신 하나님께서 선을 이루실 그날을 소망한다. 그의 길은 완전하기 때문이다.
삶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찾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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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을 받아 카트에 담아 놓고도 순교자의 삶을 받아내기 버거울 것 같아 선뜻 선택하지 못했다. 원주민 부족에게 선의를 가지고 공들여 다가갔지만 끝내 죽임을 당하게 된 몇명의 선교사 이야기를 짧게 담은 영상 하나를 언젠가 본 적이 있다. 충격이었고 선교사님들의 짧은 생이 안타까움을 넘어 많이 아팠다. 아마도 그들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 다시 대면 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그러나 몇번을 지나치고도 끝까지는 외면하지 못하여 결국 구입하게 된 책이다. 그런데 초판 서문 첫장에서 “순종하면 그분을 아는 것이다”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기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다. 끝까지 외면할 수 없었던 무언가가 있으리라 기대하며 읽는다 |
영원한 것을 위해 영원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것은 바보가 아니다. 그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 그리스도인을 위한 위험한 도전서 읽고 그냥 말 수는 없다. 그러니 읽기 전에 선택해야 한다. 그저 그렇게 현실에 순응해 살아갈 건지 정말 믿음으로 산다는게 가능한지 삶을 던져 살아 볼 것인지. 그 뜨거운 질문 앞에 정직하게 살아냈던 짐 엘리엇의 삶을 본다면 이 책을 덮고난 후엔 그냥 그렇게는 못산다. 삶이 얼마나 유의미하게 살아질 수 있는지 정직하게 분투했던 한 사람의 역사를 본 후엔 나를 위해서 고작 그렇게 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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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의 신앙과 생애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아득히 먼 옛날을 살았고 한 번도 마주한 적은 없지만, 책장 너머 그가 얼마나 신앙에 대해 진중했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영광돌리는 삶을 살려고 애썼는지 알것 같다.. 신앙의 뜨거움이 그리운 성도들에게 책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