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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코네로 가의 영원한 밤'은 괴테가 이탈리아를 여행한 후 집필한 '파우스트' 가 실제로 괴테가 악마를 만나 겪은 사건임을 죽음을 앞둔 마지막 시기에 고백하는 형식으로 시작한다.
평소에도 인간과 악마, 선과 악에 관심이 많던 괴테는 1786년부터 1788년까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이탈리아 남부의 아름다운 지중해 섬 시칠리아에서 한 달을 머물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칠리아의 묘한 분위기와 선술집에서 괴테는 얼굴에 깊게 파인 흉터가 있는 중년의 한 사내에게서 보스코네로 남작 가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악에 대한 묘한 지적 호기심과 함께 그 사나이의 이야기 솜씨에 빠져들게 되고 최근 시칠리아 섬 팔레르모에서 일어난 기이하고 공포사건들을 듣게 된다. 머리만 몸통에서 잔인하게 뜯겨진 시체들과 심하게 훼손된 농부의 시체, 그 사건을 수사하던 경감의 실종 이야기는 괴테를 알 수 없는 괴이한 심연 속으로 몰아가며 그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보스코네로 남작 페데리고로 이어진다.
보스코네로 가의 둘째 아들인 페데리고는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던 아들이었고 이를 시기하던 첫째 아들 아담이 아버지를 살해 후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면서 실질적인 보스코네로 가의 주인이 된다. 그러나 그에게는 보스코네로 가에 전해져 내려오는 저주 때문인지 기억상실증, 수면발작증을 번갈아 가며 평생을 겪게 된다. 외부와의 접촉을 피한 채 '인간 거울' 역할을 하는 하인들만을 두고 기이한 생활을 한다. 그런 그의 이야기를 듣던 괴테는 답답하게 죄어오는 공포감을 느끼며 잠을 들게 되고 드디어 공포의 실체인 페데리고 보스코네로 남작의 초대를 받게 되어 진정한 '악'의 힘을 경험하게 된다.
페데리고의 스승 텔라모니오가 해준 이야기는 소설을 이끄는 암호이자 전체 이야기를 암시하는 "삶은 피를 먹고 산다." 는 수없이 반복되는 환각과 수면발작증, 기억상실증에 시달리던 페데리고를 지탱시켜주는 말이자 알 수 없는 암시가 담긴 말이라 스승을 찾아 그 답을 듣고자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독자들을 괴테가 겪은 그 악의 중심에 독자들을 이끄는 말이 되기도 한다. '보스코네로 가의 영원한 밤'은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악몽을 반복적으로 꾸는 듯 느낌을 준다. 현실과 환상 속을 더 이상 분간하기 힘들고 환상 같은 현실의 악몽이 시작되고 끝없이 이어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팔레르모의 보스코네로 가의 성에서 겪게 되는 악몽을 마주하게 된다.
인간의 탐욕과 잔혹성이 내재되어 있는 한 악은 영원히 우리 주위를 맴돌면서 괴이한 호기심을 부추기며 살게 될 것라는 불길한 징조를 듣고 본 것 같아 내내 마음이 조금 불편했었다. 읽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묘한 분위기를 주는 독특한 소설이었고 그래서 더 읽고 나서도 잔상이 오래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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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6년부터 1788년까지 괴테는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이탈리아 남부의 아름다운 지중해 섬 시칠리아에서 한 달을 머문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 1775년 초고를 시작해 10여 년 가까이 쓰지 못하고 있던 '파우스트'를 마침내 완성하는데, 지중해의 작은 섬 시칠리아에서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는 그 작품을 끝마칠 수 있었을까?
귀족들의 이야기에 질린 괴테는 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선술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얼굴에 흉터를 가진 어떤 남자를 만난다. 그는 어두운 숲안에 자리잡고 있는 보스코네로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말한다. 깊고 깊은 숲속에 자리한채, 소문만 무성한 그 남작의 집안에 대해서 말이다.
남작의 집안은 대대로 광기가 대물림되던 집안이였다. 아버지 루시퍼는 결국 장남인 아담의 손에 머리가 갈려 죽게 된다. 장남 역시 정신병원에 갖히게 된 후, 차남인 페데리고가 집안을 이끌게 된다. 하지만 그 역시 기습적으로 찾아오는 수면발작증과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어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한다. 엄습하는 잠과, 멀어져가는 기억과 싸우며 그는 어떤 일련의 '심오한 징후'와 마주하게 된다.
여름을 지내게 위해 들른 팔레르모엔 기후부터 이상하다. 한여름의 태양이 작렬하는 가운데 눈이 내린다. 7,8월에 내리는 눈...그렇기에 그 눈은 이상한 징조를 뜻한다. 페데리고는 멀어져가는 잠 속에서도 자신의 어린시절 가정교사 텔라모니오를 찾는데 그가 늘 들려줬던 한 구절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삶은 피를 먹고 산다..."
그리고 팔레르모에는 최근 벌어진 온갖 끔찍한 살인 사건에 대한 소문이 떠돌고 있다. 인간의 소행이라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처참하게 살해된 시체들. 불탄 여자아이의 머리, 공포에 질린 검은 눈과 움푹 패인 콧잔등에 상체만 남은 몸통, 끔찍하게 훼손된 시체 여섯 구, 자기 가족을 살해한 어떤 남자에 대한 이야기까지...그런 끔찍한 살인사건을 들으며 페데리고는 자신의 가정교사를 찾아 헤맨다. 그를 찾으면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얼굴에 흉터가 난 남자는 괴테에게 페데리고와 일련의 끔찍한 살인사건들, 실종사건들을 전하며 어떤 여운을 남기고 사라진다. 어쩌면 그 모든것이 뱀파이어나 흡혈귀에 의한, 악마에 의한 짓일 거란것을. 괴테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저 살인자만 잡으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괴테를 초대하기 위한 페데리고의 작업이였다.
늘 기억상실에 시달리는 자신을 영원히 기억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그는 자신의 지옥으로 괴테를 초대한다. 그리고 끔찍한 살인사건과 실종사건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답을 주기 시작한다. "삶은 피를 먹고 산다"는 말과 함께.
그저 사람들의 피를 갈구하는 흔한 뱀파이어의 이야기도 아니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지어낸 끔찍한 소문도 아니다. 그건 실재했던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페데리고의 초대를 받아들인 나 역시 오들오들 떨면서도 지옥의 안까지 들어가야만 했던 것이다.
'악은 우리 가운데에 존재하고 아무도 이를 떨쳐버릴 의도가 없다'고 괴테는 마지막 음성으로 고백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심오한 징후, 악의 기운, 끔찍한 살인사건들 모두 어쩌면 괴테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악의 일부분은 아닐지...보스코네로가의 밤은 영원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가운데 존재하는 악 역시 선과 함께 영원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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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마지막 나날에 대해 적혀 있는 "보스코네로가의 영원한 밤", 이 고백록을 통해 괴테는 광기의 문턱까지 갈 정도로 추락한 자신을 조금은 추스리고 세상을 떠났겠지만 그의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란 말인가. 괴테는 '마지막 나날에 대한 고백록'을 남김으로써 보스코네로 가의 후손인 페데리고의 '인간 거울'의 역할을 잘 해내고 떠났다.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면 영원한 밤을 살고 있을 페데리고는 지금 더 없이 흡족한 기분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1787년 4월 6일 괴테는 유명한 제 샤베리아 선술집으로 향한다. 이 곳에서 그는 "가장 무시무시한 남작의 문장이 어느 건지"를 물었고 한 사람이 "어두운 숲...." 이라는 말을 하며 그에게 아주 끔찍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게 된다. 보스코네로가의 후손 아담과 페데리고, 아담은 그의 아버지 루시퍼를 죽인다. 어린시절부터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아담, 나는 정신병원에 갇힌 아담이 책 속에 등장하는 머리가 떨어진 살인사건들을 저지른 범인이라고 생각했다. 정신병원에서 사라진 시기와 사건들이 벌어진 시점이 잘 맞았으니까. 하지만 괴테가 광기의 문턱까지 갔다고 고백한 이야기는 이 모든 사건의 끔찍함을 덮어버릴 정도의 위력을 보여준다.
"삶은 피를 먹고 산다"는 문장은 가정교사 텔라모니오가 페데리고에게 늘 하는 말이었다. 이 뜻을 알아내기 위해 그를 찾아나선 페데리고, 그는 수면발작증으로 인해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몽롱한 세상에서 살아간다. 매일 떠오르는 태양이지만 늘 새롭게 느끼는 페데리고, 기억상실증을 겪는 그에겐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 해줄 '인간 거울'이 필요했다. 첫 번째 인간 거울 바르첼로나는 갑자기 사라진다. 그가 어디에 있는지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밝혀진다. 페데리고에게 여인으로 다가온 열 살의 소녀 네르베타가 머리가 떨어져 불에 그을려 죽었는지조차 괴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밝히지 않는다. 계속 궁금하게 만들어 한발 한발 다가오게 하여 목을 조이려는게 분명하다.
계속 살인사건은 일어나고 이 일을 조사하는 경감 모이오는 토니오 시코네를 잡아들이고 사라진다. 토니오 시코네가 범인이든 아니든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 사건의 범인은 흡혈귀라는 말이 간간이 나오게 된다. 흡혈귀,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나에겐 너무나 낯선 낱말이 아닌가. 이 일을 모두 흡혈귀가 한 짓이라고 떠넘겨 버리려는게 아닌지 의심이 생긴다. 괴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페데리고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사건에 대해서 들려주어 지루하게 만들지만 이 모든 것이 페데리고에 이르기 위해 그가 조금씩 늪속으로 끌어당기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은 이미 모든 사실을 들어버린 후였다.
괴테는 남작에게 초대받아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 죽임을 당하지 않음에 가슴을 쓸어내리지만 죽을 날이 얼마남지 않은 그는 이 일이 기쁘게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이란 이렇게 간사한 것인가. 오로지 세상에 이 일을 알려야 할 의무를 가진 괴테는 "삶은 피를 먹고 산다'는 문장의 뜻을 알게 된 후 오히려 살아남은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깨닫고 그 끔찍스러움에 얼마나 몸부림을 쳤을까. 이 책을 읽은 나도 싸늘하게 내 몸을 감싸오는 냉기에 나도 모르게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는 손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느낄 정도이니 그가 처한 상황이 어떠했으리라 짐작이 간다. "보스코네로가"의 비밀을 알고 싶은가. 그에게 손길을 뻗고 싶은가. 그러면 이 책의 첫 장을 펼치면 된다. 그러면 어느 새 내 발밑은 늪속으로 꺼져들어가고 있을 것이니 그때서야 도움을 청한 들 그 누구도 돕지 못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