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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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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너무나 질서정연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지적으로 우월한 어떤 존재가 설계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다는 논리가 있다.     대부분의 유신론자들이 애용해 온 위와 같은 설계논증을 반박한 책으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자연종교에 관한 대화>에는 역설적이게도 무신론자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그리고 무신론자가 등장하지도 않는다.     존재란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나는 믿고싶다." 내용보기

세계는 너무나 질서정연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지적으로 우월한 어떤 존재가 설계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다는

논리가 있다.

 

 

대부분의 유신론자들이 애용해 온 위와 같은 설계논증을 반박한 책으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자연종교에 관한 대화>에는 역설적이게도 무신론자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그리고 무신론자가 등장하지도 않는다.

 

 

존재란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의 문제라는 것.

그러나 도덕적 필요성에 의해 사실을 논리로 은폐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왔다.

칸트가 그랬고, 퇴계가 그랬던 것처럼.

 

 

플라톤의 <향연>처럼 몇몇의 대화체로 기술된 이 책에서는

주로 세 명이 등장해 대화를 이끌어간다.

 

 

데미아.

이 사람은 가장 고전적인 유신론자에 속할 수 있다.

신에 대해 상상할 수도 유추할 수도 없다고 여기며 회의론자인 필로와 설계논증을 펼치는 클레안테스에게 동의하지 못한다.

 

 

클레안테스.

신은 인간과 유사하다고 믿으며 인간의 속성에서 신의 속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회의론에 대해서 일종의 회의를 가지고 있으며 주로 필로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논거가 옳음을 입증하려하는 공격적 토론자다.

 

 

필로.

아마도 필로소피에서 유래했을 것 같은 이 사람은 회의론자이지만 냉정한 분석으로 클레안테스의 유비논증을 반박한다.

 

 

내가 무신론자라고 해서 필로에게만 전적으로 동의했던 것은 아니었다.

말 수가 적은 데미아 역시도 옳은말을 할 때가 있었다.

세상이 불완전하고,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

클레안테스 역시도 회의론자들의 문제를 정확히 꼬집었고.

필로는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다가도 가끔은 형이상학과 해석학으로 기울었다.

 

 

어떤 절대적인 존재가 있어서 우릴 굽어 살피고 있다면 좋겠지만

있기를 바라는 것과, 있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내 주변의 대부분은 불과 30여년전만해도 자신은 이세상에 없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발달된 인쇄매체와 미디어로 과거와 미래를 접하면서, 현실 감각을 잃었다.

그들의 인식은 이제 너무 승격되어 있어서 자신을 영적인 존재라고 믿는다.

나는 농담조로 요즘 사람들의 그러한 경향을

반인반신이었던 페르세우스 콤플렉스라고 불렀는데,

서양의 철학의 대부분은 그런 콤플렉스로 점철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플라톤 이후부터는 서양 철학에 말할 것이 없다고 하는 것 처럼.

서양 철학은 필연적인 신의 존재증명과 관련되어 왔다.

하지만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논자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있어봤자, 리처드 도킨스 정도?

아마도 그것이 너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밝히는 사람이 없는 걸까? 

그래서 내게 <자연종교에 관한 대화>는 의미가 남다르다.

엄연히 사실인 것을 당위로 수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니까.

 

 

나는 어느정도는 좀 외롭고,

자아의 소멸과 무지가 두려워서 신의 존재를 믿고 싶다.

그리고 그게 나를 편하게 할 거라는 걸 안다.

아마도 그걸 노린 사람들의 믿음이 그들을 구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a*****a 2010.02.1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