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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또예프스끼 "읽기 사전"' 이라는 제목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대체 어떤 형식의 책일까 궁금해지는데, 작품(단편소설까지 포함한 그의 모든 소설들)의 해설과 줄거리, 작품속 캐릭터(작품 속에서 한 번 언급된 인물까지도)의 가나다 순 소개와 작품속에 언급된 인명, 문학작품, 사건 등에 대한 해설이 각 작품별로 다루어지고, 책말미에는 빈번히 등장하는 사항을 다룬 공통 용어 등으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분량으로는 등장인물들 소개가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집에 이어 이런 책까지 출판한 출판사의 기획력에 찬사를 보내야 할까 싶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전'의 작품 해설들은 이미 발간된 열린책들의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각 권의 끝에 있는 해설들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거나 요약한 정도에 새로운 내용이 조금 덧붙여진 수준이고, 관련 문학작품이나 인명, 사건 등도 전집에 있던 각주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심화된 것도 그리 많지 않아서(다만 '공통 용어'에 실린 항목은 비교적 상세합니다), 새로운 시각의 해설이나 정보를 원했던 기대에 어긋났습니다. 무엇보다도 실망스러운 점은 오자나 오류가 대단히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는 것인데, 과장해서 말하면 과연 출판 전에 교열을 본 책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사소한 인명의 오자('에'피모치), 표기의 불일치('옴스끄', '옴스크')나 오자(쁘랄린스끼의 '외'식과 행동 간의 불일치) 정도는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해한다고 쳐도, 중요한 등장인물 설명이 잘못된 것들도 적지 않고('가난한 사람들'의 '제부쉬낀', '각하' 에서, 각하가 백루블을 건네며 악수를 청할 때 제부쉬낀의 단추가 떨어진 것으로 설명), 조연급이나 엑스트라급 등장인물들에서는 오류가 더욱 빈번하게 등장하고('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알렉산드르가 상관을 4천대 때려서 구속된 것으로 설명),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원작과는 상당히 다른 뉘앙스를 풍기는 설명('죽음의 집'에서, 화자가 고랸치꼬프의 수기를 출판 제의, '악령'에서 스따브로긴이 리자에게 레뱌드낀의 살해 현장으로 가지 말라고 당부), 편집중의 실수인지 문장이 통째로 빠진 것 같은 부분('네또츠카 네즈바노바'에서 '루비콘'), 부정확한 줄거리 요약이나 원작과 상반되는 설명('스쩨빤치꼬보 마을 사람들', '마르띤'에 관한 설명) 등등이 거의 모든 작품 소개들에서 보입니다.
영어판 도스또예프스끼 사전과 일어판 도스또예프스끼 인명사전을 많이 참조했다고 편저자 서문에 나오는데, 아마 중역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 것도 오류의 한 원인 같습니다. 어쨌든 이런 식의 오류들이 너무나 빈번하게 등장해서, 도스또예프스끼 작품 세계의 길잡이 역을 자처한 이 '사전'을 읽고 있으면, 사전이 맞는지 기억이 맞는지 매우 헷갈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품을 한 번 더 살펴보라는 심오한 의도였을까 생각하려 해도 좀 너무하다 싶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는데 적지 않은 노고와 4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으로 편저자 서문에 나와 있는데, 출판 전에 좀 더 시간을 들일 수는 없었을까 아쉽습니다. 인쇄상태도 그리 좋지 못해서 흐릿한 페이지가 꽤 많습니다.
전집과 비교해 그다지 새로운 내용이 없고, 레퍼런스 기능을 하기에는 오류가 너무 많은 것 같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열린책들에서는 '작가 일기'도 출간할 계획이라는데, 세심한 교열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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