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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부터 남녀의 누드라니……. 심상치 않았습니다. 표지의 누드(아마도 뒷모습 누드인 것은 엉덩이를 보여주기 위함이겠지요)를 살짝 넘겨 책날개 저자 소개를 보니 전문적으로 소설을 쓰는 작가가 아닌 인류학자가 쓴 소설에 난생 처음 접하는 ‘피지’의 소설이었습니다. 게다가 제목은 무려 ‘엉덩이에 입맞춤을’이었습니다. 첫인상부터 아무래도 평범한 소설은 아닌 것 같았죠.
‘엉덩이에 입맞춤을’은 과거 헤비급 챔피언이자 현재 여당 예비상원의원인 오일레이 봄베키의 ‘항문 수난기’에 관한 이야기이자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입니다. 저자 에펠리 하우오파는 실제로 치질을 앓았었고 그것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민간 치료사를 만났었다고 합니다. ‘똥구멍’이라는 엄청나게 독특한 소재와 정신없이 쏟아지는 질펀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진 이 책은 책장을 넘길수록 더욱 흥미진진해졌고, 저자의 출신지역인 남태평양의 문화도 조금씩 소개되어 읽는 내내 즐거움을 더 했습니다. 책장을 덮으며 오일레이 봄베키가 ‘똥구멍’ 치료를 위해 겪었던 수많은 고통들을 다시 생각해보니 너무 아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모든 것들을 실제로 경험하고 또 책으로 낸 저자 에펠리 하우오파의 용기와 그 동안의 고난에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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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리 하우오파.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 책 <엉덩이에 입맞춤을>을 쓴 통가 출신의 인류학자이자 작가이다. 1939년 통가 출신의 선교사 부모님 슬하에서 파푸아 뉴기니에서 태어났다. 뉴기니-통가 그리고 피지를 잇는 그야말로 남태평양 토종 작가라고 할 수가 있겠다. 아울러 그의 작품을 통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태평양 출신의 작가가 쓴 글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남태평양에 있는 가상의 섬, 티포타에 사는 오일레이 봄보키 그리고 그의 엉덩이 질환이 주소재이다. 아니 좀 더 에펠리 하우오파 스타일로 까발리자면 똥구멍이 문제라는거다. 하지만, 비위가 약하신 분들도 있을 터이니 앞으로는 항문으로 통일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어쨌든 남태평양에 둥둥 떠 있는 조그만 섬 티포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유명인사인 우리의 주인공 오일레이가 정말 남부끄러운 병에 걸려 고생을 하게 됐다. 그의 전력은 전 헤비급 챔피언으로 철저한 남성우월주의가 판을 치는 사회에서 정말 남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병이 났다면 바로 고쳐야 할 것이 아닌가. 하지만 티포타 사람들 모두 현대식 병원에 가기를 꺼린다. 그건 바로 병원에 가서 병이 낫는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우수한 의료진과 약품의 부족으로 담당의사인 타우비 메이트마저 병원에 오는 것을 마다할 정도란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치료사 혹은 치유사라고 불리는 엉터리 주술사들이다. 하지만 어느 의사들도 그리고 도토레(치료사-치유사들의 고상한 표현이랄까)들도 오일레이의 엉덩이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또 티포타 사람들은 어찌나 그렇게 남의 이야기들을 하기 좋아하는지 그렇게 쉬쉬했건만 오일레이의 엉덩이에 대한 비밀은 비밀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그렇게 전국적인 소문이 되어 버렸다.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정말 포복절도할 만큼 재밌고 신나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지은이 에펠리 하우오파는 역시 인류학자답게 곳곳에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남태평양 사람들의 삶에 대한 분석들을 죽 나열해서 보여 주고 있다. 작은 공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타인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관심과 걱정들이 그것이다. 이제 핵가족화의 전개로 전통적 지역공동체의 개념이 파괴된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모습들이 그네들의 삶 가운데서는 절절하게 드러나고 있다. 현대의술이 아닌 전통신앙에 의존한 치료사 혹은 치유사들에게 병 치료를 구하는 모습도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그네들만의 문제가 아니듯이, 정도에 상관없이 일단 아프면 돈이 든다. 하지만 먹을 것조차 변변하지 않은 마당에 남태평양에 사는 이들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그들이 병원을 찾지 않는 이유는 단지 현대의학이 못미더워서만이 아닐 것이다. 값비싼 진료비와 그에 상응해서 들게 되는 약값을 도대체 감당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뭐 이런 문제는 마이클 무어의 <식코>에서 보이듯이 제3세계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주인공 오일레이가 부인 마카리타에게 청혼하는 과정 또한 남태평양의 풍습을 엿볼 수 있는 재미를 보여준다. 이름나고 이젠 지역유지로 돈 많고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은 오일레이가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미래의 와이프 마카리타를 만나고 첫 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단도직입적으로 마카리타의 부모님을 찾아가서 그네들의 딸을 자신에게 달라고 하자 마카리타의 부모님들은 엉뚱한 오해를 하면서도, 과히 싫지 않은 내색을 한다. 에펠리 하우오파의 재치와 유머가 반짝반짝 빛을 낸다. 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하필이면 신체의 많은 부분 중에서 하필이면 작가는 엉덩이를 소재로 삼았을까? 일단 어느 정도는 자신의 자전적인 경험에 의거한다고 한다. 4년간의 엉덩이 질환으로 고생한 그는 자신의 엉덩이가 다 나으면서 엉덩이를 소재로 한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는다. 신체의 부위 중에서 가장 천대 받는 엉덩이를 위해서 말이다. 그건 바로 은유적으로 세계사적 국면에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는 남태평양 아일랜더(섬나라 사람들 정도가 되겠다)들을 지칭한다. 그들의 삶의 터전인 남태평양 바다는 강대국들의 핵실험장이 되고, 참치사냥을 위한 낚시터가 되고, 돈 많고 부유한 관광객들을 위한 휴양지가 될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네들의 삶의 연속성을 계속된다는 것이다. 엉덩이가 아프고, 그 아픈 엉덩이를 낫게 하기 위해서 굿판을 벌이고 침을 맞고 별의별 짓을 다해도 낫지가 않는다. 가난과 고통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3세계인들은 몸부림을 치지만 그들의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하우오파의 그런 재밌는 해학 속에는 이런 반의적이면서 고의적인 숨김 들이 존재한다. 확실히 <엉덩이에 입맞춤을>은 읽기에 재밌는 책이다. 하지만, 살짝 한 꺼풀만 벗겨 보면 21세기를 살아가는 남태평양 사람들의 삶의 애환들이 책의 곳곳에 배어 있다. 이런 뛰어난 작품을 만나게 된 행운에 입맞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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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의 독특함에 시선이 한번더 간다. 숲속의 남자와 여자의 뒷모습,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그들의 몸, 그리고 엉덩이 위의 벌레 한마리 뭔가 이야기를 하는 듯하는 표지의 그림은 우리를 이 엉덩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 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저자 에펠리 하우오파는 피지의 작가이며 인류학교수다. 인류학교수의 항문이야기는 어울리지 않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우리를 기다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먹하나로 세계를 평정한 헤비급 챔피언이자 강력한 여당의 예비 상원의원 오일레이 봄베키의 엉덩이의 이야기이다. 어느날부터 그에게 참을수 없는 고통이 찾아 오는데 이것을 고치기 위해 상상도 할수없는 치료법이 등장하고 오일레이는 약초를 해먹고, 잎으로 엉덩이에 증기요법이나 훈증요법을 하고, 마사지를 하고, 주분을 외우는 등으로 민간요법과 엉뚱한 치료법을 받지만 그의 엉덩이 저 깊은곳은 점점 더 신음하고 있었다. 특히 재미 있었던 내용은 요가선생님이 자신의 엉덩이에 입맞춤을 해라는것이었는데 얼마나 웃긴지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그들의 민간요법을 황당하다 하여 그냥 웃고만 넘기기에는 미안한 생각인든다. 우리도 민간요법이 있지 않은가? 그걸 생각하면 조금 이해가 되긴 하지만 저자가 치료과정에서 책에 나오는 모든 것들을 다 해보았을까 살짝 궁금했다. 그의 육체적 고통으로 인해 그해 툭하면 욕설을 하는 모습이 자주 나오는데... 나 자신도 경험해보았지만 몸이 아픈면 모든것이 하기 싫어지고 짜증이 나는게 되는데 특히 민감한 그부분이니 오일레이는 오일레이는 오죽했겠냐 하는 생각이든다. 책의 곳곳에 피지. 태평양 문화권의 특유의 색깔을 느낄수 있는 부분이 많이 나와 새로운 문화를 접할수있는 기회가 되었고 아직 피지를 여행하지 못햇는데 한번 기회가 되면 꼭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뒷편에 작가와의 인터뷰에서는 태평양적 웃음이 소개된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들의 문화권에서의 웃음과 우리의 웃음을 떠올려 보았다. 우리 보다 웃음이 많은 건 확실하게 보엿다. 오늘하루 마음을 터 넣고 다른 사람들을 경계하는 마음을 조금 접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활짝 웃어보자!! 행복한 일이 일어날것만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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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에 입맞춤을'이라니! 내용을 짐작키 어려운 기상천외한 제목, 거기다 표지에 떡하니 드러내고 있는 엉덩이들. 그 엉덩이 뒤로 보이는 배경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보았던 한 엽서 속의 밀림을 떠오르게도 한다. 그리고 엉덩이에 딱 달라 붙어 있는 파리 한 마리! 사람 몸을 숙주로 삼아 알을 낳는다는 무시무시한 파리 이야기가 생각나 순간 오싹해진다.
사람의 시선을 확 끄는 제목과 표지에 이끌려 들쳐본 책 날개에서 저자의 소개를 보고는 바로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피지의 작가이자 인류학 교수' '파푸아 뉴기니에서 태어났다' '파푸아 뉴기니, 통가, 피지, 오스트레일리아'...오스트레일리아에 잠깐 머물 때 주변국 여행을 꿈꾸며 많이 봤던 나라 이름들. 물론 그 꿈은 이루지 못했고, 그래서 아직도 내 마음 속에 이루지 못한 꿈이자,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꿈으로 남아있는 나라들. 그 나라들의 이름이 나를 한껏 유혹했다. 그리고 처음 만나는 피지 문학! 이 책은 내가 처음으로 만나본 피지 작가의 소설이다. 한때 신혼여행지로 엄청난 각광을 받았던,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아름다운 섬나라. 이 정도가 내가 피지라는 나라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거의 전부이다. 내가 보는 외국 문학 작품이라고 해봐야 일본, 중국, 미국, 프랑스 등 나라의 작품에만 머물러 있었는데, 가끔씩 낯선 나라의 문학을 만날 때면 참 설레곤 한다. 이번에 만나볼 피지 문학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무척 기대되었다.
이 책은 과거 헤비급 챔피언이자 현재 여당 예비상원의원인 오일레이 봄베키의 '똥구멍'에 관한 이야기다. 좀 더 정확히는 '똥구멍 통증'에 관한 이야기다. 어느날 갑자기 '그곳'에서 시작된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인데, 어떻게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냈을까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하다가, 뒤에 실린 작가 인터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엄청난 이야기가 바로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 작가가 실제로 항문통증으로 고생을 하고는 그때의 상황을 현실감 있게 살려놓은 것이 바로 이 작품이라고 한다. 소설 속에 나오는 그 끔찍한 고통과 다소 허무맹랑해 보이는 그 치료법들이(설마 전부는 아니겠지) 저자가 경험한 것이었다니. 일단 그런 고통을 이겨내고 그 고통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작가에게 찬사를 전하고 싶다.
저자는 그 은밀한 곳의 통증 치료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면서, 동시에 인류학자로서의 모습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오일레이의 엉덩이 치료에 큰 실수를 하고 나서 세루 드라우니카우가 들려주는 툭툭들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했다. 인체를 터전으로 하여 산다는 인간 비슷하게 생긴 툭툭들의 이야기. 이 이야기는 툭툭이라는 재미있는 존재가 흥미롭기도 했지만, 거기에서 드러나는 계급 제도나 '인종 차별', 잔인하고 사악한 지도자의 독립 세력에 대한 지배 야욕, 억압받는 자들의 반란 등은 인류의 모습을 반영하면서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다. 소설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이런 요소들이 이 소설을 더욱 빛내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소설이 끝난 후 실려있는 저자와의 인터뷰 내용도 무척 좋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그곳의 문화적인 배경들을 저자 인터뷰 내용을 통해 이해해볼 수 있었고, 그런 배경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이 소설을 읽어본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더욱 깊이 있게 이 소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소설을 통해서 거침없이 풀어내는 이야기의 재미와 인류학적 지식, 그리고 내가 이 소설을 읽게 된 커다란 계기인 '그 곳' 문화에 대한 이해, 이 세 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었다. 내 생애 첫 피지 소설은 나의 기대 이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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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질병보다 숨기고 싶은 심리적 압박감이 심한 것은 아마도 항문 관련 질환일 것이다. 그래서 항문 외과보다는 항외과 등으로 의료 분야를 분리 하기도 하고 그렇게 간판을 내걸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토록 숨기고 싶은 질환, 그 질환에 걸린 남부럽지 않은 명성과 부를 걸머쥔 우리 주인공 오일레이 봄베키. 그의 등장은 처음부터 시끄럽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내과 방귀와 코골이를 두고 욕설이 오고가더니 이내 말하기 그렇지만 똥구멍의 아픔을 호소하는 그가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아내도 친절하게 그의 비명에 응수하지 않고 이래저래 험한 말들이 입밖으로 나온다. 그렇다고 이둘이 서로를 무지하게 싫어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심하게 욕하고 서로에게 못살겠다를 외치지만 결국 아픈 오일레이 곁을 지켜주는 이가 알고보니 아내 마카리타임을 보면 그 사랑의 표현 차이일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제목부터 엉덩이에 입맞춤이란 의미심장함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야기는 그 전개부터 남다르다. 남들이 쉽게 접하지 않은 똥구멍을 소재로 내겐 미지의 섬인 남태평양의 섬나라 주민들의 순박함마저 그대로 보여주는 이책. 현대의학의 미숙함에 병원보다 주술적 치료를 선택하는 오일레이의 모습은 또한 흥미롭기까지 했다. 그리고 간간히 들려주는 오일레이와 마카리타의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나 오일레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 나오는 핑퐁게임같은 마카리타의 엄마 메레와 오일레이의 대화는 양념 듬뿍 뿌린 음식처럼 맛갈스럽기까지 했다.
게다가 이야기가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이뤄졌다는 책 말미의 인터뷰기사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엉뚱하고 상상력의 최고를 불러왔던 주술 치료요법을 이해하고 그들이 전해준 태평양 섬 주민들의 웃음을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엉덩이에 입맞춤하기까지 오일레이의 엉덩이가 겪었던 수많은 고통(침맞고, 증기 쐬고, 찔리고 등등)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래도 그 고통을 겪는 과정을 통해 일레이의 성격이 완만해지는 결과까지 얻게 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우리네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읽는 동안 다소 진지하게 오일레이의 고통에 동참하면서 그의 지푸라기를 잡고 싶은 심정을 이해하면서 살면서 고통의 순간이라 여기는 모든 것도 어쩜 삶을 가꾸는 하나의 과정일 수 있지 않을가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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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가 소설을 쓰는 전통이 그리 낮선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뒷편에 상당히 장문으로 붙어 있는 해설인터뷰의 내용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 흥미로운 책의 내용을 되짚어보면 확실히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풍부한 인류학적 지식을 가진 저자가 그 연구를 통해 얻은 것을 독자에게 실감나게 전해주는 방법으로, 이야기 구조를 빌려서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강렬한 방법인지를 절감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만큼 강한 힘을 가진 책이다.
똥구멍이라는 강렬한 흥미를 끄는 주제에 대해, 질펀한 입담을 통해서 정신없이 쏟아내는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는 마치 우리나라 판소리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낮선 남태평양 한 섬에서의 적나라한 삶의 모습들이 지구의 거의 반대편에 있는 우리들의 문화에 무척 친근한 모습으로 느껴지니 말이다. 이 책이 말하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명력의 끈끈한 힘의 공통분모를 공유한 때문인지, 혹은 잘 쓰여진 책이 가지는 인류보편의 정서에 호소하는 강한 호소력 때문인지 모르겠다.
책은 자신의 서사구조에 따라 자신의 페이스로 경쾌하게 진행된다. 우리는 우리들의 삶과 친근한 듯하면서도, 이국적인 섬나라의 질펀한 정서가 잘 녹아드는 이야기의 흡인력 속으로 빨려든다. 그래서 이 책은 무척 경쾌하면서 빠른 속도로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주제의식이 무척 깊고 강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책은 힘찬 속도로 행진하는 활자들이 만들어내는 화려한 잔치로 우리들을 이끌어간다.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인간 군상들이 제시하는 삶의 여러가지 대비되는 모습들. 남편과 아내. 딸과 어머니. 가족과 이웃, 공동체와 국가. 체제와 민중. 종교와 진실성. 제도적 의료와 비제도적 치유. 주변부와 중심부. 익살과 아픔. 생명력과 부패. 선진국과 후진국. 이런 강한 대비들을 통해 이 책은 우리 삶의 조건과, 그런 조건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남태평양 섬이라는 객관적인 조건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란 것. 얼핏생각하기에는 무척 낭만적이고 목가적으로 느껴지는 그들의 삶의 조건에는, 선진국의 핵폐기, 핵실험. 자원약탈, 외교적 억압, 빈곤의 구조화같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수많은 아픔들이 겹겹히 옥조이고 있었다. 그런 아픔의 모습을 이 한편의 소설처럼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책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류학자이면서 한 나라의 행정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의식이 강렬하게 드러나는 책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강한 주제의식을 소설이라는 멋진 틀속에 잘 용해시키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전혀 정치적인 메시지를 가지지 않은 코믹한 책으로 읽힐수 있다. 생경한 정치적 용어 한마디 없는 이 책은 익살과 해학, 웃음과 기발함이 번쩍이는 수많은 에피소드들의 집합 그 자체이다. 그러나 그 많은 웃음을 통해 책을 읽고 난 뒤에 느껴지는 뿌듯함, 삶의 모습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뒷맛이 바로 이 책의 진정한 힘이 있는 것 같다.
'태평양적인 방식' 이라는 선진국이 후진국에 덧씌워놓은 억압적 이데올로기. 교묘한 방식으로 태평양의 소국들을 옥죄고 있는 뉴질랜드와 호주, 혹은 지구상의 다른 거대한 힘들을 가진 국가 혹은 정치 경제적 실체의 존재에 대한 고발. 사람들의 삶을 억압하는 외부에서 덧씌워졌으나,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웃음과 아픔속에 허물어져가는 억압적이고 희화적인 내부억압체계. 즉 허망하게 무너지는 경찰의 힘, 변변한 약이나 의사가 없는 의료체계, 정당성이 없어 보이는 정치구조, 사람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외부에서 주어진 종교... 저자가 말하공 싶은 것은 그런 것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낮으면서 가장 보편적인 것. 가장 비천한 것이면서, 하루하루의 삶의 모습에 가장 근접한 것. 우리가 날마다 먹는 음식처럼 날마다 배설하는 똥과 방귀, 모든 것을 다 빼앗아도 언제나 사람들의 삶에 남아 있을수 밖에 없는 배설이 의미하는 근본적인 생명의 힘. 체제가 모든 의미를 빼앗은 비천한 가치체계에 속하는 것이지만, 반대로 그것을 통해 구원과 생명의 메시지가 살아날 수 있음을 웅변하는 이 책의 호소력. 책의 페이지마다등장하는 잘 배치된 흥미럽고 기발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저자가 효율적으로 웅변하는 강렬한 메시지.
바로 그런 것을 통해 남태평양의 한 구석의 독특한 삶의 모습이 전세계적인 인류의 보편성을 얻게되고, 그들의 삶의 아픔이 바로 우리들의 삶의 아픔으로 받아 들여질수 있는 것이다. 그들의 삶의 한없이 허망함이 우리들의 마음에서 공감을 얻고, 아픔속에 삶을 살아가는 그 강한 생명력이 우리들의 삶 속에서 강한 공명을 일으키고, 그들이 결국 찾아가는 그 맹랑한 희망이 우리들에게 지쳐가는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불러 일으키는 정말 오랜만에 흥분을 자아내게 하는 무척 잘 쓰여진 이야기로 느겨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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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뿡뿡뿡.. 처음 몇장은 방귀만 뀌어댄다. 원시처방의 약초를 씹고 방안 전체를 떠다니며
탈 난 엉덩이와 그들의 언어인 '푸프푸프' 라는 시끄럽고 더러븐 방귀소리와 그에 대한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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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에 입맞춤은 바로 저자의 치질 경험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소설화했다. 읽는내내 주인공의 "똥구멍"이란 표현도 웃겼지만 똥구멍때문에 스포츠 스타가 망가지는 모습은 배꼽잡고 웃을 일이었다. 떼굴떼굴 구를 정도로 아픔이 찾아와도 간호사에게 엉덩이를 보여주기 싫어 주변 사람을 괴롭히는 모습은 주사를 싫어해 병원가기를 꺼려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왕년에 헤비급 챔피언이었으며 현재는 여당의 상원의원직 후보자로 승승장구하던 오일레이는 언제부턴가 엉덩이에 고통이 찾아온다. 남의 집 숟가락, 젓가락 숫자까지 다 알고 있는 우리나라 시골 마을처럼 오일레이는 마을에 자신의 항문병 소문이 떠돌까봐 병원에도 못가고 민간요법에만 의지한다.
발없는 말이 천리간다고 점점 마을에 소문이 퍼져가면서 항문병을 잘 고친다는 주술사들이 오일레이의 병을 치료하지만 좀처럼 나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오일레이의 아내는 꾀를 써 오일레이는 병원에 입원시키게 되고, 의사는 수술을 권유한다. 이 부분이 가장 답답했다. 의학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도 아닌데 왜 민간요법만을 고집하는지..결국 그는 민간요법에만 매달리다 재산은 점점 줄어들고 똥구멍의 고통은 점점 더 깊어만 간다.
친구의 조언으로 바부라는 요가사를 만나면서 조금은 마음의 안정을 찾아간다. 바부가 요가 도중 오일레이의 엉덩이에 입맞춤을 하면서 고통이 점차 사라지고 그동안 도외시 되었던 항문에 특별한 감정을 보여주게 된다. 오일레이의 행동은 주변 사람을 경악하게 만든다. 항상 걸죽한 말과 거침없는 행동을 일삼던 남편이 똥구멍 대신 항문이란 존칭을 사용하고 대화중에도 경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신병으로 남편을 몰아간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난 오일레이 부인한테 잔소리를 하고 있었다.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니 더이상 걸죽한 단어는 사용하지 말라고...
이 책속에서 남태평양의 원주민의 삶의 모습이 비춰진다. 아직은 문명의 혜택을 덜 받은 나라라 태고적 자연의 신비와 투박한 원주민의 모습, 주술적인 삶을 일상화 하는 그들의 풍습이 문명의 이기로 점점 사라짐을 저자는 안타까워하면서 민속문화를 외면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우리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웃기기도 하고 조금은 황당스럽고, 중간에 주술사들의 인류학에 대한 해석은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누구에게나 밝히기 어렵고 약간은 더럽다며 치부해 버리는 사람의 가장 소중한 숨겨진 신체의 한부분으로 인류 역사와 문화를 한데 엮어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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