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한중록에서 발췌한 부분들만 빼면 100% FICTION 이군요. 한중록도 다분히 소설적인데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뭐 사도세자가 실제로 정신질환을 앓았을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그게 단순히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스스로 생겨난 것이든, 또는 누군가의 음모에 의한 것이든간에 말이죠. 멀쩡한 정신인데도 불구하고 그를 정신질환자로 몰아갔을 가능성과 함께. 그런데 이 책 대로라면... 이유를 불문하고 그는 그렇게 죽어도 마땅한 인물이네요. 읽으면서 그에 대한 혐오감을 주체할 수 없었다는...물론, 실제의 그가 아닌 이 소설 속에서의 사도세자 케릭터에 대한 감정이지요. 이 책에서의 그는 뒤주에 갇혀 죽어도 할 말 없고, 부인이 그의 죽음을 동조 방관하는 것은 커녕 그를 스스로 살해 햇다고 해도 당연하나다고 여겨질 만큼 그는 실로 엽기적인 모습을 보이는군요. 정조가 아버지의 죽음에 관련해서 어머니에게 못마땅한 감정을 가진다던가 사도세자 능행을 갔을 때 그의 귀에 들렸다던 죽은 아버지의 음성... 그 때 들은 말 중에서 '너의 어머니도 너의 적이니라.' 라는 말에 관한 부분을 읽었을 때는 정말이지 부자 모두에 대한 혐오가 끓어 올랐다는... 또 사도세자가 죽기 직전 부인에게 했다는 그 말... 한중록에서 발췌하신 부분. 그거 한중록에서 읽었을 땐 자기의 죽음을 수수방관하는 부인에 대한 원망 서운함 이런 게 느껴졌는데 뭐... 필자인 혜경궁은 그냥 그 말을 그대로만 옮기고 달리 설명은 안 달아 놓았지만요. 이 책 작가님께서는 경멸하는 어투라고 묘사하셨더군요. 그 글을 보는 순간 또 울컥 하는 역겨움이... 그런 태도를 취할 자격이 과연 그대에게 있는가! 라는... 그런데 특이하게도 작가님께서는 하필이면 그를 성 도착증 중즈으이 변태성욕자로 설정하셔서 필요 이상으로 그 부분에 할애를 많이 하셨더군요.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화완옹주와의 근친상간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가 정말로 변태성욕자이고 근친상간을 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근친상간이 사실이라면 또 이 책 내용대로 사도세자의 행태가 그러했다면 과연 정조가 아버지의 죽음을 그렇게 억울해 했을까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부모인 어머니의 집안에 대해서 그렇게 적대적이었을까요? 아무리 아버지가 금치산자라도 아버지이기 때문에 죽어서는 안 되고 주변 사람들이나 나라야 어찌되건 말건 왕위에 올라야 했고 또 무조건 어머니는 끝까지 그 아버지를 순종하며 받들어야 마땅하다고... 조선시대에 손꼽히는 현명한 군주였던 그가 생각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네요. 아니, 믿고 싶지가 않네요. 사도세자가 부인에 대해 열살이라는 너무 어린 나이에 만난 탓으로 연애감정이 생기지 않았다는 건 그럴 수도 있다지만... 동갑인 부인한테 그러면서 정작 세살 어린 자기 누이동생한테 욕정을 품는다는 건 가능한 일이란 말입니까? 그것도 열 다섯살의 그가 열 두살의 자기 동복누이동생에게 말이죠... 사도세자는 변태성욕자에다가 로리콘이기까지 했다는 거굳요... 한 마디로 그는 성적인 부분에서는 극단적인 문제가 있었던 인물이라는 건데... 흠... 뭐... 부인한테 안 느낀 감정을 자기 누이동생한테 느낄 수도 있긴 하겠지만 부인에게 연애감정 안 느낀 것을 어린 나이에 만난 탓이라고 한 그 설명이 어색하다는 거였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사도세자 부부가 서로에게 무감정한 사이라고 책에서 몇 번이나 강조를 하셨는데, 사도세자 부부가 실제로 어떤 사이였는지는 자기네들만이 알겠지만 사도세자의 병적인 행태나 영조와 사도세자간의 뒤틀린 부자관계에 대해서는 한중록에 적힌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상상을 초월한 상상력을 발휘하셨으면서... 부부사이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한중록에 적힌 내용조차도 제대로 옮기시지 않으셨더군요. 하다 못해 혜경궁이 묘사한 장면들 중에서 혜경궁 자신이 직접 목격한 부분이었을 듯 싶은 장면에서도 혜경궁만 철저히 배제를 시키셨던데 화완옹주와의 관계를 부각 시키려고 사도세자 부부의 관계를 건조하게 설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성으로 느끼지 않는 아내와 합례한지 7년 만에 자식을 넷씩이나 둘 수가 있다는 생각은 하기 쉬운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작가님의 이성관 여성관이 두려웠습니다..혜경궁이 화완옹주를 혐오했던 이유를 그렇게 이해하시려는 것 같은데... 뭐 화완옹주의 일방적인 감정이었다거나 할 수도 있는데... 작가님 취향이 참 당혹스럽더군요. 그리고 선희궁에 대해서도 한중록과는 다른 설정을 하셨더군요. 어쨌거나 이 책은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해 한중록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사실과 멀지 않을까 하는 것이 책에 대한 제 감상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역사적인 사실을 본다기보다는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한 철저한 허구적 소설로 그 가치를 따져야 옳을 듯 합니다. 아 참! 그런데 세자가 세자빈을 '임자' 라고 부르는 것은 이 책에서 처음 봤습니다. 또... '뭐뭐 했니?' 라는 말투도. 과연 그래도 되는 걸까요? 그것도 법도에 있는 일이었다면 참 신선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