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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 이 책, 뭐야?
"참나.... 이 책, 뭐야? " 내용보기
기행에세이인가, 역사서인가, 소설인가? 마지막 책장을 덮었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다.이 책은 그 모든 것이기도 하면서그 어떤 것도 아니다. 이런 책이 좋다.세상이 규정한 형식과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책.그런 장르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들며, 나에게 무한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책. 중국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 때문에, 또 김인숙 특유의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문장에 대한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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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에세이인가,
역사서인가,
소설인가?

마지막 책장을 덮었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 책은 그 모든 것이기도 하면서
그 어떤 것도 아니다.

이런 책이 좋다.
세상이 규정한 형식과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책.
그런 장르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들며,
나에게 무한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책.

중국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 때문에,
또 김인숙 특유의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문장에 대한 믿음으로 한번 찾아보았는데,
그냥 중국 이야기가 아니었다.
비단 북경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소설보다 더 뜨겁게 책 속의 인물들에게 몰입하게 하고,
역사보다 생생하게 피부로 와닿는 이야기들이 책 안 가득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 책엔,
화려한 황제의 삶이,
그러다가 초라하고 허망하게 쪼그라들어버린 한 인간의 생이 동시에 담겨 있다.
그 황제가 살아가고 몰락해간 공간을 내가 좋아하는 한 여성작가가 뚜벅뚜벅 걷는다. 그 희한한 공간에서, 웃고 울고 사색하고, 쓴다.

김인숙이 스스로의 외로움과 사람에 대한 무한한 연민을 껴안고,
북경의 거리를 걸었듯,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이 책 속의 무수한 거리와 공간을 눈으로 걸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화려하지만 지독하게 외로웠던 영욕의 삶을 살아간 한 몰락한 황제가
책 속에서 문득, 공감과 위로의 손길을 내밀어
괜찮다고,
당신만큼 외로운, 혹은 당신보다 외로운 이런 생도 있노라고,

가만히 자신의 생을 열어 보일 것이다.

YES마니아 : 골드 m********n 2008.07.08.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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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뒷길을 따라 가는 여행은 재미있었다.
"제국의 뒷길을 따라 가는 여행은 재미있었다." 내용보기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들은 나무라 하여 붙여진 관은송을 보는 순간 나는 할 말을 잃었었다. 그러다 망향대나 노산대에 앉아 단종은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궁금했고, 나도 모르게 가슴이 저려왔다.    <제국의 뒷길을 걷다>의 저자도 이와 같은 마음이 있었나 보다. 북경을 거닐며 그저 관광객의 눈으로만 북경을 말하고 있지 않았다. 저자가 찾아 나선 거리마다,유적지마다 간
"제국의 뒷길을 따라 가는 여행은 재미있었다." 내용보기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들은 나무라 하여 붙여진 관은송을 보는 순간 나는 할 말을 잃었었다. 그러다 망향대나 노산대에 앉아 단종은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궁금했고, 나도 모르게 가슴이 저려왔다.

 

 <제국의 뒷길을 걷다>의 저자도 이와 같은 마음이 있었나 보다. 북경을 거닐며 그저 관광객의 눈으로만 북경을 말하고 있지 않았다. 저자가 찾아 나선 거리마다,유적지마다 간직 해 왔을 역사의 이야기를 함께 하고 있었다.놀라운건 분명 여행이 우선이고 역사이야기는 부수적인 것 같았는데,읽으면서는 여행기라는 생각보다 중국역사를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중국역사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어냈다.

사실,나는 중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그래서 여행지로 중국을 생각 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류리창의 책방거리가 특히 가 보고 싶어졌다. 오래전 이덕무와 연암도 찾아왔다는 그 곳에서 나 역시 무언가를 발견 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그리곤 북경의 오래된 골목길들을 걸어 봐야겠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역사이야기는 아니었다.그러나 대표적인 황제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관계를 통해 권력의 욕심,그리고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소설처럼 흥미롭게 전개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처럼 중국역사에 일자무식인사람에겐 아주 고마운 선물이었다는 생각마저 들었으니까 말이다.

북경의 골목을 걸으면서도, 만리장성을 오르면서도,이화원을 둘러보면서도 저자의 생각 보다 역사이야기를 함께 하고 있어 그 곳들이 더 가 보고 싶어졌다.



 여담 하나, 중국황제 만력제를 설명하는 대목에선 지금 우리나라의 욕심 많은 정부와 참 많이도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w*******i 2008.07.10.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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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이 들려주는 북경 천일야화
"김인숙이 들려주는 북경 천일야화" 내용보기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 ‘가깝고도 먼 나라’라면 단연 일본이다.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도 있으니, 이 역설적인 표현이 그다지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그 어느 나라보다도 가까운데도 우리가 일본을 또한 ‘먼 나라’라고 부르는 데에는, 이웃한 나라들 사이에 늘 존재하기 마련인 미묘한 경쟁심리에서 비롯된
"김인숙이 들려주는 북경 천일야화" 내용보기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 가깝고도 먼 나라라면 단연 일본이다.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도 있으니, 이 역설적인 표현이 그다지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그 어느 나라보다도 가까운데도 우리가 일본을 또한 먼 나라라고 부르는 데에는, 이웃한 나라들 사이에 늘 존재하기 마련인 미묘한 경쟁심리에서 비롯된 앙숙관계를 염두에 두었다기보다는 그들로부터 우리가 당한 치욕스런 역사가 더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오래 전부터 널리 퍼진 이 말에서, 그래서 나는 역사학에 자리를 내준 지리학, 또는 시간 앞에 무릎 꿇은 공간을 읽었다.

 

그런데 지금 이 시대에도 이 말이 여전히 유효할까? 멀고 가까움을 따지기에는 이 시대는 그리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정보통신기술 및 교통수단의 발달, 그리고 해외여행의 일상화에 힘입어 지구촌이라는 말이 조금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우리의 생활환경이 이미 국제화된 지금, 지리적 거리를 따지는 것은 이제 무용한 일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지리학이 무너진 그 자리를 역사학이 차지하고 있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스펙터클과 판타지가 역사와 현실을 대체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는, 우리가 경험하지도 못한 먼 과거의 일들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 역시 미미해서 우리가 역사로부터 느끼는 원근감도 예전만큼 뚜렷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지금 이 시대에 있어 어느 나라의 멀고 가까움을 따지는 기준이 되는 것은, 그래서 지리학도 역사학도 아닌 취향이나 유행이 아닐까 싶다.

 

김인숙의 북경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제국의 뒷길을 걷다』 역시 제목만 보아서는 언뜻 그런 유행과 취향의 소산으로 여겨질 수 있다. 중국은 최근 들어 초강대국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로 급부상하고 있거니와, 또한 한 나라보다는 한 도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요즘 여행관련 서적들의 경향을 충실히 따라 중국의 수도 북경으로 그 범위를 한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유행과 취향을 따른 것은 꼭 여기까지이다.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면, 이 책은 최근의 유행과 취향에서는 철저히 벗어나 있다는 걸 금세 깨닫게 된다.

 

숙소나 교통편 같은 기본 정보뿐만 아니라 여행에서 기대하는 즐거움 중 하나인 맛집 소개나 알찬 쇼핑 장소 추천과 같은 실용적인 정보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그럴 수 있다 쳐도, 여행지에서 경험한 재미난 일화나 기억에 남는 현지인과의 만남, 하다못해 여행자로서 느낀 감상이나 여수(旅愁)의 토로마저도 거의 보이지 않으니, 어떤 독자들에게는 서점의 여행 에세이 코너에 놓여 있는 이 책의 분류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또 이런 류의 책들에는 으레 공들여 찍은 멋진 사진들이 본문에 필적하는 중요성을 갖고서 무수히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그다지 많지 않고 그마저도 그리 눈여겨볼만한 것이 드물다. 그러니 북경 여행을 앞두고 제목만 보고 또 소설가인 저자의 이름만 믿고 이 책을 사서 읽은 사람이라면 아마도 크게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런 실용적인 목적이나 감상적인 기대를 배제하고 이 책을 대하는 독자들에게는 이 책은 그 어떤 책보다도 더 깊이 있게 북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보물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작가 김인숙이 이 책에서 들려주는 북경 이야기들은, 그녀가 공언한 대로, 일반적인 여행 관련 서적에서는 좀처럼 만나가 어려운 가장 뜨겁고, 가장 재미나고, 가장 긴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그건 한마디로 말하자면 역사다. 여행관련 서적에 있어서는 이미 한물 간 주제로 여겨지는 역사를 북경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해서 펼쳐놓고 있는 것인데, 그게 마치 『천일야화』를 읽는 것처럼 너무나 재미있다. 작가 김인숙은 이 책에서 스스로 자처한 북경의 세헤라자데역할을 너무나 잘 수행하고 있다.

 

작가 자신이 중국의 대련에서 2년을 살았고 또 북경에서는 1년 반을 살았기에, 며칠 일정으로 잠시 북경을 방문한 여행자의 시선으로는 쉽게 잡아낼 수 없는, 풍경의 이면에 깃든 역사 속 이야기들까지도 그녀는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인데, 그걸 소설가다운 상상력까지 발휘해서 생생하게 우리 앞에 펼쳐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청나라 황제로서는 처음으로 북경에 입성을 해서 통일중국을 지배했던 순치제의 지극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다음 문장을 보라. 작가가 자금성을 거닐며 떠올린 이 궁중의 사랑 이야기는, 그저 겉으로 드러난 그 규모의 엄청남과 화려함에 감탄하면서 사진 찍기에 바쁜 관광객들은 결코 보지도 듣지도 못할 숨어 있는 풍경이며 감춰진 이야기다.

 

순치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사랑했던 동악비가 세상을 뜨자, 황제고 뭐고 다 관두고 출가하여 중이나 되겠다고 선언을 한다. 순치제가 왕위에 오른 것은 여섯 살 때의 일이다. 당시 숙부와 형 사이의 왕권 다툼이 피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자, 순치제는 양대 권력의 타협책으로 명목뿐인 황제가 되었다. 황제의 위에 존재하는 종친의 권력은 어린 황제에게는 얼마나 쓰고 얼마나 두려운 것이었을까. 그런 그에게 사랑이 다가왔을 때, 그 사랑은 또한 얼마나 뜨거웠을까.

정사에 의하면 순치제는 승려가 되겠다는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그 이듬해에 천연두로 세상을 떴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야사는 다르다. 순치제는 실제로 황위를 버렸음은 물론이거니와 오대산으로 출가하여 법명을 받아 중이 되었다고 한다. 궁중에서는 그와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 국상을 발표했고, 또한 거짓 장례까지 치렀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순치제의 묘 속에는 시신 대신 부채 하나와 신발 한 켤레가 들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50~51)

 

이렇게 김인숙은 문자로 기록된 이야기(정사)와 구전돼 내려오는 이야기(야사) 사이에 난 골목길로 비집고 들어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또한 제국을 다스리는 황제라는 거의 신적인 지위와 그럼에도 그가 느낄 수밖에 없었던 인간적 감정 사이에, 소설가다운 상상력으로 지은 다리를 놓아, 섭정을 하는 종친의 권력에 무서워 떨고 잃어버린 사랑에 눈물 흘리는 지극히 인간적인 황제의 모습을 우리 앞에 생생하게 그려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자칫 중구난방으로 흐를 수 있는 이러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에 체계를 잡아주기 위하여 김인숙은 중국의 모든 왕조의 끝, 즉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의 삶이 걸어갔던 북경에서의 동선을 기본 동선으로, 그리고 그의 비극적 일생을 기본 골격으로 삼아 이 책을 써나가고 있다. 푸이는 세 살 때 황제에 즉위해 일곱 살 때 퇴위하고, 그후 열아홉 살 때까지 자금성에서 이름뿐인 황제로 머물다가, 궁에서 쫓겨난 후에는 그의 아버지 순친왕의 집인 순왕부를 거쳐, 톈진으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백여일 동안 외국 대사관 구역인 동교민항의 일본 조계에서 머물렀다. 푸이의 그 족적을 좇아 북경성, 자금성, 황성, 자금성의 내정, 북경의 오래된 골목길, 스치하이, 동교민항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여행은 그 공간들에 스며있는 지나간 시간, 즉 역사 속으로의 여행이기도 한 것이어서 그녀의 발길이 머무는 곳마다 그녀의 눈길이 스치는 곳마다 이야기 하나 하나씩이 피어나는 것이다.

 

왕조가 여러 번 바뀌기는 했지만 원나라부터만 따져도 칠백 년이 넘게 거대 중국의 수도였던 북경은 이 꼼꼼한 작가의 발길과 시선 앞에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감추고 있던 이야기들을 내놓는 것인데, 그 이야기들 속에는 당연히 자금성의 주인이었던 황제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황후와 비빈과 환관과 대신 들의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황제가 되기 위하여 형제와 자식까지 살육하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기가 있는가 하면, 황후와 비빈들 사이에 시기와 암투로 인해 벌어진 소름 끼치는 궁중잔혹사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앞서 언급한 순치제의 이야기 같은 역사적인 러브 스토리도 있는데, 이 책의 중심이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에 놓여 있는 만큼, 그의 황후였던 완룽(婉容)의 사랑 이야기에도 작가는 적지 않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완룽은 알아주는 재력가에, 알아주는 고관대작 가문의 귀족 아가씨였다. 황후가 되기 전에 이미 그녀에겐 불가능한 것이 없었다. 갖고 싶은 것을 모두 가졌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그러했던 소녀 시절에 그녀에게 마지막 남은 것이 황후라는 권력과 명예였을까. 불행히도, 그 천진하고 쾌활했던 소녀가 마지막으로 갖고 싶었던 것은 사랑이었던 듯하다. 황후라는 매력적인 지위에 매혹당하지 않은 바는 아니었으나, 그 때문에 사랑을 유보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황제의 아내가 되어, 황제와 사랑하는 일…… 그것은 그녀가 일생 동안 꾸었던 꿈 중, 가장 아름다운 꿈이었을 것이다. (104~105)

 

그러나 완룽의 꿈은 마지막 황제 푸이가 몰락함에 따라 함께 몰락하고,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사랑마저도 그로부터 이끌어내지 못하게 되자 그녀는 푸이의 젊은 장교와 비밀스런 사랑에 빠져든다. 완룽은 이 위험한 사랑의 결과로 말미암아 임신을 하기에 이르는데, 완룽의 아이는 낳자마자 숨을 거두었고, 곧 아궁이에 버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후 푸이에 의해 궁에 갇혀 지내던 완룽은 고통과 절망과 고독을 잊기 위하여 아편에 손을 대게 되고, 그것이 그녀의 삶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해 놓는다. 그러나 작가는 이 불행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에 대하여 다만 동정과 연민의 눈길을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과 같이 묻고 스스로 답함으로써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삶의 진실을 넌지시 드러낸다.

 

완룽은 정말로 희대의 불륜을 저지른 패륜 황후였을까? 그녀의 아기는 정말로 아궁이에 던져졌을까? 그러나 그러한 질문은 사실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는다. 한 여인이 생의 정점에서 생의 바닥까지 내려오는 동안 겪었던 좌절과 고통이 쓸쓸하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더 쓸쓸하고 더 아픈 것은 그 이면의 것, 말하자면 희망이다. 절망은 포기하지 못한 희망 때문에 살이 통째로 베이는 것과 같은 아픔이다. (127)

 

끝까지 지켜보려고 한 완룽의 이러한 헛된 희망의 몸짓은 푸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는데, 그가 일본의 괴뢰국가인 만주국의 황제 자리를 순순히 수락한 것도 어떻게 해서라도 제국 통치의 꿈을 이루어 보려는 헛된 희망과 안타까운 염원의 몸짓이었다. 황제도 황후도 모두 인간인 한, 그들에게 있어 이러한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황제도 황후도 고관대작도 아닌 보통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들이 품고 있는 희망이 아주 소박하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게 때로는 얼마나 큰 아픔과 슬픔으로 나타나게 되는가는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리라. 이 아픈 진실을 보다 생생하게 들려주기 위해 작가는 독자들을 만리장성으로 데리고 간다.

 

장성에 관련된 가장 유명한 전설은 맹강녀에 관한 것이다. 진나라 시대의 아름다운 처녀 맹강녀는 장정들을 잡으러 온 군인들을 피해 자신의 집으로 뛰어든 청년 범희량과 사랑에 빠져 마침내 결혼을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하필이면 결혼식날, 꿈 같은 합방이 이루어지기 직전 군인들이 들이닥치고 만다. 범희량이 군인들에게 끌려가고 난 뒤, 눈물로 날을 지새우던 맹강녀는 남편을 직접 찾아나서기로 결심한다. 만 리나 되는 장성, 그 어느 곳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여인의 고초가 눈에 보일 듯하다.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하고 마시지 못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다녔던 맹강녀는, 그러나 남편이 이미 죽어 장성 밑에 파묻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을 뿐이었다.

맹강녀의 입에서 참았던 울음이 쏟아져나왔다. 그녀는 울고, 울고, 또 울었다. 사흘 밤 사흘 낮 동안, 끝없이 애를 끊는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침내 하늘도 그녀의 울음에 감동을 해, 먹구름이 끼고 거친 바람이 몰아쳐온 후, 장성이 무너졌다. 무너진 장성 밑에서 맹강녀의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이 드러났다.

이야기는 좀더 진전되어 울고 있는 맹강녀를 진시황이 발견하여 그 미모에 홀리는 대목에까지 이르지만,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자. 뿌리를 적셔 성을 무너뜨린 눈물은 다만 맹강녀의 것만은 아니었다. 동원된 백만 장정의 뒤에서는 그 열 배 스무 배의 눈물이 흘렀다. 눈물은 성을 무너뜨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왕조 전체를 무너뜨렸다.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토목공사를 이루었던 진나라는 겨우 십오 년을 유지한 후, 멸망했다. (260~261)

 

세계에서 가장 긴 성곽이어서 달에서도 보이는 유일한 건축물이라고 자랑해 마지 않는 만리장성은 사실은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는 아픈 진실이 이렇게 해서 우리 앞에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역사의 진실이 지금 이 시대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접합면은 의외로 넓기에 이 이야기의 울림은 몹시 크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끝을 지금 이 시대의 현실 비판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도 쉬웠을 텐데, 명민한 작가인 김인숙은 말을 아끼고 다만 역사 속에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서 멈춘다. 『천일야화』의 현명한 이야기꾼 세헤라자데가 여인들을 살려주라고 왕에게 간청하는 대신, 다만 은근히 그런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들을 천하룻밤에 걸쳐 그에게 들려줌으로써 하룻밤에 여인 한 명씩을 구해내고 마침내는 왕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한 것처럼 말이다.

 

김인숙이 들려주는 북경 이야기는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긴 보통사람들의 무덤을 거쳐 명나라와 청나라 황제들의 무덤에 이르러 끝이 나는데,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는 1967년 암으로 죽었을 때 거기에 묻히지 못하고 보통사람들처럼 화장되어 인민납골당에 안치된다. 그러다가 1995년에 이르러서야 청나라 황제들의 무덤 중 하나인 서릉으로 이장되었다고 하는데, 죽어서도 한참 지나서야 비로소 황제의 무덤에 눕게 된 것을 그는 과연 기뻐했을까, 아니면 싫어했을까? 나는 생각에 잠겨, 그 사실이 적힌 마지막 페이지의 바로 앞쪽에 실린, 수용소에서 양말을 꿰매고 있는 푸이의 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을 오래 들여다보았으나 끝내 답할 수 없었다.

 

재미나게 들었던 옛날 이야기의 끝을 아쉬워하며 하나만 더!”라고 외치면서 엄마나 아빠를 졸라대는 잠자리의 아이처럼 책장을 덮는 내 마음 역시 많이 아쉬웠다. 이런 재미난 이야기들을 한없이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랑 완전히 다르지 않고 또한 완전히 같지 않은 곳에서 그녀가 들여다보고 듣고 발굴해낸 오래전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개인적인 감상에 빠지지 않으면서 또한 섣불리 현실비판으로 비약하지도 않으면서, 다만 차분하고 정연한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는 김인숙의 이야기 솜씨에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꽤 반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비록 세헤라자데가 그랬던 것처럼 천하루에 걸쳐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북경 천일야화라고 이름 붙여도 가히 손색이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겉만 훑는 관광보다는 속 깊은 역사에 더 관심이 많은 진지한 북경 여행객에게 권한다.

 



c*****t 2013.09.13.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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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뒷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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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든 국가든 부귀영화 끝에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쓸쓸한 비극의 종말과 더불어 한없는 처량함마저 온몸으로 감싸야 하는 때가 있다.작가김인숙의 북경의 찬란했던 옛 모습을 접하며 인간의 존재를 사유하고 권력의 무상함등을 관조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뒷골목하면 중국어의 후통(胡同)이 있는데,큰 길을 놓고 굳이 고불고불 뒷골목으로 들어가는 것은 자신감이 결여 되어 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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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든 국가든 부귀영화 끝에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쓸쓸한 비극의 종말과 더불어 한없는 처량함마저 온몸으로 감싸야 하는 때가 있다.작가김인숙의 북경의 찬란했던 옛 모습을 접하며 인간의 존재를 사유하고 권력의 무상함등을 관조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뒷골목하면 중국어의 후통(胡同)이 있는데,큰 길을 놓고 굳이 고불고불 뒷골목으로 들어가는 것은 자신감이 결여 되어 뭔가를 숨기는 듯하며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기가 어려워 숨어 드는 느낌마저 드는데,중국의 청제국이 멸망하고 황제 푸이(蒲儀)는 권력과 위엄이 아닌 보통시민으로 살게 되며 황제의 가문이 아닌 사람이 황제가 되고 황제의 맛을 알게 되었을 즈음엔 청이 멸망하게 되며 그는 1967년 암으로 세상을 떠날때까지 자신의 업보를 강제적으로 반성을 당하면서 친구도 없는 외로운 삶을 살다 가게 된것이다.

 이 글에서는 주로 한 제국이 창대하게 시작되었으나 말년에 가서는 극히 쓸쓸하고 덧없는 말년을 느끼게 하는 푸이의 삶이 주로 관통하게 되는데,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하고 푸이 자신에게는 역사의 불운아이기도 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직 북경에는 가보지 않았지만 청제국 시절의 찬란했던 문화 유적들은 관광객들로 북적대고 제국의 뒤안길을 곱씹어 보고 역사란 무엇인가를 개인의 삶과 비교하여 읽는 교훈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북경성,자금성,황성,골목길,사합원(중국 특유 가옥구조),중난하이,이화원(서태후의 처음과 끝),서화의 향 류리창,천단,장성,명십삼릉과 청 황릉등 북경에는 명과 청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고,그 문화 유적을 통하여 그들의 역사와 조선의 역사를 함께 생각해 보는 것도 역사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한 모든 역사는 인간들이 모여 생각하고 만들고 뒷수습하며 하나의 조각들이 커다란 집합체가 되어 훗날 후세들에 의해 심판을 받고 정리되어 질것이다.푸이와 같은 역사의 비운아는 얼마든지 존재하리라 생각이 들지만,한 순간의 권력욕이 당대에는 영웅이 되고 모든 것을 삼켜 버릴 수도 있지만 그 권력욕은 길게 가지 못함을 지나간 시절의 이야기에서 수없이 발견하고 뼈저린 가르침으로 되새겨야 할것이다.



j******6 2010.09.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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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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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가고 싶지 않은 나라를 꼽는다면, '중국'을 꼽겠다. 가장 가깝고 가장 닮았지만, 그 가깝고 닮은 것도 싫은, 정말 비.호.감.인 나라.     이 책을 우연히 선물로 받아서 읽게 됐을 때도, 뭐 별 기대는 없었다. 책표지부터 너무 중국스러워서..   하지만, 역시 소설가는 소설가인가부다. 서문부터 뭔가 달랐다. 아주 오래전 북경에서 일어난 지진 이야기부터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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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가고 싶지 않은 나라를 꼽는다면, '중국'을 꼽겠다.

가장 가깝고 가장 닮았지만, 그 가깝고 닮은 것도 싫은, 정말 비.호.감.인 나라.

 

 

이 책을 우연히 선물로 받아서 읽게 됐을 때도, 뭐 별 기대는 없었다. 책표지부터 너무 중국스러워서..

 

하지만, 역시 소설가는 소설가인가부다. 서문부터 뭔가 달랐다. 아주 오래전 북경에서 일어난 지진 이야기부터 궁 안에서 자전거를 타기를 즐겼던 소년 황제 푸이 얘기까지... 김인숙이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이 책은 각 장소에서 인물들의 이야기를 뽑아내는 구성인데, 각 인물들의 이야기는 마치 소설처럼 극적이었다. 하긴 그래서 역사에 기록된 것이겠지만. 특히 마지막 황제 푸이와 완룽의 이야기는 더 살을 붙이고 상상력을 보태면 소설 한 편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 그러고 보니 김인숙이 역사소설을 쓰면 진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푸이는 결혼 전 완룽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이 날 친구처럼 대해줬으면 해요. 정말이에요. 나는 친구라고는 없는, 외로운 사람입니다."

 

그 둘은 정말 외로웠지만, 끝내 진정으로 사랑하지는 못했다. 대신에 각자 처절한 몰락의 길을 걸었다. 푸이는 끝까지 살아남아 왕조가 끝나고, 전쟁이 나고, 새 시대가 시작되는 것을 보았고, 살아남기 위해 황제라는 이름을 버리고 보통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완룽은... 아편중독자가 돼서 시신도 못 남기고 죽었다.

 

책에는 두 사람이 같이 서 있는 사진이 있는데, 거기 두 사람이 너무 어리고 천진해 보여서 마음이 짠해졌다.

 

아주 오래전에 나온 <마지막 황제>라는 영화 때문에도, 푸이는 이젠 좀 식상한 인물이 되어버렸지만, 책 속의 그의 이야기는 전혀 식상하지 않다. 그만큼 단순한 사실 나열이 아니라 인물의 마음결이 그려지는 이야기라고 할까. 그리고 간간이 김인숙이 그 장소에 대해 인물에 대해 툭툭 내뱉는 말들이 있는데, 너무 와 닿아서 밑줄친 문장들만 꽤 되었다.

 

뭔가 새롭고 애틋한 역사 이야기를 읽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h******3 2008.07.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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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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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기억이지만, 예전에 읽은 작품을 통해, 머릿속에 남아있던 작가, 김인숙. 그래서 궁금했던 책이다. 중국은, 개인적으로 무관심한 나라였지만, 중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이 주변에는 있다. 그리고 어떻게 알게된 작가들을 통해서도 중국에 대해 조금씩 궁금증이 일고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도, 중국이란 나라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생기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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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기억이지만, 예전에 읽은 작품을 통해, 머릿속에 남아있던 작가, 김인숙.

그래서 궁금했던 책이다.

중국은, 개인적으로 무관심한 나라였지만, 중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이 주변에는 있다. 그리고 어떻게 알게된 작가들을 통해서도 중국에 대해 조금씩 궁금증이 일고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도, 중국이란 나라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생기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본다.

이 책은,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를 생각케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지막 황제는, 사실 영화가 기억이 남는다. 그 당시 내 나이도 어렸기 때문에 그닥 뚜렷하게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꼬마가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가 여러 사건들을 만났다는 건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 조금 더 그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금 그 영화, <마지막 황제>를 보고 싶다는 결론을... 그건, 내가 좀 엉뚱해서일까?

작가라서 그런지, 역사에 대한 의문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역사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작가의 생각을 담고 있는 듯도 하고.

실제로 가본적이 없으니, 중국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 영화다. 영화를 통해 옛날 궁을 보면, 그 화려함이나 웅장함은...

이 책을 보면, 흑백사진이나마 구경할 수 있다. 큰 나라기 때문일지 역시 궁의 규모도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인 것 같다.

많이 궁금했던 책이기도 하지만, 책을 읽고나니 중국으로의 여행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처럼 그 궁이 품고있는 역사적 아픔까지 생각할 겨를은 없겠지만, 우리나라 궁과 얼마다 다른지 궁금하고, 실제로 느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책일 것 같다.

n***8 2008.07.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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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의 숨겨진 이야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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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역사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뭐랄까 이미 벌어져버린일. 그래서 그 안에서 아떠한 기대나 희망도 바랄 수 없는 일어난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 왠지 맥빠진다고나 할까. 처음 이책을 집은건 북경의 여행기 정도가 아닐까 하는 기대였다. 요즘 여행기에 빠져있어서 이미 한번 다녀온 곳이지만 여행서를 통해 새롭게 만나도 싶었던것이리라. 그런데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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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역사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뭐랄까 이미 벌어져버린일. 그래서 그 안에서 아떠한 기대나 희망도 바랄 수 없는 일어난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 왠지 맥빠진다고나 할까.

처음 이책을 집은건 북경의 여행기 정도가 아닐까 하는 기대였다.

요즘 여행기에 빠져있어서 이미 한번 다녀온 곳이지만 여행서를 통해 새롭게 만나도 싶었던것이리라.

그런데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였다

북경의 그리고 자금성은 중심으로 일어났던 일들이 소설만큼이나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리고 김인숙이라는 작가의 글솜씨가 혀끝에 착착감기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이제 역사는 이 책속에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펼쳐진다.

내가 얼마나 중국의 역사에 대해 무지했었는가는 이미 알고있는 사실이였지만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이제부터라도 중국의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해준다는 것.

책에서 잠시 만난 원세개라는 인물을 다시 찾게된다면 아마 이책은 나에게 역사의 흐름에 살짝 받을 담가는 용기를 선물하지 않을까.

자꾸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

요즘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a****0 2009.01.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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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뒷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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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하면 떠올리게 되는 만리장성, 중국 최고의 궁궐 건축물인 자금성, 황실 정원인 이화원, 명,청 황제들의 능묘인 명십삼릉과 청동릉,청서릉, 황제가 풍년과 풍우를 기원해 매년 두 차례 행차하여 제사를 드리곤 했던 천단, 북경원인 발견지인 저우커우뎬이 바로 그것이다. 또 과거의 문화유산뿐 아니라 현대 베이징, 상하이 건축물은 전세계 최고 건축가들의 각축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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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하면 떠올리게 되는 만리장성, 중국 최고의 궁궐 건축물인 자금성, 황실 정원인 이화원, 명,청 황제들의 능묘인 명십삼릉과 청동릉,청서릉, 황제가 풍년과 풍우를 기원해 매년 두 차례 행차하여 제사를 드리곤 했던 천단, 북경원인 발견지인 저우커우뎬이 바로 그것이다. 또 과거의 문화유산뿐 아니라 현대 베이징, 상하이 건축물은 전세계 최고 건축가들의 각축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박제된 과거의 도시가 아닌, 살아 숨쉬는 미래 도시로서의 베이징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북경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작가로서의 날카로운 감수성은, 사라진 제국의 옛 모습과 그 흔적 속에 숨어 있는 오래전 이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복원해내고 있다. 수 없는 파괴와 수없는 건설로 많은 것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또한 많은 것들이 사라진 것의 기억을 안고 아름답게 남아 있었다. 관광객이 자금성의 외적 웅장함에 반할 때, 그는 궁궐의 뒤안길에서  패배자들의 역사속의 인물들과 속삭인다. 이화원과 후통 그리고 중국권력의 핵심인 황제들의 거처인 자금성까지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의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있다. 작가는 베이징에 1년 반을 머물며 자금성과 이화원을 제집 뜰처럼 활보했다. 패키지 투어에서 느낄 수 없는 감흥을 작가의 감성으로 글을 썼다. 책속에는 과거속으로 사라져버린 곳도 그리고 과거에서 지금까지 오랜 세월동안비바람을 맞고 서있는 그곳의 또다른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청나라의 여제 서태후가 사용하던 여름별장 이화원에 대해  "이화원은 늘 다른 풍경이었고, 늘 다른 이야기들로 내게 말을 건넸다. 오륙십 번을 가도 매번 새롭던, 매번 가슴 떨리던 이화원에 대한 설렘이 아니었다면 이 글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이화원 옆에 살아 행복했어요. 관광객들이 외면하는 한산한 산책길에서 푸이, 서태후를 떠올리며 건물에 스며든 그들의 흔적을 느꼈어요. 역사는 무자비하면서도 한편으론 재미있어요. 서태후의 과시욕은 지탄받을 만한 것이지만, 후세에 거대한 유산을 남겨준 셈이잖아요.”

 

나는 중국의 건축물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곳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회랑을 선택할것이다. 과거에는 화려한 빛깔의 단청이었을 빛바랜 중국특유의 붉은 빛이 감도는 회랑의 퇴색한 빛깔이 보기 좋아서이다. 이화원역시 한번밖에 방문해보지 못했지만  긴회랑인 '장랑'이 마음에 기억에 남는 장소이다.  이곳은 황제의 별궁으로 서태후가 노년을 보낸 곳이자, 실정에 빠진 대표적인 장소다. 화려한 장식으로 서태후의 과시욕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북경에서 인상 깊은 건물중에 고루와 종루가 있다. 상당히 높은 곳에 웅장하게 서있는 종루와 고루는 베이징의 또다른 아름다운 건축물중의 하나일것이다. 또한 천하의 수도로 일컬어지던 황제의 도시 베이징. 황제의 궁궐을 벗어나면 거미줄처럼 얽힌 뒷골목이 나타난다. 어떤 여행 가이드도 지도를 그릴 수 없었다는 후퉁,어디나 다 그렇겠지만,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동네 뒷골목만큼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도 드물다. 북경의 후퉁도 마찬가지. 우리 나라 70년대와 흡사한 풍경인 것 같아서 그런지,정겹고 익숙한 느낌이 드는곳이다. 70년대 우리나라 재현할 장소가 마땅치 않을 경우 여기와서 간판만 바꿔 달아서 촬영해도 되겠나 싶을 정도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고대 도시 북경의 역사와 전통이 녹아 있고 , 특히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깃들어 있는 쓰허위안(四合院)과 후퉁(胡洞)이 이제 현대화의 물결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다. 마치 개발시대 때 우리나라 달동네들이 무자비하게 사라져 갔듯 지금 북경에서는 후통 재개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후퉁이 대대적인 베이징 개발 계획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한때 7천 개에 달했다는 후퉁 뒷골목은 대규모 도시 개발로 지금은 천 6백 개 정도만 남았다고 한다. 철거와 보존, 두 갈래 운명이 교차하는 후퉁. 살아남은 '후퉁'은 이제 카페와 찻집, 여관 등으로 개조돼, 지구촌 세계인의 소통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무엇보다 ‘100년을 염원하였던 세계인의 축제’ 베이징 올림픽은 후퉁과 후통에 맞닿아 있는 전통가옥 쓰허위안(四合院)을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냈다.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鳥巢, 새둥지)와 `워터 큐브'와 같은 경기장과 올림픽 그린을 건설하기 위해 베이징에서 집을 잃은 시민들이 150만명이다. 이제 후퉁은 북경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관광코스 중 하나다. 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큰 후통에는 언제나 관광객들이 넘쳐 나고, 이들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기 위한 삼륜자전거들이 골목 골목 즐비하게 늘어선  이제 후퉁은 베이징의 관광명소가 되어 버린지 오래이다.

 

작가는 줄곧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에게 연민을 느낀다. 푸이는 3살에 황제로 등극했으나 1911년 신해혁명이 발발한 뒤 이듬해 7살의 나이로 퇴위했다. 19살에 군벌 세력에 밀려 궁에서 쫓겨났고, 이후 만주국의 허수아비 황제로 즉위했다. 일생 동안 3번 황제가 됐다가 3번 퇴위를 했다. 수용소에서 초라하게 양말을 깁는 황제의 사진이 그의 불행을 증언한다. 황제로 태어나지 않았으나 황제가 되었고, 그리고 황제가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황제의 자리에서 쫓겨난 마지막 황제 푸이. 중국역사상 가장 어린나이인 세살에 황제가 되어 쉰네살에는 다시 보통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했던 으로 돌아간 마지막황제 이 책은 막강한 권력앞에서도 자유롭고 행복하지 못했던 한 인간을 빌어 중국의 역사를 풀어가고 있는듯 하다. 모든 것을 다 가졌고 단지 '사랑' 하나를 원했지만 남김 없는 상실 끝에 시신조차 남기지 못한 마지막 황후 완룽, 황제 뒤에서 황제보다 더 높은 권력을 누렸던 천하무적의 여인 서태후에 대해 역사와 함께 사라진 권력의 허무함을 많이 느끼게 해주는 작가의 생각에 대해 엿볼 수 있었다.

 

“산문 쓰는 내내 즐거웠어요. 소설 집필은 중압감과 긴장이 심하거든요. 문단과 독자의 평가에도 신경이 쓰이고요. 틈틈이 산문을 쓰면서 역사를 재미있게 공부했습니다. 단, 독자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기 위해서 전문적으로 파고들지 않으려고 자신을 통제했어요. 중국 역사가 너무 흥미로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었습니다.”

 
k****7 2008.08.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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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같은 여행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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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기에 북경 여행에 관한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일반적인 여행책과는 전혀 다르다. 마치 소설책을 읽는 듯하다.   중국 역사에 대한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는 나에게 이 책은 북경 여행을 좀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줄 꺼 같단 생각이 든다.   단지 좀 아쉬운 거는 종이 질이 빳빳해서 실려있는 사진이 좀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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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기에

북경 여행에 관한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일반적인 여행책과는 전혀 다르다.

마치 소설책을 읽는 듯하다.

 

중국 역사에 대한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는 나에게

이 책은 북경 여행을 좀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줄 꺼 같단 생각이 든다.

 

단지 좀 아쉬운 거는

종이 질이 빳빳해서 실려있는 사진이 좀 흐릿하다는 점이다.

 

 

l********9 2010.05.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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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뒷길을 걷다]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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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네"    학생 시절, 교과서에 실린 시나 시조는 무조건 외워오기 숙제를 내 주시는 깐깐한 국어선생님께 배운 적이 있나요? ,,, 어른이 되어 어떤 공간에 서면 그 때에 의미도 모르고 맞기 싫어서 외웠던 시가 갑자기 솟아나면서, 그래, 이 느낌이었구나, 선생님 감사해요,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나요?   저는 그렇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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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네" 

 

학생 시절, 교과서에 실린 시나 시조는 무조건 외워오기 숙제를 내 주시는 깐깐한 국어선생님께 배운 적이 있나요? ,,, 어른이 되어 어떤 공간에 서면 그 때에 의미도 모르고 맞기 싫어서 외웠던 시가 갑자기 솟아나면서, 그래, 이 느낌이었구나, 선생님 감사해요,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나요?

 

저는 그렇답니다. 망한 왕조의 고궁이나, 폐사지의 주춧돌을 보면 저도 모르게 위의 시조가 입에서 흘러나온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어요. 멀리 중국의 청나라 유적인데도요. 하긴, 사람 살던 곳이 쇠락한 분위기는 동서고금 다 같겠죠.

 

이 책은 주로 청나라 말기의 인물들, 마지막 황제 푸이와 황후 완릉, 시태후, 위안 스카이 등을 중심으로 베이징의 고궁과 유적을 걸으면서 작가가 느끼고 생각한 바를 담담히 쓴 글입니다. 여행정보서는 절대 아니고요, 본격 역사책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시오노 나나미의 수필처럼 작가의 주관이나 해석이 강하게 들어가 있지도 않습니다. 작가의 입장을 강요하지 않아서 편하게 자신이 그동안 알았던 역사 지식을 떠올려 가며 읽기에 좋은 책입니다.

 

북경성, 자금성, 북경의 오래된 골목들인 후퉁, 민간 도서관 역할도 했던 서책과 서화 골동품의 거리 류리창, 소현 세자도 갔었던 북경의 성당, 천단과 만리장성,명십삼릉과 청 황릉,,, 작가는 걷습니다. 연암 박지원이 이미 걷던 그 길을, 병자호란의 볼모들이 걷던 그 길을. 약소국 조선의 사신들이 비굴함을 무릎쓰고 천자에게 사대의 예를 갖춘 후 문화적 학문적 실리를 획득하기 위해 서적을 사러 눈을 번득이며 걷던 그 길을요. 제가 한국인이어서 그런지 책에 주로 다룬 청제국 말기의 인물들의 자취보다 청 - 중국을 방문했던 우리나라 사람의 발자국에 대해 더 관심이 가는군요.

 

아마 이 책을 읽은 제가 그 길을 걷는다면, 얼마나 많은 조선인들의 생각과 소망의 발걸음을 딛고 걷는 것일까요. 상상만 해도 짜릿해 지는군요. 

 

아, 그보다 먼저 위에 언급한 시조의 배경이 되는 개성에 가봐야 하는데 말이죠.

m******n 2009.03.04. 신고 공감 0 댓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