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사의 형태를 가진 초기작들과 달리 중후기의 작품들은 굉장히 모호하다. 이 시기 베케트의 작품들은 더이상 소설로 분류하는 것도 무의미한 산문들에 가깝다. 등장인물, 혹은 쓰여지는 텍스트는 폐쇄적인 사고흐름을 따라서 퍼져간다. 세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주체와 타자의 경계마저 흐릿하다. 언어, 오직 언어 뿐이며 그조차도 늘 실패로 끝난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실패는 글쓰기의 근본 조건을 드러내는데 성공한다. 실패를 향하기에 언제나 실패할 운명의 글. 그래서 나는 베케트의 글을 사랑한다. |